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막아야 한다'. 대마상시합, 해로운 드워프들의 대항마가 될까?
신동근 기자 (desk@inven.co.kr)
하스스톤의 두 번째 확장팩인 대마상시합의 출시가 불과 하루 뒤로 다가왔다. 대마상시합은 100종이 넘는 신규 카드들, 그리고 '격려'와 '창시합'이라는 특이한 효과로 무장한 채 또 한 번의 새로운 메타를 예고하고 있다. 그간 한 개의 확장팩과 두 개의 모험모드가 열리면서 하스스톤은 매번 큰 변화를 맞이했다.
'낙스라마스의 저주'를 통해서는 강력한 죽음의 메아리 효과를 내세운 공용 카드들이 다수 나타났고.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무쇠부리 올빼미가 반필수 카드가 됐다. 첫 확장팩 '고블린과 노움'에서는 기계 카드들이 대거 등장, 기계 법사나 기계 술사 등 새로운 덱을 창조했고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는 전 직업 필수 카드에 가까운 성능을 자랑했다. 두 번째 모험모드 '검은바위 산'은 그 악명 높은 제왕 타우릿산과 험상궃은 손님을 등장시켰다.
그간 하스스톤 흐름은 어떻게 바뀌었고, 대마상시합은 현 메타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험모드와 확장팩을 되짚어보면서 알아보자.
■ 한 개의 모험모드인 낙스라마스의 저주, 파급력은 역대 최고?
2014년 7월 23일, 하스스톤 최초의 대규모 패치인 '낙스라마스의 저주'가 열렸다. 한 주에 하나씩 지구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총 5주간에 걸쳐 공개된 '낙스라마스의 저주'는 하스스톤 메타에 엄청난 대격변을 몰고 왔다. 미치광이 과학자는 코스트 대비 스탯도 평균은 하는데다 사망해도 비밀 설치 + 덱 압축이라는 무시무시한 효과를 지닌 덕에 마법사를 비롯한 비밀 보유 직업들에게 필수 카드가 되었다.
유령들린 거미와 네루비안 알은 자기 필드가 광역기에 맞아도 하수인을 계속 남긴다는 점에서 위니 덱, 특히 흑마법사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장의사는 당시엔 죽음의 메아리 하수인을 꺼낼 때마다 공격력과 체력을 1씩 올려주는 효과를 지녔기 때문에 죽음의 메아리 카드들로 도배한 채 '장의사 키우기'를 하는 덱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낙스라마스의 망령과 불안정한 구울, 썩은위액 누더기골렘은 지금까지도 애용되는 유용한 카드이며 어둠의 이교도와 죽음의 이빨은 현재까지도 각각 사제와 전사의 필수 카드들 중 하나다. 무엇보다도 낙스라마스의 저주에서 가장 주목받은 카드는 바로 로데브였다. 전투의 함성으로 다음 턴 상대 주문을 철저히 억제하는 효과를 지녔기에 그전까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주문 도적의 시대를 끝장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주 차에 제 2지구인 역병 지구가 열림과 동시에 전 직업이 앞다퉈 로데브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예견됐던대로 주문 도적은 로데브에 막혀 템포가 끊기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주문 도적은 이후 가젯잔 경매인, 리로이 젠킨스의 코스트가 증가하면서 크게 주춤하기 시작했다.
낙스라마스의 저주는 전 직업의 덱 파워를 한 층 크게 끌어올림과 동시에 기존에 활개치던 주문 도적 위주의 메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비록 신규 카드는 30장에 불과한 모험모드 중 하나였지만, 낙스라마스의 저주가 몰고 온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고 볼 수 있다.
■ 누군가 조종하는 기계가 당신을 조각낼 거예요! 최대 규모 업데이트 '고블린 대 노움'
하스스톤 첫 확장팩 '고블린 대 노움'은 2014년 12월 10일에 국내에 적용되었다. 낙스라마스의 저주와 비교해 4배가 넘는 무려 120장 이상의 신규 카드가 추가되면서 하스스톤 판도는 또다시 크게 변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블린 대 노움'의 컨셉에 맞는 강력한 기계 속성 하수인들이었다.
