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초반 '아케인 버서커'라는 희대의 OP 스타일이 알려지면서 최강 직업으로 군림했던 버서커. 하지만 테마5와 보스러쉬 모드가 주 무대가 될 때까지 수차례의 직접 및 상대적 하향 패치를 겪은 버서커는 현재 최약체 직업 중 하나로까지 평가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최강 직업 중 하나였던 버서커가 이처럼 추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2차 승급 이후 쭉 버서커만을 플레이해온 버서커 장인 'Supreme69' 유저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버서커 몰락의 주원인인 고등급 스킬 효율, 상대적 하향 등의 문제점, 버서커의 현황과 대안으로 떠오르는 평타 버서커 스타일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 및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 안녕하세요. 한동안 RPG 장르를 끊었다가 '롤지말고 던스하자'의 게임 서버 폭발 현상으로 던전스트라이커를 열심히 플레이하는 엘리아 서버 버서커 유저 'Supreme69'라고 합니다.


Q. 던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요?

= 슬프게 들릴 수도 있지만, 던스를 접하게 된 시기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뒤에요. 그래서 던스를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지금은 캐릭터가 제 여자친구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같이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저만 생존해있네요. CAPA님과 듀오로 '이 빛을 보라' 길드를 창설하기도 했어요.


Q. 버서커를 플레이한 지 굉장히 오래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직업 선택 과정은 어땠나요?

= 모든 RPG 게임에 워리어라는 직업이 있잖아요? 기본 중의 기본 직업이라고 생각해 워리어를 첫 직업으로 선택했고 첫 승급 때 버서커로 전직, 그 뒤로 지금까지 쭉 버서커만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첫 악몽 에픽 투구는 철갑으로 먼저 제작했는데, 당시 랜덤 드랍이던 시탑에서 중갑 세트가 먼저 떨어지더라고요. 특히 상의 저주가 엄청나게 심했어요. 15번 정도 제작해서 중갑만 10번, 경갑 3번, 의복 2번 이렇게 나왔죠. 제작 추가 패치가 된 8월에서야 철갑 상의를 입어볼 수 있었어요.

성능 하락도 크지만, 템이 워낙 안 나오니까 많은 지인이 직업을 바꾸라고 권유했어요. 그래도 꿋꿋이 버서커만 플레이했고, 다행히 테마5는 에픽 아이템이 제작 위주로 구성되었네요. 랜덤운도 정말 없어서 최근 3개월 동안 먹어본 에픽 템이라고는 영욕 신성방패와 타키 에픽 반지뿐이거든요.


▲ 내 앞에서 저주를 논하지 마라!


Q. 이제는 최약체 중 하나로까지 평가받는 버서커, 한때 천상계에서 심해로 추락했다고 볼 수 있는데 중간에 직업을 바꿀 생각을 해본 적은 없나요?

= 워록의 상향으로 일도 버서커가 더 하위권으로 내려갔을 때가 가장 많은 버서커 유저들이 떠나간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사실 이따금 위저드와 캐논의 강력한 데미지를 입소문이나 영상으로 통해 볼 때 흔들리긴 했지만, 저는 철갑이 아닌 에픽 장비를 다 분해해서 유혹을 떨쳐냈죠!

무엇보다 버서커를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 적성에 딱 맞는 직업이기 때문이에요. 계승 때문에 위저드와 캐논을 할 때 절실하게 느꼈어요. 방어력과 체력이 너무 낮아 돌진 스타일을 좋아하는 저하고는 영 맞지 않는 직업 같았어요.

지금도 타 직업은 거의 플레이하지 않고 있어요. 계승 이유 포함 워리어, 버서커, 드레드노트, 위저드 정도가 현재 마스터 상태입니다.


▲ 이 정도 의지는 있어야 버서커 할 수 있습니다.


Q. 현재 버서커가 약하다고 평가받는 결정적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생존력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봐요. 방어구도 철갑계열이고, 주 스탯이 힘인 워리어계열 직업이니까요.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데미지죠.

주 스타일을 놓고 고려해보면 일도버서커는 워록한테도 데미지가 낮아요. 그리고 아케인 버서커는 아케인 위저드보다 데미지가 낮죠. 모든 최약체 직업의 공통적 문제이지만, 직업 자체의 성능보다 상대적인 문제가 더 크죠.

그나마 요즘 평타 버서커라는 새로운 스타일이 떠오르고 있는데, 이것도 2.0 대검 장착 시 71%라는 공속을 맞춰야 해서 세팅과 조건이 정말 까다로워요. 그리고 버서커 자체 스킬만을 놓고 봐도 데미지가 굉장히 약한 편입니다.


▲ 전 직업 공통 기본기 대쉬, PvE 메인 콘텐츠에서 결국 핵심은 딜링 능력?


