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열렸던 넥슨 모바일 데이. 스팟라이트는 '던전앤파이터'가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후 발표된 '탱고파이브'에 조금 더 관심이 쏠렸다. X-COM을 연상시키는 듯한 그리드 이동 방식, 그리고 사격 연출. 거기에 캐릭터들마다 스킬이 있고 행동 후 제약이 걸리는 '쿨타임' 시스템.

일단 냉정히 말해서 지금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는 아니었다. 게다가 X-COM 역시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인데, '탱고파이브'도 비슷한 성향을 겪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거기에 PvP가 주력인 게임인 만큼 유저풀 확보가 필수인데다가, '자동 전투'도 없다. 말 그대로 피로도가 꽤 높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게임에 대해 궁금증이 더 많아졌지만 행사 당일에는 간단한 이야기밖에 듣지 못 했다. 그래서 넥슨을 찾아 CBT를 앞두고 '탱고파이브'에 대해 개발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마련해보고자 연락을 했는데, 뜻밖에도 간단히 시연까지 해볼 수 있다는 답변까지 받았다. 물론 콘텐츠 자체는 어느 정도 제한이 되어있지만,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과 콘텐츠, 게임 구조 등은 충분히 볼 수 있는 시연.

사실 '탱고파이브'는 우스갯소리로 '넥스컴'이라고 불리기도 했었는데, 그만큼 외형 자체는 X-COM과 유사했다. 하지만 게임을 해보니 웬걸. 매번 구해줘도 또다시 현실을 시궁창으로 만드는 외계인들과 지구인들의 전투와는 다르다. 생긴 건 비슷하지만, 주는 '느낌'은 정말 달랐다. 그게 '탱고파이브'의 첫 느낌이었다. 일단 먼저 플레이 영상을 하나 보시라.




■ "생긴건 X-COM인데 해보니까 다르다?" - '탱고파이브' 체험기

일단 '탱고파이브'는 모든 캐릭터들을 내가 다 움직일 수 없다. 플레이어는 오직 하나의 캐릭터만 움직이게 된다. 게다가 쿨다운이 서로 달라서 각자 알아서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내가 쿨타임중일때도 누군가가 움직여서 행동을 취한다는거다.마치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ATB와 비슷하다. 간단히 말해 '쿨다운'이라는 '턴'이 팀 전체가 아니라 개개인에게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결국, 아군이 어떻게 움직여 주느냐에 따라서 내가 할 일이 정해지는 느낌이 강하다. X-COM보다는 오히려 MOBA, 팀 포트리스류의 역할 군이 있는 하이퍼 FPS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물론 에임 실력이 영향을 주지 않으니 DOTA류라고 불리는 MOBA쪽이 더 유사한 경험을 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튜토리얼'. 일단 기본적인 플레이는 짧고 간단한 튜토리얼로 전부 익힐 수 있다. 캐릭터 특성이라던가, 전략의 경우는 이후 직접 플레이하면서 익혀나가야 한다. 배우긴 쉽고 마스터는 어려운(Easy to Learn, Hard to Master) 형태. 일단 플레이하면서 파악했던 기본적인 '탱고파이브'의 조작/룰은 다음과 같다.

메인화면. 여긴 뭐 그냥 보면 다 안다. 직관적인 UI..

- 기본 조작
  • 짧게 누르면 이동, 길게 꾹 누르고 있으면 사격(공격)을 한다.
  • 기본적으로 캐릭터가 '행동'(이동, 사격, 스킬 등)을 하게 되면 쿨타임이 걸려 잠시 움직일 수 없다.
  • 이동은 노란색 타일까지 가능하고, 파란색까지 이동도 된다. 파란색 타일의 경우 한 번 더 행동할 수 있다.