톱니 장인, 땜장이 마을 기술자 등 내 필드 위에 기계가 있을 경우 추가 효과를 받는 하수인들이 등장했다. 더불어 기계소환로봇, 안녕로봇, 거미 전차 등 코스트는 낮고 효과나 스탯이 강력한 기계 하수인이 대거 추가되면서 저코스트 기계 하수인 위주의 몰아치기 덱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고블린 대 노움' 확장팩으로 큰 변화를 겪은 직업 중 하나는 바로 마법사였다. 위에 언급된 공용 하수인과 더불어 꽁꽁로봇, 고블린 폭발법사라는 직업 전용 하수인과 하스스톤 최강의 잠재력을 지닌 불안정한 차원문, 저코스트 주문 화염포까지 얻으면서 기계 법사 덱이 탄생했다. 물론 직업 전설 카드가 하스스톤 역대 최악의 카드로 꼽히고 있지만 말이다.
그 외에도 흑마법사에겐 말가니스가 생겼고 주문 도적의 몰락 후 내리막길만 걷던 도적에겐 땜장이의 뾰족칼 기름이라는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늘 약했던 주술사에겐 파지직, 강화 철퇴, 회전하는 자동제압로봇이 추가됐고 주술사는 여기에 공용 하수인 지옥절단기까지 넣고 기계 술사로 변모했다. 성기사 역시 필수 카드 중 하나인 병력 소집, 보호막을 쓴 꼬마로봇을 얻으면서 초반 필드 싸움에서 숨통이 트였다.
'고블린 대 노움'에서 가장 범용성이 높은 카드는 바로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와 박사 붐이었다. 벌목기는 공격력도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죽음의 메아리 효과로 2코스트 무작위 하수인을 소환한다는 효과가 주목받았다. 수많은 2코스트 하수인 중에는 그다지 필요 없는 하수인도 있지만 상황을 한 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하수인이나 상대 템포를 꼬이게 만드는 하수인도 많다.
밀하우스 마나스톰이나 서큐버스가 나올 경우 페널티 없이 막강한 하수인을 얻게 되고, 전승지기 초가 나오면 상대의 주문을 반쯤 억제할 수 있다. 하스스톤 인벤 토너먼트 4강에서는 '페가소스' 심규성이 불리한 상황에서 벌목기 효과로 마나중독자가 나타나자 역으로 킬각을 잡고 끝을 내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관련 기사 : [HIT] 부담스런 상대를 뛰어넘다! '페가소스' 심규성, 3:1로 결승전 진출
박사 붐은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공용 전설이자 전 직업 필수 카드다. 공체합도 준수하고 등장과 동시에 양 옆에 폭탄로봇을 꺼내기 때문에 동시에 3체의 하수인을 전개하는 셈이다. 폭탄로봇 또한 기계 하수인 취급이기에 이후 연계도 편하고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박사 붐을 처치해도 필드엔 여전히 두 장의 폭탄로봇이 남아있고, 이 폭탄은 나중에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상대는 계속 부담을 가진 채 플레이해야 한다. 오로지 이 박사 붐 하나를 저격하기 위해 나 이런 사냥꾼이야가 필수 카드에 포함되기까지 했다.
'고블린 대 노움'이 등장한 후로는 전반적으로 기계 하수인들의 코스트가 낮은 점, 그리고 기계 하수인과 연계되는 다른 하수인들까지 코스트가 낮다는 점 때문에 저코스트 기계 하수인들을 위시한 위니 덱이 더더욱 판을 치기 시작했다. 또한,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 덕분에 미드레인지 드루이드도 힘을 얻었지만 기계 법사같은 초반형 덱에 잡아먹히기도 했다.
■ 싸움이야? 나도 끼어야지! 포장지는 용, 내용물은 드워프, 검은바위 산
2015년 4월 7일, 하스스톤의 두 번째 모험 모드 검은바위 산이 열렸다. 블리자드는 검은바위 산 발매 전 '용족 중심의 카드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용물을 열어보니 블리자드가 말했던 용족 카드나 연계 카드들은 사실상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었다. 검은바위 산의 핵심 카드는 단 두 장의 드워프, 제왕 타우릿산과 험상궃은 손님이었다.
