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강팀들이 더 큰 무대와 새로운 경험을 위해 중국 무대로 떠났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만나봤던 Snake와 DK는 중국 리그를 제패하고 다시 국내 리그로 돌아와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두 팀과 함께 '3강'으로 불리며 국내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MVP 블랙이 있습니다. 중국 리그 경험은 없지만, 깊이 있는 연구와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들만의 운영으로 국내 리그를 선도해왔습니다. 중국 최고 리그의 우승팀인 Snake와 슈퍼리그에서의 대결을 앞두고 있고, 전 세계를 대표하는 팀들이 대결하는 MSI MGA(Masters Gaming Arena)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합니다. 국내와 세계 대회에서 모두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MVP 블랙을 만나봤습니다.

▲ 왼쪽부터 진재훈(락다운), 이태준(메리데이), 이중혁(사케), 윤지훈(사인), 정원호(교차)



■ 국내 리그와 세계 대회를 제패했던 MVP 블랙, 그 이후...


Q.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교차' 정원호 : 서브 딜러를 맡은 '교차' 정원호 입니다.

'메리데이' 이태준 : 지원가 포지션과 팀 오더 역할을 하는 ‘메리데이’ 이태준입니다.

'사케' 이중혁 : MVP 블랙의 팀장이자 메인 딜러인 ‘사케’ 이중혁입니다.

'사인' 윤지훈 : 메인 탱커 ‘사인’ 윤지훈입니다.

'락다운' 진재훈 : 올라운더 역할을 하고 있는 ‘락다운’ 진재훈입니다.


Q.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커뮤니티 오픈 토너먼트(HCOT)와 IEM 센젠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합니다.

'사케' 이중혁 : 꾸준히 연습하고 있어요. 형제 팀인 MVP 스카이와 MRR과 주로 연습했죠. 다른 팀들이 ‘스크림’을 잘 해주지 않는데, 이유는 잘 모르어요(웃음).

'교차' 정원호 : IEM 센젠에서 대회가 끝나고 5일 정도 쉬었어요. 이후 히어로즈 슈퍼리그 준비를 했죠.


Q. 팀 리빌딩 후 새로운 팀원과 함께 생활하게 됐는데, 불편한 점이 있었나요?

'사케' 이중혁 : 리빌딩된 MVP 블랙 5명으로 함께 생활한 지 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직은 적응해 나가는 단계죠. 다들 개성이 강해서 하나로 뭉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승승장구 하는 비결이 무엇이죠?

'사케' 이중혁 : 우리 팀의 연습량인 것 같아요. 하루에 거의 12시간 이상 하고 있죠. 팀 연습과 개인 연습 모두 병행하고 있죠.


Q. 팀원들의 개성이 강하다고 했는데, 어떤 방법으로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지 궁금합니다.

'메리데이' 이태준 : 처음에는 팀원 간 의견 대립이 많았어요. 저는 천천히 수비적으로 압박하는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다른 팀원은 굉장히 공격적이에요. 그런데 초반에 레벨에서 앞서가면 팀원들 의견처럼 계속 몰아치는 게 좋더라고요. 그 의견에는 제가 동의하고 있죠.


Q. 다른 팀과 구별되는 MVP 블랙만의 특색이 있을까요?

'교차' 정원호 : 요즘 추세가 전략이 굉장히 다채로운데, 우리는 팀원 모두 영웅 폭이 넓어서 ‘3전사’나 자가라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요.

'메리데이' 이태준 : 승기를 굳힐 줄 아는 팀이라고 생각해요. 승리하는 방법을 알고 역전을 잘 안 당하죠.

'사인' 윤지훈 : 속도가 굉장히 빠른 팀이에요. 처음에 빠른 움직임으로 이득을 취하고 유리할 때 빠르게 경기를 끝낼 수 있죠. 경기 속도가 빨라서 보기에도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는 MVP 블랙, 새로운 패치와 영웅에 관한 그들의 생각은?


Q. MVP 블랙은 스랄, 소냐 등 모험적인 조합을 많이 선택하는 것 같아요. 최근 히어로즈에서 자주 등장하는 영웅만 계속 나온다는 지적이 있는데, 프로 경기에서도 다양한 조합이 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사케' 이중혁 : 패치가 되고 새로운 영웅이 나오면서 더 많은 조합이 나올 것 같아요. 고인이 된 영웅들도 점점 다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해요.

'교차' 정원호 : (13.0 패치 이전) 요즘 레오릭 때문에 너무 밸런스가 붕괴됐어요. 레오릭의 라인을 미는 속도가 빨라서 상대하는 팀이 초반 속도전에서 많이 말리게 돼요. 지금은 레오릭을 상대할 만한 전사 영웅이 없는 것 같아요.

'사인' 윤지훈 : 특정 상황만 주어지면 비주류 영웅도 언제든지 꺼내 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최근 히어로즈에서 근접 암살자와 전사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사인' 윤지훈 : 한타나 게임 자체를 주도할 수 있는 영웅들이 근접 암살자와 전사라고 생각해요. 교전할 때 근접 영웅이 가장 먼저 진입하는 역할을 해서 가장 주목받죠. 우리 팀의 경우는 ‘락다운’ (진)재훈이가, Snake에서는 ‘오레오맨’이 그런 역할을 맡는 것 같아요.

