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들 우승 트로피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다시 BSL의 시즌이 돌아왔다. 김민철-조성주-백동준은 작년 WCS 시즌1-2-3 우승자들이다. 여기에 KT롤스터의 프로리그 1라운드 승리를 견인했던 '프로리그의 별', 주성욱이 합류했다.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다. 매 경기 모두 쉽지 않은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수들의 기세와 입장이 모두 달라 이 점이 16강 진출의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장 기세가 좋아 열쇠를 쥐고 있는 주성욱, 숙적을 모두 만나 고행의 길에 들어선 조성주, 위기에 강한 남자 김민철, 그리고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하는 백동준, 선수들의 전후사정까지 복잡하다. 여기서 16강에 오를 선수는 단 두 명. 과연 누가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인가?


◈ '프로리그의 별' 주성욱, 개인리그 정벌도 가능할 것인가?

강자가 모두 모인 B조라지만, 사실 B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도전자 주성욱이다. 현재 주성욱은 프로리그에서 7연승을 기록하며 위용을 드러냈다. 덕분에 팀이 1라운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더구나 희생자들 중에는 김민철과 조성주가 포함되어 있다. 이 정도면 B조에서 16강 진출을 가장 낙관적으로 점칠만한 선수다. 비록 프로리그에서 정우용과 김준호에게 2연패를 기록하며 연승의 기세는 한풀 꺽였지만, 기량 자체는 충분히 상급, 그 이상이다.

그러나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는 엄연히 다른 리그임을 알아야 한다. 하나의 경기를 착실히 준비하는 프로리그 방식과 어떤 상대가 어떻게 등장할지, 그 선수와 다전제를 치러야 하는 개인리그는 그 차이 만큼이나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도 다르다. 김민철과 조성주는 이런 시스템에 충분히 강한 선수이기에 이러한 요소는 변수다. 주성욱이 프로리그의 활약을 발판으로 개인리그 정벌까지 이룰지는 두고 봐야 하는 부분이다.


◈ 패기의 조성주, 고난의 길에 들다… '천적 관계' 청산의 기회

조성주의 경우 최악 중 최악의 경우를 만나고야 말았다. 조성주의 장점이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거칠 것이 없는 '패기'다. 기세로 상대의 본진까지 파고들어가 난전을 벌이는 능력이 주특기인 선수다. 하지만 그 기세가 먹히지 않는 선수가 딱 두 명 있는데 그들이 바로 김민철과 백동준이다.

조성주는 프로리그에서 김민철을 두 번 만나 모두 졌고, 개인리그에서도 다전제는 전패에 가까우며 고작 몇 세트 따내는 것이 전부다. 극상성의 관계에 가깝다. 주성욱은 최근 기세가 좋다고는 하나 조성주와의 맞대결에서는 1:1을 기록해 그나마 할 만 하다. 또 다른 숙적 백동준의 경우에는 기량이 많이 떨어져 있어 천적 관계를 청산하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 큰 무대에 강한 김민철, 당대 최강의 저그 답게 16강에 오를 수 있을까?

당대 최고의 저그임에 그 누구의 이견이 없을 것이다. 김민철의 특징은 큰 무대에서 강해진다. 지난 WCG 2013에서도 그랬고, WCS 시즌1 망고식스 GSL에서 이신형에게 0:3으로 완패를 당할뻔한 상황을 극적으로 뒤집은 사례도 있다. 이는 김민철의 강한 정신력에서 기원한다. 상대들이 강적이지만 김민철의 승리를 낙관할 수 있는 이유다.

김민철의 열쇠는 프로토스전에 있다. 테란인 조성주도 있지만 그보다는 두 프로토스 경쟁자인 주성욱과 백동준에 대한 대응이 어떻게 펼쳐질지에 더욱 비중이 있다. 군단 숙주 운용을 제대로 해내는 김민철이라지만, 프로토스들이 이에 대한 해법을 갖출 경우 휘둘릴 수도 있다. 프로토스의 다양한 공격 카드에 맞서 유연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 백동준, 과거는 잊어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

현재 백동준은 누구를 걱정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자기 자신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소울을 떠나 해외팀 마우즈에 정착한 이후부터 백동준의 상승세가 멈춰있는 상황이다. 프로리그 대신 출전한 아수스 컵에서는 강초원에게 0:4로 패배하며 준우승에 그쳤고, 레이드 콜과 IEM에서는 정지훈에게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지난 32강에서도 박령우에게 패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즉, 최근 기량을 봤을 때 '적색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성상 우위에 있는 조성주나 김민철에게도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다. 주성욱은 같은 동족전이니 변수 싸움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조성주-김민철을 압도적으로 꺾던 2013 WCS 시즌3 조군샵 GSL은 이미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가 향할 곳은 코드A일 뿐이다. 자신이 활동하는 유일한 국내 무대인 GSL에서 백동준의 진가를 발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