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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멜루나
2017-04-28 10:37
조회: 10,981
추천: 9
김치워리어가 개봉되는 이유100억 짜리 애니메이션이 쥐도 새도 모르게 개봉되는 이유 위와 같은 류의 특집 뉴스들을 보고 있으면 참 답답한 생각이 드는 것은 결국엔 하나의 '단면' 만을 잠시 건드려보다 끝난다는 것인데.. 더 큰 문제는.. 그 단면 조차도 번지수를 잘못 찾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집의 테마를 '할리우드'로 잡았다면, 극단적으로 사이즈가 다른 작품만 예를 들어서 이야기를 풀어가시니.. 한국 애니메이션이라는 '전체 집합' 안에서..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짚어내지를 못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2003년 여름 <원더풀 데이즈>가 개봉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한국 애니메이션의 '재앙'이라고 불렀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당시 기준으로 순제작비 81억원이 투입되었고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총제작비 100억원을 찍어주신 그런데 100억씩 들여서 만든 작품의 관객동원수가 겨우 22만명 이었으니.. 하지만. 적어도 <원더풀 데이즈>는 저 처참한 스코어를 많은 사람들이 상기(!)했고 실제로 오성윤 감독님이 허리 띠를 바짝 졸라매고 원더풀 재앙 1년 후인 2004년 부터 였으니까요. 다시는 그런 '시장의 궤멸'을 가져오는 핵폭탄을 만들지 말자며.. 거의 10년여의 세월이 소요된 것입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 분들의 일구워낸 콘텐츠들이.. 네, 그렇습니다. '단면' 입니다. 단면에 불과 합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수적으로 더 우세한 또 다른 '단면'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지난 해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 <다이노 타임>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 투입된 제작비가 얼마인줄 아십니까? 무려 163억원 입니다. 서두에 링크 걸어 놓은 기사에 따르면, 대체 이 작품은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리딩 인베스트먼트(現 우리 인베스트먼트) 한 곳에서만 무려 49억원을 투자 받았고 나머지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물론 이것은 제작사 토이온의 업력과 비즈니스 네트웍의 힘으로 볼 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애초에 너무 무모한 기획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성공 사례가 아직 없는 제작사에 저런 거금이 투자되는 것은.. 만일 이게 한국 영화의 기준이었으면, 투자 성립 자체가 안되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이 작품은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기는 합니다. 애초부터 제작비 사이즈를 100억원 이상 잡은 의도 자체가 '글로벌 배급'이었고 당시 기준 심형래 이외엔 뚫은 인물이 없는(뭐 이것도 거의 사기 수준이었지만;;) 북미 메이저 배급 계약(3,000만 달러 규모)을 성사 시키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만,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배급사(클라리우스)의 대표가 갑자기 돌연사(?)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북미 배급이 무산되었기 때문이죠. 만일 그런 악재가 일어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이 되었다면, 제작사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변명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북미 개봉이 무산 되면서 결국 지난해 국내에서 먼저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무려 163억원을 들여 만든 작품이 자, 그런데 제가 문제 재기하고 싶은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이노 타임>이라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있었다는 자체를 아는 사람이 그래도 <원더풀 데이즈>는 여기저기 까이면서 회자도 되고 <다이노 타임>은 그런 한국 애니메이션이 있었다는 자체를 아는 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재앙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북미 배급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불운(?)은 분명 참작의 여지가 있으나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30만 명도 동원하지 못하는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영화 <쥬라기 월드>에 편승(?)해 흥행성을 올리려고 박스오피스 최종 성적은 흥행수입 4,351 달러 (우리돈 480만원;;) 저는 지금 저 숫자를 비웃기 위해 공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흥행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작용하기에..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도 실패했다면 어쩔 수 없기 때문이죠.
그것이 경각심을 일으켜 업계를 자극시키는 계기라도 되어 준다면 나름의 가치가 생겨나는 것인데.. 지금 한번 <다이노 타임>으로 기사를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적 자금 포함 163억원을 들여 만들어서.. 국내에서 관객 28만명 동원하고, 북미에서 흥행수입 480만원을 번.. 이 애니메이션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국내 언론 매체를 찾아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저런 사태를 쉬쉬~하고 넘어가는 가운데.. 그로인한 폐해가.. 어쩌면 더 큰 강도로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지난 8월 10일에 개봉한(그러나 역시 개봉한지도 잘 모르는;;) 디지아트가 순제작비 120억원을 들여서 제작한 <슈퍼 프렌즈>라는 작품입니다. 본래 제목은 <올 모스트 히어로즈>라는 작품으로.. 이 애니메이션 역시 투자 유치 당시의 언플들을 읽어보면.. 거의 할리우드를 씹어먹을 태세죠;; http://www.etnews.com/201402120511 하지만 해외 배급이 그렇게 만만할리 없고.. 결국엔 <다이노 타임>의 사례와 거의 똑같이.. 결과는? 관객동원 8만명 입니다;;
이쯤되면 핵폭탄이 아니라, 거의 수소폭탄 수준이 아닐까 싶은데요;; 개인적으로 디지아트의 초기 작품들의 기획 의도는.. 디지아트의 첫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었던 <파이 스토리, 2006>는 본래 할리우드에서 B급 시장만을 전문적으로 공략해 영화를 제작해 온 프로듀서 마치 픽사의 유명한 두 작품을 섞어 놓은 듯한 제목과 비주얼의 <파이 스토리>. 실제로 북미에선 스스로 기획 컨셉을 '아류작'에 맞추어 제작되는 저예산(?) 애니 시장이 존재한다.