    - 공격/스킬
  • 캐릭터마다 사격할 수 있는 장탄수가 있다. 총알이 다 떨어지면 재장전을 해줘야 한다.
  • 엄폐물에 따라 명중률이 달라진다. 명중률에 기반해 주는 대미지가 다르며, 95%를 넘는 공격은 치명타로 적중.
  • 몇몇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은신' 상태라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 근처에 가면 보인다.
  • 각 캐릭터마다 1~2개의 스킬을 가지고 있으며, 공격 스킬은 아군을 공격할 수도 있다.

    파란타일과 노란타일을 잘 보고 움직이는게 좋다.

    명중률 95%가 넘어가면 이렇게 치명타로 대미지가 더 들어간다.


    - 승리조건
  • 점령전은 끝나는 시점에 더 많은 거점을 차지한 쪽이 승리, 총격전은 더 많은 킬포인트를 올린 측이 승리한다.
  • 점령전의 경우, 거점에 있는 아군의 수만큼 점령 속도 상승. 대신, 점령지에서 공격을 받으면 점령이 일시 중단된다.

    - 기타
  • 게임 시작 전에 적군도, 아군도 선택한 캐릭터들이 보인다.
  • 각 캐릭터마다 '피로도'가 존재해서 컨디션(피로도)를 다 소모하면 캐릭터를 더 이상 플레이할 수 없다.(충전가능)
  • 캐릭터마다 스킨과 총기류 스킨이 존재하지만, 능력치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게임내 재화로 구매할 수 있다.


  • 뭐, 결국 중간 B거점이 제일 큰 전장이 되는경우가 많다.

    현재는 3개 모드를 즐길 수 있다. AI전도 처음은 만만치 않다.


    일단 게임 자체가 쉬운 편은 아니다. 어느 정도 숙련이 돼야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고 해야 할까. 상대방의 캐릭터는 물론이고 아군 동료들의 캐릭터의 스킬이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훨씬 더 매끄러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일단 나만 잘하면 되긴 하는데, 내가 잘하려면 아군과 적군도 다 알아야 한다. 정말, MOBA류의 게임과 비슷하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PvP 게임이기에, 사용자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오토플레이가 없다.

    언뜻 보면 직관적이지 않아 보이는 조작법도, 게임을 몇 판 플레이하다 보면 손에 금방 익는 편. 정확하지 않은 모바일 특유의 입력 방식을 고려했다고 한 점이 이해가 가는 조작이었다. 묘한 점 중 하나는, 공격이나 이동, 스킬 사용 초반에 살짝 딜레이가 있다. 그래서 시전을 하기 직전에 적이 범위 내에 들어온다던가, 범위에 있던 적이 도망가면 어김없이 스킬이 빗나가버린다. 전장의 템포가 빠른 건 아닌데, 오히려 느림 속에서 긴장감을 주는 묘한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그러나 확실히 생각할 것이 많기에 몰입도도 높은 만큼 플레이 피로도가 제법 있는 편이었다. 한 판의 플레이가 짧은 편이었지만, 그 한 번의 플레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느낌? 그래서 냉정히 말하면 모바일에는 잘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PC 게임이면 모를까, 모바일에서는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만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점령전 플레이 영상. '어쌔신' 특유의 은신 플레이를 볼 수 있다.

    X-COM과 유사해 보인다는 지적은, 어떻게든 피할 수 없다. 이후 개발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서술하겠지만, 개발자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며, 실제 플레이해보면 정체성이 다른 게임이라는 점을 적극 어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보면 겉모습만 X-COM과 비슷하지 실제 플레이는 좀 많이 다르다. 하나 비슷한 건 95% 명중인데도 빗나가거나 5%인데도 적중하는 기똥찬 사격 실력이라고 해야 되나... 이렇게 보니 외계인들이나 지구인이나 회피, 사격 운빨은 똑같은 것 같다.

