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 듯 메타 아닌 메타 같은 작은 차이들, 스프링 챔피언십을 주도할 지역은?

'메인스트림(mainstream)'은 현시기에 가장 널리 퍼져있는 일반적인 생각이나 유행, 경향을 뜻한다. 이런 흐름을 주도한다는 것은 시대를 가장 앞서 나간다고도 볼 수 있다. AOS 유저라면 이런 복잡한 단어보다 메타라는 단어가 친숙할 것이다.

2016년 히어로즈의 첫 국제 대회인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서킷 2016 스프링 챔피언십(이하 스프링 챔피언십)'에서 과연 어느 팀이 메타를 주도할 것인지도 상당히 중요한 이슈라 할 수 있다. 그만큼 게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면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히어로즈는 이렇다 할 주류 메타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경기 양상을 보여준다. 잦은 업데이트의 영향도 있겠지만, 선수들의 성향이나 팀의 조합, 운영 스타일에 따라 같은 영웅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레이메인이나 리밍, 줄 같은 신규 영웅을 비롯하여 기술 피해 기반의 폭딜형 암살자를 선호하는 현상은 전 지역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지역을 주름잡는 메타의 대결 구도보다는 각 팀의 성향, 한순간의 판단으로 경기가 좌우될 확률이 높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옛 광고 문구가 어울리는 상황이다.



■ 2주일 vs 2달의 준비 기간, 달라도 너무 달랐던 선발전 일정!


스프링 챔피언십에 앞서, 각 팀의 전력을 살펴보는 데에는 지역별 선발전만 한 것이 없다. 하지만 이 경기들을 살펴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경기 일정의 차이로 신규 영웅이나 클라이언트의 버전이 달랐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중국과 한국의 대표 선발전은 각각 1월 24일과 3월 20일이라는 두 달의 시차를 두고 펼쳐졌다. 당연히 두 지역의 결승전 양상은 판이하게 달랐다. 중국 대표 선발전은 최근 대세 영웅인 그레이메인이나 리밍, 줄이 출시되기 이전 시점이다. 당시 한국에는 소란데로 대표되는 군중 제어기 연계 메타를 비롯하여 캘타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마찬가지로 북미나 유럽의 선발전 일정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각각 2월 28일과 3월 6일 결승전 일정을 소화했으며, 리밍이 처음 너프 당한 16.3 패치 버전이며, 신규 전문가 영웅인 줄이 등장하지 않았던 시점이다.

스프링 챔피언십 직전까지 메이저 대회가 진행되었던 한국 팀들에겐 전략 노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분명, 지속적인 대회 경험으로 실전 감각이 유지되고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 2016년생은 다르다? 대회를 주름 잡는 신규 영웅!


이번 대회에서 1티어 영웅으로 2016년 출시된 신규 영웅 삼인방을 빼놓을 수 없다. 늑대인간의 지도자 그레이메인을 시작으로 디아블로 세계관의 리밍과 줄은 모든 지역에서 주류 영웅으로 활약했다.

'그레이메인'은 한국과 유럽의 선수들이 즐겨 사용한 딜러로 압도적인 스텟 총량을 기반으로 근-원거리를 넘나드는 다양한 공격 패턴과 버스트 딜을 자랑하는 영웅이다. 하지만 북미 지역에선 활약이 뜸했다. 스랄이나 소냐, 제라툴을 선호하는 북미에선 내가 플레이하기보단 상대방에게 주기 싫은 영웅으로 밴 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활약한 성역의 비전 마법사 '리밍'은 폭발적인 화력과 '극대화 반응'이라는 OP 고유 능력을 지닌 영웅으로 프로 레벨에서 보기 힘든 일발 역전이나 슈퍼 캐리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앞선 영웅들처럼 폭발적인 화력을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공격로 관리를 통한 운영면에서 자가라를 뛰어넘는 효율을 보여준 강령술사 '줄'이 있다. 줄의 출시일은 3월 2일로 한국과 라틴 아메리카 선발전에서만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단기간에 보여준 임팩트만으로도 스프링 챔피언십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영웅이다.



■ 북미산 제라툴? 유럽발 태사다르? 영웅 선택으로 보는 지역의 특징들


명확한 메타가 없는 현 상황이지만, 각 팀별로 세세한 영웅 선택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1티어 영웅을 분류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극히 일부의 영웅을 둘러싼 미세한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특히, 암살자 역할군에서 이런 성향이 두드러진다. 딜러에 대해서는 지역별 차이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없다. 단 하나의 예외로 '제라툴'이 있는데, 한국과 북미에서는 밴카드를 끌어낼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다음으로 전사 계열은 궁극기 '화신'의 너프에도 1티어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든든한 메인탱커, '무라딘'이 모든 지역에서 압도적인 밴픽률을 자랑하고 있다. 지역별 특화 영웅으로는 유럽의 '누더기'나 한국의 '티리엘'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한국-중국-북미-유럽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한 '요한나'는 기타 지역에서 1티어로 분류되는 영웅으로 남미의 'BigGods'이 요한나 위주의 조합을 즐겨 사용한다.




