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KDL 시즌2 결승전은 MVP 피닉스와 포커페이스의 불꽃튀는 접전끝에 MVP 피닉스의 우승으로 마무리 됐다.

6월 29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KDL 시즌2 결승전에서 국내 정상 기량을 다투는 MVP 피닉스와 포커페이스의 결승전이 성사됐다. MVP 피닉스는 TI4 와일드카드전에 진출해 한국 도타2의 중심에 서 있었고, 포커페이스 역시 MVP 피닉스가 꺾지 못했던 팀들을 연파하면서 우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MVP 피닉스가 보다 우위에 있었다. 포커페이스도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며 맹렬하게 몰아치긴 했지만, MVP가 따라붙는 속도가 더욱 빨랐다. 유리한 경기는 더욱 유리하게, 불리한 경기는 재빨리 따라잡는 노련한 운영이 빛난 결승전이었다. 다음은 MVP 피닉스의 '마치' 박태원과 '큐오' 김선엽의 인터뷰 전문이다.

▲ MVP 피닉스의 '마치' 박태환(좌)과 '큐오' 김선엽(우)


Q. KDL 시즌2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마치' 박태원 : 정말 기쁘다. 최근 포커페이스에게 따라집힌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겨서 기분 좋고, 우리가 한국 최강 팀을 증명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정말 빠르게 발전한 포커페이스에게도 잘 했다고 해주고 싶다. 한국 도타가 발전하고 있어서 기쁘고,1티어에 한국팀이 하나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큐오' 김선엽 : 일단 말하자면 내가 0데스를 기록한 것, 정말 기분이 좋았다. 경기도 이겼고, 던지는 이미지를 많이 탈피했던 것 같다. "나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Q. 중국팀과의 연습 경기는 어땠나?

'마치' 박태원 : 굉장히 재밌었다. 이제는 중국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게 됐다. 현지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중국 팀이 이길 때는 어떻게 이기고 카운터는 어떻게 한다는 것을 배웠다.

중국의 픽과 유럽의 픽을 이해할 수 있었다. CIS는 중국 메타, 팀 리퀴드와 버투스 프로는 유럽 메타를 가진 팀으로 볼 수 있는데 중국 메타와 유럽 메타가 맞붙는 것을 봤고, 이를 많이 응용해서 TI에서 상대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인터뷰를 보고 외국 팀들이 따로 대비를 할까봐 걱정이다. CIS가 우리 메타를 잘 알고 있어서 아무래도 꺼려진다.

'큐오' 김선엽 : 나는 자신감만 갖고 임했다. 막상 해보니까 그렇게 실력 차이가 월등하게 나거나 레인전에서 압살당해 끝나는 것이 아니었고, 게임을 치밀하게 설계해서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똑같은 사람이구나'란 생각이었다.


Q. 포커페이스의 이오-타이니 조합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 예상치 못한 메타였나?

'마치' 박태원 : 이오-타이니 조합은 우리도 많이 썼었다. 연습 과정에서 실효성을 못느꼈고, 변수를 만들기 위한 제한적인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맞상대할 자신은 있었다. 하지만 굳이 변수를 둘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 밴을 했다. 2세트에서는 이 외에도 모든 레인에서 많이 꼬았다.

잘 풀려나갔는데 캐리가 정글에서 잡히다보니까 이오가 6렙을 빨리 찍어버려서 많이 말렸던 것 같다. 대체로 잘 극복했는데 내가 로샨에서 강력하게 던져버려서(웃음). 정말 힘들었다. 그것만 아니었으면 힘들게 이겼을 경기였다.


Q. 오늘의 MVP를 꼽아보자면?

'마치' 박태원 : 'Heen' 이승곤 형이 제일 잘해준 것 같다. 그다음 '레이센'-'포렙'-나-'큐오' 순이다(웃음). '큐오'가 중국에서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어떻게 자신감을 찾아왔는지 신기하다. 연습하면서 랭겜에서 찾아온 것 같다.

Heen형이 정신적인 도움도 많이 주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 팀의 내분이 있으면 가운데서 중립적인 입장으로 말을 해줘서 팀의 중심을 잡아준다. 우리 팀의 시너지를 많이 내주고 있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Q. 팀의 내분이 있었다고 헀는데 어떤 내분이었나?

'마치' 박태원 : '큐오'는 큐오의 방식이 있고, 나는 나의 방식이 있고, 포렙은 포렙의 방식이 있다. 불쌍한 두 서포터는 여기에 맞춰주는 식이다. 내 방식대로 하면 포렙이 마음 상하고, 포렙 방식으로 하면 내가 불만이 생기고 그런 식이다. 큐오는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지 않으면 게임이 말리곤 했다. 뭔가 많이 꼬였다.

중국에서 전략들을 많이 만들었었다. 이를 적용하면서 생긴 해프닝이다. 서로 싸우고 이랬던 내분이 아니라 생각이 다르고 이것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생긴 마찰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양보해서 의견이 잘 맞춰진 것 같다.


Q. 승리를 직감한 순간은?

'마치' 박태원 : 4경기 때 나가 세이렌으로 신광검을 만든 순간 '이겼다'라고 생각했다.

'큐오' 김선엽 : 나는 1세트때부터다. 승리를 확신했다. 2세트는 오더가 패배한 것이지 내가 패배한 것은 아니었다(웃음). 이 말은 농담이고, 로샨이 좋지 않았다.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 같다.


Q. TI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

'마치' 박태원 : 결승전에서 못 보여드린 플레이도 많다. 아꼈다기 보다는 포커페이스를 상대로 어울리지 않기에 아끼게 됐다. 어제도 전략을 정리하는데 너무 많아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고민을 했다. 많은 전략들을 가다듬고, 적 팀들의 분석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맞춰나가려 한다.


Q. 와일드카드전 승리를 장담할 수 있나?

'마치' 박태원 : 붙어보면 할만할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출전하는 팀들 중 CIS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나머지 두 팀은 할만한 것 같다.


Q. TI4에 막대한 상금이 배정되면서 많은 국내팬들이 활약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기대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는지?

'마치' 박태원 : 부담스럽긴 한데, 신경쓰지 않은지는 오래됐다.


Q. 오늘의 승리를 기점으로 이 기세를 이어나갈 자신이 있나?

'마치' 박태원 : 단판보다는 다전제가 좋긴 하다. 단판은 깜짝 전략을 주로 구사하는 팀들에겐 좋지만, 안정적인 경기를 원하는 팀들에겐 불리한 것 같다. 잘할 자신은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치' 박태원 : 팀을 지원해주시는 롯데칠성에게 감사드린다. 또 이번 중국 연습에서 임현석 감독님이 현지에서 많이 도와줬다. 스폰서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줬다. 감사드리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응원해주는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남기고 싶다.

'큐오' 김선엽 : 앞으로 더 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