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부터 시작합니다. 긴 글 싫어하시면 그냥 스크롤 바를 쭉 내리시기 바랍니다.

 

2000 년도부터 시작한 것 같네요. 그러하니 햇수로 따지자면 무려 13 년입니다. 13 년 동안을 리니지를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 쉬기도 하고, 다른 게임을 기웃거린 적도 많았으니 꾸준히 한 것은 아니죠. 그렇지만 중요한 건 언제나 다시 리니지로 복귀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리니지 만한 게임을 찾지 못해서...

 

리니지가 아직도 저렇듯 건재한 이유도 바로 그겁니다. 리니지 만한 게임이 없다는 거. 말하자면 mmorpg의 삼대 중심 축인 유저 간의 <커뮤니티>, 유저 간의 <전투> 그리고 몹 <사냥>에 있어 리니지를 따라올 게임이 없다는 것이죠. 그런 이유로 리니지의 유저들은 리니지를 떠나 다른 게임을 기웃 거리든가 혹은, 개인 사정으로 떠났다가도 언제고 다시 계속 복귀하는 것입니다. 리니지가 아직도 저리 건재한 이유가 그것이죠.

 

그건 그렇고 본인은 리니지 플레이 십 수년 만인 지난 달, 드디어 꿈의 래벨인 데스 랩, 52 래벨을 달성했습니다. 이건 엄청난 일이자 동시에 인간 승리라고 봐야 합니다. 왜냐고 묻지 마세요. 리니지 유저라면 데스 래벨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 터이니..., 물론 몇 달만에 데스를 찍는 사람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리니지의 만랩은 85 랩입니다. 그러므로 데스 랩? 그거 별거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나에겐 그렇지가 않아요.

 

나도 만랩을 달성했던 유일한 게임이 있긴 있었습니다. 아이온입니다. 50 래벨이 만랩일 때 달성했는 데 곧바로 55 랩으로 상향되더군요. 어쨌든 아이온은 재미가 없어서 래벨업도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고 또 그래서 접었던 거에요. 50 랩 찍고서..,. 그러나 리니지는 재미있기는 하지만 래벨업이 너무 힘들어 포기했었더랬는데, 그랬던 내가 데스 랩을 달성하게 된 것입니다. 고맙게도 리니지 게임사에서 래벨업을 쉽게 하도록 업데이트 시켰기 때문이에요.

 

돌아보니 2005년도 였나? 리니지인벤 게시판에 "래벨업을 획기적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혁명적인 변화가 리니지에 필요하다."라는 주장의 글을 올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게임사에서 봤을 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그 몇 년 후, 내가 바라던 "혁명적 변화"가 정말 이루어 졌고, 그 결과 이렇게 나도 꿈의 래벨인 데스 랩을 달성하게 된 거죠.

 

당시 리니지인벤에 올렸던 글 중엔 앞서의 사안 말고도 더 있었습니다. <공성 활성화 방안에 대해선 동시 공성전, 일반유저도 공성에 참여하는 용병시스템 등>이라든지, <게임닉을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든지, <아이템 구입 위탁 엔피시> 시스템이나, <개인상점 간의 공간을 넓게 위치 고정시키는 새로운 시장맵> 등"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많았는데, 이루어진 것도 있고 여전히 그대로 인 것도 있네요. 특히 동시 공성전은 R2 게임에서 후에 먼저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게임 개발자들이 내 글을 읽을 리는 없습니다. 가령 마우스 좌측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몹의 몸통이나 머리를 가로로 그은다든지 (몸통이나 목 베기), 머리를 세로로 내리 그은다든지 (머리 내려찍기), 팔다리를 가로 또는 세로나 대각선으로 긋던가 마우스 좌측 버튼을 특정부위에 대고 따블 클릭을 하면 찌르기 공격이 되도록 하는 전투 시스템은 재작년엔가 이곳 인벤토론게시판에 올렸지만, 리니지이터널의 개발자들이 그 글을 읽고 해당 게임에 적용했을 리는 없다는 거죠.

 

중요한 건 "생각"이 아니라고 합니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위에 구구절절 써 내려간 내 "생각"은 누구나 할수 있는 겁니다. 특히나 게임개발자들은 전문가죠. 나같은 일반유저가 생각하는 걸 전문가들이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거에요. 문제는 "생각"이 아니라 그 생각을 현실화할 "실행능력"입니다.