B급 시장 이라고는 하지만 북미 기준에서의 B급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 시장의 몇 배에 달하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보면 디즈니나 드림웍스 계열의 메이저 타이틀과의 대결을 피해 <파이 스토리>는 정확히 그러한 의도에 부합되는 결과물이었고, 제작비도 35억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국내 흥행 성적(27만명)이 폭탄 급은 아니었죠. 그런데 이 회사를 대형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가 인수하면서.. <파이 스토리>의 2배인 순제작비 70억원을 투입한 <코알라 키드, 2012>가 또 다시 흥행 참패를 불사하며 120억원 짜리 <슈퍼 프렌즈>를 만들어 주신 것은.. 그 용기에 박수를 쳐드려야 할지, 아니면 말렸어야 했을지.. 솔직이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보니.. 저렇게 연속적인 흥행 참패(100억 이상 넣었는데, 흥행수입 10억도 거두지 못하는;;)를 하는데..
한국 애니메이션이라는 '전체 집합' 내에 병존하는.. 단면들의 유형을 자세히 살펴 보아야 합니다. [유형 1] 한국 시장의 현실을 인지하고 제작되는 애니메이션
각양각색의 작품들로 보여지지만, 잘 보시면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순제작비 30억원이 넘는 작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뭐.. 원하는대로 적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ㅋ
그 기준이 대략 100만명 선 입니다. 과거에는 저 숫자도 터무니 없게들 쳐다봤는데.. 잘만 만들면 가능할 수 있겠다고 보는 것이죠. 자, 그럼 관객 100만명을 모았을 때 실제로 얼마를 벌 수 있는지 계산을 한번 해보죠. 극장 흥행수입에서.. 세금과 영화진흥기금, 극장비, 배급대행 수수료 등을 공제하고 나면 관객 1인당 평균 3,500원 정도의 객단가가 나옵니다. 여기에 100만 명을 곱하게 되면 약 35억 원 정도가 나오게 되는데.. P&A 비용(배급 및 홍보비)을 약 10억 원 정도 집행했다고 가정하면 최종 수익은 25억원 정도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부가판권(VOD 등) 및 부가사업으로 약 5억원 정도는 보전할 수 있다는 목표치를 대입해 결과적으로 '순제작비 30억원 = 관객 100만명'의 등식이 만들어 지는 것이죠.
[유형 2] 글로벌 대박의 꿈을 쫒으면서, 수익 모델은 다른 곳(?)에 있는 애니메이션 유형의 제목이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는데;; 결국 국내에서 관객 100만명 모으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유형 2에 속하는 제작사들은 '좁은 한국 시장이 아니라 넓은 해외 시장이 목표'라는 명분을 내세우게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리 적어도 100억원 이상은 필요하다고 투자자를 설득하게 됩니다. (게다가 '넛잡'이라는 성공 사례가 실제로 만들어 지면서.. 하지만 그건 정말 레드로버 처럼 북미 개봉을 성사 시키기 위해서 작품만 잘 만들면 능력있는 해외 배급자께서 친히 작품을 사다가 자, 그럼 '글로벌 공약'을 내걸으셨던 유형 2의 국내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진출이 뜻대로 잘 되지 않는 과정에서 대개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물론 전부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1) 해외 배급을 호언하며 100억원을 일단 투자 받았다는 전제 입니다!
꼴랑 100억으로 디즈니 1,000억을 어떻게 상대하느냐?
내부 인력 감원하고 다 외주로 돌리고;;) 6) 결과적으로 100억 투자 받아서 80억 이하의 돈에 작품이 완성 되어 버립니다;; (물론 이건 하나의 추정이고.. 끝까지 100억 다써서 만드는 제작사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1,2,3위 P&A 비용 구성표
*작품도 분명 잘 만들어야 하지만, P&A 비용을 15억 전후로 써야만 기본적인 흥행 요건이 갖춰짐
20억원의 제작 마진이 그대로 떨어지는데.. 이 돈을 작품을 위한 홍보비로 굳이 지출해 버리려고 할까요?
