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6일, 속보를 통해 알려진 전서버 최초의 100레벨 달성.
하지만 그 달성자가 연락이 안되어 뒤늦게 인터뷰가 성사되었습니다.


"인터뷰 좀 하시져?" " 엥. 인터뷰 해봐야 별 할 말 없을건데 굳이 하시려고?"


...로 시작했다가 부랴부랴 공식적인 인터뷰로 급 전환한-_-;;;;
달을무는불꽃님과의 허심탄회한 대담, 함께 보시겠습니다.



최초의 100레벨, 1서버 달을무는불꽃님 인터뷰





[ 친구를 만나러 온듯한 묘한 편안함(?!) ]




Helka : 전섭 최초 100렙 달성, 축하드립니다!


달을무는불꽃 : ㅇㅂㅇ;; 별것도 아닌일인데;; 여튼 축하 감사드립니다 ㅎㅎ;;




Helka : 전섭중에 유일하게 1섭에만 100렙/99렙이 존재하던데?


달을무는불꽃 : 아 그게요 저는 렙업할 생각이 없었는데 시련의 탑 플레이하다보니까 어느샌가 93레벨이 되어 있더라구요. 90렙은 뭐 업뎃 이전에 찍었으니까 ㅎㅎ; 근데 중국에 계신 분이 세크메트(100렙 바지)를 못받았다고, 100렙을 찍어야겠다고 하시더라구요.




Helka : ...;;


달을무는불꽃 : 그래서 막 광렙하시는데, 저랑 어느날 동렙이 되셨어요. 그렇게 따라잡히고 나니까 왠지 저도 렙업을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확 와서 그때부터 사냥시작했어요 ㅋ




Helka : 역시 경쟁자가 있어야 하는 건가요 -ㅅ-;; 레벨업 하는 동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셨다면?


달을무는불꽃 : 중국이 원래 제갈노 때문에 사냥에 유리한 편이거든요 ㅎㅎ 음... 중국은 정말 열심히 하면 6시간짜리 경험치 보너스 캐시템 사용한 다음 보너스타임까지 꽉 채우면 대략 1억4천에서 1억 5천 정도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고들 하더라구요. 근데 저는 똑같은 시간 동안 약 1억정도의 경험치를 얻어요. 사냥이 조금 느려서기도 하고, 다음 마적 클릭을 좀 느긋하게 하는 편이라 ㅎㅎ

왜냐면 마적 사냥만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걸 보면서 하기도 하고, 다른 게임 창모드로 켜놓고 양쪽으로 동시에 하기도 하거든요. 안그러면 지루해서 못해요 ㅎㅎ 사실, 90렙부터 100렙까지는 레벨업을 다른 스포츠 게임으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ㅋㅋ

1서버에서 페르시아랑 로마랑 사이가 나쁘다보니 중간중간 가로막기 하러 오는 사람도 있어서, 첨엔 몇번 맞아주다가 나중에는 휴전령써가면서 사냥했어요. 다들 놀라더군요 90렙이 무슨 휴전령을 쓰냐고;;

한번은 재미난 일이 있었는데 적국에 어떤 분이 몇번 지력영웅으로 사냥하던 절 가로막기 하시더라구요. 지력영웅이 몸빵이 약해서, 제압걸고 잡으면 되거든요. 그렇게 매번 하고 있던 와중, 똑같은 사람이 또 가막했길래 지력영웅이겠거니 하고 제압 걸고 화면을 나와 버렸어요. 근데 안잡히길래 다시 들어가보니 90레벨이시더라구요!!!!!!!! 그날 코끼리는 전부 산화 ㅠ_ㅠ





[ 페르시아의 세력이 많이 줄었지만, 흑태자에 대한 원한(!)은 어마어마한 1서버 ]




Helka : 레벨업은 지겹지 않으셨나요?


달을무는불꽃 : 그게 80렙이든 90렙이든 100렙이든, 한번씩 정말 죽도록 렙업하기 싫은 때가 와요. 내가 여기서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싶은 느낌? 근데 그것도 다른 거 하면서 마적 클릭하니까 해소가 되더라구요 ㅎㅎ 양치질하면서 마적클릭하고, 설거지 하면서 마적클릭하고 ㅎㅎ




Helka : 레벨대 별로 언제 달성했는지 기억나는 구간은 있으신지?


