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e스포츠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임요환 전 SK텔레콤 T1 감독입니다. 초창기 게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시절, 최초로 성공한 프로게이머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죠. 그렇게 전설의 자리에 등극할 즈음,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자 가장 빠르게 전향 선언을 외친 것도 바로 임요환이었습니다. 그간의 기록이 말소될 수도 있는 페널티를 기꺼이 감수한 것이죠.

그리고 사비를 털어 자신의 게임단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다시 T1으로 돌아와 코치와 감독직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건강문제로 돌연 사의를 표했던 임요환은 미투온 홍보이사의 직함과 함께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의 전향을 선언해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런 깜짝 선언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인벤이 직접 물어봤습니다.


■ 건강 문제로 감독직 사퇴, 그리고 의외의 곳에서 만나다

▲ 프로 포커 플레이어 전향을 선언한 임요환


Q. 전혀 의외의 자리에서 인사드리게 됐네요. 최근 근황은 어떠셨나요?

감독직을 사퇴하고 난 후 첫 1개월은 홀덤을 배우는 데 집중했고, 미투온에 입사한 후에는 정말 바빴어요. 이사도 했고요. 계속 홀덤 연습도 하면서 공부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각종 이벤트나 방송 활동 등 두 세 가지 일을 함께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바쁠 것 같아요.

포커를 배우는 데 집중했던 한 달은 몸이 좋지 않았던 상태였기 때문에 휴식과 운동을 병행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너 팀장님한테 전화가 계속 와요. "바쁘다고 빠지면 원점이다."라며 강조하시지만 요즘 가질 못해서 죄송스럽기도 하네요(웃음).


Q. 그렇다면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 건강 상태는 2개월 전보다는 훨씬 나아요. 당시에는 피로도 많이 쌓여있었죠. 바빠서 운동을 못 한 부분도 있었지만, 성적에 대한 압박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어요. 올해로 34살인데 체력이 이렇게 떨어져 본 적이 없었어요. 정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감독직 사퇴를 결정하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가 최연성 코치가 마침 복귀를 하는 시기와 맞물렸죠. 제 뒤를 이을 사람이 있으니까 결정 내리기가 쉽더라고요. 체력뿐만이 아니라 제 성향과 기질이 플레이어 스타일이지 팀을 이끄는 리더와는 맞지 않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어요.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갑자기 팀을 이끌게 되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되고, 자연히 피로도 계속 누적됐죠. 또 재미도 없었어요. 코치직을 수행하면서 최대한 많이 배우고, 나중에 배울 만큼 배우고 난 뒤에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팀을 맡아버리니까 제가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억지로 끌려갔던 느낌이었습니다.

재미가 있어야 열정도 생기는데 이렇게 감독직을 맡게 되니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지만 준비가 부족했다고 할까요. 오로지 '스타2'에만 올인하고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계속 논의하고 팀을 이끌었다고 생각하는데 부족한게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Q. 감독직 사퇴가 이번 포커 플레이어 데뷔와 연관이 있었던 건 아니었나요?

전혀 상관이 없었어요. 아까 말씀드렸던 이유로 무조건 그만둘 생각이었습니다.

▲ 미투온 임요환 홍보이사는 사내 업무와 선수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Q. 프로 포커 플레이어 진출 선언과 동시에 미투온 홍보이사 직함도 같이 알려졌습니다. 겸임을 하시는 건가요?

네. 홍보이사로서의 활동은 아직은 많이 없었지만, 손 대표님과 함께 큰 일을 같이 합니다. 주요 업체 미팅도 같이 진행하고 있고, 풀팟 포커 홍보 모델 쪽으로의 활동도 하고 있죠. 프로 포커 플레이어와 미투온 홍보이사의 역할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Q. 입사를 어떤 경위로 하게되었고 프로 포커 플레이어를 마음먹은 계기가 있다면요?

일단 건강 문제로 감독직 사퇴를 한 뒤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미투온에서 근무하던 지인을 통해 대표님을 알게 되었죠. 지금도 대표님과는 형, 동생처럼 지내면서 친하게 지냅니다. 대표님께서 회사 일도 배우면서 홀덤 플레이어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하셔셔 고민을 많이 했죠.

예전부터도 인터뷰 등을 통해서 밝혀왔지만, 저는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이 제안을 고민해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승부사로 사는 삶을 계속 살아가면서도 게임사에서 일하는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겠더라고요.

