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키에이지를 잠시 즐겨보고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참.. 허.. 하다.'

 

배경은 분명 '판타지'인데, 마치 심즈시리즈를 하듯 심하게 고요한 느낌이었습니다.

 

편안함과 안락함이 지나쳐서 너무 평화로운 느낌이랄까요?

 

너무 정석만을 지향하니 조금만 모잘라도 본전도 못 뽑는 격입니다.

 

내가 만약 송제경이었다면 게임의 컨셉인 판타지를 과감하게 버렸을 겁니다.

 

국산 MMORPG 특유의 아름답고 화려한 퀄리티로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 90퍼센트의 육지가 바닷물에

 

잠기고 남은 것은 몇개의 무인도들.. 이상 기후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살아남은 인류가 오로지 '생존'을 위하여

 

하루하루 사투를 벌인다.

 

단순하지만 의미가 깊은 내용입니다. 인간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싸웠습니까? 바로 '생존'입니다.

 

칼과 도끼를 든 오크나 트롤이 뛰어다니는 것이 아닌 무인도에서 살아남은 초식, 육식동물들과 핵에 감염된

 

돌연변이 괴물들 정도.

 

혼자 혹은 동료를 모아 사슴이나 소, 호랑이 등을 사냥하고 하루하루 빠져나가는 스테미나 등을 회복하기 위해

 

불에 구워서 먹거나 자신의 창고에 저장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그것을 다른이에게 팔아 필요한 물건을 사기도 합니다.

 

어떠한 무인도는 인류가 생존하기 힘든 상태지만 어떠한 곳은 멸망한 도시가 서있기도 합니다. 그곳엔 옷가게,

 

편의점, 인간에게 필요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부족을 만들어 그러한 섬을 점령하기 위하여 사투를 벌이기도 합니다.

 

 

이 컨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국산 MMORPG의 장점인 화려한 그래픽과 퀄리티에 있겠죠?

 

어떤날은 하루종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기도,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기도

 

하늘이 붉게 변하고 기온이 올라가기도 하는 등의 세세한 기후조건 말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그렇게 변화하는 기후조건을 이겨내는 일만으로도 벅찰 정도입니다.

 

강한 비가 내리면 자신의 집이 무너져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럼 비를 이겨낼 강한 집을 소유한 플레이어에게

 

일정한 거래를 통해 하루의 숙박을 합니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자신의 집과 함께 얼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평소 사냥, 거래 등의 컨텐츠로 따뜻한 옷이나

 

덮을 것을 만들어두어야 합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창고에 저장해둔 음식물들이 전부 상하기도 합니다.

 

지구의 대기권이 약해져서 우주에서 날아오는 크고 작은 운석이 자신이 살고 있는 무인도에 충돌할수도 있습니다.

 

자신, 혹은 부족과 함께 일구어둔 논과 밭이 엉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끔 강력한 돌연변이가 나타나 무인도를 습격합니다.

 

오로지 강력한 무기나 두꺼운 가죽, 사슬 등이 돌연변이들의 공격으로부터 생존하게 만듭니다.

 

어떤 플레이어는 도끼나 활로 싸우다 돌연변이들에게 학살을 당하지만 어떤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노력해서 얻은

 

강력한 무기인 총이나 수류탄 등으로 살아남기도 합니다.

 

 

새카맣게 어두워진 하늘..

 

금새라도 천재지변이 일어날수 있는 상황.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자신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창가로 쏟아지는 달빛을 바라보는 플레이어.

 

개인적으로 정말 매력적인 컨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00억 400억 500억이나 투자한 게임들이 왜! 대체 왜!

 

다른 게임들과 비교를 당하며 망하는 겁니까.

 

아이온이 왜! 와우와 비교를 당하고, 아키에이지가 왜! RIFT와 비교를 당해 수모를 겪고 있는 겁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컨셉은 같은데 그 수준을 넘어서질 못하거든요.

 

그럼 왜? 컨셉이 같아야만 합니다. 허구헌날~ 주구장창~ 엘프에 오크에 트롤에 그놈에 틈새? 어디서 굴러먹다 온

 

놈들인지도 모르는 족보도 없는 엘프들.. 오크들..

 

이유없는 1000VS1000 전쟁. 사나이들의 투쟁본능? 성인식RPG? 하드코어 와일드? 아주 싸구려 컨셉은 죄다 붙여놨어요.

 

어설프게 흉내내는 판타지좀 버립시다. 몇개 되지도 않는 스킬 눌러가며 하루죙일 좀비처럼 레벨업 하는 컨셉도 좀 버립시다.

 

어설픈 오크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와우의 쓰랄과 비교가 되고 차원의 틈새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RIFT와 비교가 되는 겁니다.

 

비교당하며 욕먹기 싫으면 앗사리 그것들보다 더 재밋게 만들던지요.

 

 

무기를 강화하는 더러운 컨텐츠는 버리고 자신이 재료를 구하거나 교류를 통하여 만든 무기를 들고

 

자신과 부족을 위협하는 돌연변이 생물체들을 물리치며,

 

족보도 없는 어설픈 오크나 트롤과 지겹게 싸우는 컨텐츠를 버리고 식량을 위해 맺돼지나 사슴, 낚시등을 하고

 

말도 안되는 어줍잖은 판타지 모방 스토리를 집어 던져 버리고

 

천둥번개, 몰아치는 비바람, 모든 것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 뜨거운 태양, 무인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혜성 등의 천재지변을 이겨내는 오로지 '생존하기 위한'으로 축소시킵시다.

 

오로지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하여. 다른 플레이어보다 안전하고 부유하게 살아남기 위하여.

 

 

그래픽은 좋은데 컨텐츠가 부족하다.. 가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그래픽만으로도 충분히

 

컨텐츠가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와우나 리프트따위를 모방하지 않아도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컨셉으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