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봄의 맹호' KOO 타이거즈가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KOO 타이거즈는 16일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섬머 포스트 시즌 1일 차 와일드카드전에 출전한다. KOO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 본다면, 확실히 아쉬운 성적을 거둔 셈이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 파죽지세로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했던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롤챔스 선발전을 앞둔 2014년 11월 14일, 정노철 감독을 필두로 한 KOO 타이거즈(당시 HUYA 타이거즈)가 팬들에게 첫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팀원들만 놓고 보면 기대를 모을만한 팀이 아니었다. 그동안 뛰어난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선수들과 올드 게이머의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 그 당시, KOO 타이거즈의 선수 조합은 팬들의 의구심을 샀다

하지만 KOO 타이거즈는 팬들의 의구심을 환호성으로 바꿨다. 가볍게 선발전을 통과한 KOO 타이거즈는 스프링 정규 시즌에도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하며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스프링 시즌 1라운드에는 전승을 기록했고, 곧바로 이어진 2라운드에서도 kt 롤스터와 SKT T1과의 대결을 제외하고 모두 승리하며 엄청난 기세로 결승에 일찌감치 이름을 올렸다. 팀 창단 이후 맞이한 첫 시즌에서 거둔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너무 빠르게 달렸기 때문이었을까. KOO 타이거즈는 스프링 시즌 결승에서 SKT T1에게 0:3 완패를 당하고 만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에게 첫 패배를 안겨줬던 SKT T1에게 또 한 번 일격을 얻어맞고 쓰러졌다. 경기 내용도 꽤 일방적이었다. KOO 타이거즈는 본인들의 장점인 화끈한 이니시에이팅도, 자로 잰 듯한 날카로운 한타 집중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게 KOO 타이거즈는 SKT T1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했다.

▲ KOO 타이거즈는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빠르게 질주하던 사람이 한 번 쓰러지면 그 속도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크게 다치게 마련이다. KOO 타이거즈도 마찬가지였다. 절치부심하며 맞이했을 이번 섬머 시즌 1라운드 초반에도 KOO 타이거즈의 경기력은 살아나지 못했다. KOO 타이거즈는 자신들에게 익숙지 않은 패배의 쓰라림을 자주 경험했다.

그럼에도 KOO 타이거즈의 저력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부활을 맞이했다. 1라운드 중반부터 8연승을 기록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아직 폼이 완벽하게 올라온 것은 아니었지만,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부터 이어지던 부진을 떨쳐내는 데 성공했다.

치열한 중상위권 순위 경쟁에서 KOO 타이거즈는 살아남았다. 때로는 자신의 힘으로, 한편으로는 다른 경쟁 팀이 무너진 것으로 토대로 정규 시즌을 4위로 마감했다. 포스트 시즌에 이름을 올린 KOO 타이거즈.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완벽한 부활을 위해서는 총 네 팀을 꺾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나진 e엠파이어와의 와일드카드전이다.

'봄의 맹호'로 불리던 KOO 타이거즈는 확실히 이번 여름 무더위에 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독하게 이어진 부진 속에도 KOO 타이거즈의 저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봄의 맹호'라는 별명을 바꿀 시기가 찾아왔다. 물론, 힘들겠지만 이번 포스트 시즌은 KOO 타이거즈에게 기회의 장이다. 이번 기회를 잘 살린다면, KOO 타이거즈는 '꾸준한 강팀'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될 것이다.


■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섬머 시즌 와일드카드전

KOO 타이거즈 vs 나진 e엠파이어 (오후 6시)
- 3판 2선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