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는 이미 수많은 국내 게이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국 서버가 열린 지 2년이 지났지만, 그 인기는 아직도 식지 않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PC방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게임이죠.

인기가 많은 만큼, 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비록 많은 게이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소환사의 협곡을 누비는 유저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화여대 게임 동아리 Klass 입니다.

처음 Klass에 대해 들었을 때, 기자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아니, 여대에 게임 동아리가 있다니? 그것도 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동아리라는 말을 듣고 더욱 놀랐습니다. 이런 호기심을 풀고자 직접 그들을 찾았습니다. 소환사의 협곡의 꽃, 이화여대 Klass와 인터뷰를 지금부터 공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인벤 독자들을 위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류호정 : 동아리 회장 류호정 입니다. 대학 e스포츠 동아리 연합회의 총무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는 휴학 중이며, 모바일 게임회사 '이노스파크'에서 기획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윤지은 : 안녕하세요. 이화여자대학교 09학번 윤지은 입니다. 현재 이화여대 동아리 Klass에서 부회장이며, 대학 e스포츠 동아리 연합회 '에카'의 비즈니스 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동아리나 연합회에서 방송하는 경우 진행을 맡고 있어요.

홍여진 : 산업디자인과 10학번 홍여진 입니다. 동아리에서 여러 가지 제작을 하고 있어요. 가장 최근에는 동아리 일일호프 메뉴판을 만들었어요. 제가 만든 메뉴판이 SNS에 많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했어요.

▲ 화제가 됐던 일일호프 메뉴판


민지현 :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이화여자대학교 12학번 민지현 입니다. 어제 막 배치고사를 끝냈어요(웃음).

강지혜 : 이화여대 교육학과 강지혜 입니다. 사범대 다니면서 롤 한다고 하면 놀라더라고요(웃음). 하지만 롤 이야기를 하면 어린 학생들과 가까워지기는 좋을 것 같아요.


Q. 여대에 게임 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듣고 매우 놀랐어요. 어떻게 동아리를 만들게 됐는지 궁금해요.

류호정 : 작년 썸머 시즌에 숙명여자대학교와 서울여자대학교 경기가 있었어요. 그 경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왜 우리는 초대 받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죠. 다음에 또 분명 그런 기회가 있을 거라 믿고 1기 회장을 맡았던 선배님이 인원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 저도 롤 동아리 참 좋아하는데...

그렇게 시작된 동아리였고, 처음에는 동아리보다 모임 형태였어요.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기존에 있던 멤버들이 모두 롤을 좋아했기에 롤 중심으로 사람을 모았어요. '이대에서 롤할 사람 모여라~' 식으로 광고했죠. 처음 시작 멤버는 10명이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많은 학생들이 저희를 찾았고, 올해 드디어 정식으로 동아리가 됐어요. 이번 신입생 중 30명이 가입했어요. 그래서 현재 50명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물론 이제 인원이 많아져서 동아리 대회나 레이디스 리그가 있으면 연락이 오더라고요(웃음).


Q. 그렇다면 동아리 활동은 주로 어떻게 하나요?

윤지은 : 게임 동아리답게 상시로 게임을 한답니다. 만약 누군가가 연락이 안 될 때, 롤 클라이언트에 들어가면 꼭 있어요. 그래서 서로 연락할 때 카카오톡보다 스카이프나 롤 클라이언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 현재 Klass 회장이자 에이스, 류호정 양

류호정 : 공강 시간에는 다 같이 피시방을 가요. 학교 앞 피시방이 하나밖에 없어서 모두 그곳에서 모여요. 가면 꼭 동아리 회원들이 있어요. 심지어 지정석이 있는 회원도 있답니다(웃음).

민지현 : 피시방뿐만 아니라, 노트북으로 카페에서도 롤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과제 하는 줄 알고 가보면 소환사의 협곡을 연구하고 있더라고요(웃음).

홍여진 : 동아리 멤버들끼리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학교와 교류전을 즐기기도 해요. 특히, 고등학교에서 교류전 신청을 많이 해요. 용산고, 마포고와 경기를 해봤어요. 신청하는 모든 고등학생들이 e스포츠쪽에 장래를 생각하는 어린 친구들이기에 꿈을 지켜주고 싶어요(웃음).

