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진행된 광개토태왕 최강자전. 수많은 지원자 중 랭킹을 기준으로 선발된 강자들답게 수준높은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결국 승자는 하나인 법. 내로라 하는 강자들 중에서도 '최강'이라는 칭호를 거머쥔 선수, 현 광개토태왕 전략모드 랭킹 1위인 '카터' 선수와 20위권인 '달려가보자' 선수를 만나 광개토태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당당하게 '우승'을 들고있는 카터(좌) 선수와 달려가보자(우) 선수


최강자전 우승을 축하한다. 준비한 전략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나.

달려가보자: 준비한 것은 많은데 다 보여주진 못했다. 경기 양상이 시시각각 바뀌기도 했고, 준비한 것을 보여주기도 전에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카터 : 깜짝 전략을 준비할까도 생각했었지만, 상대도 고랭커이기 때문에 뭔가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눈치채고 대비를 한다. 결국 정석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이벤트전에서는 카터 선수가 액시스마이콜의 기지를 초토화시켰지만, 최강자전에서는 상대의 2주평 전략을 성공적으로 방어하기도 했다.

카터 : 경기 전에 예상했던 바였다. 상대가 2주평을 활용한 순간이동 전략을 쓸 것 같더라. 그래서 미리 기지에 주술폭탄을 설치하는 등의 대비책을 세워놓았고, 그것이 주효했다.

달려가보자 : 초반 주평 순간이동의 카운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주평이 순간이동을 사용하는 순간 기지에 장수를 둘 이상 배치해놓고 있거나, 아예 적 기지로 달리는 방법이다. 상대가 두 번째 장수로 주평을 뽑았다면 본진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일 것이고, 스킬 구성상 아군 병력이 마법 한 방에는 죽지 않는다. 보통 주평이 순간이동을 쓰면 적 본진으로 역공을 가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벤트전에서도 액시스마이콜 선수의 본진이 깨지는 동안 둘이 같이 역공을 갔는데, 실패했다. 카터 선수와 할 때는 대부분 성공했는데 말이다.(웃음)


한 명은 고구려, 한 명은 백제로 플레이했다. 주로 어떤 전략을 사용했나?

카터 : 초반 싸움이 강력한 백제가 상대를 기지 안으로 밀어넣고 망루를 설치하며 압박하는 동안 병력을 생산해 2:1 싸움을 유도했다. 기본적으로 백제의 마법 공격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초반에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카터 선수는 고구려를, 달려가보자 선수는 백제를 주로 사용했는데. 각 국가만의 매력이 있다면?

카터 : 일단,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승려가 있어 국지전을 펼치고 치고 빠지면서 회복을 시키면서 힘싸움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치고빠지기를 자주 하기 때문에 성향에 잘 맞는다.

달려가보자 : 일단, 솔로랭크에는 백제가 그렇게까지 좋지 않다. 얼마 전 주술폭탄이 하향돼 승려를 한 번에 죽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구려에 비해 초반 화력이 강력해 2:2에서는 오늘 경기에서처럼 팀원이 한 명을 마크하고 다른 한 명을 완전히 밀어넣을 수 있다.

그렇게 초반을 압박하고 본진으로 몰아넣은 후 망루를 지어 입구를 봉쇄하면 그때부터는 다른 자원을 확보해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고구려를 압박하는 경우에는 승려가 3~4기 이상 생산되기 전까지는 뚫어내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는 팀원이 적 하나를 완전히 마크한다는 신뢰가 없으면 성립할 수 없다. 광개토태왕은 확실히 팀 게임이다.

▲ 주평을 활용한 전략은 꾸준히 사용된다.



시작 장수로 백제는 ‘월하’, 고구려는 ‘설린’을 가져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이유가 있다면?

카터 : 속도가 가장 큰 이유이다. 속도가 빠르면 정찰에서 유리하고 중앙의 오브젝트를 파악해 장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고구려의 설린은 원거리 유닛이다. 월하는 모든 장수 중 속도가 제일 빠르고 1:1 상황에서 공격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초반 싸움에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 많이 사용한다.


고구려는 궁병을, 백제는 세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았다. 유닛 비율은 어떻게 설정해놓나?

카터 : 보통 궁병 80에 승려 20정도이다. 연호루 같은 근접 장수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장수가 앞에서 공격을 맞아줘야 하기 때문에 궁병 60에 승려 40으로 승려 비율을 높여준다.

