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주성욱(KT)과 어윤수(SK텔레콤)는 참으로 자주 맞붙었다. 양 선수의 상대전적은 8:5로 주성욱이 조금 앞서지만 경기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러나 두 선수의 관계를 라이벌이라 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다. 그 이유는 최후의 승자가 모두 주성욱이었기 때문이다.

주성욱은 2014 핫식스 GSL 코드S 시즌1에서 내로라하는 역대 우승자들을 모두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 어윤수를 4:3으로 꺾으며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주성욱은 3주 만에 다시 만난 2014 GSL 글로벌 토너먼트 4강에서 다시 한 번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고 또 한 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두 선수의 대결은 박빙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주성욱의 승리였다.

2014 GSL 글로벌 토너먼트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만난 양 선수는 2014 핫식스 GSL 시즌3 코드S 결승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4강에서 격돌한다. 어윤수 입장에서는 정말 질긴 악연일 것이다.

2014년 최고의 저그는 누가 뭐래도 어윤수였다. 모두 준우승이긴 했지만 3연속 결승에 진출했고 이제 4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진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첫 우승'이라는 타이틀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어윤수가 실력적으로 주성욱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고 평가 받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윤수가 항상 약간의 차이로 패배했던 이유는 바로 '스타일'때문이다. 어윤수는 원래 안정적인 운영을 선호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무난한 운영이 항상 장점이자 단점으로 거론됐고, 이를 극복하고자 가끔 올인 전략도 섞어 쓰기 시작했다. 이후 어윤수는 결승급 저그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7전 4선승제로 펼쳐지는 결승전에서 어윤수의 카드는 여전히 부족했다. 어윤수는 주로 저글링과 바퀴 위주로 초중반을 넘긴 뒤 깜짝 뮤탈리스크 체제를 선보여왔다. 뮤탈리스크 타락귀 체제의 핵심은 프로토스보다 빠른 성장력에 있다.

프로토스가 불사조를 준비하기 이전에 뮤탈리스크가 먼저 확보된다면 저그에게 유리한 게임이고 뮤탈리스크가 생산되는 시점에 불사조 생산 체제가 갖춰져 있다면 그 게임은 프로토스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주성욱은 맞춰가는 운영의 대가다. 모든 종족전이 그렇지만 저그 대 프로토스는 유닛 간의 상성이 더 극명하다. 항상 관측선이나 환상 불사조를 통해 저그의 체제를 쉴 새 없이 정찰하는 주성욱에게 깜짝 뮤탈리스크가 통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우스갯소리로 결승이 아닌 4강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윤수가 이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어윤수는 지난 8강 승자 인터뷰에서 "뮤탈리스크를 준비하지 않았음에도 나도 모르게 손이 가더라(웃음)"라고 말할 만큼 뮤락귀(뮤탈리스크&타락귀) 체제에 대한 애착이 있다. 이에 대한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질긴 악연인 주성욱을 꺾고 4연속 결승에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어윤수는 질긴 악연을 끊을 수 있을까? 아니면 수많은 맞대결에도 불구하고 '라이벌'을 허용하지 않은 주성욱이 '천적'으로 진화할까? 이번 GSL 최고의 빅매치로 여겨지고 있는 주성욱과 어윤수의 2014 핫식스 GSL 시즌3 코드S 4강전은 9월 24일 오후 6시 강남 곰eXP 스튜디오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2014 핫식스 GSL 시즌3 코드S 4강

1경기 주성욱(P) VS 어윤수(Z)

1세트 주성욱(P) VS 어윤수(Z) 님버스
2세트 주성욱(P) VS 어윤수(Z) 데드윙
3세트 주성욱(P) VS 어윤수(Z) 만발의 정원
4세트 주성욱(P) VS 어윤수(Z) 까탈레나
5세트 주성욱(P) VS 어윤수(Z) 세종과학기지
6세트 주성욱(P) VS 어윤수(Z) 회전목마
7세트 주성욱(P) VS 어윤수(Z) 폭스트롯 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