제 1지구 클리어 보상으로 얻는 전설 카드 제왕 타우릿산은 공개됨과 동시에 그 무지막지한 효과 때문에 하스스톤 역대 최고의 사기 카드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내 턴이 끝날 때' 발동하는 효과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지니는지는 너프 전 내트 페이글(당시 내 턴이 끝날 때 50% 확률로 드로우)이 보여준 바 있다. 운만 좋다면 필드에 하수인을 꺼내고 드로우까지 볼 수 있었기에 당시 내트 페이글은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대회에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켈투자드 역시 상황만 된다면 등장과 동시에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는 숨겨진 기능이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턴 종료시 발동하는 효과는 강력하다.
제왕 타우릿산의 문제는 턴 종료시 효과가 발동한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그 성능이 너무나도 강력하다는 것이다. 내 패의 모든 카드의 코스트를 줄여주기 때문에 존재할 수 없었던 콤보가 존재할 수 있게 됐다. 이 효과의 큰 수혜자 중 하나가 바로 말리고스다. 말리고스의 코스트에 걸려 같은 턴 내에 연계가 불가능한 탓에 반 예능성 덱으로 취급되던 말리고스 슈팅 덱이 이제는 실전성을 띄게 됐다. 오늘도 많은 마법사들은 얼음 방패를 두른 채 타우릿산만 믿고 카드를 모으며 슈팅 준비를 하고 있다.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는 바로 험상궃은 손님. 피해를 입고 생존할 때마다 효과를 발동한다는 점에서 격노 효과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원래부터 격노 카드가 다수 포진된 전사가 이를 잘 활용할 것이란 예상이 뒤따랐고, 전사는 예상대로 험상궃은 손님을 십분 활용하기 시작했다. 소용돌이, 죽음의 이빨 등 필드 전체에 1 대미지를 주는 카드들이 대거 채용됐고, 손님 수를 늘리기 위해 거의 쓰이지 않던 전쟁노래 사령관까지 등장했다.
손님의 숫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필드 전체에 끊임없이 약한 대미지가 들어가는 데다 전쟁노래 사령관과의 연계까지 가능한 거품 무는 광전사도 전사 덱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님 수를 있는대로 늘리고 공격력이 20을 훌쩍 넘긴 거품무는 광전사로 마무리하는 소위 '손놈' 덱은 정립되자마자 독보적인 1위 덱으로 자리를 굳혔다. 상대의 필드 상황, 패 보유 여부와 상관 없이 전사의 콤보 카드만 갖춰지면 게임이 끝난다는 점에서 일종의 '벽 듀얼'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용족 카드는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다. 굶주린 용은 코스트 대비 대단히 강력한 스탯을 지닌 하수인이지만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며 화산 비룡, 용혈족 마술사, 용기병 분쇄자 등 모든 카드가 상황을 너무 심하게 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직업 전용 카드는 파괴의 화염수호정령, 불꽃꼬리 전사, 속사, 임프 두목 등 고성능의 카드가 많다. 불꽃꼬리 전사는 저코스트 주문과 연계해 필드를 휘어잡는 새로운 형태의 마법사 덱을 만들었고 임프 두목은 미드레인지 악흑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속사는 메타, 신규 카드와 무관하게 언제나 상대 명치만 노리는 사냥꾼에게 추가 공격권을 더 부여했고, 파괴의 화염수호정령은 운만 좋다면 4코스트에 박사 붐과 거의 대등한 스탯의 하수인을 낼 수도 있다.
'검은바위 산'은 '낙스라마스의 저주'나 '고블린 대 노움'처럼 신규 메타를 대거 만들어내지 못한 대신 손님 전사라는 현존 최강의 덱을 탄생시켰고, 제왕 타우릿산으로 꿈에서나 가능하던 콤보를 현실화했다. 다만 카드 게임에서 유저들의 스트레스 유발 요소인 '벽 듀얼' 덱이 나타났기 때문에 대마상시합으로 이를 견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대마상시합, 빅 덱의 부활과 명치 보호?
