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P 콘텐츠 핵심인 전장은 비무와 달리 아이템과 능력치의 보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스펙이 승리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따라서 전투력이 낮거나 아이템 세팅이 부족하다면 전장 즐기지 않는 것이 현실. 그런데 최근들어 40, 50레벨 구간 등 저레벨 사이의 전장에 사람들이 몰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일명 마이너리그라 불리는 저레벨 전장 즐기기는 캐릭터 레벨에 맞춰 매칭되는 것을 이용, 일부러 레벨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장 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40레벨대 전장을 즐기는 유저는 49레벨에서 레벨을 멈추고, 50레벨 전장을 즐기는 유저는 59레벨에서 더 이상 레벨을 높이지 않고 있다.


▲ 저레벨 전장을 체험해 보자.



그들은 왜 전장을 위해 레벨업을 멈춰야 했을까? 이는 고레벨 전장(60레벨 이상)에는 스펙에 의한 전투력이 3만에서 10만 이상까지 천차만별로 차이 나서 스펙이 좋은 유저를 상대로 전투력이 낮은 유저가 활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투력이 낮은 유저는 전장에서 잦은 패배를 경험하게 되고, 결국엔 전장 참여를 기피하게 되어 현재 고레벨 전장은 스펙 좋은 몇몇 유저들만 남아있는 실상이다.

이렇듯 모든 유저가 전장을 즐기기 힘든 상황에서 낮은 스펙의 유저들이 선택한 대안이 바로 저레벨 전장이다. 저레벨 전장에는 비슷한 전투력의 유저들이 참여하므로 스펙에 대한 부담을 줄인채 전투를 즐길 수 있다.


▲ 활발하게 운영되는 저레벨 전장.

▲ 이미 많은 유저가 저레벨 PVP를 즐기고 있다.



사실 저레벨 전장도 레벨과 심법, 장비로 인한 스펙 차이가 존재하긴 한다. 45레벨 장비를 착용한 유저가 40레벨 장비를 착용한 유저보다 강한 것은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저레벨 전장을 인기있는 것은 레벨에 따른 캐릭터 강화에 한계가 있으므로 고레벨 전장에 비하면 그 격차가 좁기 때문이다.

제작 아이템을 봐도 저레벨 장비는 고레벨 장비보다 적은 재료로 만들 수 있다. 즉, 스펙업에 소모되는 돈이 현저하게 적은 셈. 예를 들어 50레벨 제작 장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백련 재료는 5개, 60레벨에는 7개, 65레벨에는 10개로 65레벨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50레벨 무기의 두 배나 되는 재료가 필요하다.

도안은 어떤가? 장터에서 거래되는 50레벨 무기 도안은 10은화 안팎이지만, 65레벨 무기 도안은 현재 부르는 게 값이다. 게다가 도안과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고레벨 던전은 높은 전투력을 요구해서 참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전투력이 낮은 유저가 스펙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저레벨은 더 적은 비용으로 장비를 제작하거나 전투력 제한 없이 던전을 공략하는 파티를 구할 수 있어서 스펙 차이를 보다 쉽게 줄일 수 있다. 또한, 레벨에 비례해서 심법을 찍을 수 있으므로 적은 경험치를 투자해서 심법의 격차도 줄일 수 있다.


▲ 10월 2일 장터에서 판매중인 무기 도안의 가격.

▲ 스펙 차이에서 느껴지는 절망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저레벨 전장이 아이템 세팅이나 심법 레벨에 있어서 부담이 적다고 전장의 열기가 뜨겁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저레벨 전장은 고레벨 전장 못지않게 치열하고, 참여하는 인원도 많다.

또한, 레벨이 낮으면 사용할 수 있는 무공에 제약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40레벨대 전장을 49레벨에 참여하면 50레벨의 한 가지 무공을 제외한 모든 직업 무공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50레벨대의 전장은 무공의 제약도 없어서 고레벨 전장과 플레이의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다.

오히려 50레벨 전장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유저가 50레벨 제작 무기나 영석고권 무기를 착용하는 등 스펙의 차이를 비교적 쉽게 줄일 수 있는 장비를 사용하므로 서로 평등한 위치에서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각자의 스펙이 유사하다 보니 전장 내 양 팀의 밸런스가 비슷해져서 더욱 치열한 전투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서로의 생명력이 3 미만으로 차이 나서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전투가 종종 벌어지고, 엎치락뒤치락하는 명승부가 펼쳐지기도 해 저레벨 전장에 대한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 스펙이 비슷해서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는 전투.



전장이란 게임의 커다란 재미 요소 중 하나인데, 지금처럼 저레벨 전장이 활성화된 것은 전장을 즐기는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또는 게시판에서 꾸준한 홍보로 이룰 수 있었던 결과다. 함께 전장을 즐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안을 갈구했기에 가능했던 유저들이 만든 콘텐츠인 셈이다.

만약, 레벨이 높아도 부족한 전투력 때문에 전장에 선뜻 참여하지 못한다면, 활성화된 저레벨 전장을 부계정으로 참여하는 것이 PVP 콘텐츠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직 레벨업 중인 유저들 중 고레벨을 달성하고 스펙 높이는게 부담스럽거나 PVP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하는 라이트 유저는 잠시 레벨업을 멈추고 저레벨 전장에 참여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 않을까.


▲ 저레벨 전장이라고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