45만명도 결코 만만한 숫자가 아닌데;; 문제는 45만명을 동원했다고 하더라도 수익이 발생하는게 아니라.. 결국 홍보비를 쓰지 않는게 남는 장사라는 결론에 도달해.. 형식적인 개봉 절차에 들어가고.. 그와중에 흥행이 되면 좋고, 안되도 그만이고. 이것이 바로 한국에서
한마디로 매우 비정상적인 투자, 수익 구조가 돌아가고 있는 것인데.. 투자자들이 가만히 있냐고요? 분명 가만히 안계시죠;;
" 우리는 정말로 흥행 시키려고 모든 노력을 다했는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무조건 까고 보는 네티즌들..." 정작 앞에 1번 유형의 제작사, 감독님들께서 당하고 계신 불합리를 왜 2번 유형의 제작사들이 더 큰소리로 부르짖고 계시는지..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육성 및 진흥을 위한 공청회들에서.. 1번 유형의 제작사, 감독님들의 논리는 명확 합니다. 지금 우리가 1년에 쓸 수 있는 돈이 100억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30억 짜리 3편의 애니메이션이 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그렇게 최소한 1년에 3편씩.. 몇년간 시장이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한국 애니메션의 미래를 밝게하는 것이라고. 저역시 이 의견들에 100% 동감하는 바인데요. 하지만 그런 문제 재기와는 별개로..
현재 제작중인 100억대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들
그리고 <슈퍼 프렌즈>의 이경호 감독님이 준비중인 <트렁크맨> 등도..
[참고 링크] 앞으로 나올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들 물론 이들중에서 글로벌 흥행 대작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 있다고 보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지금 이렇게 100억대 애니메이션들을 저렇게나 많이 만들고 있을 형편이 되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습니다. (정말로 한국에서 애니로 투자 받기 힘든것 맞나요??) 뭐.. 성공만 해주신다면야 좋겠지만..
대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이런 일들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국내 언론 기관들 조차.. 전혀 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죠.
끝으로..
민간 기업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민간 자본들을 끌어 모아서 벌이는 사업이라면..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국내에서 추진되는 100억대 애니메이션들의 '투자 구조'를 분석해 보면,
재무적 투자자(FI)로 상당 부분이 채워져 있습니다. > 전략적 투자자 전략적 투자자는 쉽게 말해서 투자금 이외의 가치를 보고 콘텐츠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니다.
배급사 (해당 작품의 극장 배급권 확보를 위해 투자) 방송사 (해당 작품의 TV 방영권 확보를 위해 투자) 출판사 (해당 작품의 출판 사업권 확보를 위해 투자) 게임사 (해당 작품의 게임 사업권 확보를 위해 투자) 캐릭터 사업자 (해당 작품의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권 확보를 위해 투자) 한눈에 아실 수 있듯이 대부분 사업별로 특정한 목적성을 둔 투자자들 입니다.
작품이 완성되어 극장에 걸리는 순간, 동시 다발적이 사업 전개가 자동으로 일어 납니다.
물론 일본의 경우도 재무적 투자자들이 투자를 합니다만, 그 비율이 30% 이상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재무적 투자자
최우선으로 하는 투자금 입니다. (한마디로 돈 놓고 돈 먹기) 때문에 2차적인 부가사업을 일으켜 수익 창출할 때까지 기다려줄 여지가 적고
순제작비 약 210억 中 /
재무적 투자자(보광창투, 이수창투, CJ창투, 한화금융, 컴퍼니 K, 우리 인베스트먼트) / 85억원 전략적 투자자(KT 캐피탈-싸이더스) / 20억원 제작사(레드로버, 툰박스 자체 현물) 20억원 + @ 200억원이 넘는 투자 구조 안에 전략적 투자자는 당시 극장 배급사업을 하던 싸이더스 뿐이고 (하지만 그 조차도 모체는 KT 캐피탈)
그런 회사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면 한국에서 이들 재무적 투자자들의 정체는 무엇이냐? 일부 특수관계사를 빼고나면.. 거의 대부분이 정부에서 조성한 관련 펀드를 운용하는 창투사(VC)들이죠. 다시말해서.. '나라 돈'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어떤 제작사는 제작비 10억에 2억이 모자라서 완성을 못하고 있는데;; 제발 이런걸 좀 취재해서 보도 하시라는 이야기 입니다. 이번에 <부산행>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연상호 감독이 예전에 정부지원사업 관련 공청회 때,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 왜 애니메이션 지원사업에는 하나 같이 '글로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1차적으로 우리 나라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을 만들어야지.. 국민들 세금으로 남의 나라 어린이들 동심 채워주는 일에 돈을 쓰는게 말이 되는가?! " 송락현 / 100억 짜리 애니메이션이 쥐도 새도 모르게 개봉되는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