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의는 항상 사회적 이슈가 된다.

 

사실 이 표현의 자유는 단지 그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더 넓은 의미의

 

민주주의적 제 권리들, '언론 출판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등과 긴밀하게

 

연동되는 사안이기도 한데, 대체 이 권리와 자유는 무엇에 비춰서 기준을 잡고

 

허용의 폭과 수위를 정해야 하는 것일까?

 

 

표현의 자유를 두고 벌어지는 논의에서 우리는 종종 양 극단을 보게 되는데,

 

때때로 표현의 자유라는 '추상적 권리'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두고 좌.우로

 

나뉜 진영논리에 빠져 자가당착의 동상이몽을 꾸기도 한다.

 

"표현의 자유 등 추상적 권리는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과, "권리를

 

넘어선 남용은 국가가 나서서 보다 강력한 법적 처벌을 통해 제약해야 한다"

 

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전자와 후자의 주장 모두에게서 어떤 애매모호함이 생긴다.

 

넷상의 흔한 패드립이나 인격모독 같은 공격적 악플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

 

해주어야만 하는 것인가, 혹은 인격모독성 패드립이나 공격적 악플을 국가가

 

나서서 강력한 법을 통해 제제하게 될 때, 그것은 결국 전체주의적인 검열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모호함이 존재한다.

 

 

개인들의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를 두고 벌어지는 모호함이 이러하다면 국가

 

혹은 집단의 영역에서는 어떠할까?

 

 

몇가지 예시를 들어보자면 "나찌를 반대할 자유가 있다면 나찌를 추종할 자유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혹은 "광주518을 민주화 운동이라 주장할 자유가 있다면

 

사태 혹은 폭동이라 주장할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사실 이런 주장들은 추상적인 명제만 놓고 보자면 양쪽 모두가 맞는 주장들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매우 균형잡힌 가치중립적 사고로 보여지며, 대체 대립점이 

 

무엇인지 모호해져 버린다.

 

 

그러니 백토에 나온 이택광과 변희재가 하는 말이 둘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것처럼 혼란스럽게 보여지는 것이다.

 

이 혼란스러움에는 "개인들의 합리적 생각들의 힘으로 틀림을 물리칠 수 있다는

 

자유주의적 사고가 바탕에 깔려있다. 개인의 자유를 사회의 지고지상의 가치로

 

여기는 자유주의적 사고의 반영 때문이다.

 

 

허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추상적 논의에서 "중립적인 가치"를 지킨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선언된 추상적 자유와 근본적 불평등 사이의 대조를 부정하겠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표현이 좀 어려운가?

 

예컨데 민주주의는 부자나 가난한 자나 모두 똑같이 한표를 행사하며 동등한

 

권리와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추상적 선언일 뿐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있지 않는가.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개인의 영역에서만 보자면 매우 공정한

 

자유를 가진 것처럼 선언되지만, 개인들의 합인 사회적 영역에서는 어떠한가. 

 

거대 자본과 조중동과 종편, 주류 교육과 문화가 한편이 되어버린 이 사회에서의

 

당신들의 표현의 자유는 정말 공정한가?  

 

이것이 바로 선언된 추상적 자유와 근본적 불평들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다.

 

 

조중동의 표현의 자유는 종편을 만들어주면서 까지 적극 장려하지만 미네르바의

 

표현의 자유는 구속으로 억압하는 것이 바로 "자유주의적 권리 선언의 추상성"의

 

본질 아니겠는가.

 

 

자 이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질문을 던져보자.

 

"광주518을 민주화투쟁이라 말할 자유가 있다면, 사태 혹은 폭동이라 말할 자유도

 

보장되어야 한다" 얼핏 표현의 자유라는 추상적 권리에 대해 매우 균형잡힌 입장

 

처럼 보여지기도 하는 이 명제에 대해서 당신들은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

 

 

"나찌즘을 반대할 자유가 있다면 나찌즘을 추종할 권리도 보장되어야 공정하다"

 

라고 주장하는 나찌 추종자들이 현존하는 오늘날의 독일 사회에서, 숨어있는 전범

 

들을 끝까지 처벌하기 위해서 공소시효를 없애고, 현상금을 걸고 포스터를 제작해서

 

붙이면서 추적하게 되기까지, 독일 사회의 내부에서 어떤 운동들이 있어왔는지를

 

들여다보면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잘 지내던 전두환 일가에게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온 언론이

 

호들갑을 떨며 난리법석을 치는 일들이 왜 생겨나는지 이해가 안가는가? 끝으로

 

힌트를 하나 주자면... "얘들아 세상은 컴퓨터 밖에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