검병은 체력은 좋지만 공격력이 약하고 붙어야만 공격할 수 있다. 아무래도 랭커들끼리 싸움은 점사가 중요하고, 이때 검병보다는 궁병이 유리하기 때문에 궁병을 선호한다. 특히 고구려는 치고 빠지기가 중요하니 검병보다는 궁병을 주로 활용하는 편이다.

달려가보자 : 세작 100%이다. 이번 패치를 통해 세작이 굉장히 강력해져 을미령 같은 장수는 지워버릴 수 있다. 불화살이나 철갑 개량을 하지 않은 궁기병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백제에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유닛을 많이 뽑으면 안 된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적을 몰아넣고 안정적으로 추가 자원을 가져간 다음 킬 싸움으로 간다.

일정 수준까지 만들어놓고 테크트리를 올려 폭격기를 생산해 적 방어타워를 밀어내거나 사천왕을 뽑아서 경기를 끝낸다. 사천왕의 공격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사천왕의 두 번째 마법이 아신과 동일한 섬월이기 때문에 상대 병력을 처리하기에 좋다. 아니면 아예 훈련소를 두 개 지어 병력으로 밀어버리기도 한다.


경기가 길어지는 경우에도 번개탑이나 석궁을 활용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면?

달려가보자 : 사실, 할 돈이 없다. 애써 업그레이드를 해도 비가 오면 무용지물이 되기도 하고. 차라리 그 400원으로 추가 자원을 확보 하거나 다른 이득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또, 최근에 폭격기가 상향되지 않았나. 폭격기 3~4기가 쓸고 지나가면 망루가 파괴되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


각 국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수를 말해달라.

달려가보자 : 월하, 아신, 부여홍 세 개다. 그렇게 셋을 먼저 뽑고 하나가 죽으면 다음 장수는 진무를 선택하는 편이다.

카터 : 백제를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부여홍을 많이 안 쓰는데, 사실 정말 ‘꿀’ 장수이다. 타워가 망루보다 아프다. 망루와 1:1에서도 망루를 이길 수 있다. 꼭 전투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갈 때 길에 설치해 적 병력을 지연시키거나 퇴로를 막는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고랭커분들은 부여홍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백제 대 백제에서는 진무도 쓸만하다.

고구려를 플레이할 때 첫 번째 장수는 주로 설린으로 가져가고 이후 연호루와 염평을 주로 사용한다. 설린과 염평은 시너지가 좋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냥 염평만 사용하면 마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설린의 마법으로 스턴을 걸어놓고 염평의 마법을 사용하면 적중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만약 장수가 죽으면 상태를 봐서 상대에게 혼란을 주고 싶다면 주평을, 힘싸움을 이어가고 싶다면 부루를 고른다.

을미령은 속도가 느리고 체력도 약해 금방 사망해 승률이 떨어지기에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고구려에는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승려가 있어 굳이 을미령을 쓰지 않아도 체력관리에는 문제가 없다.

달려가보자 : 백제 입장에서는 팀원이 을미령을 쓰는 것이 좋다. 을미령 마법 한번 쓰면 그 위에서 가만히 있게 된다.(웃음) 그래도 사실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 것이, 대회에서도 몇 번 있었지만 장수 체력이 없으면 마법을 그냥 맞아주고 새로운 장수를 뽑는 경우가 많다. ‘하나는 잡고 죽는다’는 생각으로 상대방에게 마법을 사용하고 죽으면 큰 손해는 아니다. 백제는 고구려에 비해 더욱 공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랭킹전에서 개인적으로 승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전략이 있다면?

카터 : 고구려는 아무래도 공병 활용 전략이 가장 승률이 높다. 초반부터 주평을 사용해 상대방에게 혼란을 주고 어느 정도 이익을 가져가면 이후에는 열기구를 사용한 드랍 플레이를 펼치거나 힘 싸움으로 노선을 변경해도 상관없다.

또 하나, 최근 패치를 통해 상대 주술 폭탄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열기구 3기를 이용, 주술 폭탄이 없는 곳에 을미령, 연호루, 설린 세 장수와 공병 15기를 활용해 궁궐을 파괴하는 전략도 승률이 좋다. 을미령이 ‘대자연의 치유’를 사용하면 스킬을 연속해서 맞지 않는 이상 한 방에는 안 죽는다. 이후 염평이나 설린의 마법으로 적을 견제하고 연호루의 무적을 사용하면 궁궐은 무조건 파괴할 수 있다.

달려가보자 : 백제는 딱히 전략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것이, 일단 초반에 적을 밀어내고 망루로 입구를 틀어막아야 해서 발전이 힘들다. 또한,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완전 끝내기 힘드니 훈련소를 하나 더 지어서 세작 다수를 활용해 힘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단, 이 타이밍에 끝내지 못하면 진다. 무조건 다 밀어야 한다. 뒤가 없는 전략이다.