강지혜 :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와 교류전도 해요. 예전에 카이스트와 경기를 했는데 챌린저와 다이아가 많아서 놀랐어요. 저희는 그렇게 등급이 높지 않거든요. 그래서 일방적으로 당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팀을 섞었을 때는 정말 재밌었어요.


Q. 현재 롤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아리라고 하셨는데, 티어를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네요.

류호정 : 현재 플레티넘1에서 승급전 중이에요. 서포터와 정글을 주로 갑니다. 아무무, 엘리스, 레오나, 나미는 자신 있어요. 모두가 좋다고 하는 쓰레쉬는 연습 중이에요.

▲ Klass 부회장으로 활동 중인 윤지은 양. 모르가나 장인이라고 합니다.

윤지은 : 북미 서버 당시에는 랭크 게임을 했는데, 한국 서버에서는 거의 하지 않아요. 현재 실버1이고 미드와 탑을 주로 가요. 모르가나를 가장 좋아해요. 모든 포지션을 모르가나로 소화할 수 있어요(웃음).

홍여진 : 실버2에 정글을 주로 하는데, 샤코를 정말 좋아해요. 은근하게 혼자 뭔가 해내는 게 정말 멋있어요. 물론 샤코를 좋아하지만 그렇게 잘 다루지는 못해요.

민지현 : 현재 실버2고 모든 포지션이 가능해요. 게임을 완전히 즐기는 입장이기에, 그냥 남는 포지션을 가는 편이에요.

강지혜 : 이틀 전까지 골드2 였는데, 연패 후 골드 4가 됐어요. 요즘은 소나와 나미를 주로 하지만, 시즌2 당시부터 이렐리아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래서 아직도 가끔 이렐리아로 탑을 가요.


Q. 롤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류호정 : 롤이 한창 인기 있을 때, 하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시작하면 너무 빠질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당시 남자친구가 같이하자고 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헤어진 것도 롤 때문에 헤어졌어요.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 심지어 게임 내에서 대화를 걸어도 랭크 게임을 한다고 응답을 안 했어요. 헤어지고 난 뒤, 그래도 그 사람보다는 내가 더 높은 랭크로 가겠다는 마음으로 게임을 했어요. 그 결과 그분이 골드일때 저는 플레티넘을 달성했죠(웃음).

윤지은 : 게임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방학 때 너무 심심해서 할만한 게임 없나 찾다가 롤을 접했죠. 열면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느낌이었어요(웃음).

홍여진 : 어릴 때부터 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모든 게임을 다 한 번씩 해보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20살 때쯤 재미있는 게임이 없더라고요. 그때 친구가 롤을 알려줬어요. 그 친구는 게임을 접었지만 저만 아직도 롤을 하고 있네요.

▲ 동아리의 홍보 포스터와 샤코(?)를 담당하는 홍여진 양

민지현 : 사실 저는 게임을 하더라도 오래 못하는 편이에요. 디아블로3도 일주일 만에 접었죠. 저와 비슷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롤을 계속 하더라고요.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친구보다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강지혜 : 원래 마영전이나 테라같은 MMORPG류 게임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롤을 하면서 MMORPG 세계를 떠나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친구들과 함께 롤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푹 빠져 살고 있죠.


Q. 그러면 게임 하는 것 외에 대회도 많이 보는 편인가요?

윤지은 : 시간이 맞으면 다 함께 보러 가는 편이에요. '와치' 조재걸 선수가 좋아서 자주 갔는데, 제가 보러 가면 꼭 지더라고요. 그 뒤로 가고 싶지만 참고 있어요.

민지현 :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너무 좋아요. 소개 좀 해주세요. (이)상혁이와 결혼하고 싶어요(웃음).

▲ SKT T1 K의 팬, 민지현 양. 이상혁 선수 연락 기다린답니다.

강지혜 : 처음으로 직접 간 게 전 CJ 프로스트(아주부 프로스트)와 CLG EU의 결승전이었어요. 그 뒤로 완전히 CJ 프로스트 팬이 돼서 자주 보러 가요. 그런 경기를 보고 CJ 프로스트 팬이 안 될 수가 없잖아요(웃음).