Q. 그래도 아직 적지 않은 유저들이 버서커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보스러쉬 모드나 테마5 사냥 등 메인 콘텐츠를 플레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나요?

= 장비와 레벨만 어느 정도 갖추면 신규 차원던전이나 태양의 항구 지역 재료 파밍을 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경쟁 요소가 있는 보스러쉬 모드인데, 버서커의 낮은 데미지가 너무 불리하게 작용해요.

같은 서버의 위저드분이 51단계를 2분 안에 깨는 수준인데, 저는 62층을 20분 넘게 걸려서 깨요. 지금까지의 보스러쉬 모드 랭킹을 뒤져봐도 대충 답이 나오죠. 버서커는 통합 랭킹 10위 안에 들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66단계에서는 10분에 한 줄 겨우 깎는 수준이라 저도 거의 포기 상태고요.

피 회복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보니 단시간에 폭딜을 넣어야 되는데, 지금 버서커는 단시간에 폭딜을 넣을 방법이 없죠. 결국 앞서 설명한 데미지가 여기서도 결정적인 문제가 되는 거에요. 계승 스킬을 상향해주거나 계승 액티브 칸을 추가한다면 버서커가 꽤나 좋아질 것 같긴 한데, 이건 전 직업의 상향이기도 하니 결국 보스러쉬 모드에서는 개별적인 상향 없인 답이 없어 보이네요.


▲ 장인도 쉽지 않은 버서커의 보스러쉬 모드 도전


Q. 최근 에픽 아이템 추가가 버서커에게 준 영향이 있나요?

= 확실히 좋아졌어요. 새로운 에픽 방어구와 액세서리가 추가되고, 거기에 공속이 잔뜩 붙어있다 보니 예전엔 이론상으로만 가능했던 치명타와 치피를 갖출 수 있게 돼서 데미지가 꽤 올라갔죠.

일도양단을 제외한 버서커 스타일은 능력치에서 공속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어요. 마을 공속 19.1% 정도가 나와야 시공 4셋 효과를 받고 2단 평타가 나가고, 마을 공속 15.1%에서 아케인 2단 가속 등이 가능했죠. 그래서 2.0 대검을 쓸 때에는 반드시 반지와 망토 등 모든 부위에서 최대한 공속을 끌어와야 했고 심지어 칭호도 검성 등을 버리고 모두 공속 혜택 관련 칭호로 세팅했었어요.

하지만 2.4 에픽 대검이 나오고 나서 크로크 2셋의 공속 4%, 시공 팔찌의 공속 3%만 있어도 3단 평타와 2단 가속이 가능해졌어요. 그래서 다른 부위 장비의 옵션을 모두 치명타나 치피로 세팅할 수 있죠. 그리고 크로크 세트에서 치명타 피해를 조금 줄이고 공속과 치명타에 좀 더 투자한다면 좀 더 강력한 3단 평타버서커도 맛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일은 크게 변화가 없어요. 보통 일도, 아케인, 평타 3개로 기본 스타일이 갈려요. 요즘은 가끔 페이탈 버서커를 하는 분들도 봤는데 동급 장비와 세팅에서는 딜이 제일 안 나온다고 하네요.


▲ 핵심은 공속 능력치 → 치타 능력치로의 전환


Q. 현재 개인 세팅 및 계승 세팅 설명 부탁드려요.

= 일단 무기는 해적 사냥꾼의 대검이 핵심입니다. 에픽 중 유일한 2.4 공속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무기보다 메리트가 좀 더 있습니다. 물론 나머지 크로크 방어구를 전부 최상옵 공속으로 뽑는다면 해양왕도 가능하겠죠.

보스러쉬 모드에서는 일격에 빈사 또는 사망하기 때문에 철벽의 방패 같은 말뚝사냥용 스킬보다는 비전 폭발 같은 순간 딜용 스킬을 사용합니다. 보스러쉬 모드에서 공격을 피하기에는 원거리가 좋다 보니 아무래도 원거리인 아케인 버서커가 좋고요. 그래서 아케인 버서커를 할 때는 블러드러스트를 유지시켜줄 SP 수급 스킬 위주로 계승합니다.

보스러쉬 모드 아케인 버서커의 핵심은 크리티컬 쇼타임 발동 시간에 최대한 많은 딜을 넣는 것! 그래서 캐논 스킬인 개틀링 터렛과 섬멸스킬을 계승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저는 지금 치타 32%에 치피 260%를 유지하고 있고요, 능력치는 최대한 치명타 관련 옵션으로 우선 세팅하고 있습니다.

공속은 기본 아케인 2단이 필수라 힘의 축적 패시브를 기본으로 잡고 2.4 무기 착용 시 10.9% 공속이 나오는 만큼 보유해야 합니다. 나머지 사항은 국민 패시브인 '쌍패', 그리고 장비에서는 크로크 6셋의 '5% 확률로 화염폭발 발동' 옵션이 매우 유용합니다. 또, 보스러쉬 모드에서는 보스들의 생명력 회복 속도가 엄청나니 생명력 회복 감소 옵션도 여러 개 보유하는 게 좋아요.