    파티원에 따라서 내가 잘해도 무기력하게 질 수 있기에 답답한 느낌도 든다. 말 그대로 이건 MOBA류의 경험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게임이다. PC MOBA류의 느낌을 충실히 구현한 '베인글로리'와는 다른 방향의 MOBA랄까? 대신 뭐 아이템도 없고 '성장'이 없는 점에서는 '팀포트리스', '오버워치'와 같은 하이퍼 FPS 류와 비슷하기도 하고... 근데 또 에임이 없으니 그건 아니고. 참 애매하다. 사실 X-COM이야 다 움직이고 다 움직이는 걸 보고하니 '턴제 전략'이라고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데, 이건 그게 아니니까... 하, 뭐 이런 게임이 다 있나.

    개발자와 대담을 하는 과정에서도 이 '탱고파이브'를 어떤 장르로 불러야 할지 굉장히 난감했다. 그냥 쉽게 말하면 턴제 전략 PvP 게임이 될 수 있겠다. 성장 과정, 세팅 과정을 전부 배제해버리고 짧게 PvP에만 몰두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임. 그게 바로 '탱고파이브'다.

    일단 조합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뭘 해야 할지 고민해야된다.

    물론 대기화면부터 상대방의 픽이 보여서 여기부터 고민이 들어간다.



    ■ 개발자 질의 응답

    넥슨의 송승목 PM(좌), 띵소프트의 김희재 선임 디렉터(우)

    시연을 좀 정신없이 해서 개발자들에게 민망해졌지만, 일단은 게임을 하면서 궁금했던 부분과 이전 발표에서 더 듣고 싶었던 부분들을 물어보기로 했다. 인터뷰에는 띵소프트 '탱고파이브'와 '조조전 온라인'의 개발에 참여중인 김희재 선임 디렉터와 넥슨 미드코어 사업 2팀의 송승목 PM이 참여했다.

    Q. 처음 공개할때도 그랬고, 지금 플레이를 하기 전에도 느꼈다. '탱고파이브'의 외형은 'X-COM'과 정말 비슷하다.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김희재
    =X-COM은 나도, 개발팀에서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그리드 방식의 입력과 사격시 카메라 워크 부분은 X-COM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다. X-COM은 정적인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박진감 있는 연출이 된다. 그런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건 맞다.

    하지만 X-COM은 한 명이 다양한 유닛을 컨트롤하는 전략을 추구한다. 하지만 '탱고파이브'는 한 명이 하나의 유닛만 컨트롤하게 된다. 막상 게임을 해보면 느낌이 많이 다를 것이다. 오히려 FPS라던가 MOBA류의 게임과 비슷하다고 느낄 것이다. 처음 볼 때는 그리드 방식을 채용한 일본의 SRPG라던가 슈퍼로봇대전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다.

    실제로 '탱고파이브'를 해보면, SRPG보다는 MOBA와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 팀원을 만나는 것에 따라 플레이가 달라지고, 캐릭터들의 특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싸워야 한다. 요즘 PC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는 역할이 있는 FPS라던가, DOTA나 LoL과 같은 MOBA류의 플레이 경험과 유사하다.

    '내 정보'에서 주로 플레이한 캐릭터를 확인할 수 있다.

    Q. 아무래도 현재 트렌드와는 좀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되는데, 개발하게 된 배경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김희재
    =작년 여름 즈음에 개발팀 인원들끼리 어떤 게임 만들까 하면서 브레인스토밍을 했었다. 이전에는 트렌디한 게임에 우리의 색을 입히는 방향으로 선정을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우리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로 접근했다.

    당시에는 제일 잘 나가던 게 자동전투 RPG였다. 누구나 다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우리는 좀 다르게 가려고 했다. 사용자들이 길게 플레이할 수 있고, 뎁스가 깊고 플레이 패턴이 다양하게 나오는 형태로. 거기서 사용자들이 경험이나 스토리가 묻어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로 정했다.

