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Blue 3D & WD Black 3D 이름의 차이


WD Blue 3D와 WD Black 3D를 이해하려면 우선 Western Digital의 마케팅 정책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BBRPG 마케팅 정책은 SSD 라인업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는데 여기서 BBRPG란 Black, Blue, Green, Red. Purple, Gold의 약자로 SSD에는 그린과 블루, 블랙 라인업만 존재한다. 그린은 사무용/일반 라이트 사용자를 위한 엔트리, 블루는 게임과 작업을 병행하는 사용자를 위한 메인스트림, 블랙은 고성능을 추구하는 사용자를 위한 하이엔드 모델로 뚜렷한 성능 차이를 보인다. 물론, 가격도 그린에서 블랙 순으로 차이가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가장 좋은 제품만 만들어서 팔면 되지 굳이 저렇게 나눠 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피셜에 따르면 판매량은 그린 > 블루 > 블랙 순이다. 시장에는 다양한 소비자가 존재하고 소비자의 수 만큼이나 ‘NEED’, 즉, 요구하는 바가 다르다는 뜻이고 웬디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SATA3와 NVMe에 대해서


WD Blue 3D에 적용된 신호 전달 방식은 SATA Revision 3.0로 보통 SATA3라는 이명으로 불린다. 6Gb/s (600MB/s)를 전송할 수 있는 이 케이블 연결 방식은 현재 대부분의 HDD와 SSD가 지원하고 있다.


WD Black 3D는 NVMe 1.3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SSD이다. 일반 사용자들에겐 조금 생소한 NVMe란 Non-Volatile Memory Express의 약자로 마치 그래픽카드를 메인보드에 직접 장착하는 것처럼 별도의 커넥터 없이 SSD를 메인보드에 직접 장착할 수 있다. 블랙의 경우 PCIe3.0×4, 최대 32GT/s (3940MB/s) 속도로 동작한다. 다만, 데이터 전송량과 처리량이 SATA 방식 대비 높아진 만큼 소비전력과 발열량 역시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에 별도의 쿨링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까지 간략하게 WD Blue 3D와 WD Black 3D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봤다. 과연 스펙 만큼의 성능 차이가 있는 몇 가지 테스트를 통해 비교해 보도록 하자.


SSD의 성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CrystalDiskMark 6.0.2 x64 벤치마크 툴로 측정한 결과이다. (CrystalDiskMark와 관련 용어에 대한 설명은 #3편을 참조 바람) 클린과 더티 측정이 무안할 정도로 일관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동시에 SATA3의 속도 6Gb/s (600MB/s)와 NVMe 1.3의 속도 2GT/s (3940MB/s) 차이가 새삼 와닿는 결과였다.


혹자는 압도적인 성능 차이에 팀킬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블루와 블랙의 인터페이스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성능 차이는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블루와 블랙을 비교했을까?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대용량 파일 전송에서는 압도적인 성능 차이를 보이지만 파일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속도 차이 역시 줄어드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볼륨이 큰 스팀 게임을 즐기고 다수의 파일을 복사하고 불러오는 작업을 반복하는 사용자라면 블랙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지만 일반 사용자라면 HDD에서 SSD로 메인 드라이브를 변경했을 때처럼 속도 향상을 체감하기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파일 전송, 압축 테스트를 통해 이러한 주장이 들어맞는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온라인 게임 TOP10 중에 접근성이 쉬운 3가지 게임을 선택했다. 2019년 1월 10일 기준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였으며 각각 폴더의 용량과 파일 개수는 이미지에 표시한 바와 일치한다.

용량이 큰 폴더가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다양한 크기의 파일과 개수의 차이는 재미있는 결과를 보여줬다. 쉽게 말해서 파일의 덩어리가 크고 개수가 적을 때는 블랙이 빠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파일 개수가 많고 크기가 다양한 폴더를 복사할 때는 비슷한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물론, 해당 결과만을 놓고 블랙과 블루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상황에 따라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다. 하드웨어적인 면에서 가격 면에서 블랙은 분명 블루를 압도하는 스펙을 자랑하지만 모든 결과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반디집 6.20버전을 활용한 압축, 해재 결과이다. 크게는 2분, 작게는 1분여 정도의 차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해당 테스트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테스트와 달리 SSD뿐만 아니라 CPU와 메인보드, 메모리에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같은 SSD를 사용하더라도 결과가 다를 수 있다.


파일 전송, 압축, 해제 테스트를 통해 블루와 블랙의 성능을 알아봤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HDD에서 SSD로 메인 드라이브를 업그레이드했을 때 느껴봤던 비약적인 속도 차이를 ‘체감’ 할 수는 없었지만, 동영상 편집이나 일러스트, 3D 모델링과 같이 단일 파일의 용량이 크고 동시에 여러 개의 파일을 읽고 쓰는 사용자들에겐 누적 단축되는 작업 시간이 적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리뷰 초반에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블루와 블랙은 이름뿐만이 아니라 인터페이스, 전송 방식이 다르다. 블랙에 적용된 NVMe 1.3 규격은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보여주지만 그만큼 소비전력과 발열량 또한 높은 편이다. 고급형 메인보드에는 별도의 방열판이 제공되지만, 중저가형 메인보드의 경우 NVMe 방열판이 기본 구성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후자일 때 발열을 해소하기 위한 별도의 냉각 환경이 요구된다.


가성비의 블루 고성능의 블랙, 당신의 선택은?


블루와 블랙은 SSD란 큰 범주 안에 속하는 같은 회사의 제품이지만 그 성격은 엄연히 다른 제품이다. 본 사용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블루가 좋고 블랙이 나쁘다, 혹은 블랙이 좋고 블루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란 뜻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최적의 제품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용을 정리해봤다.


물론, 경쟁사의 동급 모델과 비교가 아닌 블랙과 블루의 성능 비교에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본편에서는 ‘Western Digital WD Blue 3D SSD’뿐만 아니라 웬디의 SSD 라인업의 종류와 그에 따른 성능, 인터페이스, 가격 차이를 전달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블루의 동급 대비 성능 비교는 #03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테스트 결과로 유추해볼 때 일반 사용자라면 블루를 다양한 작업과 무거운 프로그램을 주로 활용하는 사용자라면 블랙을 추천한다. 품질 보증기간은 5년으로 같고 2019년 1월 11일 동일 용량, 최저가 기준 블루의 경우 55,920원, 블랙의 경우 94,260원으로 40%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 다음 편에서는 압축, 해제 외에 실사용 환경에서 블루의 체감 성능을 다뤄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