▲ 보스러쉬 모드 전용 스탯 창
시공 투구 + 시공 하의 크로크 상의/장갑/신발, 레빌의 허리띠, 해태의 망토
크로크 귀걸이(지능&힘), 타키의 반지, 크로크 반지/목걸이(힘), 해적 사냥꾼의 대검



▲ 보스러쉬 모드 전용 계승 창


일반 사냥할 때는 3단 평타 버서커 세팅을 추천합니다. 핵심 계승은 개틀링 터렛과 인첸트, 브레이브 오라 3개이고요, 패시브로 기본 쌍패, 브레이브 쌍패, 그리고 출혈성 상처와 이중 출혈, 섬멸을 계승합니다. 버서커의 고유 스킬들도 일반 사냥할 때에는 충분히 강한 편이라 공격력 2,500 이상 정도면 스피닝 어설트 후 1~2타 정도로 일반몹을 쉽게 잡을 수 있어요.


▲ 일반 사냥 세팅 스탯 창 (시공 6셋 제외 보스러쉬 모드와 동일)


▲ 일반 사냥 세팅 계승 창


Q. 가장 먼저 고쳐져야 할 버서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 스킬을 조금만 고쳐주면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예전의 지위를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버서커의 마스터 고유 스킬인 일도양단의 효율이 너무 떨어져요. 움직이지도 못하고 한곳에 서서 2단계까지 오랜 시간 모아 사용하는 스킬인데 데미지는 즉발 스킬보다도 낮아요. 거기다 보스들이 거리를 벌리거나 방향을 확 틀어버리니 이마저도 적중시키기 너무 어려워요. 적중률도 낮고 데미지도 낮고, 시전 조건은 까다롭고…

또, 특정 직업의 상승효과가 없는 스킬을 사용하는 것도 커요. 워록도 라이징 슬래쉬에 워록 추가 데미지 효과가 있어서 사용하는데, 버서커는 메인 스타일로 계승해오는 타 직업 스킬에서 상향 효과를 하나도 받지 못해요. 그렇다고 버서커 스킬 자체에 버서커만 데미지 몇 배 증가 이런 효과도 없고요.

버서커 마스터 스킬의 상징인 일도양단이 무빙이 가능하거나, 치명타 증가 같은 부가 효과, 또는 모으는 도중에도 공격이 가능하게끔 변경 및 상향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자체 스킬의 문제 → 계승 의존도 상승은 이런 문제도 있다.


해양왕의 무기 옵션도 조금 문제가 있다고 봐요. 기절 시 치타 15% 증가라는데, 버서커는 스턴 스킬이 없어요. 이건 뭐 베라트 대검 든 상태에서 5% 확률로 검풍회오리 기절 발동했을 때 재빨리 스왑해서 쓰라는 말인지… 일도양단 모으기 시전 시간 30% 감소 등의 효율적인 옵션이 달렸으면 좋겠네요.

새로 나온 보스들은 넉백이나 스턴 패턴을 자주 사용하는데, 초당 SP 50을 소모하는 블러드러스트 상태에서 스턴이나 넉백으로 아무것도 못 하고 시간 지체되면 버서커는 재사용 대기 시간 동안 데미지를 거의 못 뽑아요. 블러드러스트를 워크라이처럼 30초 유지시간 형태 스킬로 바꾸는 등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버서커를 플레이하겠다는 유저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 솔직히 저는 말리고 싶네요. 들이는 노력에 비해 데미지는 잘 안 나와요. 많은 버서커분들이 이 때문에 고생 중이고요. 예전에는 악몽 파티 버스 해드리고 하다 보면 많은 분이 버서커 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상황이 정 반대네요.

상황 평준화도 템 세팅이나 계승 세팅이 조금 쉬워졌을 뿐, 여전히 힘든 건 마찬가지고 크게 강해진 건 아니니까 많은 것을 고려하고 버서커를 하셔야 할 겁니다. 골수 유저인 저도 쉽게 플레이하는 건 아닙니다. 도전정신이 강한, 강철멘탈을 보유한 분들께 버서커를 추천합니다.


▲ 가슴으로 하는 트롤…이 아니라 버서커입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던스라는 게임은 자유 직업 전환과 계승 시스템으로 이것저것 바꿔보고 연구하는 재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너무 공인된 공략과 세팅만 추구하는 거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매일 이것저것 바꿔보고 여러 세팅과 실험을 해보면 재미는 물론이고 약체 직업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예전 간담회에서 게임사 관계자분들이 던스 인벤을 자주 본다고 하셨는데, 아시다시피 예정된 업데이트가 지체되어서 불만이 많아요. 빠른 업데이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