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SKT T1과 로얄 클럽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2013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쉽(이하 롤드컵)이 약 한 달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인 롤드컵에서 SK텔레콤 T1은 리그오브레전드 종주국이 있는 북미는 물론 전통의 강호 유럽 그리고 결승 상대인 중국팀까지 모두 제압하며 한국팀으로서 첫 롤드컵 우승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특히 결승전에서 로얄 클럽에게 3전 전승으로 우승. 압도적인 실력 차를 보여주며 한국이 세계 리그오브레전드계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을 확실히 입증했습니다.

내년에 열릴 롤드컵에서도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리그오브레전드 인벤에서 그 동안 모아온 시즌3 롤드컵 데이터를 통해 팀별로 시즌3 롤드컵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해보았습니다. 과연 롤드컵에서 어떤 팀들이 어떤 활약을 펼쳤을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팀별 승률 TOP5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이 승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시즌3 롤드컵에 참가한 14개 팀 중 유일하게 80%대 승률을 기록한 SK텔레콤은 OMG와 나진 소드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단 한 경기도 패배하지 않으며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결승전 전 날까지 최고 승률팀은 5승 1패로 당시 유일하게 80% 승률을 기록했던 로얄 클럽이었습니다. 하지만 결승전 상대인 SK텔레콤 T1에게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승률 또한 55.6%로 곤두박질치며 승률 6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승률 2위와 3위는 각각 조별 리그 1위에 오른 OMG와 Fnatic(이하 프나틱)이 차지했습니다. 4위는 Gambit Gaming(이하 갬빗)이 5위는 삼성 갤럭시 오존이 차지하며 조별 리그를 치룬 팀들이 승률 1~5위를 모두 점령했습니다. 조별 리그에서 많은 승수를 쌓으며 승률 계산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

[ ▲ 승률 83.3%로 최고 승률팀이 된 SK텔레콤 T1 ]




팀별 경기당 킬 TOP5




경기당 킬은 해당 팀이 기록한 전체 킬수를 전체 경기 수로 나눈 값입니다. 이 수치를 통해 해당 팀의 대략적인 공격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조별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며 4강까지 오른 프나틱이 경기당 21.9킬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시즌1 롤드컵 우승팀이지만 과거 갬빗과 EG(Evil Geniuses)에 밀리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줬던 프나틱은 선수 교체를 통한 리빌딩으로 현재는 유럽 최고의 팀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 밖에 조별 리그에서 많은 킬을 올렸던 OMG, SK텔레콤 T1, 삼성 갤럭시 오존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TSM이 5위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TSM은 롤드컵에서 2승 6패를 거두며 매우 저조한 승률을 보였지만 경기당 킬에서만큼은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는 TSM이 남자의 팀이라 불러도 좋을만큼 난타전을 펼치며 화끈한 경기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 ▲ 게임에서 지더라도 상대를 킬하고 말겠다! 상남자의 팀, TSM ]




팀별 경기당 어시스트 TOP5




경기 당 어시스트 부문은 해당 팀이 기록한 전체 어시스트수를 전체 경기 수로 나눈 값으로 해당 팀의 팀파이트 참여도를 알 수 있는 기록입니다.

경기당 킬 부문에 이어 경기당 어시스트 부문도 프나틱이 1위에 올랐습니다. 경기당 킬에서 2위를 기록한 OMG 역시 경기당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2위를 차지했으며, 3~5위는 삼성 갤럭시 오존, SK텔레콤 T1, 로얄 클럽 등이 차례로 차지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해야할 점은 경기당 킬 부문에서 1위와 2위의 격차는 2.5에 불과했지만 경기당 어시스트 부문의 1위와 2위의 격차는 무려 9.6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프나틱이 더 많은 팀파이트를 통해 킬을 가져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 경기당 킬 부문과 경기당 어시스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유럽의 자존심 프나틱 ]




팀별 경기당 로우 데스 TOP5




경기 당 로우 데스 부문은 해당 팀이 기록한 전체 데스수를 전체 경기 수로 나눈 값으로 해당 팀의 전반적인 생존 능력을 알 수 있는 수치입니다.

우승팀 SK텔레콤 T1이 10.1 데스로 경기당 로우 데스 부문 1위를 기록했습니다. 경기당 킬과 어시스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프나틱이 경기당 10.5 데스를 기록하며 아쉽게 2위에 머물렀습니다. OMG도 10.8 데스의 준수한 성적으로 3위에 올랐으며 4위와 5위는 각각 레몬독스(Lemondogs)와 나진 소드가 차지했습니다.

레몬독스는 킬과 데스의 비율이 거의 1을 이루며 킬과 데스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는 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 승률 부문에 이어 로우 데스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한 SK텔레콤 T1 ]




팀별 KDA TOP5




킬과 어시스트의 합을 데스 수로 나눈 값인 KDA(Kill + Assist/Death)는 해당 팀의 경기력을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수치입니다.

팀별 KDA 부문은 조별 리그에서 유럽의 힘을 보여준 프나틱이 1위를 기록했습니다. KDA 6.8로 2위 팀인 OMG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OMG는 5.5 KDA로 2위, 이어 SK텔레콤 T1이 5.4 KDA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4위와 5위팀의 KDA는 3점대로 떨어져서 4위 삼성 갤럭시 오존은 KDA 3.6을, 5위 갬빗은 KDA 3.4를 기록했습니다.