 

잡담이 길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 갑니다. 이어지는 글을 통해서 나는 아키에이지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이야기할 겁니다. 어쩌면 읽고 나서는 피식~~ 하면서 비웃을 수도 있습니다. 웬 헛소리냐고. 사실 그렇습니다. 같은 취지의 글을 무려 7년여? 전에 리니지인벤에 올린 적이 있었지만, 아직도 그것을 실현시킨 게임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로 보았을 때, 실현 불가능한 헛소리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생각"은 자유가 아니던가요? 결론만 툭 던지기 보다는 잡담을 섞어서 길게 나갈 겁니다. 이것도 내 맘.

 

아키에이지...,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아키에이지의 등장에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기존의 게임과는 다른 어떤 획기적인 무엇(?)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게임사에서 유저들에게 그러한 기대를 품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들리는 얘기로는, "다른 게임과는 다르다는 획기적인 그 무엇"이 클로즈베타에 참여하고 있는 유저들을 그리 썩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들 알다시피 그 무엇에 해당하는 그것은 "자유도" 입니다. 요컨대 유저들이 기대했던 "자유도"에 크게 미흡한 아키에이지가 지금 클로즈베타를 실시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물론 나는 아키에이지를 플레이해보지 않았습니다. 클베 신청은 했었는데 떨어졌어요. 매주 추가 신청을 받는다고는 하는데, 마침 리니지를 하느라 (데스 랩에 육박한 아주 중요한 시기였던 이유로) 아키엔 관심 끊고 리니지를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므로 자세한 아키에이지의 자유도 수준에 대해 나로선 완벽히 알 수는 없다는 점 밝힙니다. 불만족인 유저들이 있는 반면에 만족해 하는 유저들도 없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만.

 

그러나 중요한 건, 아키에이지가 아이온을 뛰어넘고 와우도 뛰어넘는 대박 성공을 위해선, 지금쯤 대~한민국의 게임계를 뒤흔들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만족해 하는 유저보다는 그렇지 않은 유저의 불만의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려오고 있다는 점은 좋지않은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겠죠. 그래서 "자유도"를 중점으로 해서 아키에이지가 어떤 식으로 변화해야 성공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해 본 것입니다. 여러분도 참여해 함께 고민해 봅시다. 읽고 댓글 꼭 달기 바랍니다.

 

자유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그 첫째는 유저 간의 전투에 있어서의 자유도. 다음은 내용물(컨텐츠)에 있어서의 자유도.

 

먼저 유저 간의 전투에 있어서의 자유도를 봅시다. 이 점에 있어선 더 이상 거론할 게 없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송재경이 누군가요? 리니지를 만들었던 사람입니다. 또, 리니지는 어떤 게임인가요? 와우나 아니온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의 뛰어난, (그야말로) 자유도 만땅의 전투 시스템을 갖춘 게임입니다. 그러하므로 이 점에 있어선 아키에이지를 믿어도 좋을 것입니다. 오픈베타가 이루어 지고 상용화가 된 뒤에 보면 알겠죠. 말하자면 아키에이지 각 대륙의 유저들이 만랩의 대열에 점차 올라 서서, 본터에 해당될 고랩의 대륙에 속 속 진입하면서 서로 간에 펼치게 될 전투와 전쟁은 송재경을 믿어도 좋다는 것입니다. 아이온이나 와우류 게임들은 도저히 보여줄 수 없는 아키에이지 만의 걸작품을 내 놓을 거라고 봅니다. 이 점에 있어선 앞서 언급했던, 기존의 게임과는 다른 어떤 획기적인 무엇(?)을 아키에이지에 기대해도 좋습니다.

 

반면에 컨텐츠에 있어서의 자유도는 쉽지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지금 아키에이지에 시큰둥한 클베유저들도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놀라지 마세요. 해법은 의외로 아주 간단합니다. 무엇인가 하면, 전 세계에 존재하는 캐주얼 게임들, 예를 들자면 낚시게임이나, 말경주 등 레이싱게임, 스포츠게임 등등을 (몽땅 다 아키에이지 게임 안에다 넣으면 되겠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최대한 끌어 모아 넣으면 됩니다. 단, 저작권에 걸리지 않도록 잘 변형시켜야 하고, 그것도 아키에이지게임에 맞게 잘 변형시켜서 아키에이지식 컨텐츠가 되도록 잘 녹여 넣어야 합니다.