▲ '어그로꾼' 우서로 국내 리그에서 맹활약한 '메리데이' 이태준


Q. (이태준에게) 우서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최근 경기에서 우서의 티어가 떨어졌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 동의하나요?

'메리데이' 이태준 : 예전부터 우서가 1티어 영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원가 영웅마다 싸우는 방식이 다를 뿐이고, 각 영웅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것 같아요. 다만, 빛나래-리리는 제외하고 싶어요(웃음).


Q. (진재훈에게) 다른 팀에서 잘 활용하지 않는 스랄과 소냐를 활용한 적이 있는데, 최근 메타에서 활용할 수 있나요?

'락다운' 진재훈 : 소냐는 스랄보다 사용하기 쉬워요. 스랄을 꺼내 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건이 필요하죠. 이니시에이팅이 좋은 영웅들이 모두 밴 당했을 경우에만 스랄이 쓸만한 것 같아요.


Q. (이중혁에게) 제이나-캘타스-발라 위주의 영웅이 선택되는 데, 패치 이후 다양한 원거리 암살자가 등장할 수 있을까요?

'사케' 이중혁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캘타스가 너프되면 잘 안쓰일 것 같고, 사거리가 긴 해머 상사와 자가라가 주요 딜러로 등장할 것 같아요. 제이나는 너프되더라도 당분간은 사용될 것으로 예상해요. 히어로즈에서는 레이너와 같은 평타형 영웅들이 사거리가 너무 짧아서 전사와 암살자들에게 물리기 쉬워요. 그래서 버프되도 잘 안 쓰일 것 같아요.

▲ '사인' 윤지훈, "캐리보단 팀을 위한 플레이"

Q. (윤지훈에게) 개막전 승자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전사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면?

'사인' 윤지훈 : 잘한다고 생각하는 탱커는 ‘sCsC’ 김승철,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부터 ‘sCsC’ 김승철 선수는 최정상에 있었고 지금도 잘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아직도 많이 보고 배우고 있죠. 스타일을 비교해본다면, DK는 팀원들이 김승철 선수가 캐리하는 것을 돕지만, 저는 한타에서 팀원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하죠. DK 경기를 보면 지원가인 ‘재현’ 박재현 선수가 김승철 선수와 ‘노블레스’ 채도준 선수에게 힐을 몰아주던데, DK에서 딜러들이 힐을 못 받아 조금 불쌍한 것 같아요.


Q. (정원호에게) 히어로즈 경기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각 팀에 한 명 이상 있어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필요한 이유가 있나요?

'교차' 정원호 : 히어로즈에는 길 잃은 바이킹이나 아바투르 처럼 전략적인 영웅이 있어요.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서 아바투르 같은 영웅을 다룰 수 있는 팀원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사인' 윤지훈 : 우리 팀 특징인데, 근접 영웅과 원거리 영웅의 수를 다양하게 둬요. 근접 영웅으로 유명한 재훈이가 원거리 영웅을 선택하고 (정)원호가 전사와 근접 암살자를 할 때도 있어요.



■ IEM 센젠에 이어 MSI MGA까지! 세계 대회 제패를 노리는 MVP 블랙


Q. IEM에서 세계 각 지역 대표들과 맞붙었는데, 해외 팀의 경기 스타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사케' 이중혁 : 국내 메타보다 조금 뒤처진 느낌이 들었어요. 우리가 히어로즈 팀 리그(HTL)에서 초창기에 사용했던 '2지원가'를 꺼내든 것을 보고 느꼈죠.



Q. MSI MGA에서 경계되는 강팀이 있다면?

'메리데이' 이태준 : 저는 Tempo Storm이 견제돼요. 처음 히어로즈를 시작할 때, 그 팀의 경기를 보면서 운영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날카로운 전략을 많이 가진 팀인데, 이번 대회에서도 준비해올 것 같아요. 실력으로는 걱정이 안 되지만, 어떤 기습적인 수를 둘지 경계가 되네요. 하지만 아직은 중국과 한국 리그의 메타가 가장 강한 것 같고,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것을 준비하기보다는 기존에 해오던 플레이를 더 강화해서 잘하고 싶어요.


Q. 히어로즈 슈퍼리그가 끝난 이후, 중국 리그에 진출해볼 생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케' 이중혁 : 이번에도 캘타스컵 같은 단기 대회는 제의가 왔는데, Ping 문제가 심해서 거절했어요. 중국 리그에서 활동할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 출전해보고 싶어요. 만약 한국과 중국 리그 모두 병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국 리그를 선택하겠죠.



■ 거센 도발과 함께 서로를 인정? 한국과 중국 최강 리그의 우승팀 격돌




Q. Snake와 승자전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경기를 예상하나요?

'사케' 이중혁 : 쉽게 승리할 것 같지는 않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비등비등하거나 약간 불리하다고 생각해요. Snake와 경기를 잘 안 해봐서 정확한 기량 파악이 잘 안돼요. Snake가 경력이 오래된 팀이고 현 메타를 잘 알고 있어서 부담스럽긴 해요.