달을무는불꽃 : 정확하게 레벨별로 기억한다기보단, 1레벨당 업을 최대 1주일 이내에는 달성했어요. 적게는 5일정도? 90대 이후는 필요경험치가 10억대 단위다보니 7시간에 1억씩 경험치를 얻어도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그러다보니 마지막 100렙 찍을 때는 70시간 조금 넘게 잠을 안 자기도 =ㅅ=;;




Helka : .............-_-;;


달을무는불꽃 : 아 ㅎㅎ 전 잠을 좀 몰아서 자는 스타일이라, 이틀 정도 잠 안자고 그러는 일은 허다해요 ㅎㅎ 걱정하지 마세요~




Helka : 현실(!)에서는 무슨일 하시는 지 여쭤봐도 될까요 -0-;;


달을무는불꽃 : 아 ㅎㅎ 90렙 찍을 때까지는 건물 검사하는 쪽 업종 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물론 그때도 잠 잘 안잔건 맞습니다마는 ㅎ 90렙 찍고 일주일 뒤엔가 일을 그만두었구요. 현재는 놀고(!) 있습니다! ㅎㅎ






[ 정상에 서 본 자만이 얻을 수 있는 100레벨 업적 ]




[ 달을무는불꽃님이 공개해주신 캐릭터 스샷. 다음 경험치가 0이다. ]





Helka : 100렙을 달성해보니 90렙과의 격차가 어느정도 느껴지시는지?


달을무는불꽃 : 90렙이랑 거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ㅎㅎ 이게 현재 아르케에서 100렙제 아이템이 없어서 그래요. 100레벨 찍고서 얻은 거라고 해봐야 업적 정도? 달성하니까 '최고의 경지!' 해서 업적시스템에서 알려주던데 ㅎㅎ




Helka : 100레벨을 달성하면 다음 레벨이 더이상 없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표시되어 있는지?


달을무는불꽃 : 네 맞아요. 경험치 칸 부분에 얻은 레벨 경험치는 계속 표시가 되는데, 다음 레벨 경험치가 0으로 나와요 ㅎㅎ




Helka : 100레벨을 달성하시는 동안 언제가 제일 재미있었고, 언제가 가장 재미가 없으셨는지?


달을무는불꽃 : 운영자님이 이거 보면 상처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업뎃 전이 무엇이든 가장 재미있었고, 가장 재미없는 순간은 지금? 아무것도 할 게 없어요. 전쟁도 뜸하고, 대원수도 한참 전에 찍었고. 유저들이 싹 접어버리니 이 이후에는 할 게 전혀 없더라구요.




Helka : 렙업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시다면?


달을무는불꽃 : 100렙 딱 찍고 나서 제일 처음 든 생각은 '해방감'이었어요. 아르케 접속도 좀 뜸해졌구요. 아쉽다면 다른분들 같이 힘내서 렙업 안하시는거? ㅠㅠ 저 혼자 렙업 한다고 해서 딱히 큰 소용이 잇는 건 아니니까요 ㅎㅎ




Helka : 100레벨 달성을 하신 뒤로 이제는 무엇을 하고 싶으신지?


달을무는불꽃 : 조용히 시련의 탑이나 플레이하면서 아이템 수집이나 할까봐요 ㅎㅎ






[ 모든 장비가 10강인데 아이템 수집을 더 하겠다는 이 사람(..) ]




Helka : 최근 GM 간담회를 통해서 차기 업데이트와 함께 서버 통합이 계획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달을무는불꽃 : 빠져나가고 있는 유저들 때문이라도, 업데이트랑 서버통합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업데이트는 저번 업데이트처럼 유저들이 많이 빠져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Helka : 아르케가 신규유저들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세요, 아니면 떠난 사람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세요?


달을무는불꽃 : 제 생각에는 신규유저쪽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떠난 사람들을 돌아오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제 주변에서 아르케를 그만 둔 사람이 몇 명 있는데, 정말 어이없는 이유로 게임을 그만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아이템 하나를 실수로 삭제해 버렸어요. 그래서 복구신청을 했더니, 게임 형평상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중 몇 분은 캐시템도 정말 많이 쓰는 소위 헤비유져였는데, 운영진의 저런 답변을 듣고서는 게임을 그만두시더라구요. 저야 사실 게임트리에 캐시템을 사준 것보다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온 사람입니다마는, 저런식으로 충성고객을 하나씩 잃어버리는 건 게임사의 입장에서 치명적인 실수라고 생각해요.




Helka : 100레벨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뭐라고 말씀하고 싶으신지?


달을무는불꽃 : 음 90레벨을 도전하실 분들에게는 적극추천을 해드릴텐데, 90렙에서 100렙은 그냥 시련의 탑만 열심히 돌리시는 걸 추천해드리겠어요 ㅎㅎ 굳이 100레벨을 찍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Helka : 아르케를 즐기는 유저분들에게 하시고픈 말씀은?