 

1, 인던식 미니게임으로 만들어선 안되고, 특정 필드에 "놀이동산"이라는 마을을 만들든가 아니면 특정 해상에 "놀이의 섬"을 만들어 유저들이 아키에이지 월드의 한 부분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 리니지의 경주장 컨텐츠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2, 또 채집이나 채광 등을 행함에 있어서도 캐주얼게임적 요소를 잘 접목시켜 <자동> 프로그램을 막는 동시에 유저들에게 지겨운 채집, 채광이 아니라 재미있는 컨텐츠라는 인식을 줘야 합니다. 채집물이나 채광물은 움직이지 않고 고정돼 있어야 한다는 그 고정관념만 타파하면 됩니다.

 

3, 퀘스트 수행에도 케주얼게임적 요소를 대거 삽입합니다. 예를 들자면 사냥을 하는 와중에 몹에게서 퀘스트편지가 드랍되고 편지엔 몇시에 어느 마을에 어떤 엔피시에게 가라고. 가면 뭐, 해당 퀘스트를 수행하려는 유저들로 북적되겠지요. 한 5분여 후에 퀘스트가 시작되는 겁니다. 대물 낚시 경쟁 퀘스트도 좋고, 특정 마을까지 순간이동 없이 강제로 말을 타고 달려가야 하는 레이싱 방식도 좋습니다. 운명의 문이라는 퀘스트는 어떤가요? 수십명 혹은 일백명 이상이 참석해 열 번의 단계를 거칩니다. 각 단계별로 열개의 문이 있어 그 중 1개의 문은 죽음의 강퇴문, 나머지 9개는 운명의 문. 단계를 거칠 때마다 문이 한개씩 줄어듭니다. 9개에서 8개, 7개, 6개....그러다가 두개만 남는. MMORPG 필드에 "운명의 문"이란 광장 필드가 존재하지 말란 법 있나?

 

여기까지 읽고는 피식하고 웃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습니다. 두고 보세요. 위에 구구절절 써 내려간 걸 실현한 게임이 미래의 언젠간 꼭 등장합니다. 기술이 발전해 MMORPG 게임의 서버능력이 좋아져 한 서버에 수십만명을 동시 수용하게 되면 엔시나 넥슨 같은 거대 기업이 자사의 캐주얼게임을 MMORPG 안에 변형시켜서 수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새발의 피정도의 컨텐츠나 맵으로는 한 서버에 수십만명을 수용해봐야 곧 망하고 말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플레이 엔시"라는 MMORPG게임을 출시하는 거지요. 그 안에 엔시에서 운영하는 모든 게임들이 다 들어가는 겁니다. 차후에 추가로 만들어지는 게임들도 모두 그 안에다가 업데이트 시키는... 요컨대 지금의 MMORPG는 그냥 애들 장난이라고 보면 됩니다.

 

한 서버에 동시 접속자 일백만에 육박하는 유저들이, 더구나 이 지구 만큼의 크기의 맵에서 진짜 현실처럼 살아가는 세상이 펼쳐지게 되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임이 MMORPG 안의 일개 컨테츠화하는 것입니다.

 

글 마무리 합니다.

 

MMORPG게임 내의 컨텐츠 자유도에 있어서의 핵심은 <시간 대비 효율>입니다. 제아무리 흥미있고 즐거운 컨텐츠라 해도, 그리고 엄청난 수의 풍부한 컨텐츠라 해도 그것이 사냥을 하는 것과 비교해 효율성에 있어 한참 미흡하다면 아무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있으나 마나한 컨텐츠가 되고 마는 것이죠. 아키에이지로 보면 채집을 해도, 집을 지어도, 해상무역을 해도 놀이동산에서 놀아도 사냥에 버금갈 래벨업과 아이템 획득확률을 가져야 합니다. 사냥만 한 유저나, 놀이동산에 놀기만 한 유저이나, 둘 다 즐기면서 논 유저나 같은 시간을 플레이 했다면 비슷한 래벨업과 아이템 획득 확률을 갖는다는 뭐 그런 거...

 

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 제목에 혹해 클릭했다가 실망한 분께는 죄송하네요.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저 일개 유저일 뿐...(이니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