만약 4강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우리가 이길 거에요. DK와 Snake가 중국 유학을 다녀왔다면, 우리도 미국 유학을 다녀와서 힘을 얻을 것 같아요(웃음).

'메리데이' 이태준 : Snake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과 의견이 비슷해요. 승리한다는 확신은 없지만, 패배할 것 같지도 않은 느낌이 들어요.

'사인' 윤지훈 : 넥서스컵에서 Snake가 레이브 HOTS와 경기를 해서 2:1로 이겼어요. 그런데 Snake가 한 세트를 패하는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죠.


Q. ‘오레오맨’ 이재원이 지난 8강 승자 인터뷰에서 MVP 블랙이 ‘한계가 있는 팀’이라고 말했는데, 이재원에게 한마디 한다면?

'교차' 정원호 : 그 친구가 아직 어려서 자신의 한계를 모르네요(웃음).

'사인' 윤지훈 : 물론 모든 팀에 한계는 있죠. 하지만 Snake가 우리보다 낫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에요(웃음).

▲ 영웅 리그 승률 90% 이상을 기록한 적이 있다는 '교차' 정원호


Q. (13.0 패치 전 인터뷰) 히어로즈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영웅 리그 단계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영웅을 하나씩 추천해줄 수 있을까요?

'사케' 이중혁 : 그냥 'OP'가 아닌 'OOOOP' 레오릭을 추천해요. 너프되더라도 레오릭은 좋을 것 같아요.

'사인' 윤지훈 : 제가 전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영웅 리그에서는 레오릭을 안 골라요. 이기려면 근접 암살자로 제라툴을 추천하죠. 듀오로 영웅 리그를 한다면, 제라툴-아바투르, 일리단-아바투르가 승률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교차' 정원호 : 게임 시작할 때 먼저 인사를 건네면 다른 유저들도 인사를 해요. 다른 팀원의 프로필을 확인한 뒤, 그 사람이 잘하는 픽을 할 수 있게 유도하죠. 이상한 영웅을 할 것 같으면 제가 먼저 가져가서 미리 차단해버려요(웃음).

'메리데이' 이태준 : 지원가의 입지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어요. 예전에 1등급을 찍긴했는데, 지금 다시 혼자서 1등급을 찍으라고 하면 확신하기 힘들어요. 초보자들은 우서보다 말퓨리온을 추천하고 싶어요. 말퓨리온이 상대 '브루저'에게 물려 죽기 쉽지만, 살아남아서 궁극기 '평온'으로 팀 교전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해요.

'사케' 이중혁 : 딜러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발라, 제이나만 했으면 좋겠어요. 패치 전에는 초보자들도 캘타스로 멀리서 '신록의 구슬(D)'과 '불기둥'(Q)만 쓰면 등급을 쉽게 올릴 수 있었죠.

'락다운' 진재훈 : 우리 팀 조합을 망치지 않을 정도로만 영웅을 선택하고, 게임 상에서 핑 신호만 잘 찍어도 충분히 올라갈 수 있어요.


Q. 13.0 패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메리데이' 이태준 : '정화'가 너프되고 지원가가 생존하기 더 힘들어진 것 같아요. 지금보다 지원가를 하는 데 더 많은 피지컬을 요구할 것 같아요.

'사케' 이중혁 : 이제 원거리 암살자는 정말 뒤에서 딜만 넣어야 하는 입장이 된 것 같아요. 점멸 재사용 시간과 주력 딜러들 대부분이 너프됐죠. 제 생각에 캘타스는 앞으로 활용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제이나-발라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 같고, 해머 상사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요.

'사인' 윤지훈 : 이번 패치로 전사는 간접 버프와 너프를 모두 받은 것 같아요. '정화'가 너프돼서 티리엘로 지원가를 노리기가 쉬워졌어요. 반대로 상대 영웅의 공격 속도를 늦추는 특성인 '압도적 존재감'의 기능이 떨어져서 발라 같은 영웅이 '거인 사냥꾼'을 찍으면 탱킹이 힘들어질 것 같아요.

'교차' 정원호 : 전문가 영웅들이 상향됐다고 생각해요. 머키의 '문어발'로 상대를 묶으면 푸는 방법이 없죠. 해머 상사와 아바투르 등 다른 전문가 영웅들도 활용할 방향이 더욱 다양해질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케' 이중혁 : 이번 MSI MGA에서 세계 강팀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가 우승하면 한국이 히어로즈 최강국임을 증명할 기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슈퍼리그도 잘하고 블리즈컨에 나가서 한국팀이 블리즈컨까지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사인' 윤지훈 : 여러 강 팀들이 중국에 많이 진출했는데, 남아있는 한국 리그에서 MVP 블랙과 MRR이 한국의 자존심인 것 같아요. 슈퍼리그가 한국 리그인 만큼 다른 팀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할 것이고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