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골드 그거 아무나 다 가는 거 아니야?


골드 간다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이 기획이 많은 실버, 브론즈들에게 골드로 향하는 좋은 길안내가 되어줄 것이라 믿었다. 200만 명에 가까운 소환사 유저가 실버, 브론즈 티어에 있으니 이 기획의 성공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특히, LoL의 경우에는 내용이 워낙 방대해 이렇다 할 공략집이 없으니 내가 한 번 나서보겠다는 호기로운 생각이 머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5편까지 써내린 지금, 유저들의 반응을 돌아보면서 나는 딜레마에 빠졌다. '좋은 공략 감사합니다'라는 말이나 '유용한 팁이군요' 같은 일반적인 댓글에도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었는데, '골드 그거 아무나 가는 거 아니야?', '사람답게 게임을 하면 골드 가는 거 아님?', '골드 가는데 비법이 필요해?' 같은 댓글을 보고 있자면 '그래서 님 다이아 달아봤음? 티어는 어디신데요?' 라고 되묻고 오락실에서 배운 게임 예절을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이 글은 왜 실버, 브론즈 티어의 소환사들이 반응하지 않고 실론즈 무시의 장이 되어버리는가? 내 생각은 결론은 이렇다. 실버, 브론즈 티어의 대부분의 소환사는 골드에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게임은 어디까지나 즐기는 취미 생활일 뿐이다. 티어 부심을 부리고 싶은 급식들은 밤잠을 줄이고, 공부할 시간을 쪼개가며 이미 골드에 올랐다. 200만 실론즈보다 25만의 골드가 티어를 올리는 데 더 관심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이번 원거리딜러편은 특별히 실론즈보다 골드 티어에 오른 친구들을 위해 글을 작성하려 한다. 골드 티어까지 올랐으니 게임을 보는 눈과 기본 실력은 당연히 실버, 브론즈보다 뛰어나지 않겠는가? 실버 티어 라이너에게 솔로킬 따윈 절대 당하지 않는 친구들이니만큼 좀 더 높은 수준의 공략으로 플레티넘에 오를 수 있도록 꿀 팁을 전달해주고자 한다.



[CS] 분당 10개는 먹어야 '진골'이다.



▲ 출처 : OGN 켠김에 왕까지 SKT T1편

골드 티어라고 다 골드 티어인 줄 안다면 큰 착각이다. 정말 기본기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제대로 되있지 못한 골드가 있기 때문에 실버, 브론즈 티어도 골드를 무시하는 것이다. 흙수저도 흙의 재질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있듯이 골드 티어도 순도 100% '진골'인지, 은, 동이 섞인 '짜골'인지 기본기에서 다 드러난다.

기본기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기준이 바로 CS이다. 특히, 원거리딜러라면 더더욱 CS를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 골드 티어 정도라면 CS를 잘 먹는 방법에 대해 굳이 입 아프게 설명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분당 9개는 먹어줘야 사람 구실 하는 소환사다. 그것도 못 먹고 골드 티어 달면 '진골'은 백프로 아니다. 20분에는 180개, 한타 참여한다 해도 최소 150개의 CS 수급은 다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도 못하면 골드 보상 반납해라. 부끄럽다.

골드 티어에 오르고 싶은 실버, 브론즈 친구들을 위해 짧은 팁을 전하자면 EZ2DJ 같은 리듬 게임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화면 위에서 떨어지는 바(bar)가 화면 아래 음선에 닿을 때 누르는 것은 미니언의 피가 떨어져서 죽기 직전에 평타를 치는 것과 비슷하다. 아군 미니언의 집중 공격으로 상대 미니언의 피가 빨리 떨어지기도 하고 시간차로 떨어질 때는 스킬을 사용해 CS를 수급하는 것과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 있다. 시간 날 때 손을 푼다는 느낌으로 해보자. 생각보다 괜찮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카이팅] 앞구르기, 앞점멸로 어이없게 죽지 않아야 '진골'이다.



▲ 출처 : OGN 방송화면 캡쳐

말이 필요한가? 반응속도가 0.08초까진 되지 않더라도 판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고 원거리 딜러로서 피해야 하는 스킬쯤은 확실히 계산하고 있는 골드 티어라면 앞구르기나 앞 점멸을 사용해 어이없게 죽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주변에 그런 실수를 하는 골드 티어 친구가 있나? 아마 그 친구는 어쩌다가 골드를 달았을 뿐, '진골'은 아니니 티어 부심을 부린다면 가볍게 무시하자. 그 친구가 골드라면 당신도 오를 수 있다.

실버, 브론즈 원거리딜러에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이 '카이팅'이다. 상대 스킬을 피하려고 너무 멀리 도망가서는 평타를 칠 수가 없고 상대를 때리려고 가까이 가다가는 스킬을 맞을 위험성이 커진다. 그래서 상대에게 맞지 않고 자신은 때릴 수 있는 그 어딘가에 위치를 잡아야하는 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대체 카이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실버, 브론즈 친구를 위해 카이팅을 잘하기 위한 규칙을 몇가지 설명하고자 한다.

카이팅은 크게 두 가지, 피하는 것과 때리는 것으로 나뉜다. 카이팅을 잘하는 원딜은 상대의 공격을 다 피하면서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카이팅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은 계속 때릴 수 있는 위치에서 상대의 공격을 피한다. 피하는 움직임 때문에 공격을 못 하지도 않고, 공격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상대의 공격에 맞지 않는다.

◈ 카이팅의 규칙① : 최대 사거리에서 때려라!