대마상시합은 오는 8월 25일 공개된다. 대마상시합의 주요 컨셉은 영웅 능력 사용시 발동하는 '격려'와 서로의 덱 하수인을 비교해 코스트가 높은 쪽이 승리하는 '창시합'이다. 특히 이 중 창시합은 자신의 덱에 고코스트의 하수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창시합에서 승리하면 코스트 대비 높은 스탯의 하수인을 소환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빅 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스템이다.
격려 효과를 지닌 하수인 중에는 발동시 내 영웅을 치유하는 효과를 지닌 것도 있고, 주술사는 상황에 따라 체력을 14까지 회복할 수도 있는 엄청난 힐링 카드를 얻었다. 전사의 대마상시합 컨셉은 도발 카드로, 하수인에게 도발을 추가로 부여하거나 도발 하수인에게 버프를 주는 형식의 카드도 있다. 필드 싸움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명치만 보고 달리는 사냥꾼을 비롯한 각종 위니 덱에 대한 견제로 보인다. 특히 사냥꾼에 극도로 약한 주술사에게 토템류 하수인 카테고리를 만들어주고 이와 연계되는 카드를 줌으로써 주술사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 확장팩인 '고블린 대 노움'에서 등장한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하향이 이뤄졌다. 대마상시합에서 등장하는 2코스트 하수인 중에는 전투의 함성으로 이득을 얻고 죽음의 메아리로 손해를 보거나, 소환시 변신을 하는 하수인들이 많은데, 이들이 벌목기에서 나타날 경우엔 이득 없이 손해만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항상 2장씩 들어가던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의 수량이 조절될지, 조절된다면 어떤 카드가 그 자리를 대체할지도 관건이다.
다만 손님 전사에 대한 대비책이 섰느냐에 대해서는 확장팩이 출시된 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하스스톤에는 다분히 수동적인 시스템의 비밀만 존재할 뿐, 상대 턴에 능동적으로 발동할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공용 전설 카드 중 서리아귀가 도발을 지니고 있고, 죽음의 메아리 효과로 조건부 전체 필드 3대미지를 주지만 이마저도 용 덱이 아니면 쓸 수 없는 효과다. 현재 용 덱이 가지는 위치를 볼 때 서리아귀가 손님 전사의 대항마가 될지는 미지수다.
영웅 능력 연계와 빅 덱을 권장하는 대마상시합이 과연 현재 하스스톤 판도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는 다가올 대마상시합을 즐기면서 천천히 지켜보도록 하자.
'낙스라마스의 저주'를 통해서는 강력한 죽음의 메아리 효과를 내세운 공용 카드들이 다수 나타났고.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무쇠부리 올빼미가 반필수 카드가 됐다. 첫 확장팩 '고블린과 노움'에서는 기계 카드들이 대거 등장, 기계 법사나 기계 술사 등 새로운 덱을 창조했고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는 전 직업 필수 카드에 가까운 성능을 자랑했다. 두 번째 모험모드 '검은바위 산'은 그 악명 높은 제왕 타우릿산과 험상궃은 손님을 등장시켰다.
그간 하스스톤 흐름은 어떻게 바뀌었고, 대마상시합은 현 메타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까? 지금까지 등장했던 모험모드와 확장팩을 되짚어보면서 알아보자.
■ 한 개의 모험모드인 낙스라마스의 저주, 파급력은 역대 최고?
2014년 7월 23일, 하스스톤 최초의 대규모 패치인 '낙스라마스의 저주'가 열렸다. 한 주에 하나씩 지구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총 5주간에 걸쳐 공개된 '낙스라마스의 저주'는 하스스톤 메타에 엄청난 대격변을 몰고 왔다. 미치광이 과학자는 코스트 대비 스탯도 평균은 하는데다 사망해도 비밀 설치 + 덱 압축이라는 무시무시한 효과를 지닌 덕에 마법사를 비롯한 비밀 보유 직업들에게 필수 카드가 되었다.
