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의 대작 중 하나인 심즈를 아시는지. EA의 게임 중에서 심 시리즈는 다양한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은 심시티 시리즈와 심즈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시티 시리즈는 국내에선 PC판으로 심시티 소사이어티 시리즈까지 나왔고 심즈 시리즈는 얼마 전에 심즈3까지 나왔다.


심시티 시리즈와 심즈 시리즈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심시티 시리즈는 유저가 직접 도시를 계획하고 그 도시를 키워간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심즈3는 유저가 하나의 심(인간)을 조종해서 그 사회에 적응해 키워간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면서도 심즈 시리즈는 버전을 거듭할수록 그 스케일이 커지는데, 심즈3는 마을 전체를 배경으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한국 PC패키지 시장이 불황이라 많은 대작들이 국내 출시를 하더라도 한글화를 안 하고 발매를 하든지 아니면 아예 출시를 안 하고 있는데, 심즈3는 국내에도 많은 매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게임이라 출시에 따른 기대가 높았던 만큼 6월 2일 전세계 동시발매에 맞춰 국내에서도 발매되었다. 그리고 발매 1주일 만에 1만 장을 판매하면서 그 인기가 확인되었다.





심즈3를 플레이하기 전에 캐릭터를 어떻게 키울지 생각해 봤다. 심즈3 마을에는 여인네들이 즐비한데, 이 여인네들을 캐릭터의 공략 대상으로 삼고 바람둥이가 되어 모든 여자들과 정을 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았다. 심즈 세계의 카사노바랄까.


심즈3는 캐릭터를 생성할 때 성별 뿐 아니라, 체형, 복장, 특성, 평생 소망 등 다양한 부분을 섬세하게 정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특성과 평생 소망. 특성에 따라 플레이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행운아, 뛰어난 유머감각, 손재주, 용감함, 천재의 5개 특성을 선택해보았다.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여인네들을 녹이겠다는 계획.


평생 소망은 간단히 말해서 캐릭터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수시로 뜨는 소망을 들어주거나 평생 소망을 달성하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이 포인트로 보상을 받게 되므로 소망 달성에 신경을 써두어야 한다.


내 캐릭터의 평생 소망은 우주 비행사로 정했다. 우주 비행사는 군대 직업군에서 10레벨에 도달하면 되는데, 1주일에 출근은 단 하루. 나머지 6일은 집에서 편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출근일은 오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고된 근무를 해야하지만, 6일 동안 쉰다는 것은 그만큼 이성 공략에 쓸 시간이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 우주 비행사의 장점은 시간이 널널하다는 것이다. 단점은 1주일에 한번 출근하니 돈 벌기가 어렵다는 거... ]



스탭1 : 의식주를 준비하라


캐릭터 생성이 끝났다면 이제 집을 마련할 시간이다. 난이도가 제일 낮다면 가지고 있는 자금은 16,000 시몰레온 밖에 없을 테니 자금에 맞는 집터를 골라야한다. 디자인하는데 한 센스 한다면 공터를 잡아 집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겠지만, 나 같이 뭘 예쁘게 꾸미는 데 센스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공터보단 빈집을 골라 가는 것이 좋다.


빈집이라도 가구 없을 곳과 있는 곳의 가격이 다르다. 가구 없는 곳을 골라서 돈을 아끼는 편도 좋겠지만 갖춰져 있는 것이 편리하고 돈도 많이 들지 않으니 이왕이면 가구 있는 곳을 고른다. 가구야 나중에 돈 벌어 바꾸면 그만이다.


