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정도 준비해서 이집트 사태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올리겠다고 예고 했었는데, 그것을 한번에 다 쓰자니 지면의 분량이 매우 클

 

것 같아서 연재 형식으로 나누어서 올려보도록 하겠다.

 

 

다들 알겠지만 분량이 많아지면 스크롤의 압박을 먼저 느끼는 논게 풍토도 그렇고

 

이집트 사태의 전체 맥락을 몇줄 문장으로만 설명하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음으로,

 

글의 집중도를 높이자는 의미에서 단락을 나눠보았다.

 

 

들어가면서...

 

공식 집계로만 따져도 사망자 6백명, 중상자 2천여명에 이른다는 발표가 있을 만큼

 

엄청난 살육이 아프리카 동북부 인구 9천만 정도의 국가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불과 2년전 이집트 국민들은 무르시와 무슬람 형제단의 집권을 열렬하게 환영했다.

 

그리고 국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이집트의 권력을 장악했던 그 무르시 정권은

 

다시 국민들에 의해 끌어 내려졌으며 권력을 잃게 되었다.

 

 

무르시 이전에는 무바라크가 이집트의 대통령이었는데 무바라크 역시 국민들의 손에

 

의해 끌어 내려졌다. 불과 30개월만에 두명의 대통령이 국민들에 의해 끌어 내려진 것

 

이다. 그리고 그 국민들은 지금 현재 군부 집단에 의해 무자비한 학살을 당하고 있다.

 

 

이집트 사태를 바라보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이슬람근본주의와 세속주의 간의 갈등,

 

즉 종교적 신념에 따른 갈등으로 이해한다. 이집트 뿐만 아니라 터키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도 똑같은데, 정말 이것이 진실일까?

 

핵심에 도달하기 위해서 이슬람과 이슬람주의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세속주의

 

는 또 무엇인지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이슬람과 이슬람주의의 차이.

 

적지않은 사람들이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에 대해서 매우 고전적인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다. 예컨데 무슬림들은 그들이 믿는 경전의 편협함에서 비롯한 매우 획일적

 

이고 광신적인 존재들이라는 것, 때문에 그들은 종교적 신념에 의거한 자살폭탄테러

 

같은 반인륜적 범죄들을 빈번하게 저지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을 말할 때는 항상 앞에 몇가지 수식어들이 붙게된다.

 

"극단주의자들"... 그러나 평범한 무작위 대중들은 대상으로 삼는 반인륜적 폭탄테러

 

범죄는 이슬람을 믿는 대다수 무슬림들의 행동이 아니다.

 

 

이슬람은 기독교나 불교처럼 10억 명이 넘는 인구가 믿고 있는 종교다.

 

그리고 모하메드 경전을 바탕으로 하는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그자체로 획일적이거나

 

테러리즘이 내재된 광신적인 종교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한다.

 

예컨데 지구상의 모든 종교들이 그러하듯이, 사회적 위기들로 신음하던 특정 사회에서

 

출현했고 따라서 그 사회를 구성한 사회 세력 간의 모순과 혼란이 반영돼 있는 종교중

 

하나일 뿐이다.

 

 

사실 무슬람 전체가 이렇게 악마적 이미지로 덧칠되기 까지는 서방 자본주의 국가들의

 

공로가 매우 큰데, 이것은 서방국가들이 아랍 이슬람권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장악하기

 

위해서 미국과 영국에 맞서는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저항세력을 악마의 세력이라고 

 

덧씌우기 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이슬람주의와 이슬람주의 운동의 성장배경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나의 종교로서 이슬람이라고 부르는 것과 이슬람에 대한 특정한

 

해석에 근거한 정치 신념으로서 "이슬람주의"는 완전 다르다.

 

보통 이슬람주의를 근본주의나 정치적 이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통칭 이슬람주의

 

운동이라고 칭하는데, 즉 이슬람 경전을 해석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가르

 

치는 이슬람주의 운동은 각자 다른 사회적 기반과 다양한 성격들을 가지고 이루어진다.

 

 

이슬람주의 운동의 다양한 성격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싶지만 이 역시도

 

너무 많은 지면이 요구되는데, 한마디로 축약해서 이슬람주의 운동이 출생하고 성장한

 

배경을 설명하자면,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의 아랍권에 대한 지배력 장악에 맞선 하나의

 

"반제국주의 서방 전선" 형성의 필요에 따라 생겨난 "이데올로기"로서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주의 운동은 사회적 기반과 성격을 서로 달리하는 다양한 분파들이 존재

 

함에도 불구하고, 몇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게 되는데, 서방 제국주의와 그들이 만들어낸

 

국제 기구들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슬람주의 운동은 진보적인가? 아니면 반동적인가?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겨난다. 아랍권 국가들의 민중들에게 있어서 이슬람주의

 

운동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역사적으로 이슬람주의 운동은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의 아랍권 침탈에 대한 방어와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이 심어놓은 대리정권과 독점 자본들에 대항하는 저항적 성격이 강했다.

 

때문에 이런 점들이 아랍권 민중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진보적 성격을 가지기도

 

했었는데,  정작 그 지지를 발판으로 권력을 잡았을 때, 그들은 또다른 억압자에 불과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이슬람주의 운동은 개혁과 반동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세속주의

 

예컨데 세속주의는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 명제 자체로만 보면

 

세속주의가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데, 실상을 파악해보면 무조건

 

세속주의를 지지할 수 없는 이유가 또 있다.

 

 

이집트 사태가 촉발제가 된 것은 무르시의 퇴진이었다.

 

무르시와 그의 권력 기반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이 바로 '세속주의자들' 이었는데, 애초

 

이 세속주의는 이전의 이슬람근본주의 권력 즉,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조직적

 

역할을 담당하며, 사회 전반의 민주주의적 권리 신장을 약속하던 세력이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도 권력을 잡았을 때는 똑같은 지배자들 이었을 뿐이다.

 

 

물론 세속주의가 내걸었던, 이슬람 근본주의의 전통적 관습의 강요에 대한 반대라는

 

부분은 민중들의 제반 민주적 권리들이 확장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지지할 만한 요소들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와 마찬가지로 세속주의 역시 또다른 이름의

 

관습 강요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야만 한다.

 

 

예컨데 머리 스카프를 두를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든지, 이슬람 고유의 전통과 관습들

 

자체를 부정적인 것으로 탄압한다든지... 나아가서 세속주의라는 이름을 내세워 경제와

 

정치 영역에서의 반대자들에 대한 탄압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이슬람근본주의 운동이든 세속주의 운동이든 그 어느 것도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공격을 해왔다는 것이며, 중요한 것은 대다수 평범한 국민 대중들의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요구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음 연재를 기약하며... 최근 아랍권 국가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국민저항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다면 터키 사태에 대해 썼던 예전 글을 보길 바란다.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762&query=view&p=1&my=&category=&sort=PID&orderby=&where=&name=nicname&subject=&content=&keyword=%BA%D2%C5%B8%BF%C0%B8%A3%B4%C2&sterm=&iskin=&mskin=&l=264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