유령들린 거미와 네루비안 알은 자기 필드가 광역기에 맞아도 하수인을 계속 남긴다는 점에서 위니 덱, 특히 흑마법사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장의사는 당시엔 죽음의 메아리 하수인을 꺼낼 때마다 공격력과 체력을 1씩 올려주는 효과를 지녔기 때문에 죽음의 메아리 카드들로 도배한 채 '장의사 키우기'를 하는 덱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낙스라마스의 망령과 불안정한 구울, 썩은위액 누더기골렘은 지금까지도 애용되는 유용한 카드이며 어둠의 이교도와 죽음의 이빨은 현재까지도 각각 사제와 전사의 필수 카드들 중 하나다. 무엇보다도 낙스라마스의 저주에서 가장 주목받은 카드는 바로 로데브였다. 전투의 함성으로 다음 턴 상대 주문을 철저히 억제하는 효과를 지녔기에 그전까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주문 도적의 시대를 끝장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주 차에 제 2지구인 역병 지구가 열림과 동시에 전 직업이 앞다퉈 로데브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예견됐던대로 주문 도적은 로데브에 막혀 템포가 끊기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주문 도적은 이후 가젯잔 경매인, 리로이 젠킨스의 코스트가 증가하면서 크게 주춤하기 시작했다.
낙스라마스의 저주는 전 직업의 덱 파워를 한 층 크게 끌어올림과 동시에 기존에 활개치던 주문 도적 위주의 메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비록 신규 카드는 30장에 불과한 모험모드 중 하나였지만, 낙스라마스의 저주가 몰고 온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고 볼 수 있다.
■ 누군가 조종하는 기계가 당신을 조각낼 거예요! 최대 규모 업데이트 '고블린 대 노움'
하스스톤 첫 확장팩 '고블린 대 노움'은 2014년 12월 10일에 국내에 적용되었다. 낙스라마스의 저주와 비교해 4배가 넘는 무려 120장 이상의 신규 카드가 추가되면서 하스스톤 판도는 또다시 크게 변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블린 대 노움'의 컨셉에 맞는 강력한 기계 속성 하수인들이었다.
톱니 장인, 땜장이 마을 기술자 등 내 필드 위에 기계가 있을 경우 추가 효과를 받는 하수인들이 등장했다. 더불어 기계소환로봇, 안녕로봇, 거미 전차 등 코스트는 낮고 효과나 스탯이 강력한 기계 하수인이 대거 추가되면서 저코스트 기계 하수인 위주의 몰아치기 덱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고블린 대 노움' 확장팩으로 큰 변화를 겪은 직업 중 하나는 바로 마법사였다. 위에 언급된 공용 하수인과 더불어 꽁꽁로봇, 고블린 폭발법사라는 직업 전용 하수인과 하스스톤 최강의 잠재력을 지닌 불안정한 차원문, 저코스트 주문 화염포까지 얻으면서 기계 법사 덱이 탄생했다. 물론 직업 전설 카드가 하스스톤 역대 최악의 카드로 꼽히고 있지만 말이다.
그 외에도 흑마법사에겐 말가니스가 생겼고 주문 도적의 몰락 후 내리막길만 걷던 도적에겐 땜장이의 뾰족칼 기름이라는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늘 약했던 주술사에겐 파지직, 강화 철퇴, 회전하는 자동제압로봇이 추가됐고 주술사는 여기에 공용 하수인 지옥절단기까지 넣고 기계 술사로 변모했다. 성기사 역시 필수 카드 중 하나인 병력 소집, 보호막을 쓴 꼬마로봇을 얻으면서 초반 필드 싸움에서 숨통이 트였다.
'고블린 대 노움'에서 가장 범용성이 높은 카드는 바로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와 박사 붐이었다. 벌목기는 공격력도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죽음의 메아리 효과로 2코스트 무작위 하수인을 소환한다는 효과가 주목받았다. 수많은 2코스트 하수인 중에는 그다지 필요 없는 하수인도 있지만 상황을 한 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하수인이나 상대 템포를 꼬이게 만드는 하수인도 많다.