    물론 기기의 한계나 피로도의 문제가 있겠지만, 거기까지도 감안하기로 했다. 모바일 게임사들이 요즘은 대부분 트렌디한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 그거랑 반대로 가보자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다. 4개월 정도 프로토 타이핑을 했었는데, 실제로는 정말 다양한 플랫폼,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나왔다. 내부에서 발표한 프로토타입만 여섯 개쯤 되는 것 같다. 그중에 심사숙고해서 정한 게 '탱고파이브'다.

    나도 그렇고, 기획 리더도 그렇고 PvP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데, PvP를 중시한 게임들은 잘 나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PvP 게임이 나올 때가 됐다고 본다. 모바일에서 PvP가 어려운 이유는 네트워크라던가 작은 화면, 입력기기의 응답성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애초에 입력기의 응답성의 한계를 포함해서 입력 방식을 고민하면 충분히 실시간 PvP의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게임을 플레이 해보니, 캐릭터 교체가 한 번만 무료고 이후부터는 제한이 있더라. 캐릭터를 바꿀 수 없으면 조합따라서 완전히 밀리는 양상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

    김희재
    =다른 게임들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의 캐릭터들을 안 보여준다. 하지만 '탱고파이브'는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까지 이미 캐릭터를 픽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로딩 창에서도 상대방의 캐릭터를 확인할 수 있어서 상대가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 대충 짐작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게임들보다는 상대방의 캐릭터를 노출하는 부분이 많다. 한 번 무료로 변경하는 시스템은 내부에서 나름 테스트를 하면서 이 정도가 적절하다고 판단해 넣은 것이다. 캐릭터를 매번 죽을 때마다 바꾸면서 픽 하는 것 자체가 팀플레이를 해치는 경우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오버워치'의 경우 픽을 유동적으로 바꾸다 보면 어느새 탱커가 없다던가, 힐러가 없다든가 하는 문제가 생길 때도 있지 않나.

    PC 온라인 게임은 그래도 커뮤니케이션을 실시간으로 하기가 쉬우니 그런 상황이 와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는데, 모바일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긴 어려우니 각자 픽을 해야 한다.

    픽 변경에 대한 건 내부에서도 현재 검토 중인 이슈이긴 하다. 횟수를 늘릴 것인지, 아니면 캐릭터 변경 자체를 막아야 하는 건지. 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CBT에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 같다.

    사망시 캐릭터 변경은 하루 한 번. 일단 논의중이라 교체될지도?

    Q. 맵의 다양성도 중요할 것 같은데, 준비하고 있는 맵은 어느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김희재
    =현재는 3개 정도의 맵을 준비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 PvP 류의 게임은 맵 밸런스가 게임의 재미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MOBA의 경우는 맵이 하나뿐인 경우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도 맵을 늘리기보다는 정말 재미있는 맵을 몇 가지만 가져가려고 생각 중이다.

    일단은 점령전과 총격전 두 맵만 공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맵도 시험해봤다. 캡처 플래그처럼 깃발을 들고뛰는 모드도 테스트해봤고, 서바이벌 모드처럼 한 번 죽으면 살아나지 않는 모드도 해봤다. 맵마다 특징이 다르고, 위치 선정과 캐릭터별 쿨타임과 역할 등등에 따라서 전체적인 캐릭터의 밸런스도 조금씩 변화한다. 일단은 지금 공개되는 점령전과 총격전의 양상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총격전은 점령전을 하기 위한 중간 정도로 보고 있기는 하다. 기본적으로 '탱고파이브'는 지역을 점령하고, 지역을 뺏고 뺏기고 하는 형태의 경쟁의 재미를 추구하게 하려고 한다. 총격전보다 점령전이 팀플레이의 매력이 훨씬 더 살아나는 편이니까.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밸런스가 점령전을 기준으로 잡혀있어서 특정 캐릭터는 총격전에서 다소 불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의 위치와 상대방의 위치, 그리고 점령 게이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내 앞으로 온 적 캐릭터는 쿨 타임 중인지, 나한테 스킬을 쓸 수 있는 적은 몇인지 등등... 다양한 정보를 예측하면서 플레이하게 된다. 그래서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게임의 뎁스가 느껴질 수 있을 거고, 파이로한테 접근하면 위험하다거나 한 거점에서 치열하게 싸움이 일어나면 반대 거점을 돌아서 점령하는 융통성 있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이런 플레이 패턴을 게임을 하면서 조금씩 익히게 된다. 그게 우리 게임의 매력이라고 보고, 유저들이 스트레스 없이 천천히 게임을 알아갈 수 있게끔 게임 밸런스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Q. 게임이 깊게 들어가면 알아야 할 부분이 많은데, 오히려 튜토리얼은 굉장히 짧고 간결한 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데 이 튜토리얼이 부족하다고 느낄 유저들도 있을 것 같다.

