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상 '통일'이라 불릴만한 사건은 몇번 있었지만 거의 전부가 다 '무력통일'이었고, 근래들어와서 딱 한번 독일의 '흡수통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핵펭귄이 하겠다고 한 '낮은단계의 연방제 통일'이라는건 인류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방식이고 저 방식이 맞는지조차 검증이 되지 않은건데 저렇게 하면 될꺼다라고 믿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소스니 팩트니 근거니 좋아하면서 참고자료조차 없는 방식이 될거라는 믿음은 뭔데요?

사업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이는데 뭔가 새로운 사업을 할때는 '잘됐을때 경우'를 생각하는게 아니고 '잘못됐을 경우'를 생각하는게 상식아닙니까? '최악의 경우 내가 이 투자금을 날려도 내가 나머지 사업은 건재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 이게 사업확장의 기본 마인드 아니에요? '이런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나한테는 안일어날꺼야. 모든게 잘 될꺼니깐 그냥 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하시는 분 있으면 손 들어보세요. 남들이 몇번이나 해서 따라하기만 하면 되는 것도 첨 할때는 저렇게 생각하는게 상식인데 위에서 말했다시피 인류역사상 첨하는 방식이 대놓고 잘될거라고 믿는건 무슨 근자감입니까?

통일했을때 장미빛 청사진이요? 좋죠. 장미빛 청사진이 안좋은게 어디있습니까? 모든 초등학교 애들 책상에는 '목표 서울대'죠. 저거 실제로 이루는 애들은 그 중에 1/100도 될까 말까지만요. 잘됐을때 긍정적인 면을 뭐하러 봅니까? 긍정적인 면 좋은점은 그냥 일어나면 그때 '아 좋다'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정책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하는건 '잘못됐을때'에 대한걸 따지는 겁니다. 야구에서도 팀이 모든게 잘돌아가면 감독도 작전 안내고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하게 합니다. 선발투수가 무실점이고 타선이 터져서 10대 0으로 이기고 있는데 뭐하러 작전을 냅니까? 잘안풀릴때 잘 안될때 작전을 내는거죠.

세상 모든것은 '부정적인 면', '비관적인 면'을 봐야 되는 겁니다. 잘되는건 볼 필요 없습니다. 그건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나는 내일 100만원을 벌 확률이 있으니깐 오늘 100만원을 써버릴꺼야' 이딴식으로 소비하는 사람 있습니까? 반대로 '내일 당장 100만원이 필요할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오늘 100만원을 저금할꺼야' 이렇게 하는게 정상이죠.

세상 사람 모두가 지금 제가 얘기한대로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통일'에 대해서만 부정적인 면을 보지도 듣지도 않으려고 하고 저같은 사람들이 말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달려듭니다. 통일 따위가 뭔데 세상사 다른 모든것에 대처하는 것과 반대로 대처하시는데요? 통일하면 진짜 잘못되는 부분 하나도 없고 모든게 잘될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안되면요? 그건 생각해보신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