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앙 에이라스 안투네스 개발자

꽤 알려진 개발자 유머가 있다. 아내가 "마트에 가서 우유를 사고, 아보카도가 있으면 6개 사와"라고 하자, 개발자 남편이 우유 6개를 사 왔다는 내용이다.

주앙 에이라스 안투네스(João Eiras Antunes) 개발자가 프로그래머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적절한 대화법과 마음가짐을 '데브컴 2023'에서 소개했다. 개발 업무 생산성을 올리고 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스웨덴 출신인 주앙은 유비소프트 산하 매시브 엔터테인먼트에서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 선임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주앙은 일반인이 보기에 프로그래머는 게임을 작동하게끔 하는 마법의 기술을 지녔지만, 사회성이 떨어지면서도 알 수 없는 외국어(프로그래밍 언어)로 말하는 사람으로 비친진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프로그래머는 일반인과 같고, 대부분 물지 않는다(we do not bite!)"라며 무서워하지 않길 바랐다.

그가 전한 핵심은 △해결책이 아닌 문제를 제시할 것 △프로그래머와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함께할 것 △프로그래머를 당신의 논리에 연결시킬 것 △서로 공통된 언어를 정립할 것 △사일로(silo, 곡식을 대량으로 쌓아두는 창고, 업무적으론 '회사 내에 담을 쌓고 소통하지 않는 부서' 의미로 사용)를 부술 것 △구체적으로 말할 것 △일반적인 해결책을 전할 것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끈질기게 말할 것 △그들의 말을 들어줄 것 △덜 기술적인 설명을 요청할 것 △당신의 프로그래머를 믿을 것 △그들을 존중할 것 △모든 프로그래머가 코딩을 좋아한다고 가정하지 말 것 △모든 프로그래머는 다른 프로그래머라는 것을 인지할 것 이상 14가지다.

자물쇠를 열 때 열쇠 말고도 절단기, 핀셋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기획자가 프로그래머에게 "열쇠를 만들어 주세요"라기보다 "자물쇠를 열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상황에따라 해결책이 아닌 문제를 제시하면, 프로그래머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적용할 거란 설명이다.

그들을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서로 공통된 언어로 정립하는 것과도 통한다. 예컨대 A담당자가 B기획자에게 문제를 전달하고, B기획자가 C개발자에게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A담당자가 전달하고 싶었던 문제와 C개발자가 이해한 상황이 서로 다를 수 있다.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주앙은 처음부터 A담당자, B기획자, C개발자가 함께 모여 문제를 의논하는 걸 권장했다.

주앙은 일반인이 프로그래머에 선입견을 품 않길 바랐다. 프로그래머와 잘 대화하는 방법이 기획자와 잘 얘기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때때로 프로그래머와 잘 대화하는 방법보다, 그들을 어디에 배치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게 더 적합할 수 있다. 그러면서 주앙은 "프로그래머와 잘 대화하는 방법에서 절반의 역할은 프로그래머에게 있다"라고 강조하며 "프로그래머도 대화를 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