달을무는불꽃 : 자국/타국을 불문하고 즐길 컨텐츠는 즐기면서 게임하고, 서로 문명채팅창에서 타국유저 욕하는 건 자제해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문명충돌 재밌게 플레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_^





[ 게임사에 하고픈 말을 조목조목 이야기 하는 달을무는불꽃님 ]




Helka : 최근 이벤트 버그에 대한 이야기가 돌던데, 이벤트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신다면?


달을무는불꽃 :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오자철 이벤트랑 야만전사 이벤트, 룰렛 이벤트 정도인데요. 이 이벤트들은 그럭저럭 호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ㅎㅎ 다만 룰렛이벤트가 좀 구멍이 있어서... 제가 들은 바로는요 오자철 이벤트랑 야만전사 이벤트에 버그가 있었다더라구요. 근데 그건 찾기 어려운 버그였고, 이번 룰렛이벤트는 상대적으로 찾기 쉬운 이벤트라 소문이 났나봐요.

예를 들어 오자철 이벤트 경우에 오자철 망토를 받으면 나머지를 못받아야 정상인데, 컴퓨터 쪽으로 빠삭하신 분이 이벤트 주소를 조작해서 주소치고 들어가니 오자철 템 이외의 다른 아이템들도 얻어가더라구요. 눈앞에서 보긴 했지만, 저는 겁나서 못했어요 ㅎㅎ 이후의 이벤트는 이런 버그 없게끔 잘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Helka : 게임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달을무는불꽃 : 진짜 아르케라는 게임이 질 떨어지는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말. 이게임 이후에 웬만한 웹게임들은 다 건드려봤지만, 단 하나도 성에 차는 게임이 없었을 정도에요. 근데 그만큼 자신이 있는 건지 도도한 건지는 몰라도, 운영에서 계속 아쉬운 점이 드러납니다. 아이템 복구가 힘들다고 해도, 유저들이 떨어져나갈 위험을 생각해서라도 어느정도 그런 점을 무마할 수 있는 운영의 묘가 부족한 것 같구요.

물론 운영자분들도 이후의 방향과 계획에 대해 회의같은 거 계속 하고 계시겠지만, 그에 따른 성과가 업데이트/패치 등에서 제대로 안나오니 답답하실 거에요. 하지만 그만큼 유저들도 답답하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운영자님들을 믿고, 게임을 떠나지 않고 있는 유저들이 있다는 걸 생각해주시고, 조금만 더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지금 아르케, 저한테는 아무런 재미가 없어요. 그냥 끈기로 남아있는 거에요 ㅎㅎ 다른 몇몇 분들도 그렇겠지만요.




Helka : 이자리를 빌어서 한마디 하신다면?


달을무는불꽃 : 일단 1섭에만 한정지어서, 이번에 승전국 연합측에서 양보를 통해 초보자들의 전쟁 협약을 맺어주었는데,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ㅎㅎ 페르시아측이 현재 힘이 많이 약하다는 게 사실이니, 초보분들 렙업 활성화를 위해 승전국 측에서 많이 양보해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노골적인가요? ㅎㅎ

그리고 울 페르시아 업데이트 이전처럼 인구가 엄청~~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서버통합 완전 환영합니다! +ㅁ+

보통 게임에서 고렙 그러면 겜방죽돌이나 폐인, 뭐 그런쪽을 상상하시잖아요? 전 그런 사람아닙니다 ㅎㅎ 많은 고렙분들도 그러실 거에요 ( '');; 저 밥도 잘하고 빨래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한답니다! 'ㅁ'/ 믿어주세요!





[ 그는 그렇게 모두에게 광역도발을 시전하는데... ]




모든 장비 10강, 공헌치 대원수 등급, 전서버 최초 100레벨 등 다양한 업적(!)을 모두 가졌어도
달을무는불꽃님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 듯 즐거운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앞선 속보를 통해서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경험치 261억 4956만 8500포인트-_-를 얻어야 달성하는
영웅레벨 100은, 단지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를 달성한 자'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아르케 2.0 업데이트 문명의 충돌을 통해 제시한 '영웅 육성'이라는 컨텐츠를 모두 소진한,
말 그대로 '게임 내에서 더 이상 할 것이 남아있지 않은 플레이어'를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100레벨을 달성한, 자타가 공인하는 아르케 최고의 유저가 "게임이 재미가 없다"고 느끼며
"문명의 충돌 업데이트 이후의 모든 것이 업데이트 이전의 모든 것보다 재미가 없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게임사의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연구해야할 숙제가 될 것입니다.



자타공인 최강의 영웅을 보유했음에도 함께 싸울 동료와 싸울 수 있는 전장을 잃은 플레이어,
어떻게 해야 이 사람이 아르케를 떠나지 않을 수 있을지, 게임사로서도 고민이 필요할 시점이지 않을까요.




Inven Helka
(Hel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