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에 앞서 전 세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 최고의 실력을 가진 프로 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2016 히어로즈 스프링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HSC)에는 총 12개 팀이 모여 15만 달러(한화 약 1억 7,5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두고 격돌하게 된다.

HSC에 출전하는 두 한국 팀 중 MVP 블랙이 빛이라면 TNL은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TNL은 팀 DK 시절, 핫식스 슈퍼리그 2015에서 MVP 블랙을 4:2로 잡으면서 우승, 블리즈컨에 진출하는 등 1인자로서 군림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MVP 블랙이 각성해버리면서 TNL은 서서히 2인자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TNL은 아직 팀명이 DK일 때 WCA 2015 아시아 예선에서, 그리고 TNL이 된 후 슈퍼리그 2016 시즌1과 파워리그 시즌1 결승에서 계속 MVP 블랙에게 무너지는 비운의 팀이 되고 말았다.

TNL은 전력이 약한 팀이 아니다. 특히 제이나 사용에 있어서는 오히려 MVP 블랙보다 훨씬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슈퍼리그에서도 소냐를 꺼내 7승 3패, 태사다르로 5승 2패를 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TNL은 탱커 라인의 조합이 상대적으로 단조로웠다. 슈퍼리그에서 치른 27경기 중 우서, 소냐, 무라딘 중 하나라도 꺼낸 경기가 무려 19회에 달했고 그중 둘 이상을 동시에 꺼낸 경기도 10회나 된다. 또, 개인 피지컬에 많이 의존하는 경기를 펼쳐왔기 때문에 그게 통하지 않는 수준의 팀을 만나면 무력하게 무너진다는 점을 해설진에게 지적받기도 했다.

모든 팀이 그렇듯이 TNL의 목표도 당연히 우승일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TNL은 그보다 앞서, MVP 블랙에게 치이던 비운의 시절을 이번 대회에서 전부 털어버리고 싶다는 열망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수개월간 쌓인 TNL의 원한이 이번 대회를 통해 해소될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