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랙트웬티 페트리 이코넨(Petri Ikone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심시티 빌드잇'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바가 있는 IP '심시티'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원작과 다르게 F2P(free to play)를 도입했다. 핀란드에 있는 개발사인 'EA tracktwenty'는 오래된 IP를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도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와 이를 해결하고 얻은 교훈, 그리고 성공하기 위한 비법을 공유했다.


"'심시티' 프랜차이즈는 25년 간 명맥을 이어온 IP다. 이러한 오래된 IP는 공고한 팬층을 중심으로 충성도 높은 유저를 끌어어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변화한 새로운 게임에 반감을 품고 떠날 확률도 가지고 있다. "이 게임은 나의 심시티가 아니야!!"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즉 IP를 활용하는 데에는 장점과 단점이 상존한다.

많은 팬들은 예전의 '심시티를 기대하며 들어오기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 전 IP를 완전히 이해하고 유저들이 바라는 것, 변화를 원하는 것을 반영해 게임 기획을 해야한다. 프랜차이즈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이 기획의 원점이다."


"F2P 모델은 예전의 프리미엄 모델보다 기획하기가 매우 어렵다. F2P에 무조건 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원작에는 없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싫어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게임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고 유저 테스트를 통해 검증했다. 검증된 형태의 타입을 가지고 소프트런칭을 했고 각종 지표를 확인하고 어느 정도 성공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매우 중대한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출시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과 새로운 요소를 라이브 서비스 중에 추가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F2P 게임에 있어 지속해서 보수,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은 두 번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


"기존 PC 버전 '심시티'는 화면에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 가운데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취하면 되는 형태였기 때문에 UI는 자연적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심시티 빌드잇'은 작은 스크린으로 구현한 모바일 게임이다. 어떤 정보를 어느 부분에 어떠한 방식으로 출력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하던 PC 버전과 달리 '심시티 빌드잇'은 터치 기반의 조작체계로 조작 메커니즘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고려해야 한다.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UI와 조작 체계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게임에서 떠나기 때문이다.

나는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 게임을 출시하고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모바일 게임에서 기획이란 곧 UI를 뜻한다. 그리고 그 UI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항상 머릿속에 '간결, 간결, 간결'이라는 단어를 품고 살았다. 원작 플랫폼의 모든 규약, 관습, 관례 등을 버리고 생각했다.

특히, 터치 디바이스의 조작체계를 구현하는 데는 무한히 많은 처리절차가 반복되어야 한다. 이 말은 목표로 한 결괏값을 도출할 때까지 일련의 행위를 반복해야만 하는 것을 뜻한다. 스크린 어느 곳이든 움직임의 장소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모바일 게임 사용자 패턴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플레이하는지, 언제 플레이하는지, 어디서 플레이하는지 등을 말이다. 이것이 내가 모바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심시티 빌드잇'은 원작 '심시티'와 다르게 사용자가 게임을 즐기지 않을 때도 도시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오픈-엔디드 시뮬레이션 (Open-Ended Simulation)이라 불렀는데 이 시뮬레이션을 구현할 때도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만 했다.

우선 시뮬레이션 시간을 진짜 현실 시간으로 할지, 디바이스에 적용된 시간으로 할지 아니면 같은 시간대에 있는 도시를 일률적으로 적용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만약, 게임을 현실 시간으로 두 달 정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자.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어 혹은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어 다시 게임을 즐기러 들어왔을 때 전부 부서져 있으면 게임을 다시 하고 싶을까? 아니다. 바로 그 사용자는 영원히 게임에서 이탈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룰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도시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행동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사용자의 상상과 자각은 게임을 종료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보다 중요하다. 또한, 과장되게 기획하지 말고 사용자들과 의사소통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나 UI와 사용자 경험에서라면 사용자와의 의사소통이 제일 중요하다."


"설명한 것과 같은 과정을 거치며 나는 교훈을 얻었고 우리는 성공을 맛볼 수 있었다. 나는 '심시티 빌드잇'의 성공에 게임 외적인 요소가 있었음을 강조하고 싶다. 게임 개발 과정에 있어 개발팀의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팀은 서로 간의 신뢰가 있었고 게임 완성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무엇보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있었다. 우리의 DNA가 있었다.

또한, F2P 모델을 수립하는데 공포가 없었다. 팀 전체에 F2P에 대한 이해와 요구가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팀 전체가 게임 디자이너의 구실을 했다. 한 사람의 기획자가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기획자가 되어 항상 토론하고 의견을 개진했다. 회의를 통해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디자인을 수정했다. 여기에는 가혹할 정도로 솔직한 회의문화도 한몫했다.

나는 '심시티 빌드잇'이 사용자 테스트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 테스트는 가능한 빠르게 시행하는 게 좋다. 플레이어 처지에서 게임의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고 사용자 중심의 기획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기 때문이다. 이는 각종 지표를 점검하면서 정식 출시하기 전까지 매우 큰 자산이 된다.

'만약에' 법칙도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라는 말을 앞에 붙이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수정, 보완 사항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만약에'에서 문제 해결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 말을 정리하자면 '심시티 빌드잇'에서 배운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IP의 장점을 끌어왔다.
2. 팀의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3. 기획은 최대한 기민해야 한다.
4. 사용자 테스트는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