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 '레드블러드'.

게임 레드블러드는 만화책의 세계관을 따르면서 그보다 앞선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미 한차례 클로즈베타를 시행한 바 있으며, 당시 저용량의 클라이언트에서 나오는 화려한 그래픽에 호평을 받기도 했다. 논타겟팅 방식에 치유를 담당하는 캐릭터가 없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 물약을 이용해 여러마리의 몬스터를 몰아 잡는 호쾌한 타격감과 마우스 버튼을 활용한 쉬운 스킬활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부산 벡스코 지스타2011 빅스푼 부스에서는 레드블러드의 20레벨 컨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장을 지키는 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만화 레드블러드의 원작자이자 게임의 그래픽에도 참여하고 있는 김태형 작가. 화려한 지스타의 현장에서 김태형 작가에게 게임 레드블러드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태형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인터뷰 이후 그래픽적인 부분에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다.

- 엔진 회사에서도 놀랄 정도로 높은 퀄리티로 그래픽 작업을 했다. 캐릭터 모델링과 배경 등 그래픽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특유의 고집이 있는 분들이다. 그래서인지 최적화보다는 그래픽의 퀄리티에 모든 신경을 기울였었다. 그러다 보니 게임브리오 엔진에서 안되던 것도 많았다.

그런 부분, 즉 게임을 만들었을 때 제대로 구현되는가에 대해 고려를 하면서도,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대한 노력해보자 하고 마음먹었다. 그래픽적인 퀄리티에 대한 욕심을 조금 줄이는 대신 게임 내에서 모든 것이 조화롭게 구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목표다.

만화에서 흑과 백의 조화, 칸의 조절, 스토리와 그래픽 등 모든 것을 조절해야 하는 것처럼, 게임에서도 그러한 조절이 필요하다.


Q. 사양과 비교해 그래픽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게임의 사양을 낮추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해도 될까?

- 폴리곤 개수를 줄인다든지 해상도를 조절하는 작업을 했다. 담당하던 사람이 자신들이 만족하는 정도의 그래픽을 만들어 낸 후 그 결과물을 다시 게임에 넣기 위해 해상도를 줄일 때마다 상실감을 느끼기도 했다(웃음).

그럼에도 이 게임을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물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사양이 낮음에도 이 정도의 퀄리티가 나오는 것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일종의 고집이다.


Q. 지스타를 통해서 정령사 캐릭터를 선보였다 정령사 캐릭터는 기존의 캐릭터에 비해 다소 선정적인 느낌이 나기도 하고, 동양적인 색채를 보여준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나?

- 다른 게임과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맨살에 쇠를 입히는 디자인을 싫어한다. 그래픽을 할 때 '입을 수 있는 갑옷을 그리자'는 것이 목표였다.

정령사의 의상은 천에 갑옷이 연결된 느낌을 주자고 하여 표현된 것. 또한, 직업의 특성상 쇠로 된 갑옷보다는 원거리 공격에 맞추어 천의 질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으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래도 최대한 가린 것이다(웃음).


Q.일반적으로 주술사는 샤먼의 느낌이 강한데, 무기가 '바즈라' 처럼 생긴 게 샤먼과는 다른 이미지가 풍긴다.

- 주술술들의 나라인 '쿠릴타이'의 모습은 원작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복식을 따랐으나 게임에서는 인도와 중동 방식의 양식을 따랐다. 무기나 그 색깔도 이러한 양식을 고려한 것이다. 이후 확인할 수 있는 '무한의 탑'과 같은 배경에서 쿠릴타이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맵중 하나가 중국의 시골 같은 느낌이 나는 것도 있다.

지역에 따라서 등장하는 몬스터의 색깔도 달라져야 한다. 쿠릴타이의 몬스터도 비슷한 느낌으로 설정했다. '무한의 탑'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지역의 배경이 나올 때 쿠릴타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변방의 소수 민족의 나라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Q. 역사의 배경이 되는 자료, 흔히 말하는 고증이나 사료 같은 것을 얻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만화를 그릴 당시 이러한 배경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외국서점이나 도서관 등을 돌아다녔는데, 요새는 인터넷이 발달해서인지 조금 수월해졌다. 그래도 자료찾는 게 힘들긴 했다.


Q.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정감이 가는 부분이나 파트가 있다면?

- 예전부터 '역사'의 팬이었다.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종족이 계속 추가될 텐데, 분명히 유럽 느낌의 꽃미남 꽃미녀의 캐릭터가 업데이트될 것이다. 그러니 한 캐릭터 정도는 조금 더 게임의 색깔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게 만들자고 고집했다. 그렇게 역사 캐릭터가 탄생했다.

지금 지스타 현장에 보면 게임 캐릭터의 코스튬플레이를 볼 수 있는데 역사도 있다. 그런데 너무 마르셔서 역사의 느낌이 살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아쉽다. 보디빌더 친구에게 그 역할을 부탁했더니 수줍음이 많아서 거절했다(웃음).





Q. 부스에 계속 있으면서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지켜보던데, 유저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 이제 1차 CBT가 끝났고, 홍보도 잘 안된 게임이다. 그런 데 비해서 기대치도 높고, 많이 찾아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다. 게임 하시는 것을 뒤에서 보니 어떤 분은 저보다 더 잘하시기도 하더라. 논타겟팅 방식이라 사람들이 어려워하면 어쩌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음이 놓였다.


