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04포인트(1.70%) 오른 2,806.86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종전 최고치(2,778.68)를 사흘 만에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썼다. 지난 4일 최초로 종가가 2,700대에 진입한 이후 약 3주 만에 2,800대 고지에 올랐다. 이날 증시의 '산타'는 기관과 외국인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6천269억원, 1천16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천29억원, 3천3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닥도 전날보다 5.51포인트(0.60%) 오른 928.68에 장을 마무리했다. 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지수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28% 뛰어오른 신고가 7만7천800원에 마감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배당 기대가 맞물리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가 유입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했고 이는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각각 2천885억원, 146억원어치 사들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이날 코스피 상승에 대해 "삼성전자 효과"라며 "특별배당을 노리는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28일에는 주가가 더 비쌀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오늘 수급이 집중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지수 상승에 삼성전자가 1%포인트 넘게 기여했다"며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황과 파운드리 수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고 연말 배당 수요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2,770선까지 쉬지 않고 올라온 코스피는 최근 들어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해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지수 상승에 따른 피로가 쌓인데다가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아 우려를 키웠다. 특히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 확산이 강력한 변수로 등장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또 백신과 미국 부양책 등 호재가 이미 선반영된데다가 외국인 매수를 이끈 재료였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9일 연저점 이후 반등하는 추세였다. 이 때문에 당분간 과열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코스피가 단숨에 2,800선을 뚫어버리면서 올 연말과 내년 초 국내 증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배당락으로 인한 조정이 일부 나올 수 있다"면서도 "오늘 증시에서 확인했듯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이어지면서 내년 2분기까지는 국내 증시도 좋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