Q. 대부분의 여성들은 게임하는 남자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요. 게임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류호정 : 동아리 회원들에게 소개팅 시켜준다고 하면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등급과 티어'에요. '롤을 하냐'도 아닌 바로 등급과 티어를 물어보더라고요(웃음). 그 정도로 회원 대부분의 이상형이 게임을 좋아하고 잘하는 남자에요. 물론 게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멘탈' 좋은 분이 이상형 같아요.


Q. 대회에도 출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회 관련 이야기 좀 부탁해요.

류호정 : 올해 있었던 롤 여성부 리그는 모두 출전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어요. 모두 8강에서 탈락했으니까요. 즐겁게 참여했지만 성적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죠.

대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어요. 여성 유저 중에 정글러가 흔치 않아요. 우리 동아리만 봐도 알 수 있죠. 정글러가 3명뿐이거든요. 그래서 정글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군가 저에게 친구 추가를 했어요. 자기가 이대생인데 정글로 대회 나가고 싶다 하더라고요. 보니까 다이아1에 모스트가 리 신인 거에요. 같이 연습할 때 정말 좋았죠.

▲ 서로 몰랐던 이야기도 공유했던 인터뷰 시간

그런데 대회 신청을 위해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니까 갑자기 연락도 안 되고 단체 카톡방도 나가더라고요. 혹시나 해서 그 번호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중고나라 사기꾼이었어요. 중년의 남성이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제가 정글을 배웠지만, 익숙지 않은 포지션이다 보니 팀에 도움이 안 됐던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연습해서 다음 대회에는 좋은 성적 내야죠.


Q. 롤을 하면서 여성 유저이기에 불편한 점은 없나요?

윤지은 : 딱 봐도 아이디가 여자라고 느껴지면 성적인 욕설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익명성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심한 말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여자라고 더 심하게 하는 분들이 있어요. 왜 그러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큰 상처를 입은 친구들도 주변에 있어요.

강지혜 : 저는 누군가가 저에게 욕설을 하면 그냥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스타일이에요. 당장 전화해서 직접 이야기하자고 해요. 전화가 와서 받으면 여성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예, 예, 죄송합니다'하고 그냥 끊는 경우가 많더라고요(웃음).

▲ 키보드는 취급하지 않고, 오직 통화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강지혜 양

민지현 : 불편함이라기보단 라이엇 게임즈에 바라는 게 있어요. 멋있는 남자 챔피언이나 스킨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소년 말고 중년이나 청년이요. 항상 여성 챔피언들만 야한 옷을 입히고 예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대장군 자르반' 같이 멋있는 스킨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웃음).

류호정 : 조금 더 많은 여성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정말 게임을 좋아하는 여성 유저가 많지만 정작 대회가 너무 없는 것 같아요. 남성분들이 참여하는 대회는 너무 실력 차가 많이 나서 부담스러워요.


Q. 앞으로 동아리가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어요.

류호정 : 더 다양한 게임들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현재 롤과 하스스톤이 중심이지만, 기회가 되면 다양한 게임들을 접하고 동아리 회원들과 어울리고 싶어요.

또, 더 많은 테스트를 경험해보고 싶네요. 여성 유저만 있다 보니 게임 회사에서 집단 테스트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성 유저들을 타겟으로 만든 게임이 여성 유저 입장에서 평가와 난이도를 듣고자 하는 회사가 많거든요. 현재는 '펀플'에서 요청한 게임을 테스트 중이지만, 기회가 되면 더 많은 게임에 테스터로서 참여하고 싶어요.

▲ 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윤지은 : 여성 게임 동아리 중에는 저희가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여자 대학 리그를 저희가 주최해보고 싶어요. 하스스톤 교내 대회는 이미 진행해봤어요. 쉽지 않겠지만, 롤 대회도 주최해보고 싶네요.


Q. 인터뷰를 마쳐야 할 시간 이네요. 마지막으로 인벤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류호정 : 남성 여성을 떠나 같은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로서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친선전 많이 신청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죄송하지만 다이아와 플레티넘은 안돼요. 가능하면 저희와 비등한 골드 등급 분들이 좋아요(웃음).

게임도 같이하고,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으로써도 많은 분과 소통하고 싶어요. 이미 동아리 연합회에서는 많은 고등학생하고 교류를 하고 있어요. 게임 뿐만 아니라 학업 멘토도 같이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더 많이 이스포츠를 사랑하고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니,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멋진 활동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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