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MSI 예선 풀리그 밴픽률




반전과 처절한 혈투로 가득했던 MSI 예선전! 기대를 모았던 SKT T1의 충격적인 4연패, 턱걸이 본선 진출부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북미, 한동안 국제 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중국의 질풍 같은 연승 행진 등 이번 MSI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으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치열했던 MSI 예선전. 이번 MSI 대회는 아직 시즌 중반 대규모 패치가 적용되지 않은, 6.8 버전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대규모 변경을 앞둔 만큼, 각 지역의 2016 시즌 중반까지의 메타 이해도를 가늠해 본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MSI 예선전, 밴픽률 통계로 살펴본 현재 최고, 최악의 픽은 무엇일까요?


■ MSI 승리 보증 수표!? '킨드레드', 최고의 정글러 등극!

'킨드레드'는 이번 시즌 부상한 '정글 캐리' 메타와 가장 잘 맞는 챔피언 중 하나로 꼽힙니다. LCK에서도 자주 얼굴을 내미는 정글 카드였죠. 그러나 LCK의 킨드레드와 MSI 킨드레드에게는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바로 '승률' 인데요, LCK에서 임팩트 있었던 인상과는 달리, 37.5%라는 저조한 승률을 기록한 반면, MSI에서는 63.2%라는 높은 승률을 자랑하며 라이벌 '그레이브즈'를 재치고 최고의 정글러로 등극했습니다.

▲ 2016 롤챔스 스프링에서는 낮은 승률을 기록했던 킨드레드.


킨드레드는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정글 캐리를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보유한 스킬의 유틸성 역시 훌륭합니다. 공격과 이동을 동시에 실행하는 A급 공격기 Q스킬은 물론, 커다란 변수를 만드는 궁극기 '양의 안식처'는 활용하기에 따라 불리한 한타조차 뒤집죠.

▲ 강력한 공격력과 뛰어난 유틸리티까지! 만능형 정글러 킨드레드 (OGN 방송화면 캡처)


MSI 예선전 기간 동안 킨드레드는 유아독존의 정글러로 활약했습니다. 킨드레드는 100%(밴11, 픽19)라는 압도적인 밴픽률을 기록했습니다. 픽 횟수 면에서는 그레이브즈(24회)가 비교될만 합니다만, 낮은 승률을 기록한 그레이브즈를 동격으로 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미 킨드레드의 궁극기 너프가 적용된 6.8 패치에서 이런 활약을 펼쳤다는 것 또한 놀랍습니다.

압도적인 밴픽, 승률을 기록한 킨드레드. 다가오는 본선 무대에서 예선전 킨드레드가 보여준 존재감을 무시하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킨드레드 카드를 손에 쥐거나,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글러를 발굴해야만 하겠죠. 독주 체제가 굳어진 정글러 카드. 본선에서 맞붙을 네 팀의 치열한 밴픽 싸움이 예상됩니다.





■ 더 이상 '최고' 아닌 '차선'! 캐리력 부족한 원거리 딜러 '루시안'

5.22 프리시즌 패치로 급부상한 원거리 딜러 '루시안'. 그와 잘 맞는 아이템, 특성의 등장으로 언제나 1티어 원거리 딜러 자리를 굳게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MSI 예선전에서 보여준 루시안의 모습은 영 신통치 않습니다. 90%라는 높은 밴픽률에도 불구하고, 승률은 고작 34.6%. 더 이상 예전 같은 위용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낮은 승률을 기록하게 된 걸까요? 루시안은 분명 높은 스킬 딜링으로 초중반 라인전을 쉽게 풀어 갈 수 있으며,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난 이동기까지 보유한 우수한 챔피언일텐데요. 여기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IEM 쇼크'로 기억되는 2015 IEM 카토비체. 강력한 초중반 전투 능력과 우수한 이동 기술을 보유한 '코르키'가 그것입니다.

현재 루시안의 상황은 2015 IEM 당시 코르키를 꼭 빼닮았습니다. 당시의 코르키도 앞서 설명한 장점 덕택에 위험 부담 없는 무난한 픽으로 생각되었습니다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한국에서만 주로 사용했으나, 부진한 성적을 거둔 코르키는 'KORki'라는 굴욕적인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 2015 IEM 코르키 성적표. 현재 루시안의 상황도 이와 꽤나 닮아있다.


이는 어떻게든 후반까지 흘러가는 게임 상황에서, 원거리 딜러에게 '하이퍼 캐리'를 요구하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2015 당시 코르키와 현재의 루시안은 초중반 라인 주도권을 가져오기 편하고, 높은 유틸성을 갖췄지만 아무래도 후반 캐리력은 떨어지는 편이죠.

이와 반대로, 예선전 가장 활약한 원거리 딜러는 '시비르'입니다. 시비르는 5할에 가까운 밴픽률과 71.4%라는 높은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W스킬 '튕기는 부메랑'의 상향과 함께 떠오른 시비르는 높은 후반 캐리력을 가진 평타 중심의 원거리 딜러입니다. 다음으로 활약한 '이즈리얼' 역시 초반 라인전은 약하지만 중후반들어 강력해지는 원거리 딜러구요.

루시안이 마냥 나쁜 픽인 것만은 아닙니다. 강력한 스킬 딜로 초중반부터 라인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패시브 '빛의 사수'를 이용한 평타 공격 등,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루시안 역시 캐리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예선 마지막 경기, SKT T1과 RNG의 경기에서 SKT T1이 룰루+루시안 조합으로 승리를 거두는 모습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룰루+루시안 조합으로 RNG 꺾는 SKT T1 (영상 출처: OGN)


그러나 각종 통계 지표를 살펴볼 때 MSI 예선전, 루시안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안전하고 강한 픽으로 생각되던 루시안이 보여준 낮은 승률, 1회 밖에 없었던 밴 횟수 역시 현재 루시안의 위치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런 현상은 본선 경기에서도 어떻게든 영향이 있을 텐데요.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MSI 본선, 낮은 승률 떄문에 루시안 사용을 꺼린다면 남은 카드는 이즈리얼과 시비르로 압축 됩니다. 현재 MSI에서 압도적인 원거리 딜러 승률을 자랑하는 시비르를 두고 치열한 밴픽전이 예상됩니다. 혹은 픽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준수한 활약을 보인 칼리스타 역시 생각해 볼만한 원거리 딜러 카드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