    김희재
    =맞다. 보셨겠지만 튜토리얼은 상당히 단순하고 짧게만 제작했다. 앞으로 검증해봐야 알겠지만 '탱고파이브'의 플레이 방식이나 전투 로직이 그동안 모바일 시장에 거의 없던 스타일이었다. 그리드 방식으로 움직인다거나, 적을 꾹 눌러야 총을 쏘거나 하는 경우는 직관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조작도 있다. 실제로 플레이하다 보면 녹아있는 플레이 방식을 직접 알아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이 부분은 튜토리얼에 담기보다는 적당한 사람들과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도록 밸런스를 조절 중이다.


    Q. 쿨타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져서 좀 답답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았다.

    김희재
    =아마 저격수 위주로 플레이를 하셔서 그런 것 같다. 저격수들은 한방이 강한 대신, 쿨타임이 길고 장전 탄수도 다른 캐릭터에 비해 좀 적은데다 HP도 낮은 편이라 상당한 숙련자가 잡거나 파티원들과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근접전 위주의 캐릭터들은 이동력도 좀 더 좋고 쿨타임도 짧아서 자주 움직일 수 있다. 하는 걸 지켜봤는데, 묘하게 저격수만 계속 고르시더라.

    Q. 스스로도 고를때 마다 저격수라서 좀 당황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저격수들은 전부 여성 캐릭터다. 의도한건가?

    김희재
    =…그러고보니 저격수들이 전부 여성 캐릭터가 됐다. 지금 깨달았다. 아무튼, 저격수는 상당히 숙련된 컨트롤과 상황판단을 요구한다. 처음 하시는 분들은 근접전을 주로 하는 캐릭터를 고르시면 될 것 같다.


    Q. 캐릭터들이 대부분 엄폐가 기본적인 무빙이었는데, 간혹 엄폐를 해서 명중률이 굉장히 낮은데도 적중하기도 하더라. 엄폐물의 효과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궁금하다.

    김희재
    =기본적으로는 각도다. 타깃을 공격할 때 보이는 숫자는 실제 '명중률'이라고 보면 된다. 그 명중률에 따라서 정확히 맞추거나, 빗 맞추거나 못 맞추는 경우. 이렇게 3가지가 있다. 빗 맞히는 구간을 따로 설정했고, 명중률이 95%가 넘어가게 되면 공격이 크리티컬로 적중한다. 그때는 타깃 마크도 노란색으로 바뀌니 잘 노리면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다.


    Q. 이전 발표에서 캐릭터성을 아트워크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부각시킨다고 했는데, 혹시 짤막한 스토리를 추가할 계획은 없나?

    김희재
    =유저가 플레이하면서 스토리나 세팅을 경험하게 하는 건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다. 다만 다른 방식으로는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이미지를 작업하고 있지만, 각종 일러스트들을 통해 캐릭터들의 이야기나 관계, 역할을 알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게임으로 제공되는 미디어에서 주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PvP 게임은 자유롭게 팀을 조절할 수 있다. 만약 이런저런 설정이 존재하게 되면 자유롭게 팀을 조합하다 보면 괴리나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 사실 스토리 모드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긴 했는데, PvP를 메인으로 가져가기에는 괴리가 너무 커서 일단 넣지 않고 미디어와 같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제공할 예정이다.


