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9년 영국 런던 이스트엔드의 한 주점.

 

 

안에서 한 남자가 술을 마시면서 친구들에게 죽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떠들고 있었다.

 

 

“이봐, 난 죽음을 봤어. 우리 마을 절반을 검은 죽음에 잃었지. 난 버건디에서 버킹검 공 밑에서 싸웠고 자네들도 그게 얼마나 개같은 해였는지 알잖아. 죽음이 뭔지 모르는 게 아니라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뿐이야. 아무도 죽을 필요 없다는 거. 사람들이 죽는 건 그저 모두가 죽기 때문이라고. 그냥 따라가는 거지. 쓸데없는 짓이야, 죽음은. 어리석어. 난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아.”

 

“왜 나까지 죽어야 해? 난 운이 좋을 수도 있잖아. 언제나 첫 번째라는게 있는 법이라고.”

 

“쓸데없어, 죽음은. 세상에 할 게 얼마나 많고 볼 게 얼마나 많은데. 술 마실 친구들, 안을 여자들. 자네들은 죽을지도 몰라. 아마 죽겠지. 멍청하니까. 그치만 난 아냐.”




그런데 이것이 마침 지나가던 ‘꿈’ 과 ‘죽음’ 의 주의를 끌게 된다.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죽음’이 남자(홉 개들링)에게 불사를 부여하고,

‘꿈’은 홉 개들링에게 ‘100년 후에 이 장소에서 다시 만나서, 죽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지 자기에게 이야기해보라’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100년 뒤, 1489년. ‘꿈’과 홉 개들링은 다시 만난다.




어떻게 알았소? 당신 누구요? 내가 저도 모르게 악마와 거래를 한 건가?”

 

“아니. 그저... 흥미가 있을 뿐이다.

죽음은 자넬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홉 개들링. 자네가 진심으로 원하기 전까지는."

 

“그래요. 내가 말했잖아. 사람들이 그냥 따라가는 거라고. 그렇지만 모든 게 바뀝디다.”

 

 

 

홉은 100년 전과 비교해서 지금이 굴뚝, 카드놀이 등 사람들의 발명들로 인해 삶의 질이 더 좋아졌다고 ‘꿈’에게 말한다.

 

그리고 지난 100년간은 주로 군인으로서 살아왔는데, 그 와중에 친구와 함께 ‘인쇄’라는 아직은 보잘 것 없는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 살고 싶나?”

 

“물론이지.”

 

“그러면 다시 100년 후?”

 

“그럽시다.”

 

 

 

 

 

 

 

또다시 100년 뒤, 1589년.




“이젠 로버트 개들렌 경이라오, 오래된 이방인이여.”

 

 

 

지난 100년간 인쇄업으로 돈 좀 벌고, 그걸 조선소에 투자하여 꽤나 부유해진 홉.

 

게다가 결혼도 하고 지구상에 산 지 200년이 넘어서 (본인이 아는 한에서)첫 아들도 얻는다!

 

 

(이때 옆 테이블에서 작품 얘기를 하고 있는 셰익스피어와 크리스토퍼 말로는 덤)

 



“흰 빵이라. 200년 전이면 흰 빵을 두고 사람을 죽였을 텐데. 생각해보니 몇 번 죽이기도 했군.”

 

“살아갈 이유도 잔뜩. 오르막길뿐이야.”

 

 

 

 

 

 

 

 

 

그리고 100년 뒤, 1689년.

 



“그거 아쇼? 인간이 얼마나 굶주릴 수 있는지? 죽지도 않으면서 먹지 않을 때?”

 

 

이번엔 거지꼴이 되서 돌아온 홉 개들링.

 

저번에 결혼했다던 아내는 애를 낳다가 죽었고, 아들도 20세에 술집 싸움에 휘말려 죽었다고 한다.

 

또 40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사는 바람에 마녀로 몰려서 맨몸만 겨우 보전하고 탈출한다.

 

게다가 청교도 혁명 때도 왕당파로 참가해 싸워서 망하는 등, 갖은 실수를 저지른 지난 80년이 1분 1초가 다 증오스럽다고 한탄한다.




“그리고 아직도 살고 싶나? 죽음의 휴식을 원치 않나?”


“미쳤소? 죽음은 바보짓이야. 살 이유가 얼마나 많은데.”

 

 

그러나 홉은 고난 속에서도 삶은 계속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한다. 

 

 

 

 

 

 

 

 

다시 100년 뒤, 1789년.




“말했다시피 사는 게 그렇다니까.”

 

 

다시 재기해서 돌아온 홉 개들링. 그런데 문제는 그 일어선 방법이 노예 무역이다.

 

“같은 인간들을 짐승보다 못하게 취급하는 게 자랑스럽나?”

 

보다못해 일침을 날리는 ‘꿈’.

 

 

그런데 이 때 둘은 예상치 못한 습격을 받는다.

 

습격자는 조아나 콘스탄틴이라는 여성으로,

‘런던 이스트엔드 지방에선 방랑하는 유대인이 100년에 한 번 씩 어느 술집에서 만난다’

전설을 바탕으로 지식을 얻기 위해 둘을 추적해 이곳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어찌저찌 ‘꿈’의 능력으로 그들을 제압하고 헤어지는 둘. 이때 ‘꿈’이 홉에게 충고를 한다.

 

“다른 자를 노예로 삼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다른 사업을 찾아보라.”

 

 

 

 

 

 

 

100년 뒤, 1889년.




여기서 홉은 ‘꿈’에게 이런 말을 한다.

 

 

“말이지. 난 왜 우리가 100년에 한 번씩 만나는지 알 것 같아.

자네가 죽지 않는 인간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어 해서 그런 게 아니야.

그 결과는 이미 봤잖아.”

 

 

“난 500년 전보다 조금도 현명해진 것 같지 않아.

늙기만 했지. 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어.

내가 책임을 배웠을까?

실수로부터 배우기는 했지만, 다른 실수를 더 저지를 시간이 있었지.”

 

 

“노예무역에 대해선 자네가 옳았어. 절대 그건 돌이키지 못할 거야.

하지만... 들어봐. 자넨 사람들을 봐 왔지.

인간은 변하지 않아. 중요한 일에서는.

 난 앞으로도 죽음을 원할 것 같지 않아.”


“자네는 그 모든 걸 관찰했지.

하지만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거야.

난 자네가 여기 오는 이유가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해.”


“그 이유가 뭔데?”


“우정이지. 난 자네가 고독하다고 생각해.”

 

 

그 말을 듣자 감히 자신이 인간과 친구가 될거라고 생각했냐고 화내고 떠나는 ‘꿈’.

 

 

“들어봐. 난 100년 후에도 여기 있을 거야.

그때 자네도 나타나면... 그건 우리가 친구이기 때문일거야.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렇지?

...그렇지?”

 

 

 

 

 

 

 

 

 

마지막으로 100년 뒤, 1989년 현대.




“자.. 자네가 올 지 확신이 없었어.”


“정말인가? 난 언제나 친구를 기다리게 하는 건 무례한 짓이라 들었는데. 뭔가 마시겠나?”

 



글 출처: https://m.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0111519




영원한 명작 그래픽 노블, [샌드맨]입니다.

https://youtu.be/5njnetrAJ8g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었는데 평이 좋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