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oL의 역사와 함께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클템' 이현우. 그는 선수면 선수, 해설이면 해설로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습니다.

MiG부터 시작해서 CJ 프로스트까지, 선수로서 최고의 길을 걸었던 이현우 해설입니다.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에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지만, 그는 LoL 팬들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온게임넷 롤챔스의 해설 위원으로 변신하면서 재미있는 입담과 날카로운 지적으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그런 이현우 해설에게 또 다른 삶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보면 아직 이른 나이지만, 혼자가 아닌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인생의 또 다른 장을 열려고 합니다. 많은 유행어로 사랑받고 있는 국내 LoL 최고의 스타, 새신랑 '클템' 이현우와 함께했던 솔직하고 담백한 인터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 은퇴, 그리고 해설 위원으로 보낸 시간들...

Q. 오랜만의 인터뷰입니다. 인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해설자로 전향한 이후,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너무 익숙하네요. 여러분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으실 수 도 있겠지만, 매일 인벤에 들어오기 때문에 친숙하게 느껴져요(웃음). 반갑습니다, 인벤 독자 여러분.


Q. 해설자로 2 시즌을 마쳤어요. 해설자로 생활해보니 어떠나요?

일단 새로운 것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어요. 아직도 배울 점이 많지만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어요. 같이 해설하시는 강민 형과 김동준 형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분들이 너무 잘해주세요.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Q. 선수 시절부터 입담이 좋았기에 팬들의 기대가 컸어요. 선수 경험이 해설하는데 큰 도움이 되나요?

일단 대답 자체는 'Yes'에요. 하지만 그것은 해설 자체의 스타일에서 갈리는 부분 같아요. 해설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바로 '이론파'와 '실전파'로 나뉘어요. 저뿐만 아니라 선수 출신의 모든 해설들은 당연히 실전파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선수 경험은 저에게 큰 도움이 돼요. 그렇지만 이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되서 현재 노력하고 있어요.



Q. 이현우 해설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가 컸고, 그 부분을 충족시켜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어떤가요?

솔직히 말하자면 나 자신의 해설에 만족해본 적이 없어요. 윈터 같은 경우에는 해설로 데뷔하는 무대였기 때문에 너무 많이 긴장했어요. 적응도 해야 했고, 마인드도 바꿔야 했기에 부족한 게 너무 많은 시즌이었어요. 개인적으로 답답했어요. 스프링 시즌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잠깐 제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바둑을 5살 때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했어요. 원생으로 생활하면서 프로 기사 밑에서 바둑만 두는 게 일상이었죠. 전국 대회도 나가고, 프로 기사 제의도 받았어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도 빠르게 성숙한 것 같아요. 너무 빠르게 늙어버렸죠(웃음).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초등학교 때부터 진짜 많이 들었어요. 이런 모든 것을 경험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바로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다는 점이죠.

세상에 평등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모두 평등한 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유일하게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것은 바로 '시간'이라는 걸 느꼈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 스프링 시즌은 해설자로서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요.

이제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게임을 무척 좋아했기에 공부하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게임을 했죠. 그런데 이번 스프링 시즌은 제가 하는 게 너무 많았어요. 복학해서 수업을 듣고, 결혼 준비도 했고, 그러면서 해설 준비도 했어요. 이 일들이 아직도 끝난 게 아니라 진행 중인 일들이에요. 이 모든 일들을 병행했기에 하루에 적게 잘 때는 3시간밖에 못 자고 스프링 시즌을 계속 진행했어요.

제가 이렇게 '하드'한 생활은 고등학교 때 이미 경험해봤어요. 고등학교 2, 3학년때 절정이었어요. 게임과 공부를 같이 하다 보니 하루에 2~3시간밖에 못 자더라고요. 스프링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다고는 했어요. LCS, NLB, 아마추어 리그, 심지어 인터넷 개인 방송까지 봤어요. 그러면서 틈틈이 게임도 했거든요.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잖아요. 제가 원래 해설 준비에 15시간씩 투자를 했지만, 스프링 시즌 당시에는 10시간 정도밖에 투자하지 못했어요.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쁘게 봐주셨으면 정말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시즌이었어요.