    Q. 이번 CBT에서 검증하고 싶은 부분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다.

    김희재
    =일단 게임을 사내 테스트만 해봐서, 실제 유저들이 이 게임에서 우리만큼 재미를 느끼고 있는지를 검증하고 싶다. '탱고파이브'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하다.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비슷한 예다. 한 번 후킹 되면 오래 플레이하는 게임들과 비슷한지 궁금하다. PC에서 경쟁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모바일에서 비슷한 재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인지를 '탱고파이브'로 알아보고 싶다.

    그리고 캐릭터의 밸런스도 유심히 지켜볼 생각이고…또 다른 부분은 캐릭터의 매력이 잘 전달되는가 하는 것이다. 일단 개발팀에서도 게임 밸런스가 다 정리되면 게임을 오픈한다는 생각이고, 테스트는 그 과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PvP 게임들 중에서도 '하드 카운터' 개념이 있는데, '탱고 파이브'는 하드 카운터의 개념까지는 가지 않을 예정이다. 상성 때문에 절대 못 이기는 건 아니고, 유리한 부분이 있는 정도랄까…상성 캐릭터에게 '발악'도 못해보고 당하는 건 지양하고 있다. 애초에 모바일 기기 자체가 마이크로 컨트롤이 어렵다 보니, 하드 캐리하기는 어려운 게임이다. 대신 어느 순간 타이밍을 잘 잡고 조작을 잘 해서 한 번에 여러 명에게 큰 피해를 입히거나 죽이는 건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게임들처럼 무쌍, 완전한 하드 캐리는 어렵다고 본다.


    송승목
    =그래도 특출난 유저들은 어떤 개발사들이 잡아둔 밸런스도 무력화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오버워치의 '겐지'도 처음에는 말이 많지 않았나. 하지만 피지컬이 좋은 유저들이 성능을 입증하고 슈퍼 플레이를 보여주고 나서는 인정받았다. 개발팀에서도 잡고 있는 밸런스의 기조가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는 형태다.

    스나이퍼의 경우는 사거리가 길고 공격력이 강하지만, 쿨 다운이 길고 이동 거리가 짧다던가 하는 단점이 있다. 하나의 캐릭터가 장단점을 복합적으로 가지도록 해놨다.

    하드 캐리가 힘든 구조이긴 하지만, 누군가 도와주고 서포트하면 단점도 캐릭터들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형태로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고 있다. 바운티 헌터가 상대방에게 마크 표시를 해서 시야를 공유하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좋은 위치를 잡고 있는 스나이퍼에게는 정말 좋은 과녁이 된다. 또한 블랙스미스가 상자를 설치해서 우회 루트를 차단하면 뒤치기를 걱정하지 않고 조준사격도 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나가고 있다.


    Q. 아직 CBT라서 조금 조심스러운 질문이긴한데, '탱고파이브'를 발표를 했을 때도 밸런스에 영향이 가는 유료화모델은 지양한다고 했었다. 실제로 게임을 살펴보니 스킨이나 에너지를 제외하곤 딱히 과금할 곳이 없던데, 수익성이 걱정되지는 않나?

    김희재
    =프로토 타이핑을 할 때도 이야기했던 부분이긴 한데…게임이 재미있으면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유저들이 재미에 공감해서 플레이하거나, 공감한 유저들이 오래도록 플레이를 했으면 하는 게 우리 게임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사실 유료 아이템의 설계가 수익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계속 서비스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고, 애초에 많은 트래픽을 가정하고서 유료 모델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넥슨 같은 큰 회사가 아니면 1년 이상의 시간을 개발에 투입해서, 이런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걸 허락해주기가 어렵지 않을까.

