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u' 김태우가 3:0 압승을 거두면서 2인의 국가대표가 동반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월 6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하스스톤 한중마스터즈 16강 6회차 경기에서 'Sau' 김태우는 중국의 'Lu Yiqing'을 상대로 노련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1세트에서 주문 도적을 뽑아들은 김태우는 상대의 위니 흑마법사 덱을 완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이어서 등장한 드루이드 덱에서도 밀리지 않는 운영을 보여줬다.

마지막 3세트에서는 상대도 주문 도적으로 응수에 나선 상황. 김태우는 가젯잔 경매인이 잡힐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에드윈 밴클리프로 승부수를 던지는 과감한 판단을 선보였다. 결과는 승리, 앞으로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음은 'Sau' 김태우의 승리 인터뷰 전문이다.



Q. 8강에 진출한 소감은?

이겨서 기쁘고, 사실 연습을 별로 못했다. 이번 주부터 인턴을 시작했다. 일도 내가 하고 싶던 일이라 재미있다. 하지만 회사를 오가야 하다보니 시간이 어쩔 수 없다.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Q. 왜 1세트에서 불안정한 요소가 가득한 도적 덱을 선택했나?

온게임넷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상대가 레이나드 위니덱을 사용할 것을 확신했다. 예선에서 레이나드를 썼다고 해서 본선에서도 쓸 것이란 확신은 없지만 나는 어쩐지 쓸 것 같았다. 폭풍의 칼날을 두 장 넣으면 위니덱에게 절대 질 수 없다. 1승은 거의 했다 쳤고, 이렇게 풀어내면 도적 덱을 카운터를 치기가 쉽지 않다.

주문 도적의 카운터라는 T6도 승률은 6:4 정도라고 본다. 중국 선수들은 주문 도적덱을 제외하면 다른 덱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지더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Q. 해설진은 중국 선수의 분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상대 선수를 분석했다는 뜻인가?

상대가 8강부터 동영상이 있었다. 그런데 8강부터는 1등한 선수만 8강부터 동영상이 다 있었고, 나머지는 그 선수를 상대했을 때만 찾아볼 수 있더라. 여기서 이 선수가 결승에서 레이나드를 하는 것을 보고 가장 중요한 결승에서도 쓰는 것을 보면 자신이 가진 최고의 덱일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본선에서도 레이나드를 쓸 것으로 확신했고, 혹시 몰라서 레이나드를 카운터 할 다른 덱도 준비해둔 상태였다.


Q. 2세트에서는 상대 드루이드가 2턴 누누(정신 자극+서리바람 설인)에 성공하면서 필드를 잡았다. 당시의 상황은?

처음에 서리바람 설인이 나왔을 때는 '어떻게 하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게 SI:7요원이 있어서 동전+요원하면 2딜은 줄 수 있었다. 제일 좋은 것은 설인이 요원을 잡아주면 좋았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여기서 내가 천벌을 맞게 된다면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가 정신자극으로 휘둘러치기를 사용한 것을 보니 패가 안좋구나라고 느꼈고, 남긴 카드도 2장이어서 버티면 이길 수 있겠다란 생각이었다.

이후 절개도 적절히 들어왔고, 드로우 카드들이 계속 나왔다. 가젯잔 경매인도 나오고 하늘빛 비룡도 나오고 해서 어지간해서는 지지 않겠다라고 생각했다. 걱정됐던 점은 상대 카드들을 무기로 잡아서 체력이 없었다. 체력이 13까지 내려가서 자군야포(자연의 군대+야생의 포효)를 맞으면 죽는 상황이었다.

상대가 카드 두 장을 끝끝내 아꼈는데 '이게 자군야포는 아니겠지'란 생각이었다. 정말 다행이었던 것 같다. 절개로 잡았다면 정말 큰일났을 것이다. 절개를 아낀 것이 최고의 판단이 됐다.


Q. 3세트에서는 가젯잔 경매인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는데, 밴클리프로 피니시를 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원래는 8/8밴클리프가 아니고 12/12를 냈어야했다. 마음가짐과 절개까지 쓰면 가능했다. 그랬다면 상대 체력은 15로 줄고 12/12밴클리프는 은신 상태가 되고, 무기에 독도 발려져있는 상태다. 하지만 게임을 해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그림자 밟기를 습관적으로 더블 클릭을 해버렸다. 어이없게 그림자 밟기가 깔리면서 밴클리프가 핸드로 돌아와버리고 말았다.

상당히 당황했는데 냉혈이 나와 살았다. 생각은 잘 되는데 손이 말을 듣지 않는다(웃음). 12/12 밴클리프가 나갈 줄 알고 '이겼다'라고 생각했는데 8/8 밴클리프가 나가서 적잖아 당황했다.


Q. 상대가 밴클리프를 처리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인가?

그렇다. 일단 은폐를 썼기에 혼절시키기는 한 턴 면역이었다. 혹시 대지 고리회 선견자 등으로 버티기에 성공해 상대가 살더라도 밴클리프에 혼절시키기를 쓰게 되면 가젯잔 경매인을 뽑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럼 상대는 알아서 말리고, 나는 다시 밴클리프를 내도 됐다. 실수에 당황하긴 했지만 승부에는 지장이 없던 상황이었다.


Q. 상대가 정신적인 충격이 있었던 것 같다. 본인은 이를 느꼈나?

사실은 내가 터트린 것이다(웃음). 래더에서는 잘 하지 않는 행위인데 감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상대가 기분나빴다면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일부 카드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상대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주고자 했다. 이런 내 행동에 상대가 '멘붕'할만 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상대가 이 플레이를 나한테 하면 내 멘탈은 절대 터지진 않을 것이다.


Q. 본인의 승리로 한국인의 동반 8강 진출이 성공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한국 선수 대 한국 선수의 대결이 성사된 것은 아쉽다. 한국에서 주최한 대회인데 중국 선수들끼리 결승하면 안되지 않겠나? 그 가능성이 줄어든 것은 좋은 것 같다.


Q. 용산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니 긴장이 되지는 않았나?

자리에 앉기 전에는 긴장이 됐는데 막상 시작되니까 긴장이 안 됐다.


Q. 이번 시즌의 목표는?

블리즈컨이 목표다. '내가 최고니까 가야지'란 생각보다는 내 자신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목표가 높으면 더 열심히 하지 않겠는가? 객관적으로 보면 실력이 부족한 것 같다. 열심히 하면 잘 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음 주에 슬시호 선수의 경기가 있다. '주니' 최준희 선수가 이번 주에 꼭 두 명 올라가서 징크스를 깨달라고 했는데 이루어졌다. 징크스를 깬 만큼 '주니' 선수가 8강에 올라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연습 도와준 '깜짝베인' 윤보선 선수에게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