그 밖에 한국팀인 나진 소드가 KDA 3.3으로 6위를 차지하며 팀별 KDA 상위 6개 팀 중에 3팀이 한국팀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만큼 한국팀들의 기본적인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준우승팀인 로얄 클럽은 KDA 1위팀 프나틱과 KDA 2위팀 OMG를 모두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조별 리그를 거치지 않아 두 팀보다 훨씬 낮은 KDA 2.6을 기록하며 참가팀 14개팀 중 8위에 머물렀습니다. 실제 대회 성적과 KDA의 괴리감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었습니다.

[ ▲ 준우승팀인 로얄 클럽의 KDA 순위가 8위에 불과했다. ]



선취점 획득 비율 TOP5




선취점은 경기 극초반 도박적인 인베이드나 경기 시작 4~6분 사이 정글러의 개입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선취점 획득 비율 부문은 비교적 약팀이라 볼 수 있는 레몬독스와 벌컨(Vulcun)이 공동 1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투 팀 모두 초반 1레벨 싸움이나 그 후 정글러의 개입을 통해 퍼스트 블러드를 가져가는데 매우 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약팀만 선취점 획득에 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격적인 라인 운영에 능한 OMG, 나진 소드, 프나틱이 차례로 3~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우승팀과 준우승팀의 선취점 획득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SK텔레콤은 로얄 클럽과의 결승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선취점 획득 비율이 50% 미만이었으며, 로얄 클럽은 8번의 경기 중 선취점을 획득한 경기가 단 한 경기 밖에 없을 정도로 선취점과 거리가 먼 팀이었습니다. (참고로 결승전에서는 3경기에서 모두 SK텔레콤 T1이 선취점을 가져가며 선취점 획득 비율이 50%를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선취점의 불리함을 넘어서는 라인전 능력과 운영 능력이 겸비되었기 때문입니다.

[ ▲ 선취점 획득 비율 부문 1위는 상대적 약팀의 몫이었다. ]




첫 번째 타워 철거 비율 TOP5




타워 철거에 가장 능한 팀들은 바로 한국 팀입니다. 실제로 TOP5 안에 삼성 갤럭시 오존과 SK텔레콤 T1이 포함되며 상대팀보다 첫 번째 타워를 먼저 부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준우승을 차지한 로얄 클럽도 선취점 획득 비율은 낮았으나 첫 번째 타워 철거 비율은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경기만 치룬 C9을 제외하면 삼성 갤럭시 오존과 로얄 클럽이 77.8%로 첫 번째 타워 획득 비율 부문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 18경기에서 무려 13번 먼저 첫 번째 타워를 철거한 SK텔레콤이 72.2%로 3위에 올랐습니다. 5위는 벌컨으로 62.5%의 첫 번째 타워 획득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 ▲ 서로의 대회 성적은 극과 극이었지만 첫 번째 타워 철거 비율만은 같았던 양 팀 ]




첫 번째 드래곤 획득 비율 TOP5




과거에는 첫 번째 드래곤 싸움이 굉장히 중요했던 때도 있었으나 현재는 유동적으로 바꿨다. 챔피언의 후반 캐리력 정도에 따라 첫 번째 드래곤을 묵인하고 내주는 경우도 있으며, 타워을 내주는 대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첫 번째 드래곤을 사냥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첫 번째 드래곤보다는 누가 먼저 타워를 빨리 깨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첫 번째 드래곤 획득 비율 TOP5 명단에서 SK텔레콤 T1을 제외하면 한국팀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첫 번째 드래곤 획득 비율 부문 1위는 북미의 벌컨이 차지했습니다. 벌컨은 3승 5패로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첫 번째 드래곤은 8번 시도 중 6번을 성공하면서 75%의 높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동시에 벌컨은 선취점 부문에서도 1위, 첫 번째 타워 부문에서도 5위에 오르며 게임 초반 킬과 맵 오브젝트에서 앞서 나갔음을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OMG는 첫 번째 드래곤을 10번 시도 중 7번을 성공하면서 70%로 이 부문 2등을 차지했습니다. SK텔레콤 T1, 갬빗, C9 등 세 팀은 모두 66.7%로 동률을 이루면서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 ▲ 데이터를 통해 초반 강팀으로 드러난 벌컨 ]




재미로 보는 바론 획득 횟수 TOP5




게임 중후반은 바론 싸움 위주로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유리한 팀이 시야를 장악한 후 바론을 사냥하기 때문에 강팀일수록 바론을 많이 획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다 바론 획득팀은 바론을 총 11번 획득한 SK텔레콤 T1이 기록했습니다. 경기를 많이 치루기도 했지만 압도적인 승률을 보이면서 유리한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바론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음으로 한국팀인 삼성 갤럭시 오존과 나진 소드가 바론 획득 부문에서 2위와 3위를 연달아 차지했습니다. 4위와 5위는 조별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OMG와 갬빗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 ▲ 한국팀들이 바론 획득 순위에서 상위권을 독차지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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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시즌3 롤드컵 팀별 전적에서는 SK텔레콤 T1, 프나틱 그리고 의외의 팀인 벌컨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선수별 데이터 결산에서는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던 벌컨이지만 팀별 데이터 결산에서는 경기 초반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며 맵 오브젝트와 선취점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한국팀들이 이번 롤드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생각하며 다음 롤드컵에서는 한국 팀간의 결승전도 성사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