    우리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인게임 코어 밸런스다. 밸런스에서 나오는 전술적 재미를 극대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사내 테스트를 통해 가다듬은 밸런스를 처음 사용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송승목
    =디렉터님이 앞서서 말해주신 것처럼,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개발팀 의지에만 달린 게 아니다. 사업, 경영진들도 같은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다. 모바일 데이에서도 말했듯이, 넥슨이 게임 회사로서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재미와 경험을 줄 수 있는 걸 품어서 내야 한다고 본다.

    사실 '탱고파이브'는 수익성이 높은 게임은 아니다. 힘든 프로젝트지만 계속 호흡을 맞춰가면서 같은 방향을 보고, 일단은 '재미'를 주자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재미있을 것 같은 게임을 만들고 제공하는 게 의무이고, 우리의 일이니까. 매출은 그다음 문제다. 물론 벌긴 벌어야 하겠지만, 당장은 앞에 있는 게 무어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개발팀이 생각하는 것 처럼 유저들을 모으는게 먼저다.

    스킨이 과금으로 들어가 있긴 한데, 밸런스에 전혀 영향이 없다.
    말 그대로 '멋'일뿐.크레딧을 모아서 살 수도 있다.

    Q. 게임을 생소하게 느낄 유저들이 많을 것 같은데, 플레이해 본 개발자로서 줄 팁이 있을까?

    김희재
    =음... 플레이해 본 경험으로서는, 일단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해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본인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이런 류의 게임은 일단 결국 스스로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찾는 게 중요하다.

    재빠르고 순간 화력이 좋지만 체력이 약한 어쌔신이나 느리지만 긴 사거리와 한 방 화력이 있는 스나이퍼류라던가, 근접에서 끊임없이 교전하는 캐릭터도 있다. 나한테 잘 맞는 캐릭터를 잡고 하나만 파는 재미가 좀 있다. 개발팀에서도 서로 잘하는 캐릭터가 정해져있는 편이고,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결국 주로 잘하는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다.

    잘 하는 캐릭터를 고른 사람들끼리 모여서 팀 매칭을 하면 승률이 높아지지 않겠나. 물론 본인이 할 일을 잘 하면 승률이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팀워크가 정말 중요한데, CBT에서 팀워크를 높이면서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긴 하다.

    하지만 각자 캐릭터에 대해서 이해도가 높으면 눈치로 내가 할 일을 알아서 판단하게 된다. 스나이퍼가 있으면 앞에 배리어를 치거나 뒤로 돌아오는 루트를 잘 견제한다던가. 그런 팀플레이는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으면 기본이 될 수 있다. 그게 잘 맞으면 플레이에서 충분히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승목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가 중요한 것 같다. 캐릭터가 이동하는 방법이 두 가지인데, 파란 이동과 노란 이동이 있다. 파란 이동을 하고 나면 한 번 더 이동하거나 공격, 스킬을 쓸 수 있는 반면 노란 이동은 거리가 길지만 쿨타임이 걸린다. 파란 이동은 어떻게 보면 보너스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고 한 번 더 반응할 수 있으니 잘 이용하면 대응하기가 쉬울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내부에서 개발을 하다가 '프랜들리 파이어'라고 해서, 스킬들이 아군을 공격할 수 있는 현상이 발견됐다. 내부적으로는 엄청 많은 토론 끝에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스킬들을 아군을 향해 쏘는 건 위험하니 범위성 스킬이나 지역 공격은 조심하는 게 좋다. 자칫하다간 트롤을 할 수도 있고…일단 스킬들의 대미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아군이 있는 지역에서는 조심하게 사용할 것을 권한다.

    처음부터 대전이 부담되면 AI전도 가능!

    뭔가 다음 화면에 '최고의 플레이!'가 나올거 같긴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