밀하우스 마나스톰이나 서큐버스가 나올 경우 페널티 없이 막강한 하수인을 얻게 되고, 전승지기 초가 나오면 상대의 주문을 반쯤 억제할 수 있다. 하스스톤 인벤 토너먼트 4강에서는 '페가소스' 심규성이 불리한 상황에서 벌목기 효과로 마나중독자가 나타나자 역으로 킬각을 잡고 끝을 내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관련 기사 : [HIT] 부담스런 상대를 뛰어넘다! '페가소스' 심규성, 3:1로 결승전 진출
박사 붐은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공용 전설이자 전 직업 필수 카드다. 공체합도 준수하고 등장과 동시에 양 옆에 폭탄로봇을 꺼내기 때문에 동시에 3체의 하수인을 전개하는 셈이다. 폭탄로봇 또한 기계 하수인 취급이기에 이후 연계도 편하고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박사 붐을 처치해도 필드엔 여전히 두 장의 폭탄로봇이 남아있고, 이 폭탄은 나중에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상대는 계속 부담을 가진 채 플레이해야 한다. 오로지 이 박사 붐 하나를 저격하기 위해 나 이런 사냥꾼이야가 필수 카드에 포함되기까지 했다.
'고블린 대 노움'이 등장한 후로는 전반적으로 기계 하수인들의 코스트가 낮은 점, 그리고 기계 하수인과 연계되는 다른 하수인들까지 코스트가 낮다는 점 때문에 저코스트 기계 하수인들을 위시한 위니 덱이 더더욱 판을 치기 시작했다. 또한,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 덕분에 미드레인지 드루이드도 힘을 얻었지만 기계 법사같은 초반형 덱에 잡아먹히기도 했다.
■ 싸움이야? 나도 끼어야지! 포장지는 용, 내용물은 드워프, 검은바위 산
2015년 4월 7일, 하스스톤의 두 번째 모험 모드 검은바위 산이 열렸다. 블리자드는 검은바위 산 발매 전 '용족 중심의 카드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용물을 열어보니 블리자드가 말했던 용족 카드나 연계 카드들은 사실상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었다. 검은바위 산의 핵심 카드는 단 두 장의 드워프, 제왕 타우릿산과 험상궃은 손님이었다.
제 1지구 클리어 보상으로 얻는 전설 카드 제왕 타우릿산은 공개됨과 동시에 그 무지막지한 효과 때문에 하스스톤 역대 최고의 사기 카드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내 턴이 끝날 때' 발동하는 효과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지니는지는 너프 전 내트 페이글(당시 내 턴이 끝날 때 50% 확률로 드로우)이 보여준 바 있다. 운만 좋다면 필드에 하수인을 꺼내고 드로우까지 볼 수 있었기에 당시 내트 페이글은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대회에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켈투자드 역시 상황만 된다면 등장과 동시에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는 숨겨진 기능이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턴 종료시 발동하는 효과는 강력하다.
제왕 타우릿산의 문제는 턴 종료시 효과가 발동한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그 성능이 너무나도 강력하다는 것이다. 내 패의 모든 카드의 코스트를 줄여주기 때문에 존재할 수 없었던 콤보가 존재할 수 있게 됐다. 이 효과의 큰 수혜자 중 하나가 바로 말리고스다. 말리고스의 코스트에 걸려 같은 턴 내에 연계가 불가능한 탓에 반 예능성 덱으로 취급되던 말리고스 슈팅 덱이 이제는 실전성을 띄게 됐다. 오늘도 많은 마법사들은 얼음 방패를 두른 채 타우릿산만 믿고 카드를 모으며 슈팅 준비를 하고 있다.
또 하나의 뜨거운 감자는 바로 험상궃은 손님. 피해를 입고 생존할 때마다 효과를 발동한다는 점에서 격노 효과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원래부터 격노 카드가 다수 포진된 전사가 이를 잘 활용할 것이란 예상이 뒤따랐고, 전사는 예상대로 험상궃은 손님을 십분 활용하기 시작했다. 소용돌이, 죽음의 이빨 등 필드 전체에 1 대미지를 주는 카드들이 대거 채용됐고, 손님 수를 늘리기 위해 거의 쓰이지 않던 전쟁노래 사령관까지 등장했다.