Q. 사실 윈터 시즌에는 과감하거나 소심했다면, 스프링 시즌에는 완급 조절이 잘 됐다고 느껴졌어요.

좋게 말하면 줄타기를 잘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과감하지 못한 거죠. 더 강하게 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사람이 티가 난다고 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준비를 안 하면 말을 잘 못 하는 스타일이에요. 정말 준비돼있고 자신이 있으면 과감해지거든요. 개인적으로 100%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스프링 시즌이라고 생각해요.



Q. 해설 준비는 어떻게 하나요? 많은 팬들이 궁금해할 것 같아요.

선수 때부터 그랬지만, 안 챙겨보는 대회는 없어요. 여기서 말하는 대회는 NLB나 LCS 뿐만 아니라, 인터넷 방송에서 진행되는 모든 대회는 다 봐요. 그러면서 게임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게임 하는데도 시간을 많이 투자해요. 게임을 안 하는 순간 제 절반은 죽는 거라고 생각해요.

또, 저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된 트라우마가 있어요. '말을 정말 못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말을 심하게 더듬었어요.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는데, 너무 바둑만 두다 보니 사람들과 말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생긴 문제 같아요. 항상 앉아서 바둑만 두느라 친구들과 공차기를 해본 적도 없었어요. 학교, 기원, 집만 반복하다 보니 말을 많이 못 했죠. 그래서 초등학교 때 여자아이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아서 큰 상처를 받았어요.

그랬기 때문에 발음 연습을 더 많이 했어요. 볼펜 물고 발음 연습하고, 랩 연습을 하고, 토론 프로그램 모두 보고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해설하고 연결되는 부분이기에 자신을 더 채찍질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너무 심한 트라우마였기에 많은 노력을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실제로 단 한 번도 나 자신이 말을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고 듣고 느껴야 된다고 전용준 캐스터님이 조언해주셨어요. 사실 밖을 많이 돌아다니는 성격이 아니지만 이 말을 듣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고 해요. 감성이 풍부해야 된다고 말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이번 올스타전 당시, 파리에서도 전용준 캐스터님이 많은 곳을 함께 가주셨어요.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됐고, 전용준 캐스터님에게 정말 감사해요. 그 외에도 영화, 개그, 시사, 교양, 드라마를 모두 보게 됐어요.


Q. 이제 꽤 많은 LoL 선수 출신의 해설 위원들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이현우 해설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고 생각하는데, 해설위원을 생각하는 현 프로게이머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를 할 수 있을 때는 최대한 오래 선수 생활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실 저도 은퇴하면서 많은 후회를 했어요. 은퇴할 당시, 주변에서도 선수 생활을 더 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어요. 우선 SKT T1이라는 거대한 산이 있었죠(웃음). 이런 표면적인 이유를 떠나서 대학, 나이, 미래, 그리고 교제하고 있는 여성과 결혼 관련된 문제가 있었죠. 이런 여러 가지 문제을 따져봤을 때,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제가 아직도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 생활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더라고요. 당장 지금 내가 '나는 선수보다 해설을 하고 싶어'라는 생각 때문에 해설 위원으로 전향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요. 무조건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으면 오래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을 내야 해요.

뭐든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고, 성적을 낸 이후 해설, 코치, 감독, 공부 등 다른 부분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성적을 내는데 온 힘을 다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할 시점이 왔을 때 다른 일에 도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에요.



Q. 선수 생활에 대한 후회가 있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다시 뛰고 싶다는 거죠. 나였으면 더 잘했을 것 같은데, 나였으면 이랬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많이 하죠. 사람은 참 간사한 동물이라고, 본인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선수를 하다 관두고 경기를 보면 나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 것 같아요.

싫어서 그만두는 게 아닌 이상 이 부분은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해당되는 것 같아요. 남녀관계에서도 그렇지 않나요? 할 당시는 모르지만 끝나고 나면 후회가 남죠. 그렇기에 어떤 일이던 하고 있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Q. 대학교에서 강연을 자주 한다고 들었어요. 강연 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요.

