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면 상향 평준화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한국 롤챔스와 마찬가지로 북미와 유럽 LCS 중위권 싸움이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하다. LCS 4주차에서 많은 이변이 속출했다. MYM과 사이좋게 최하위를 달리던 겜빗 게이밍이 강팀들을 잡으면서 홀로 치고 올라갔다. 북미도 마찬가지다. TSM과 팀 코스트를 제외하고는 쉽게 순위를 예측하기 힘들다.

그래도 보는 재미는 상당했다. 새벽부터 시작한 LCS는 해가 뜰 때까지 계속됐지만, 피곤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경기가 끝난 후에 몰려오는 잠은 이길 수 없었다. 그러나 시차를 넘어 보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었던 LCS 4주차. 이를 간단히 살펴보는 LCS 리포트를 시작한다.


▲ LCS EU 4주차 대진 & 결과

■ SK 게이밍의 독주, 2승을 기록한 H2K

SK 게이밍의 독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4주차 역시 SK 게이밍의 독무대가 이어졌다. 한국에 GE 타이거즈가 있다면 유럽에는 SK 게이밍이 있다. 구멍이라고 할만한 선수도 없다. '프레디122'은 유럽 최고의 탑 라이너다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스벤스케런'도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선수는 원거리 딜러 '포기븐'이다. '포기븐'은 현재 KDA 28.7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KDA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이러한 수치는 쉽게 나올 수 없는 수치다. 그만큼 안정적이면서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있다는 뜻이다.

'류' 류상욱의 H2K는 기분 좋게 2승을 거뒀다. 경기 내용도 상당히 좋았다. 무엇보다 H2K의 봇 라인이 인상적이었다. 엘레멘츠의 봇 듀오를 압도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 인해 순식간에 4위까지 치고 올라온 H2K. 이긴 경기력만 본다면 충분히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 UOL. 이들도 로캣을 잡으면서 순식간에 3위까지 올라갔다. UOL은 초반부터 화끈하게 몰아붙인다. 개개인 피지컬도 좋지만, 팀 호흡과 한타 능력이 일품이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인 성향이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 부분만 보안 된다면 프나틱을 넘어 SK 게이밍의 아성을 무너뜨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 LCS NA 4주차 대진 & 결과

■ 진검 승부에서 승리한 TSM, 윈터폭스의 선전

4주차에서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던 TSM대 CLG의 경기. 두 팀의 명성에 걸맞게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 사실 CLG가 승리하는 분위기였다. 초반부터 글로벌 골드에서 앞서가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TSM에는 '비역슨'과 '와일드터틀'이 있었다. 딜을 전담한 이 두 선수가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CLG를 괴롭혔다. 또, 전방에서는 '다이러스'의 사이온이 엄청난 탱킹 능력을 보여줬다. 극적으로 경기에서 승리한 TSM. 내기에서 패배한 '핫샷'은 곧 핑크 머리로 염색할 예정이다.

▲ TSM vs CLG 글로벌 골드 그래프

IEM 그랜드 파이널에 참가하기 위해 아직도 순위 경쟁 중인 TSM과 CLG. 아무래도 유력한 쪽은 이번 대결에서 승리한 TSM이다. 사실 두 팀 모두 현재 최고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으므로 누가 IEM 그랜드 파이널에 가더라도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가 나올 것 같다.

윈터폭스 역시 기분 좋은 한 주를 보냈다. C9과 팀 임펄스를 잡으며 2승을 기록한 것. 특히, '헬리오스' 신동진의 활약이 눈부셨다. C9을 상대로 렉사이를 꺼낸 신동진은 '메테오스'보다 항상 먼저 움직였다. 윈터폭스는 4주차에서 2승을 챙기며 순식간에 공동 3위로 도약했다.


금주의 UP & DOWN



(UP) 겜빗 게이밍 - 귀신같은 경기력, '다이아몬드 프록스'의 부활

겜빗 게이밍은 이번 시즌 시작 전 IEM 쾰른에서 우승을 차지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듯했다. 하지만 2015 LCS EU 스프링 시작과 동시에 처참한 경기력으로 최하위권까지 떨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피노이'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고, '다이아몬드 프록스'는 자신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런 겜빗 게이밍이 4주차에 부활했다. 무엇보다 '다이아몬드 프록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엘레멘츠를 상대로 니달리를 선택한 '다이아몬드 프록스'는 말 그대로 경기를 지배했다. 엄청난 화력을 앞세워 엘레멘츠를 무너뜨린 것. 특히, '슉'의 자르반 4세를 완전히 무력하게 만든 그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IEM 그랜드 파이널이 다가오자 겜빗 게이밍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지난 시즌 승강전으로 떨어지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겜빗 게이밍. 4주차 승리를 기반으로 다시 M5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많은 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겜빗 게이밍 vs 엘레멘츠 세부 정보

'다이아몬드 프록스'가 가한 총 피해량 : 26.7K (팀 내 1위)
'슉'이 가한 총 피해량 : 4.0K
'니프'가 가한 총 피해량 : 3.5K




(DOWN) 엘레멘츠 - 그들의 호흡은 어디로?

지난 시즌 유럽 1위를 차지한 얼라이언스 멤버들로 구성된 엘레멘츠. 이번 시즌 '레클리스'를 영입하면서 전력이 한 층 올라갔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엘레멘츠는 4주차에서 약체로 평가받는 H2K와 겜빗 게이밍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프로겐'의 애니비아 선택이 잘못됐다. 세계에서 가장 애니비아를 잘 다루는 선수지만, 현재 메타에서 애니비아가 쓰이지 않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가 빠른 템포로 진행되자 애니비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레클리스'의 그레이브즈에 대한 집착도 하나의 문제점이다. '슉' 역시 경기를 이끌기보다는 상대 정글러에게 끌려다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팀의 호흡 문제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레클리스'가 팀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실력을 팀원들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이런 부분이 팀의 단합을 무너뜨리고 있다. 엘레멘츠는 조금 더 단합된 모습으로 제대로 된 팀 게임을 해야만 다시 유럽 최정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금주의 명장면

▲출처 : LoL Highlights

TSM! TSM! TSM!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 명장면을 한 부분만 선정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하이라이트 형식의 영상을 선정했다. 억제기와 드래곤 버프 모두 뒤처진 TSM이 패배하는 듯했다. '레사장'의 핑크빛 염색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CLG가 무리한 플레이를 하면서 TSM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다. '핫사장'의 핑크빛 염색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 LCS 스프링 4주차 순위


일러스트 = 석준규 사진기자(lass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