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열을 올렸던 논쟁의 촛점은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그래 좋다.

 

인던게이들이 죽어라고 인던 뺑뻉이 돌아서 인던템 극강을 하는 것이나

 

전장게이들이 죽어라고 전장 뻉뻉이 돌아서 전장템 극강을 하는 것이나

 

같은 개념인건 알겠는데 중요한건 '어째서 인던과 전장이 나뉘어져 있느냐'는 아주 단순한 질문이었다.

 

불만을 토로하는 다수의 육식유저들은 저러한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보였다.

 

그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고단한 노력과 시간, 끈기를 투자해서 만들었다.

 

2) 따라서 우리가 고생만큼의 댓가(=능력치)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3) 너희가 하기 싫어서 안한 것이고, 우린 남이 싫어하던 그 시간을 이겨낸 것인데 도대체 무엇이 나쁘냐?

 

4) 고로 너희들도 조금만 꾸준하게 투자하면 pvp템을 맞출 수 있고, 스펙상으로는 우리와 대등하게 될 수 있다.

 

5) 그런데도 그조차도 하지 않으면서 노력한 우리를 보고 오버밸런스라면서 까는 것은 약자의 징징징이 아니더냐?

 

라는 논리를 '대체로' 구사한다.

 

나와, 댓글에 참여한 여러 초식유저들은 애시당초 인던과 전장템의 구별이 없다면

 

"그런 노력"이 있어야 될 '당위성'이 어디에 있는가? 라는 메세지를 날린 것인데

 

못알아먹은건지, 알아듣고도 모른척 하는건지

 

동문서답들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안타까운 육식유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예를 들어보겠다.

 

최근 동시접속자 기록 자가갱신 한 15년 장수한 pvp 활성화된, 대한민국 청년층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 하고 상당수는 해봤을법도한 NC소프트의 Lineag징징징 이라는 게임을 알 것이다.

 

테라를 하던 육식유저가 그 게임에 가면, 작금의 마인드대로라면 이런 불만을 토로해야 맞을 것이다.

 

"어째서 Lineag징징징에는 싸울아비 장검은 있는데 흰장석아비 장검은 없습니까?

 

열심히 Lineag징징징 토너먼트 돌아서 포인트 모아서 맞출테니까 생기게 해주십시오. PC 공격시 추가타격

+20 정도 옵션으로 말입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 게임에 흰장석아비 장검같은 pvp전용템이 없어서 pvp가 활성화가 안되나?

 

이걸 말하고자 함이다.

 

애초에 철기장이고 흰장석이고 승영이고 이런 템들 없고

 

샨드라 무기 옵션이 소일중형 몬스터 8%추가데미지 / PVP 공격력 +30 / 전방or후방 타격시 10% 추가데미지

 

이런 옵션들을 취향에 따라 옵작해서 하나의 무기 체계로만 돌아간다면, 대체 무슨 문제가 생기냐는 것이다.

 

없다.

 

아무런 문제도 없다.

 

육식유저들이 입에서 단내나도록 그렇게 울부짖던 우리가 정말 힘들게 전장 돌아서 만들어야할 템이 없다.

 

당신도 편하고 초식도 편하다

 

지금 당장 하자는 것이 아니다.

 

레벨 제한이 한 65쯤으로 상향되는 훗날에 하자는 것이다.

 

그떄가 되어 15~16단계 템이 나오면 어차피 샨드라든 폭주켈사든 철기장이든 흰장석이든 다 쓰레기 된다.

 

그때가 되면, 이제는 인던, 전장템 따로 구별하지말고 한가지만 가지고 옵션만 달리해서 원하는 플레이를 해보자 이거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일부 육식유저들은 저렇게 변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할 것이라는 것을.

 

왜?

 

그들은 현행 전장템이 갖는 인던템 대비 엄청난 성능빨로 인해

 

마치 자신이 삼국지의 여포나 관우, 장비쯤 되는 상황을 접해봤을테니까

 

인던게이들이 게이옷입고 게이무기들고 여럿이서 설쳐봤짜 자기 손에 다 나가떨어졌을테니까

 

그 맛을 알아버렸으니까

 

템에서만큼은 대등한, 수평적 위치에 놓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내 망상 아니냐고?

 

진짜 육식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니가 어떻게 아냐고 묻고 싶은가?

 

육식유저들이 뭐라고 하던가?

 

서버에서 단 몇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를 가지고 놀겠다는 것도 아니었고

 

그들이 늘 초식징징이들에게 말해오던 것은

 

"너네도 전장 돌아서 템 맞춰라" 아닌가?

 

같은 논리로 전장템이 훗날 15, 16단계에서는 사라진다고 하면, 너네도 맞출 필요가 없다는 말이 되지 않나?

 

인던게이들도 맞춰서 징징징 하지마라는 것이나, 초식이나 육식이나 전장템 맞추지 말자고 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장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이유는 위와 같이 수평적 대등한 위치에 놓이기 싫으니까

 

어차피 초식들은 백날 맞춰서 싸우라고 말해도 안맞출 넘은 안맞출꺼 뻔히 아니까

 

고로 자기한테 종잇장처럼 쉽게 찢기는거 아니까

 

그러는거 아닌가?

 

내말이 틀렸나?

 

자, 이제 다소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내가 속해있던 길드에 몸담고 있던 아는 동생이 있었다.

 

착한 초식이었고, 죽으면 반드시 천국에 가서 예수님의 품에 안길 어린양과도 같은 녀석이었다.

 

그런데 당시 서버에서 악명높았던 쟁길드 막피들에게 수도 없이 죽었고, 심한 욕설도 들었다.

 

그는 상처받았고 막피하는 새끼들 죽여버리겠다며 초식길드를 탈퇴, 당시 막피했던 길드와 대립관계에 놓였던 쟁길드에

가입한다.

 

2달 후

 

우연히 거래창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철기장과 흰장석을 둘둘한 그 녀석이 오히려 막피를 하고 다닌 것이다.

 

서러움을 받았던 그 녀석이, 누구보다 막피를 싫어했던 그 녀석이 막피를 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 동생은 막피가 무척이나 재미있다고 한다.

 

자, 여기서 무엇을 느꼈는가?

 

사실 말이 좋아서 초식이지

 

막말로 당신캐릭에 어느날 갑자기 철기장12강 극옵 둘둘에 최상급 악세가 떡하니 세팅되어 있다고 생각해봐라

 

그 상황에서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는 쟁이 싫어요, 난 풀에 목말라요" 할 사람 몇이나 되겠나?

 

결국 템만 있으면 다 지금 육식유저들처럼 변절하게 될 초식들이 태반이 넘을 것이다.

 

즉, 지금 말이 통하지 않는 뇌가 없는것처럼 보이는 저 육식유저들의 모습도 따지고 보면

 

우리안에 잠자고 있는 당신과 나의 또다른 먼 훗날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간사한 생물이니까

 

더욱이 온라인 세계처럼 통제가 없는 사회에서는 인간의 이런 더러운 단면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곳이 아닌

가?

 

그렇기에 아직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초식들이, 의기투합하여 몇개월 뒤 만렙 상향이 이루어지고 난 뒤에는

 

인던템, 전장템을 나누지 못하도록 블루홀을 쪼아서 모두가 지금보다는 대등할 수 있는 관계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맺어 만들어지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것처럼

 

육식유저들이 설치지 못하게, 그리고 내 안의 육식유저가 폭주하지 못하게 막아야할 시스템을 구축할

 

사명이 있는 것이다.

 

초식이여

궐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