제가 예전부터 홀덤은 좋아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게임이 처음 그랬어요. 제가 데뷔했을 시절만 해도 기성세대들은 자녀들이 게임을 한다면 걱정부터 하고 인식도 많이 안 좋던 시기가 있었죠. 초기의 e스포츠 시장에서 다른 선수들과 관계자들과 합심해서 그런 부분을 바꾸어나갔고, 그래서 e스포츠가 만들어진 것인데 그때와 지금의 홀덤 시장이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뿌리 자체가 없었어요.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세운 것이 e스포츠라면 홀덤은 한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에서 인정받는 마인드 스포츠고 100년 전부터 뿌리를 두고 발전해 왔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뿌리가 있으니 잘 가꾸기만 하면 돼요. 잎이 무성하게 자라날 수 있게끔 홀덤 플레이어들이 만들어나가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일부의 시각에선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봐요.

홀덤은 저와 정말 잘 맞아요. 전략과 심리전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중요한 것은 제가 진정으로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점, 길을 개척해 나갈 필요성도 있고 사명감도 있죠. 저는 천상 도전자예요. 제가 직접 들어가서 도전하고 뛰고 이런 스타일이 맞고 열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쉬면서 LOL쪽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란 제안도 받았지만, 게이머로서 다시 복귀하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전 정말 게이머가 하고 싶어요. 하지만 13년간 게임 생활을 해오면서 정말 많은 직업병이 생겼어요. 요통도 너무 심했고, 5년 정도는 참고 버텼지만 그래도 그 성과가 나지 않았으니까요. 반면 홀덤은 정말 자유로운 자세로 할 수 있어요. 어떤 자세를 취해도 상관없죠. 이런 매력도 결정하는데 긍정적인 도움이 된 것 같네요.


Q. 홀덤도 결국은 오랜 시간 앉아서 해야 하지 않나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프로게이머의 자세는 이게 기본이에요. 이 자세를 10시간 동안 유지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몸이 아플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홀덤은 상대를 관찰하면서 스트레칭도 할 수 있는 거고 내가 원하는 자세를 마음대로 취할 수도 있어요. 화장실 갈 수도 있고, 순전히 제 마음이거든요. 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있으면 몸이 뻣뻣해질 수밖에 없죠. 이건 달라요.


■ '홀덤 포커'는 결국 도박 아닌가? 마인드 스포츠의 오해와 진실

▲ 프로게이머의 기본자세를 설명하는 임요환


Q. 프로 포커 플레이어와 갬블러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결국 도박이라는 시선도 있는데요

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바로 이런 부분이에요. 프로 포커 플레이어는 타짜가 아니에요. 물론 홀덤이란 종목을 가지고 카지노에 가서 현금을 배팅하고 돈놀이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프로 포커 플레이어는 실제 현금을 배팅하지 않습니다. 가상의 돈을 가지고 상대와 대결을 벌이죠. 이건 다른 게임의 HP와 같은 개념이에요. 다른 점이 있다면 상대의 체력을 뺏어서 제 체력에 더한다는 차이가 있겠네요.

나머지는 스타리그와 같은 e스포츠 리그들과 같죠. 32강, 16강, 8강, 4강… 이런 식으로 상위 라운드에 올라갈수록 상금이 커집니다. 우승하면 엄청난 상금을 얻을 수 있어요. 이렇게 고액의 상금이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은 대부분의 규모 있는 대회에선 모든 플레이어가 참가비를 내고 이 돈을 상금으로 배당하기 때문입니다. 프로 포커 플레이어는 홀덤하는 방법을 배워서 '우승 상금'을 따는 직업인 겁니다. 타짜가 아닙니다.

제가 갬블러로 활동하려 했다면 애당초 발도 붙이지 않았을 거에요.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전향 선언을 했던 많은 사람이 공통적인 오해를 사고 있는 부분이죠. 도박이란 것은 불특정한 확률을 가지고 승리와 패배에 돈을 거는 성향이 있는 것 아닌가요?

해외에서는 홀덤 플레이어를 절대 갬블러로 부르지 않아요. 인식의 차이죠. 저는 상대의 돈을 따기 위해서 홀덤을 하는 게 아니에요. 상금을 얻기 위해서죠. 베르트랑처럼 홀덤 토너먼트 길을 개척하기 위해서지 그 사람들의 돈을 따기 위해서는 절대 아닙니다.


