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팀 리빌딩으로 뒤숭숭했던 나진 e엠파이어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SKT LTE-A 롤 마스터즈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CJ 엔투스를 상대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

"롤 마스터즈 포기하지 않았다"던 박정석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나진 e엠파이어는 22일 SKT LTE-A 롤 마스터즈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선다. CJ 엔투스의 반격을 물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비판 받았던 팀 리빌딩, 뚜껑 열어보니 뭔가 달랐다!

나진 소드는 롤 마스터즈 포스트 시즌에 KT 불리츠에서 영입된 '레오파드' 이호성과 전 IM#2 소속이었던 '쿠로' 이서행을 규정상 출전시킬 수 없다. 이들의 빈 자리를 '퓨어' 김진선과 '구거' 김도엽으로 채웠지만, 주 포지션이 아닌 라인에 서다보니 경기력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나진 실드가 2세트에서 승리를 차지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3세트에서는 나진 연합팀이 CJ 엔투스를 침몰시켰다.

나진 e엠파이어는 시즌 진행 중에 갑작스런 나진 소드 팀 리빌딩을 공식 발표하며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아직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에게 시한부 판정을 내린 것과 다름없는 결단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 리빌딩을 끝낸 나진 소드는 이번 롤 마스터즈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통해 성공적인 리빌딩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앞으로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어떤 시너지를 발생시킬 지를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특히 3세트 나진 연합팀으로 출전했을 때의 '오뀨' 오규민과 '호진' 이호진은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비록 1세트에서는 패배했지만, 오규민은 예전부터 언급됐었던 좋은 경기력을 큰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아마추어 출신 정글러인 이호진 역시 데뷔 무대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 갑작스런 팀 리빌딩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나진 소드


◈ 정상급 기량의 나진, 하지만 단점 또한 명확하다!

이번 시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팀을 꼽으라면 누구나 나진 실드를 떠올릴 것이다. 특히 그들의 좋은 분위기는 지난 19일 열린 롤 마스터즈 준플레이오프 1차전 2세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경기 초반부터 유리한 고지에 올랐던 나진 실드는 몇 차례 방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CJ 프로스트를 상대로 경기 운영에서도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나진 e엠파이어는 이번 롤 마스터즈 포스트 시즌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시즌 중 팀 리빌딩의 부작용으로 나진 소드는 완성된 팀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이는 곧 나진 e엠파이어가 어쩔 수 없는 '1패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퓨어' 김진선과 '구거' 김도엽이 익숙치 않은 포지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1승을 챙길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는 롤 마스터즈 포스트 시즌이 끝날 때까지 나진 e엠파이어가 안고 가야 할 고민거리일 것이다.

나진 e엠파이어는 미완성된 소드로는 1승을 장담할 수 없다. 실드는 확실한 1승 카드지만, 오는 24일 핫식스 롤챔스 스프링 2014 결승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전력 노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상황. 즉, 나진 e엠파이어는 다시 한 번 1차전처럼 3세트 마스터매치를 대비한 연합팀으로 승부를 내는 것이 현실적이다.


◈ 나진 e엠파이어, 다시 한번 예상을 뒤엎을 수 있을까?

나진 e엠파이어가 상대하고 있는 CJ 엔투스는 결코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 과거부터 '롤 클라시코'라는 타이틀이 걸린 만큼 양 팀은 언제나 치열한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CJ 프로스트는 NLB 우승컵을 따내며 부활의 서막을 알렸고, CJ 블레이즈 역시 3위 결정전에서 인상 깊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상승 궤도에 올랐다.

1차전에서 나진 실드와 나진 소드의 새로운 멤버들에게 호되게 당한 CJ 엔투스는 분명 이에 대한 대비를 마쳤을 것이다. 그래서 나진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완벽한 리빌딩 상태는 아니지만 롤 마스터즈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성과가 좋으면 좋을수록 미래에 대한 더 큰 기대를 할 수 있는 시점이다.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준플레이오프는 끝나지 않았고, 전력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2차전에 임해야 하는 나진 e엠파이어. 이들이 다시 한 번 모두의 예상을 뒤엎을 수 있을지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