궁첨지는 캐선창을 왈칵 열었다. 구역을 나게 하는 추기 --- 떨어진 삿자리 밑에서 나온 먼지내, 빨지 않은 메이드복에서 나는 똥내와 오줌내, 가지각색 때가 켜켜이 앉은 옷내, 병인의 땀 섞은 내가 섞인 추기가 무딘 궁첨지의 코를 찔렀다.

캐선창에 들어서며 길드창에 ㅎㅇ를 적을 사이도 없이 주정꾼은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 오라질년, 주야장천(晝夜長川)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상향이 와도 사냥을 안해."
라는 소리와 함께 여명의정원으로 달려가 중형몹을때렸다. 그러나 궁첨지의 화면에 뜨는건 새빨간 크리티컬이펙트가 아닌 흰뎀이였다.

몹을 쳐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궁첨지는 본캐의 머리맡으로 달려들어 그야말로 까치집 같은 환자의 머리를 껴들어 흔들며,
"이년아, 딜을 해, 딜을! 손이 붙었어, 이 오라질년!"
"……"
"으응, 이것 봐, 아무딜이 없네."
"……"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
"으응, 또 딜이 없네, 정말 죽었나보이."
이러다가 누운 이의 스킬창의, 패시브란의 명사수를 알아보자마자,
"이 치유! 이 치유! 왜 크리가 뜨질않구 흰뎀만 뜨느냐, 응"
하는 말끝엔 목이 메이었다. 그러자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똥 같은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궁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벼대며 중얼거렸다. 
"상향을 받았는데 왜 크리가 안뜨니, 왜 크리가 안뜨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궁수가 주거씁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