Q. 그렇다면 '포커 플레이어'가 카지노에 가면 '갬블러'가 되는 것이 아닌가요?

네 그렇죠. 포커 플레이어가 카지노에 가서 도박으로 망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요. 만약 격투기 선수들이 길거리에서 싸우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일이 벌어지면 해당 선수들은 영구제명이거든요. 베르트랑 같은 정상급 선수들은 자기 관리를 정말 잘하고요. 선수 개인의 처신 문제입니다.

적당한 예가 있어요. 더 지니어스 결승에서 인디언 포커를 했어요. '포커'란 이름이 나오고 '카드'가 나오고, 가넷을 서로 걸죠. 칩 수도 나오죠. 한 명이 그걸 이겨서 다 가져왔어요. 사람들은 그걸로 문제를 삼지는 않죠. '게임'이니까요.

세계적인 홀덤 대회가 칩이 아닌 가넷으로 승부를 하고 더 지니어스에 나오는 카드로 덱을 맞추면 사람들은 다른 시각으로 볼까요? 가넷 하나에 백만 원 가치가 있는 거에요. 상금을 걸면서 임하는 거죠. 결국 이런 예와 같은 겁니다. 이런 고정관념이 우리나라에만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마인드 스포츠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 "우리는 판돈이 아닌 상금을 갖는다" 임요환은 도박 논란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Q. 대회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상금을 획득할 기회는 충분한 편인가요?

온라인 대회도 있고, 오프라인 대회도 있지만, 오프라인 대회가 재미있죠. 직접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경기하다 보니 사람의 눈빛이라거나 버릇, 습관까지 파악해야 하거든요. 세계 대회는 대부분 오프라인입니다. 바둑과 같은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큰 대회인 WSOP는 참가비만 1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큰 대회고, 기타 지역에서 열리는 작은 대회들까지 모두 합치면 오프라인에서만 1년에 50여번의 크고 작은 대회가 열립니다. 온라인 대회는 훨씬 자주, 그리고 간편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죠.

정말 많은 대회가 있지만, 스타2 같은 경우만 해도 1년에 3~4번밖에 없죠. 저 자신의 체력만 받쳐준다면 1년 내내 토너먼트를 나갈 수 있는 정도의 숫자이기 때문에 원 없이 마음껏 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해주셨죠.


Q. 대회에 참가비도 필요하고, 각종 체류비에 항공료를 포함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 같네요. 이러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회사가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비용 지원은 합니다. 스폰이라고 하죠. 당연히 홍보 효과에 대한 부분을 보고 결정해주신 거지만 대표님께서 제 꿈을 키워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 홀덤을 워낙 좋아하시기도 하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포커계의 월드컵 WSOP의 메인이벤트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어요. 전 세계인이 큰 관심을 가지고 보는 대회에서 한국인이 첫 우승을 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거든요. 대표님은 저를 통해 그 꿈을 간접적으로 이루고 싶으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런 큰 비용을 선뜻 지원해주신다고 하신 거고, 많은 포커 플레이어들의 꿈도 같이 커 나간다는 말이죠.

처음 이기석 선수가 우승하면서 그 선수를 추종하는 팬이 생기고,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한 e스포츠 시장이 만들어지면서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이잖아요. 대표님께서는 제가 이런 부분에 재능이 있다고 판단하시고 제게 모든 것을 맡긴 거죠. 그런 부분이 중요한 것 같아요.

두뇌 싸움으로 대변되는 마인드 스포츠가 우리나라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도전해보고 싶고, 풀팟 홀덤을 통해서 배출된 프로들을 데리고 해외 대회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바람입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와 제가 모두 윈-윈하는 구조인 겁니다. 상금에 대해서 이익을 나누는 계약도 있어요.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상금이 클수록 제게 유리합니다(웃음).


■ 황제에서 종목 전향, 코치와 감독을 거쳐 이젠 홀덤으로… 끝이 없는 임요환의 도전

▲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임요환


Q. 현역시절 함께 활동하던 홍진호씨는 '더 지니어스'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기분이 어떤가요?

더 지니어스 제작 발표회 때도 이야기했던 건데 진호가 우승을 한 것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이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느꼈거든요(웃음). 제 라이벌이 앞서 나가고 있으면 저는 승부욕이 생기죠. 당연히 꺾어야죠. 그 점에서 기뻤어요.