방 1개와 욕실 1개가 있는 티컵 치와와라는 집을 구매했는데 가구가 갖춰진 걸로 15,522 시몰레온이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한 메시지가 하나 떴다. 오래된 묘지 위에 지어진 집이라 영혼들이 편히 쉬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을 정리하는 도전을 해보지 않겠냐는 것이다. 뭔가 색다른 재미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도전하기 버튼을 과감히 눌러줬다. 뒤에서 따로 언급하겠지만 유령이 있다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 집을 구매했더니 3명의 유령이 집을 돌아다니고 있다 ]



인간 생활의 기본적인 3가지 요소, 의식주 중에 이제 '주'를 해결했다. '의'는 심즈 3에서는 별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옷을 팔지도 않고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는 상황에 따라 캐릭터의 옷이 자동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식'도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심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어야 하며 따로 음식 재료를 구하지 않는 이상 음식을 만들 때 돈이 소모 된다.


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벌려면 직장을 가져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보너스도 받고 승진도 한다. 심즈3는 각 직장마다 10단계의 등급이 있으며 낮은 등급부터 차곡 차곡 올라갈 수 있다.


돈이 부족할 때는 상가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이성을 품에 안을 시간도 줄어든다는 뜻. 카사노바가 되기 위해서 이런 일까지 할 여유는 없다.


이 이외에도 마을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올림픽이나 음식 먹기 대회에서 우승하게 되면 초반에는 꽤 큰 도움이 되는 상금을 받게 되니, 각종 이벤트에 참여해 우승 상금을 챙겨두는 것도 좋다.




[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군대에 들어가야 는데 군대는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이다 ]





[ 가끔 다른 직업군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오기도 한다 ]



스탭 2 : 직장동료를 공략하라


심의 생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되면 이제부터 여인네들을 하나하나 공략을 해보자.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우선 친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여자들을 초반부터 공략하기는 어려우니 직장에 여성이 있는지 살펴보자. 직장동료 중에 여자가 있다면 퇴근 후 여유시간에 전화를 해서 집으로 초대를 하자. 그러면 일하러 가거나 다른 일로 바쁘지 않은 이상 웬만하면 초대에 응해준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이 화술이다. 각종 화술로 호감도를 올려야 한다. 똑같은 말을 하거나 여자가 싫어하는 말을 하면 오히려 반감이 일어나 호감도가 하락한다. 그래도 무시하고 계속 하면 관심있는 말을 해도 호감도가 떨어지는 데 이 때는 사과를 해야 한다. 사과를 하지 않으면 반감만 쌓이게 된다.


어느 정도 호감이 쌓였다고 생각되면 희롱하기 메뉴를 눌러서 희롱을 시작한다. 여러 가지 희롱이 먹혔으면 키스하기를 눌러보자. 키스를 성공하게 되면 그 여자는 심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참 쉽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희롱하기의 각종 버튼을 눌러주자. 그러면 사랑나누기 버튼이 뜨는데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다. 실패할 때는 여자 심이 졸리거나 기분이 안 좋은 것이므로 집으로 되돌려 보내자.




[ 군대 동료이자 첫 번째 작업 대상이었던 체리 칸토 ]



스탭 3 : 유령도 내 사랑이다


집 마련에서 언급한 유령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 유령 또한 여성이라면 된다면 공략 대상에 포함된다. 유령이라고 해서 공략이 안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 같은데 그것은 천만의 말씀. 유령 또한 품에 안을 수 있다.


집근처에 무덤이 있다면 매일은 아니고 가끔씩 새벽에 유령들이 방문하게 된다. 유령들은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꺼내먹기도 하고 집안에 있는 각종 물건 안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는데, 새벽 4시가 넘어가면 자기들도 졸린지 소파나 침대에서 잠깐 자기도 한다.


틈틈이 새벽에 집으로 찾아오는 유령을 만나 호감도를 높여둔 뒤, 트윈급 침대를 준비하고 거기서 자면서 여자 유령이 자기 옆에서 잠들기를 기다려라. 유령이 자게 되면 사랑나누기 버튼을 눌러주자. 그러면 유령이 깨게 되는데 다시 한 번 눌러주면 사랑을 나눌 수 있다.


