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장현우

데뷔 4년 차 프로게이머지만 이제 겨우 19살 소년. 15살때부터 지켜봐온 기자가 아는 장현우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겁도 많아 눈물이 많지만 게임 내 승부욕은 활활 타오르던 그런 선수였다.

장현우는 2011년 11월 29일 펼쳐졌던 2011 GSTL 시즌1 플레이오프 4강 TSL과 프라임의 경기에서 당시 TSL의 강력한 테란이었던 한규종과 김민혁, 그리고 저그 김동현을 제압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특히 이날 경기에서 보여줬던 장현우의 2제련소 빌드는 이후 자유의 날개 프로토스의 대 테란전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며 장현우에게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 등의 별명이 생겨났다.

장현우의 고공행진은 2012년 정점을 찍었다. 2012 GSTL 우승, 2012 WCS 코리아 지역 우승, 팀 리퀴드 대회인 TSL4 우승, IPTL 우승 등 개인리그와 팀리그 우승의 중심에 있었다. 프라임은 이정훈과 조성주, 장현우 등 에이스들의 활약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조성주의 진에어 이적, 이정훈의 LOL 전향 등으로 프라임의 전력은 급격히 약화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 시즌. 2라운드부터 이정훈이 합류하며 무거웠던 장현우의 어깨를 한시름 덜어주긴했지만 장현우의 어깨는 늘 부담감으로 짓눌려있었다. 지난 시즌 프로리그 15승 17패. 에이스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성적이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프로리그 2015 시즌에서 프라임은 김명식과 최병현을 영입하며 장현우의 부담감을 확실히 줄여줬다. 그럼에도 관계자들과 팬들 사이에서 최약체 이미지를 벗진 못했다.

그렇게 시작된 1라운드, 김명식과 최병현의 활약으로 에이스 결정전까지 두 번 가긴했지만 결국 모두 2:3패배였다. 반복된 패배는 팀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저하시키고, 선수들은 지쳐갔을 것이다. 프로리그 4연패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시즌 에이스 장현우의 이번 시즌 성적은 1승 3패로 썩 좋지 못했다.

에이스라는 숙명으로 지난 시즌 한 차례도 쉬지 않고 출전한 장현우에게는 김명식과 최병현이라는 좋은 동료가 생겼지만,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고 스스로 용납하지 못했을 것이다.

▲ 포효하는 장현우


그리고 1월 20일 프라임의 2015 시즌 5번째 경기,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대 KT 롤스터전. 프라임은 지난 시즌 KT 롤스터를 상대로 1세트조차 따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프라임은 1세트에서 김명식이 김성한을 잡아냈고, 장현우가 주성욱을 잡아내며 2:2 동점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끄는데 성공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만난 선수는 3세트에서 만났던 장현우와 주성욱의 리매치였다. 3세트 승자는 장현우였지만 아무도 그가 하루 2승을 해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장현우가 못해서가 아니었다. 주성욱의 에이스 결정전에 대한 신뢰였다.

하지만 결과는 장현우의 승리였다. 기적을 일궈낸 장현우는 흔히 말하는 '인생 경기'를 선보였다. 장현우는 에이스 결정전 경기 막바지에 자신의 승리를 직감하자 포효했다. 무슨말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쁨의 울부짖음이었다.

그리고 주성욱에게 GG를 받아내는 순간, 장현우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며 박외식 감독과 동료들의 품에 안겨 눈물을 훔쳤다. 웬만한 결승전 무대에서도 보기 힘든 감동이었다. 장현우의 눈물은 단순히 기쁨의 표현만은 아니었다.

어린 나이부터 시작한 프로게이머 생활, 그리고 에이스로서의 팀원들의 기대에 못미쳤던 성적들, 항상 약체로 평가받던 수모 등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는 눈물이었다. 아무리 전력상 약하다고 해도 절대약은 없다.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KT 롤스터를 꺾어낸 값진 1승이 2승, 3승이 되어 앞으로 팬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선사하는 장현우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