저랑 만나면 맨날 준우승하던 녀석이 여기서는 우승을 하는 거에요. 일반인과 연예인을 제치면서요. 뭔가 잘못된 거죠. 진호가 아니면 제가 더 지니어스에 나갈 이유가 없어요. 더 지니어스 캐스팅을 제안 받았을 때도 "진호가 나오나요?"란 이야기를 제일 먼저 했어요. "진호가 안 나가면 제가 나갈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란 이야기까지 했을 정도였죠.

방송할 때 게이머로도, 감독으로도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으니까 이런 방송으로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라이벌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죠(웃음).


Q. 그렇다면 홀덤 무대에서도 홍진호씨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나요?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진호도 아주 좋아할 거에요. 지금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절 보면서 승부근성이 생긴다면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거든요. 인생은 모르는 것이니까요. 진호도 그것이 승부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제가 보기엔 모르는 것 같아요.


Q. 베르트랑을 비롯한 프로게이머 출신이 포커 플레이어 전향을 선언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프로게이머가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전향하는 게 사실 유리해요. 전략적인 게임을 다루는 것에 엄청나게 익숙하고, 연습하는데 있어서도 멀티테스킹이 필요하거든요. 심리전도 중요하고요. 꼭 전부 그렇진 않지만, 게임을 할 때 많은 선수가 무표정하잖아요. 습관 때문에 제 패가 읽히는 일도 없어서 유리하고, 이런 점들이 프로게이머가 일반인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아서 전향을 선언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싶습니다.


Q. 많은 선수가 성공만 거둔 것은 아닌데요. 냉정히 말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시작할만하다고 판단했고, 자신이 있습니다. 게이머를 할 때도 엄청나게 못하진 않았고, 성적이 떨어졌어도 항상 자신이 있었죠. 이 게임을 사랑하니까요. 한때 이기석을 보면서 프로게이머를 꿈꿨어요.

최강자로 자리 잡은 베르트랑도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잘하진 못했죠. 제가 아직 홀덤을 잘 못하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홀덤을 사랑하다 보면 열정도 생기겠죠. 베르트랑을 보면서 꿈을 키워나가면 언젠가는 스타크래프트에서 차지했던 우승도 홀덤 무대에서 이루어질 것이란 믿음이 있습니다.

아직 시작한 지 2개월 정도라서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성경에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란 구절이 있듯이 미래를 생각하면서 가는 거죠. 결국, 중요한 것은 열정입니다.


Q. 앞서 강조한 대로 홀덤에 대한 인식이 게임, e스포츠보다 훨씬 좋지 않죠. 부담은 없나요?

국위선양, 이게 답인 것 같습니다. 이 길이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 것처럼 불건전한 문화가 아니고, 실력을 겨룰 수 있는 당당한 스포츠 중 하나라는 점을 많은 노력을 통해 각인시켜야겠죠. 여기서 성공하고, 정말 멋있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자리까지 올라가야 가장 빨리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스타리그나 바둑 리그처럼 홀덤 리그도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무너뜨릴 수 있는 대회에 나가서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죠. 그러면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지겠지요. 처음에 게임도 그랬잖아요? 스타크래프트도 많은 팬이 생겨나면서 인식이 바뀌었잖아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나가야죠. 대회에 시선을 두고 하나씩 바꿔나가야 하는 것이죠.


Q.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할게요

제 팬 여러분 조차도 홀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된 것 같네요. 솔직히 게임을 할 때도 팬들이 전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이제 거창하게 시작을 했고 아직 첫 대회로 출전해보지 못했는데 사람들이 안 좋게만 바라보고 응원보다는 질타, 비난, 비판, 이러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거든요.

제가 세계대회 나가서 우승하면 한국 사람들이 포커 쪽에 약하다라는 인식도 뒤엎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따끔한 질타나 비판보다도 한마디의 따듯한 격려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힘차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제 도전을 격려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항상 그런 것 같아요. 남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가기보다는 제가 항상 주도적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왔죠. 스타1 선수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었다가 스타2로 전향했었기도 하고, 팀을 이끌기도 했었죠. 이쪽 영역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게 제 인생이지 않을까, 그렇게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투온 손창욱 대표와 임요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