‘오, 나의 유령이여!’라는 기회카드가 뜨게 되는데 이 기회카드를 완료하게 되면 유령을 가족으로 삼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령은 새벽에 와서 동트기 전에 사라지지만 ‘오 나의 유령이여!’ 기회카드를 통해서 부활하게 된 유령은 사라지지 않고 유령인 채로 심의 옆에서 지내게 된다. 애정행각을 통해서 가진 아이는 유령으로 태어난다.




[ 유령도 당신의 작업 대상! ]



스탭 4 : 위기를 관리하라


주변의 인물들을 작업해 사랑에 빠뜨렸다면 관리도 필요하다. 여기서 관리란 틈틈이 만나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보는 곳에서 희롱을 하거나 희롱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남자 심들이 있는 곳에서 희롱을 하거나 당하는 것은 큰 영향이 없지만, 여자 심들이 있는 곳에서 희롱을 하면 청소년 이하의 어린 여성 심들을 제외하고 100% 애정도가 떨어진다. 그럴 때마다 돌아다니면서 사과를 해야 하니 참 피곤하다. 질투할 수 있는 트집을 잡혀선 안된다는 것이다. 캐릭터를 그냥 내버려두면 사랑에 빠진 여자 심들이 먼저 희롱을 하기도 하니 일반 대화를 통해서 애정 하락을 막아야 한다.




[ 스샷처럼 4명의 여인네에게 둘러 쌓여있을때는 일반 대화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자 ]



스탭 5 : 개방적인 심즈 세상을 있는 그대로 즐겨라


심즈는 역시 서양에서 개발한 게임답게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동성끼리도 희롱이 가능하며 어느 정도 친분이 쌓여있다면 키스는 물론 사랑나누기까지 가능하다. 물론 아기 갖도록 노력하기 버튼은 생기지 않지만, 내 가치관으로 게임에서 동성애가 가능하다는 점은 놀라웠다. 심의 특성에 동성애에 관한 것이 있었다면 심의 관계들이 더 복잡했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동성애에 관한 것은 관대했지만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키는 모습이었는데, 심이 성인이 되지 않는 이상 희롱하기 버튼이 뜨지 않아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할 수 없게 되어있다.




[ 어느 정도 희롱을 하면 동성끼리 키스버튼이 뜬다 ]



여러 마을이 존재해서 마을을 넘어 다니면서 여자 심들을 사겼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바람둥이라는 컨셉을 잡고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었다. 남의 집 쳐들어가 남편이 보는 가운데 희롱을 시도하다 희롱하던 여자의 남편에 맞아보기도 했고, 여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질투를 느낀 다른 여성 심에 의해 뺨을 맞기도 했다.


사랑을 나눈 노년의 심이 죽을 날짜가 얼마 안 남았다고 해서 죽기 전에 한 번 안아보려다가 사랑을 나누기 직전에 죽음의 사자가 와서 데려가는 일도 있었다.




[ 노년이 되어 어느 정도 시간이 오래지나면 죽음의 사자가 데리러 온다 ]




[ 여동생이 가진 아이의 아버지는 언니의 남자친구... 아 복잡하다 ]




[ 결혼식을 올려도 정을 통한 심에게는 영향이 없다 ]



카사노바의 생에도 끝은 찾아온다. 죽음의 사자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일까. 하지만 낚시 기술을 갈고 닦아 등급을 높이면 죽음의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또 원예 기술의 등급이 높아지면 생명의 나무를 키워 생명의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요리 10단계가 되면 이 두가지 재료를 사용해 죽은 심을 되살릴 수 있는 '엠브로시아'를 만들 수 있다.


죽기 전에 먹으면 해당 연령기의 최초 날짜로 돌아가기 때문에, 나이 먹는 것이 걱정된다면 엠브로시아 만들기에 도전할 수도 있다. 카사노바의 생활은 이렇게 계속된다.


인벤 객원 필진 - 듀크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