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솔로 라인 대세 챔피언이 뭐야?"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바로 "이거다!"하고 떠오르는 챔피언이 없습니다. 솔로 랭크, 롤챔스 통틀어서 말이죠. 과거에야 확실한 두각을 나타내는 OP 챔피언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어떤 챔피언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LoL 리그(이하 LPL)에서 독특한 카드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깜짝 카드는 멋진 활약을 펼쳐, '어째서 이 챔피언이 롤챔스에 등장하지 않지?'라는 말까지 나오게 만듭니다.

그 주인공은 현재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챔피언, 'AP 챔피언들의 악몽' 갈리오입니다.


▲ 올라갈 일만 남은 챔피언, 갈리오!



■ 갈리오, AP 챔피언들에게 최악의 악몽! ...을 선사했어야 했는데...

갈리오는 뚜렷한 콘셉트와 목표를 가지고 출시된 챔피언입니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AP 챔피언을 완벽하게 카운터 치겠다는 것입니다. 잘 성장한 갈리오는, AP 챔피언들에게 있어 공포 그 자체입니다. 갈리오가 AP 챔피언을 상대로 강한 이유, 바로 패시브와 W스킬 때문입니다.

핵심은 패시브입니다. 갈리오의 패시브는 얻은 마법 저항력의 절반을 AP로 얻는 스킬입니다. 대부분의 스킬에 AP 계수가 붙어있는 갈리오에게, 이 패시브는 '꿀 패시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법 저항력만 둘둘 감으면 기본 대미지도 증가하기에 갈리오는 '극한의 마법 저항력'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갈리오의 W스킬, '방벽' 역시 대 AP 챔프전에 큰 도움을 줍니다. W스킬을 마스터할 시 얻을 수 있는 마법 저항력은 90. 음전자 망토 두 개 분의 마법 저항력을 스킬로만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자신은 물론, 팀원들에게도 사용 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 AP 챔피언 상대에 특화된 갈리오


그렇다고 나머지 스킬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갈리오의 Q스킬은 쏠쏠한 대미지와 더불어 광역 슬로우 효과까지 있습니다. E스킬 역시 광역 대미지와 함께 아군 전체의 이동 속도를 향상시켜주는 유용한 유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적절한 곳에 활용된 E스킬은, 팀 전체에 부스터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기본적인 스킬 성능이 우수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갈리오의 꽃은 궁극기 '듀란드의 석상'입니다. 듀란드의 석상은 넓은 범위의 적에게 광역 도발을 시전, 적 전체를 순간적으로 무력화시키는 한타 기여도 최상급 궁극기입니다. 갈리오의 궁극기가 제대로만 들어간다면, 불리했던 전투 구도도 얼마든지 역전시킬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정확히 들어가면, 이보다 더 위력적인 궁극기가 없을 정도. (영상 출처: Youtube '쌈보TV')


갈리오는 이렇게나 좋은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중용받지 못하고, 솔로 랭크에서도 그리 많이 사용되는 챔피언은 아닙니다. 어째서 이렇게 좋은 챔피언을 사용하지 않느냐, 그것은 바로 갈리오의 극심한 마나 소모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갈리오의 마나 소모는 정상적인 라인전을 펼치기 힘들 정도로 크고, 그것은 갈리오의 최대 약점이 됩니다.

또한, 포킹 조합에 대처하기 힘들고, 순간적인 폭딜을 내기에 딜링이 부족하기에 암살자 역할을 수행하기에도 무리가 있었습니다. 덧붙여, 미드 라인에 AD 챔피언들이 자주 등장할 시기엔 'AP 챔피언 카운터'라는 갈리오의 큰 장점이 사라지기에, 갈리오의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강점은 있었고, 그 강점은 갈리오를 프로 무대로 이끌어냅니다.


■ 프로 리그와의 질긴 악연이 있는 챔피언, 갈리오

과거, 프로 리그에 등장한 이력이 있는 갈리오. 제법 여러 선수들이 갈리오를 사용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 선수가 둘 있습니다. 바로 '빠른별' 정민성과 '에이콘' 최천주입니다. 두 선수의 갈리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안 좋은 쪽으로 말이죠.


▲ 갈리오를 사랑한 두 남자, 빠른별과 에이콘(좌 빠른별, 우 에이콘)


빠른별은 2012 롤챔스 스프링 나진 e엠파이어와(이하 나진)의 8강전에서 갈리오를 사용합니다. 1세트에서 갈리오를 활용하여 좋은 플레이로 팀을 이끈 빠른별이, 2세트에서도 갈리오를 꺼내 듭니다.

역대 최고의 라이벌인 양 팀.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팽팽한 경기가 계속해서 펼쳐집니다. 그리고 바론 앞에서 게임의 향방을 가를 큰 전투가 펼쳐집니다. 문제는 여기서 일어납니다. 당시 프로스트의 서포터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챔피언은 잔나였습니다. 끌어당기는 갈리오의 궁극기와, 상대를 밀어내는 잔나의 궁극기는 상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요한 한타 상황에서 매드라이프와 빠른별의 궁극기가 겹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합니다. 빠른별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결국 빠른별의 궁극기 활용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하필 이 교전에서 당시 나진의 AD 캐리 '히로' 이우석의 그레이브즈가 펜타킬을 달성하고, 김동준 해설이 멋진 '펜타킬 샤우팅'을 외쳐 경기 후에도 많은 화제가 됩니다. 그렇게 빠른별의 갈리오는 그의 흑역사가 됩니다.