원거리딜러 챔피언의 평타가 근거리가 아닌 이유는 원거리에서 상대를 공격하면서 얻을 수 있는 안정성 때문이다. 사거리가 긴 원거리딜러는 최대 사거리만 유지할 수 있다면 안정적으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캐릭터는 애쉬로 긴 평타 사거리와 w스킬을 사용해 상대를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애쉬처럼 회피기가 없는 챔피언을 사용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대의 이동기는 계산할 수 있어도 상대가 점멸 여부는 판단하기 힘들어서다. 일단은 상대의 점멸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싸우자.

◈ 카이팅의 규칙② : 때리는 게 먼저? 피하는 게 먼저다!

'카이팅', 즉 '때리는 것'과 '피하는 것'의 경중을 따진다면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피하는 것(생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원거리딜러의 생존은 한타의 승리 여부가 달려있다. 일단, 딜을 하는 것보다 일단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렇다고 평타를 한 대도 안 때리고 도망만 다닐 수는 없다. 그러니 생각을 해봐야 한다. 무엇을? 꼭 피해야 하는 스킬은 무엇인가?


위의 전적표는 아프리카 프릭스와 콩두 몬스터의 2라운드 2세트 경기다. 독자가 '나는상윤' 권상윤의 코그모가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상대 팀은 노틸러스, 엘리스, 브라움이 강력한 CC기를 가지고 있고 이 중에 확정 CC는 노틸러스의 궁극기인 폭뢰가 있다. 코그모가 참으로 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그모가 살아남아 안정적으로 딜을 하기 위해서는 닻줄, 고치, 브라움의 Q스킬인 동상은 움직임으로 피하고 폭뢰가 걸려온다면 점멸까지 사용해 뒤로 빠지는 게 안전하다.



위 영상의 1분 30초에 일어나는 드래곤 한타를 살펴보면 코그모는 초반 충분히 상대를 공격할 수 있음에도 노틸러스의 폭뢰를 의식해서 먼저 피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후, 코그모는 상대의 주요 CC 스킬이 모두 빠지고 나서부터 안정적인 위치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일방적인 프리딜 구도를 만들었다. 무조건 평타를 치기 위해 공격하기보다는 일단 피하는 게 먼저다. 꼭 기억하자.

◈ 카이팅의 규칙③ : 누구를 때려야 할까? 공격의 순서를 정해라!

가까운 적부터 공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선은 아니다. 가장 최선의 목표는 상대 원거리딜러를 잡고 한타 승리를 보장받는 것이다. 물론, 이 와중에 자신도 죽는다면 그건 그리 큰 이득이 되지 못한다. 자신은 산다는 가정 아래 상대 미드, 혹은 원거리딜러를 잡는 것이 가장 최상의 수이고 그다음 체력이 약해 금방 잡을 수 있는 상대를 잡자.

원거리딜러의 성장이 매우 잘 되어 상대 탱커진도 빠르게 녹일 수 있다면 최대 사거리에서 탱커부터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탱커가 후퇴하면 딜러는 공격하기가 매우 까다로워진다. 승리로 향하는 매우 좋은 지름길이다.

공격의 순서나 차례를 아무리 잘 정해도 상황에 맞는 정답이 있을 뿐, 언제나 옳은 공격 순위는 없다. 이는 경험을 통해 그때마다 가장 좋은 답이 무엇인지 패배하면서 느껴야 한다. 자신의 챔피언에 따라 상대의 조합에 따라 계속 변하는 공격 순위. 로딩 시간에 자리 비우지 말고 무엇부터 공격해야 하는지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라.



[실론즈 탈출비법] 서포터 로밍갈 때 죽지만 않아도 골드 간다



▲ 출처 : '가루리루' 님의 '매라마리아'

시즌2 때만 하더라도 서포터는 부쉬 속에 숨어 기회만 엿보는 재미없는 포지션이었지만, 지금은 해야할 일이 정말 많은 가장 바쁜 포지션이 됐다. 특히, 기회를 엿봐서 미드 라인에 로밍을 가는 경우가 잦은데 이 때 많은 원거리딜러들이 서포터가 자리를 비운 그 조금의 시간을 참지 못하고 CS를 먹다가 죽는다.

우리 25만 골드 친구들은 아군 서포터가 기회를 봐서 자리를 비울 때, 조금이라도 CS 먹으려다 상대방에게 죽는 그런 어이없는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실버, 브론즈 친구들이야 이런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골드 정도라면 조금의 CS 손실도 못 참아서 라인전 자체를 그르치는 짓은 안 하니까 그렇게 실버, 브론즈를 무시하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도 서포터의 로밍 타이밍에 조금이라도 CS 먹으려다 죽는 실버, 브론즈 친구들을 위해 말하자면 일단, 정상적인 서포터라면 아군 라인을 전부 상대 타워에 밀어놓은 상태에서 로밍을 갈 것이다. 이후, 당연히 라인은 아군 타워를 향해 밀려올 것이고 타워에 닿기까지 CS손실을 따져보면 최대 다섯 개 정도가 된다. 실제로 타워에 도착하는 CS만 받아먹어도 그리 큰 CS 손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굳이 타워 밖으로 어떻게든 몇개 먹으려다 300골드 헌납하지 말고 작골 형제를 잡든, 잠시 핸드폰으로 카톡 확인을 하든, 서포터 로밍 잘하나 구경을 하든, 기다리자. 아군 로밍이 얼떨결에 성공해도 당신이 죽으면 말짱 꽝이다. 골드 친구들은 이런 실수 절대 하지 않는다. 골드 가야 하지 않겠나?


5화 예고 - [실론즈 탈출 비법⑤] 서포터 - 로밍만 제 때 가도 골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