손님의 숫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필드 전체에 끊임없이 약한 대미지가 들어가는 데다 전쟁노래 사령관과의 연계까지 가능한 거품 무는 광전사도 전사 덱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님 수를 있는대로 늘리고 공격력이 20을 훌쩍 넘긴 거품무는 광전사로 마무리하는 소위 '손놈' 덱은 정립되자마자 독보적인 1위 덱으로 자리를 굳혔다. 상대의 필드 상황, 패 보유 여부와 상관 없이 전사의 콤보 카드만 갖춰지면 게임이 끝난다는 점에서 일종의 '벽 듀얼'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용족 카드는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다. 굶주린 용은 코스트 대비 대단히 강력한 스탯을 지닌 하수인이지만 불리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니며 화산 비룡, 용혈족 마술사, 용기병 분쇄자 등 모든 카드가 상황을 너무 심하게 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직업 전용 카드는 파괴의 화염수호정령, 불꽃꼬리 전사, 속사, 임프 두목 등 고성능의 카드가 많다. 불꽃꼬리 전사는 저코스트 주문과 연계해 필드를 휘어잡는 새로운 형태의 마법사 덱을 만들었고 임프 두목은 미드레인지 악흑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속사는 메타, 신규 카드와 무관하게 언제나 상대 명치만 노리는 사냥꾼에게 추가 공격권을 더 부여했고, 파괴의 화염수호정령은 운만 좋다면 4코스트에 박사 붐과 거의 대등한 스탯의 하수인을 낼 수도 있다.
'검은바위 산'은 '낙스라마스의 저주'나 '고블린 대 노움'처럼 신규 메타를 대거 만들어내지 못한 대신 손님 전사라는 현존 최강의 덱을 탄생시켰고, 제왕 타우릿산으로 꿈에서나 가능하던 콤보를 현실화했다. 다만 카드 게임에서 유저들의 스트레스 유발 요소인 '벽 듀얼' 덱이 나타났기 때문에 대마상시합으로 이를 견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대마상시합, 빅 덱의 부활과 명치 보호?
대마상시합은 오는 8월 25일 공개된다. 대마상시합의 주요 컨셉은 영웅 능력 사용시 발동하는 '격려'와 서로의 덱 하수인을 비교해 코스트가 높은 쪽이 승리하는 '창시합'이다. 특히 이 중 창시합은 자신의 덱에 고코스트의 하수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창시합에서 승리하면 코스트 대비 높은 스탯의 하수인을 소환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빅 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스템이다.
격려 효과를 지닌 하수인 중에는 발동시 내 영웅을 치유하는 효과를 지닌 것도 있고, 주술사는 상황에 따라 체력을 14까지 회복할 수도 있는 엄청난 힐링 카드를 얻었다. 전사의 대마상시합 컨셉은 도발 카드로, 하수인에게 도발을 추가로 부여하거나 도발 하수인에게 버프를 주는 형식의 카드도 있다. 필드 싸움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명치만 보고 달리는 사냥꾼을 비롯한 각종 위니 덱에 대한 견제로 보인다. 특히 사냥꾼에 극도로 약한 주술사에게 토템류 하수인 카테고리를 만들어주고 이와 연계되는 카드를 줌으로써 주술사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전 확장팩인 '고블린 대 노움'에서 등장한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에 대해서도 간접적인 하향이 이뤄졌다. 대마상시합에서 등장하는 2코스트 하수인 중에는 전투의 함성으로 이득을 얻고 죽음의 메아리로 손해를 보거나, 소환시 변신을 하는 하수인들이 많은데, 이들이 벌목기에서 나타날 경우엔 이득 없이 손해만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항상 2장씩 들어가던 누군가 조종하는 벌목기의 수량이 조절될지, 조절된다면 어떤 카드가 그 자리를 대체할지도 관건이다.
다만 손님 전사에 대한 대비책이 섰느냐에 대해서는 확장팩이 출시된 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하스스톤에는 다분히 수동적인 시스템의 비밀만 존재할 뿐, 상대 턴에 능동적으로 발동할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공용 전설 카드 중 서리아귀가 도발을 지니고 있고, 죽음의 메아리 효과로 조건부 전체 필드 3대미지를 주지만 이마저도 용 덱이 아니면 쓸 수 없는 효과다. 현재 용 덱이 가지는 위치를 볼 때 서리아귀가 손님 전사의 대항마가 될지는 미지수다.
영웅 능력 연계와 빅 덱을 권장하는 대마상시합이 과연 현재 하스스톤 판도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는 다가올 대마상시합을 즐기면서 천천히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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