▲ 오늘도 빠른별의 갈리오는 고통받습니다 (영상 출처: 온게임넷)


에이콘 역시 갈리오에 안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에이콘이 속한 삼성 블루는 2014시즌 롤드컵 4강전에서 삼성 화이트와 맞붙습니다. 삼성 블루는 1세트에서 삼성 화이트의 엄청난 경기력 앞에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기에,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분위기 반전을 위해 에이콘이 선택한 카드가 바로 갈리오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경기는 갈리오가 왜 안 쓰이는지를 잘 보여준 게임이 되었습니다. 갈리오는 상대 포킹 조합에 무력했고, 그 좋다던 갈리오의 궁극기 역시 그다지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많은 갈리오 팬들이 시무룩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었던 에이콘의 갈리오 (영상 캡쳐: 온게임넷)



■ 지금이 타이밍이에요! 갈리오, 출격 준비 완료!

롤챔스와 롤드컵에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갈리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프로 무대에서 많은 굴욕을 당했던 갈리오가 다시 등장할 최적의 시기가 왔기 때문입니다. 글 서두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지금의 프로 무대는 이거다 싶을 정도로 유행하는 메타가 있는 것도 아니며, 어떤 챔피언이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류가 되는 흐름은 있습니다. 바로 AP 챔피언들이 강세라는 점입니다.

AP 챔피언이 강세인 미드 라인을 제외하고, 탑 라인에서도 AP 챔피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리산드라나 럼블, 룰루는 예전부터 등장했고, 최근엔 케넨까지 탑 AP 챔피언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게다가 AD 캐리도 마법 대미지 비중이 높은 코르키가 여전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AP 챔피언을 상대로 강세를 보이는 갈리오가 활약할 판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갈리오는 AP 챔피언을 상대할 때뿐만 아니라, 돌진 조합 및 암살자 챔피언에 대한 대처에도 유용합니다. 갈리오의 궁극기는 돌진 챔피언들과 근접 암살 챔피언들을 순식간에 무력화시키기에, 들어오는 챔피언들의 카운터 챔피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AP 챔피언이 강세인 현 LoL의 프로 리그, 갈리오가 활약하기 좋은 무대다.


실제, 갈리오는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려 LPL에 등장했습니다. 에이콘은 LPL에서 갈리오를 활용하여, 삼성 화이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고의 플레이어, '마타' 조세형과 '댄디' 최인규의 VG를 제압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한결같은 갈리오 사랑을 보여준 에이콘이 있었습니다.

에이콘의 갈리오는 튼튼했고, 궁극기는 '와 사기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였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 경기에서, 에이콘의 갈리오는 주연급 활약을 보여줍니다. 에이콘의 외사랑이 보답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경기였죠.


▲ 블록버스터급 반전 영화의 주인공, 에이콘의 갈리오! (영상 출처: Youtube 'OPLOLReplay')


패치 내역 역시 갈리오에게 웃어줍니다. 4월 8일부터, 롤챔스는 5.6 패치 버전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5.6 패치는 갈리오에게 힘을 실어주는 패치로 가득합니다.

5.6 패치로 인해, 갈리오는 자신의 가장 큰 단점인 '마나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합니다. 갈리오의 코어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성배류 아이템이 크게 버프되기 때문이죠. 조화의 성배는 가격이 감소하고, 아테나의 부정한 성배는 마나 회복력이 크게 증가합니다. 갈리오의 입장에서 쾌재를 부를만한 패치 내용이었습니다.


▲ 성배 버프로 마나 걱정을 한시름 덜은 갈리오


그 뿐만 아니라 갈리오의 스킬도 상향됩니다. 이 패치로 갈리오의 E스킬, '정의의 돌풍'의 쿨타임이 감소합니다. 레벨 증가에 따른 쿨타임 감소 스킬이 하나도 없기에, 갈리오의 스킬 쿨타임은 전반적으로 길었습니다. 유틸성이 뛰어난 E스킬의 쿨타임 감소는, 갈리오의 전체적인 화력과 기동력을 향상 시켜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 E스킬의 쿨타임 감소 버프를 받은 갈리오



무대는 준비되었습니다. 메타도 갈리오가 날뛰기 적합하고, 때마침 적절한 버프까지 받은 상태입니다. 갈리오가 만약 롤챔스에 등장하다면, 지금이 아마도 최적의 타이밍일 것입니다.

과연 갈리오는 롤챔스에 복귀하여, 팬들에게 화려한 귀환을 알릴 수 있을까요? 시원하게 터지는 갈리오의 5인 궁극기를 롤챔스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 마침 다음 패치에 새스킨도 나오겠다, 지금이 출격할 절호의 타이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