분위기마다 다르긴 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웃기잖아요. 제가 강연이라니... 친구들이 장난삼아 저에게 '너 라인전 강의하냐?'고 놀려요(웃음). 저도 처음 강연할 당시 너무 웃겼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죠.

처음 강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너무 영광스러웠어요. 제가 현재 방송에 나오고 있지만, 대학 강단에 올라가는 것은 다른 의미로 정말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행복했죠. 심지어 요즘 학교에서도 교수님들이 절 알아봐 주세요. 정말 뿌듯하고 감사하더라고요. 내가 하는 일을 정말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죠.

현재 다섯 대학교에서 강의했는데, 실제로 LoL 이야기는 거의 안 해요. 전반적인 게임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요. LoL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도, 게임 내적인 이야기보다는 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요. 심지어 민감한 부분도 말하는 편이에요.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주로 프로게이머를 존중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모든 스포츠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인터넷과 가장 근접한 이스포츠에서 유난히 프로게이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아요. 특히, 다른 스포츠와 달리 선수들이 인터넷과 너무 밀접하기 때문에 팬들의 반응을 볼 수 밖에 없거든요.

지적을 떠나 실제로 일반 팬분들도 잘 나가는 아마추어와 프로게이머에 대해 비교하고 누가 우위인지를 저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판도라의 상자이기 때문에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는 없지만, 솔로 랭크를 기준으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요. 대회랑 솔로 랭크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에요. 선수들이 한 세트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알기에, 그런 비교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울컥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피나는 노력을 죽이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Q. 해설 위원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저는 게임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하고 싶어요. 프로게이머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운이 좋아서 제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성적도 잘 냈어요. 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한 프로게이머 삶이었죠. 해설 위원도 운이 좋아서 시작할 수 있었고, 지금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기회만 된다면 나중에 코치나 감독같이 통솔하는 분야도 해보고 싶어요. 게임 회사에 들어가서 기획도 해보고 싶고, 그냥 게임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비록 LoL 해설 위원이지만, 원래 게임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성격이에요. 길에서는 모바일 게임, 집에서는 PC 게임을 했어요. 장르도 가리지 않고 모든 게임을 다 즐겼죠. 그렇기에 제 꿈이라면 '게임 전문가'가 되는 거에요. 정말 이상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꿈인 것 아닐까요?


Q. 그렇다면 해설 위원으로서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알고 싶어요.

'삼위일체'를 가진 해설자가 되고 싶어요. 꼭 3가지 요소를 따져서 그 부분을 채운다는 느낌보다는, 말 그대로 완벽한 해설자가 되는 게 목표에요. 깊이, 재미, 감동 등 정말 모든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해설자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그만큼 더 노력할 거예요.




■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함께 할 동반자와 만남... 그리고 결혼

Q. 이제 곧 새신랑이 될 예정이에요.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 있죠.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제가 모든 매체와 첫 인터뷰는 기억하는 편이에요. 특히나 MiG 초창기 시절 인터뷰는 더욱 생생해요. 그분은 첫 인터뷰로 만나게 됐어요. 항상 남자분들하고 인터뷰했고, 당시에는 인터뷰에 대한 기대 반 두려움 반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대학교 후배 같은 느낌의 여기자가 오신다는 거에요. 무슨 느낌이지 싶었는데 딱 그 느낌이더라고요. 장난감 병정, '초딩' 같은 느낌이 강했어요. 첫 만남은 그랬어요. 참 인상이 좋았어요.


Q.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요. 누가 먼저 고백했나요?