지역별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역할군은 지원가 계열이다. 최근 1티어로 부상한 '태사다르'도 한국과 유럽의 이야기일 뿐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물론, 같은 영웅이라도 2 지원가 조합을 선호하는 한국과 단독 지원가 활용에 무게를 둔 유럽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이외에도 중국은 공격적인 운영에 흐름을 끊는 '우서'를 밴하는 경향이 있었고 유럽의 '티란데'는 스턴 시간 하향 이후에도 꾸준한 픽률을 자랑했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에게 궁극기 '선조의 치유'를 사용할 수 없는 '레가르' 활용도 눈여겨볼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가라'와 '아바투르'의 투탑 체제였던 전문가 계열은 '줄'이라는 강력한 영웅이 등장한 것이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한편, 한국에서 깜짝 픽으로 등장한 '실바나스'는 북미와 중국 무대에서 2티어급 영웅으로 활약할 만큼 전략적인 카드였다.



■ '외계인' 북미, '닥공' 중국? 경기 운영에서 나타나는 대륙별 팀 컬러


꾸준한 패치와 신규 영웅의 등장으로 많은 점이 변화했지만, 각 팀이 일관성을 보인 부분도 있었다. 가령, Cloud9의 독특한 밴픽 전략과 경기 운영은 북미 선발전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지역별 특징은 이번 스프링 챔피언십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북미 지역의 특징은 앞서 말한 Cloud9처럼 선수 개개인의 취향에서 시작하는 독특한 컨셉픽이다. 지난 블리즈컨에서 TNL(당시 DK_kr)을 제압한 머킹데드(머키-레오릭)조합이나 북미 선발전에서 등장한 가즈로의 활용은 북미 지역의 매력이다. Naventic의 Zuna 왕자님 조합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유럽의 올스타, Dignitas는 메타 주도 능력이 뛰어난 팀으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특징이다. 아무리 실험적인 픽이라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럽의 특징이다. 치유 부분에서 저평가된 카라짐의 이미지를 확 바꿔버린 것도 Dignitas의 리더 'Bakery'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 2위인 mYinsanity도 상대방의 실수를 받아치는 것에 능하고 지역 특유의 안정성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전사 영웅과 딜러들의 과감한 돌진 전략이 장기인 중국은 히어로즈에서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지역이다. 특히, eStar의 딜러 XingC와 Tumi의 슈퍼 플레이는 최정상급 선수들의 피지컬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 블리즈컨을 비자 문제로 아쉽게 놓친 eStar인 만큼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를 것이다.

한국의 대마왕 MVP 블랙의 플레이는 '깔끔함' 그 자체다. 밴픽 전략이나 선수 개개인의 영웅폭, 상대방을 찍어 누르는 운영까지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2위 TNL도 최근 불안한 행보를 보였지만, 이대로 무너질 팀은 아니다. 하지만 일정 문제로 전력 노출이 상당한 편이라는 점이 한국 팀의 발목을 잡는다.




물론, MVP 블랙의 경우 이렇다 할 약점이 드러난 것은 아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운영이나 조합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는 견고한 조직력도 갖췄다. 이런 저력은 해외의 어떤 팀이라도 직접 상대해보기 전까지 데이터로 파악될 단순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소 평이한 밴픽 전략이 지적되어온 TNL도 두 번의 결승을 계기로 진화하고 있다. 파워 리그 결승전에서도 스코어가 아닌 경기 내용에 집중해본다면 MVP 블랙을 상대로도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흔들릴수록, 수렁에 빠질수록 강해져서 돌아오는 팀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 간단 요약, 지역별 특징을 알아보자!

[북미 지역]
- 독특한 영웅 선택과 운영이 돋보이는 지역
- 북미의 '제라툴'은 경계 대상 1호! 의외의 '실바나스' 카드
- '그레이메인'은 활용보다 금지가 많았다.
- 관전 포인트 : 과연, 4차원스러운 밴픽과 운영 유지될까? 아니면 빡겜모드 변신?

[유럽 지역]
- 전투 지속력을 중시한 안정적인 픽과 운영을 선호하는 지역
- '티란데', '태사다르' 단독 지원가 성적이 좋음. '누더기'의 픽률도 괜찮았다.
- '초갈'이나 '정예 타우렌 족장' 같은 변수를 차단하는 밴픽 전술
- 관전 포인트 : 유럽의 컨셉픽은 충분히 검증을 마친 카드다? 카운터 전략에 강하다!

[중국 지역]
- 화끈한 한타 교전, 중국의 공격 본능은 세계 제일!
- 폴스타트, 스랄 같은 고화력, 고기동력 영웅 선호. 패치 이전의 실바나스의 활용도가 상당하다?
- 공격의 흐름을 망치는 '우서' 금지가 유독 많았던 지역
- 관전 포인트 : 중국의 창, 세계를 뚫을까? 2016 신규 영웅의 전적이 전혀 없는 지역

[한국 지역]
- 탄탄한 기본기, 전 세계가 인정하는 피지컬을 기반으로 한 깔끔한 운영
- 서브 지원가 태사다르나 티리엘의 활용은 한국만의 특징? 길니안 사케는 별도 등급이 필요하다!
- 저격 밴이자 한타의 돌발 변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자가라', '제라툴' 금지가 많았다
- 관전 포인트 : 정보가 노출이 많다. 플랜B는 존재할까? 히어로즈도 한국이 석권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