Q. 팬들이 많이 알아봐 주셨을 것 같다.

- 생김도 많이 바뀌고, 만화책이 흥행할 당시와 세대도 많이 바뀌어서인지 못 알아보시더라(웃음). 부스걸이 매력적이라 내게 시선이 안가기도 했을 것 같다. 홍보를 위해 필요하지만,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스걸에 시선을 뺏기니 양날의 검과 같은 느낌이다.


Q. 이번에 20레벨로 시연했다. 클로즈베타 서비스에서는 초반 지역만 그런가 했는데, 20레벨 지역도 밝은 느낌이다. 어두운 느낌의 지역은 나오지 않는가?

- 레벨이 조금 더 오르면 '검은 땅'이 등장한다. 그곳에 가면 맵 자체가 어둡고 무법지대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른 국가에서도 들어올 수 있는 절충지역 같은 곳으로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곳이다. 지금의 지역이 밝은 지역이라면 그곳은 몬스터도 험악하고, 더 세진다.


Q. 기사, 역사, 정령사의 캐릭터가 공개됐다. 일반적인 MMORPG의 특성상 다음은 치유사라고 생각하는데..

- 다음 캐릭터는 이미 작업을 하고 있다. 지스타에서는 공개가 안 됐는데 총검사로 남자 캐릭터로 빠른 원거리 공격이 특징이다. 내부에서 작업하고 있는 캐릭터가 또 있는데, 역사의 여자 캐릭터 느낌이다. 조금 어리고 귀여운 모습이나 험악하고 무지막지한 무기를 쓰는 캐릭터가 추가될 것이다.






Q. 직업에 따라서 남녀 캐릭터가 고정되어 있다. 직업에 따라 성별을 고정한 이유가 있는가?

- 게임에 힐러라는 직업 자체가 없고 모든 캐릭터가 물약을 마시며 공격하거나 자체적으로 방어나 회복 기술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 캐릭터 자체가 복합적 역할을 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직업에 여자와 남자로 나눠서 작업하는 것보다는, 여러가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여자 기사가 있다면, 남자캐릭터는 기사에서 조금은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게임의 재미를 더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Q. 현재 공개된 정령사의 무기 바즈라는 눈에 잘 안 띄기도 하고 형태에 특징이 적은 느낌이다. 상위 캐릭터로 갈수록 컨셉이 달라질 텐데, 어떠한 느낌으로 추가될까? 혹시 만들어 보고 싶은 복장이 있는가?

- 이미 만 레벨까지의 디자인이 모두 나와 있는 상태이다. 아직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인의 시각에 맞춰 옷을 그리자는 의견이다. 판타지 세계관이라고 하여 고리타분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보다는 세련된 느낌에 플레이어 분들의 시각에 맞춰 기획했다. 그렇다고 청바지나 티셔츠같이 현대 옷을 넣은 것은 아니다(웃음).


Q. 요즘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배경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면 게임을 만들다 말았다는 평가를 주시기도 한다. 그만큼 게임을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 배경과 캐릭터, 몬스터 등인데 그들과의 조화도 모두 고려한 것인가?

- 많이 고려하고 있다. 기획은 글로 하고 디자이너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일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보니 하나의 작업을 할 때에도 디자이너와 기획자 간에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도 있다. 서로 조율이 필요하고 의견교류도 많아야 한다. 만약 수정해야 할 부분이 생기면 기획 담당과 그래픽 담당이 모두 모여 수정할 부분을 이야기하는 편이다. 몬스터도 지역의 특성을 따르게 작업한다. 최대한 조율해서 조화되도록 노력한다.





Q. 기획과 개발하는 분들이 그래픽을 작업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시는 편인가?

-딱히 기획에 맞춰 그래픽작업을 무조건 따라가는 편은 아니다. 그래픽에 대한 나쁜 평가도 없고, 기획하시는 분들이 고집을 부린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래픽을 하시는 분들이 불평하는 부분이 '조금 더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부분이라, 스케줄이 허락하면 더 만들고 싶다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Q. 아직 '레드블러드'라는 원작이 게임으로 넘어오는 과정에 세계에 대한 몰입도가 크지 않다. 퀘스트 등 향후 세계관을 이끌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가?

- 엔드 콘텐츠로 무한의 탑을 생각하고 있다. 그곳에서 만화에서 언급된 것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 줄 것이다.

만화를 그릴 당시 독자분들이 좋아하던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핵토르'이다. 게임의 배경이 만화에서보다 한참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그 캐릭터를 보여 드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대신, 핵토르 가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부분을 무한의 탑을 통해 보여 드릴 것이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속 캐릭터와 배경을 이야기를 프리퀼 형태로 들려 드리고 싶다.


Q. 지스타 출전을 축하드린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대해 주시는 유저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 영챔프에서 레드블러드가 대중적이지 않고 매니아 층이 있었다. 이제 한 세대가 변하고, 독자들을 많이 만나는 스타일도 아니어서 레드블러드를 기억해 주시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어떤 분은 중학교 때 만화책을 많이 읽었다며, 캐릭터 이름도 모두 기억한다고도 해주셨다. 잊지않고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만화로 끝마치지 못한 연재를 게임으로 마무리 짓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다려주셔서 고맙고, 재미있는 게임으로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