▲ 대폭 상향된 폭격기. 망루를 무력화할 수 있다.



시작할 때 민가를 하나 더 짓는 ‘더블 민가’ 전략이 종종 사용된다. 이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카터 : 초반에 자원 수급이 빠르다는 점 때문에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그만큼 자원 고갈도 빠르고 테크도 늦어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더라.


마법의 위력이 굉장히 강력해 적중하느냐 마느냐가 전황에 큰 영향을 끼친다. 마법 사용이나 회피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면?

카터 : 개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마법에는 사정거리가 있지 않나. 적 장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가 부자연스럽게 앞으로 전진하면 뒤로 살짝 빠지면 된다.

달려가보자 : 연호루는 발동 시간이 짧기 때문에 마법 발동을 보고 사용해도 막을 수 있다. 백제의 월하는 계속 움직여줘야 한다. 고랭크로 갈수록 조작 능력이 좋아져 일방적으로 맞기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대가 월하를 공격하는 타이밍을 맞춰서 마법을 사용하면 적중률이 높다.

또 하나, 아신의 마법은 적 병력을 한 방에 처치할 수 있다. 사정거리도 길어서 안보이는 곳에서 날아오기도 한다. 이런 특징을 활용해 열기구에 아신만 태우고 돌아다니면서 스킬을 사용하고 다시 열기구로 도주하는 방법을 종종 사용한다.


병력을 생산할 때 자동 생산과 수동 생산 중 어느 쪽을 선호하나?

카터 : 둘 다 하는 경우가 있다. 공병 위주의 전략을 쓸 때는 수동생산, 궁병을 사용할 때는 장수를 생산할 때마다 병력 비율만 조절해놓으면 손이 덜 가기 때문에 자동생산이 편하다. 단, 병력이 이동하는 길목에 망루가 있다면 당연히 자동 생산은 꺼야 한다.

달려가보자 : 백제는 자동생산을 쓰면 안된다. 검병이나 궁병, 신녀는 일절 쓰지 않고 모든 것을 세작에 올인하기 때문. 세작을 최대한 아껴가며 컨트롤을 통해 전투에서 이득을 보고 남는 돈으로 타워를 올린다.

이 때문에 백제가 고구려에 비해 자원이 조금 남는다. 고구려는 승려를 생산하기 위해 절을 지어야 하고 태학을 건설해 궁기병 개발도 해야하지않나.


랭킹전 2:2에서도 의사소통이 안되서 전략 협조가 안되 답답한 경우가 있나?

카터 : 사실 조금은 그렇다. 전략 협의라는게 거의 없지 않나.

달려가보자 : 랭커들 기본 실력이 되니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않는다. 이번 대회를 준비할 때도 핑으로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해결했다. 다만 같은 팀인데 의사소통이 없어 답답하긴 하다.

카터 : 채팅을 통한 게임 내 의사소통 기능은 막상 있어도 안 쓸 것 같긴 하다. 언제 그걸 치고 있나. 음성 지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자유 모드처럼 대기실이 있고 그곳에서 전략 협의를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안 된다. 팀원을 보고 아니다 싶으면 나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태왕 중에서도 이상한 사람이 많다.


랭킹전을 플레이할 때 불편하거나 추가했으면 좋겠다는 기능이 있나?

카터 : 일단 NPC가 없었으면 좋겠다.(웃음) NPC를 상대로 연습하고 싶다면 자유모드로 충분하지 않나. 대전 매칭 시간이 1분이 넘어가면 자동으로 NPC와 연결되는 기능 역시 개인이 선택하게 해줬으면 한다. 아무래도 사람이랑 하는게 더 재미있지 않나. 45초마다 껐다 켰다 하는 것도 굉장히 피곤하다.

NPC가 게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은근히 크다. 시작하자마자 주평이 순간이동해 100원을 헌납하는 고구려보다는 백제가 좋다. 차라리 사람이 없을 때 철옹성같이 작은 맵을 골라 1:1로 갔으면 좋겠다.

이 두 가지는 꼭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1:1 매칭 지원과 랭킹전 NPC 삭제이다.


광개토태왕의 이스포츠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카터 : 게임 외적으로는 홍보가 절실하다. 일단 유저가 있어야 뭐라도 하지 않겠나.

게임 내적으로는 안에 있는 버그나 네트워크 지연 등 랙 문제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네트워크는 단기간에 잡기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건물에 끼는 버그 등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경기 내용이 더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