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이 지난 시즌 조기 탈락의 아픔을 딛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유진은 8월 6일, 강남 곰exp 스튜디오에서 열린 핫식스 GSL 시즌3 코드S 32강 A조 경기에서 고전을 펼쳐야 했다. 첫 상대인 이영한을 잡아내며 승자전에 오른 김유진은 승자전에서 김정우에게 패배를 기록하면서 최종전으로 향해야 했다. 하지만 김유진에게 패하며 패자전으로 향했던 이영한이 김도우를 잡아내고 최종전으로 향하면서 이 둘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김유진에게 지난 시즌 32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했던 장본인이 바로 이영한이었기에 김유진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던 상황. 그러나 김유진의 필살기 광자포 러시는 여지없이 불을 뿜었고,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김유진이 승자가 됐다. 다음은 김유진의 승리 인터뷰 전문이다.



Q.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소감은?

솔직하게 운에 맡기고 왔다. 16강부터 잘해보려고 했다. 빌드 같은 것도 와서 경기장에서 손풀면서 정했다. 그렇게 해도 첫 판을 이기길래 나는 '될 놈'인가 싶었는데 정우형이 날카롭게 잘 하더라. 내가 너무 무뎌서 상대가 뭘 하는지 거의 못봤다.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게 최종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영한이형이 또 올라오더라. 내내 초반 전략을 많이 하길래 나도 16강에 정말 올라가고 싶어서 안전한 빌드를 선택했고 그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Q. 오랜 시간 경기를 치렀다. 정신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나?

아까는 좀 힘들었는데 최종전 시작하고 나서 정신을 좀 차린 것 같다.


Q. 연습을 잘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간절함이 상대적으로 덜했기 때문인가?

그렇다기 보다는 내가 첫 조에 걸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대진을 보고 첫 조이기에 집에도 가지 못하고 숙소에서 쉬어야 했다. 프로리그도 끝나서 비시즌인 줄 알았는데 GSL에도 올라갔고 8월에 토론토에서 대회가 있다. 그 이후에는 케스파컵, 레드불 대회 등 일정이 바쁘더라. 생각해보니까 쉴 시간도 없고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최대한의 휴식을 취하면서 오늘 경기는 운에 맡겼다.


Q. 승자전에서 김정우에게 패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피곤했던 것은 아닌데 전체적으로 내가 못했다. 집중력이 부족했다. 게임하면서 나 자신이 나 답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정우형은 정말 잘 했다.


Q. 패자전에서 이영한이 김도우를 이기고 최종전으로 왔다. 내심 김도우가 이기길 바라진 않았는지?

내가 아무리 컨디션이 안 좋아도 프프전은 심리전이 있지 않나. 저그전의 경우에는 생각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저그전이 편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Q. 최종전에서 이영한을 만났다. 전 시즌 탈락의 아픔을 선사했던 만큼 복수하고 싶지 않았나?

부담감이나 복수보다는 이기고 싶었다. 여기서 떨어지면 '광탈'이라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가면서 지난 시즌 생각이 나더라. 이번 시즌 왜 연습을 안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Q.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결국 휴식을 취하자는 작전은 성공한 것 아닌가?

결과적으론 성공한 것 같다. 잘 된 것 같고, 또 모르겠다. 여기서 쉬면 계속 쉴 것 같다(웃음). 내 자신에게 노력이 부족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일단은 쉬고 싶다.


Q.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했다. 경기가 있기 전까지 어떤 방식으로 쉬었나?

소소하게 큰 일정은 아니지만 3,4일에 한 번씩 일정이 있었다. 그러기에 어디로 내려가기엔 애매하고, 지금은 간을 보고 있다. 집은 경남 사천이다.


Q. 그렇다면 앞으로 휴가를 떠날 계획이 있는가?

딱히 휴가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


Q. 16강에서 원하는 조 구성이 있다면?

그런 것은 없고, 16강에서 편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내가 프로토스면 3저그만 있거나, 3테란만 있으면 좋겠다. 연습하기가 편했으면 좋겠다. 4토스는 정말 아닌 것 같다(웃음).


Q. 프로토스전에 자신이 없는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준비를 잘 하면 어느 종족전이던 자신 있지만 머리가 안돌아가는 상태라면 부담감이 조금 있는 것 같긴 하다.


Q. 오늘 델피에르 감독의 e스포츠 다큐멘터리 촬영이 동시에 진행됐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다큐멘터리다보니 별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다. 게이머도 이런 면이 있다, 열심히 하고 있다. 게임하면서 논다는 인식을 다른 면에서 보여주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늘 응원해주셔셔 감사하고, 이번 32강의 나는 예전의 김유진이 아니었기 때문에 16강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