사실 감독님에게 가장 고마워요. 저와 그분을 연결해주신 일등 공신이에요. 사실 연락할 수 있는 만큼 계속 연락은 했어요. 하지만 따로 만날 기회가 없었죠.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연락만 하고 지냈고, 쭉 그렇게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프로필 촬영을 마치고 다 같이 모였는데, 감독님이 그분을 불렀어요. 팀원들과 다 친했기에, 함께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다가 헤어졌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저보고 집에 바래다주라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집에도 바래다주고, 몇 차례 따로 약속도 잡았어요. 그런데 가끔 일정 때문에 못 만나는 경우가 생겼죠.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만나고 들어오라고 많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사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전부 저와 그분이 만날 수 있게 배려해준 거였더라고요. 제가 한 번씩 사라졌다 와도 모르는 팀원들이 많았거든요. 그만큼 감독님의 많은 배려가 있었기에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강현종 감독님께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Q. 계속 듣고 있기 힘들지만 버텨보겠습니다. 청혼은 어떻게 했나요?

저는 원래 계획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에요. 제가 자주 하는 말 중 '침착해야 되요'라는 말이 있어요. 제가 실제로 그렇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하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 부분도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원래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하긴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안 하면 평생 고생한다고 들었어요(웃음).

그래서 업체를 이곳저곳 알아봤는데, 생각해보니 그건 싫더라고요. 제가 차가우면서도 은근히 로맨틱한 면이 있어요. 제가 손편지 쓰는 걸 좋아해요. 지금까지 써준 편지가 40~50장 되요. 그래서 청혼도 직접 해주고 싶었어요. 결국, 인터넷에서 모든 물품을 주문해서 직접 해주기로 결심했어요. 온종일 준비했는데, 풍선도 잘 안 불어지고 생각보다 너무 힘들더라고요.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보다 몇 주전에 했는데, 힘들었지만 잘 치렀어요.


▲ 직접 준비한 그의 프로포즈


Q. 결혼한다고 말했을 때, 주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다들 왜 하냐고 하더라고요. 강민 형이 '왜 그렇게 일찍 하냐'고 하길래 형처럼 있다가는 평생 못할 것 같아서 지금 한다고 했어요(웃음). 가족들도 좋게 봐주셨어요. 집에서는 오히려 언제 졸업 하냐고만 물어보더라고요.


Q. 결혼 날짜가 롤챔스 섬머 도중인데, 신혼여행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요?

신혼여행은 용산으로 가야죠. 바로 가지는 못하기 때문에 시간 나면 갈 생각이에요.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신혼 여행인데요 뭐(웃음). 물론 신혼여행도 중요하지만, 제 일에 소홀히 하면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는 않아요. 이런 부분을 이해해주는 그분에게 감사하죠.


Q. 이제 삶의 새로운 장의 시작이에요.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해요.

정도전식으로 '내 한 마디만 하갔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게임하는 남자를 싫어하는 여성분들도 많잖아요. 저도 게임하는 입장이기에 변호를 하자면, 게임하는 남자들은 정말 순수해요(웃음). 제 인생에서 격변의 시기인 것 같아요. 모든 것들이 바뀌고 있어요. 제 성격까지도 바뀌고 있는 시기에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잘 맞춰가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제가 낮에는 아무무지만, 밤에는 리 신이기에 나름의 실권은 제가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해설자로서는 제 부족한 점을 나름 잘 진단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들은 이야기가 '세상에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잘 해야 된다'는 말이었어요. 슬프지만 현실적인 이야기죠. 그렇기에 저도 부족한 부분을 고치면서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이 조합 아이템만 구매한 상태라면, 이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완벽해지도록 노력할게요. 팬 여러분도 즐겁고 저도 즐거운 해설할 테니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해요. 감사합니다!

참, 그리고 해설자가 되고 나서 단 하루도 인벤을 안 가본 적이 없어요. 당연히 한 유저분의 반삭 화제글도 봤어요. 저와 알고 지내는 분은 아니지만, 저에게 이렇게 큰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고 저 때문에 반삭 하셔서 죄송해요. 시간만 맞으신다면 결혼식에 초대하고 싶어요. 인벤 독자 대표로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가장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았네요. 자녀는 몇 생각하고 계시나요?

5명 생각하고 있어요. 첫째는 책임감이 강할테니 정글러를, 둘째는 서포터를 시킬 계획이에요. 막내는 미드라이너로 키우고, 셋째나 넷째 중 혼자 잘 노는 애를 탑으로 보내겠습니다(웃음).

▲ 항상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이현우 해설, 그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