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도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인공은 전통적인 서포터 포지션의 챔피언, '잔나'입니다.

▲ '잔나'의 랭크 날씨는 오늘도 '순풍'!


■ 이번 롤드컵에도 혹시? '잔나', 서포터 승률 1위로 '순풍' 행진중

'잔나'는 서포터 중에서도 특히 '보호' 역할에 특화된 서포터로 알려져있습니다. Q 스킬 '울부짖는 돌풍'은 물론 명중시키면 굉장한 광역 에어본 CC가 되지만, 사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충전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사용하기는 아무래도 어렵죠.

대신, E 스킬 '폭풍의 눈'이라는 보호막 스킬을 시작으로, 패시브는 기본적으로 아군에게 이동속도를 제공할 뿐 아니라, 궁극기 '계절풍'은 주변의 아군을 회복하는 것과 동시에 적을 크게 밀어낼 수 있어, 아군을 지키는 데 있어서는 어떤 서포터보다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원형 서포터의 귀감이라고 할 수 있는 잔나가 현재 랭크에서 픽률 4.3%, 승률 52.7%로 서포터 챔피언 중 승률 1위를 달리고.. 아니, 날고 있습니다.

▲ 서포터 챔피언 중 1위! (통계 출처: fow.kr)


여기에 '사이온'을 넣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만(사이온 픽률 1.7%, 승률 52.9%),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사이온은 대체적으로 탑 라인을 선택하고 있고, 플레티넘 티어 이상 집계에서도 탑 65%, 서포터 34%의 비율을 보이고 있어, 일단 이번 통계에서는 제외했습니다.

▲ 사이온, 넌 정체가 뭐니?!


'잔나'라는 서포터 챔피언을 메이저 무대로 이끈 본격적인 시작은 2014년 롤드컵 선발전 때 부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 잔나는 아군을 보호하는 능력을 특출나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낼 수 없는 수동적인 챔피언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유저들의 평가도 좋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2014년 국대 선발전, '잔나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고릴라' 강범현 선수가 잔나를 꺼내들었습니다. 잔나는 세 번 출전하여 100%의 승률을 기록하고 활약, 나진 실드의 롤드컵 진출을 견인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많은 유저들과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롤드컵 16강 A,B조 예선에서 서포터 챔피언 밴픽률 1위를 기록하며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었죠.

▲ '고릴라', 잔나의 강력함을 알리다! (영상 출처: OGN)


롤드컵 이후, 2015 시즌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잔나는 결국 여러 차례의 너프 끝에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는데요. Q 스킬 '울부지는 돌풍'의 폭, 사거리 등의 너프가 중첩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패치 역사로만 본다면 4.13 패치부터는 스킬 조율 이외엔 너프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 잔나에게 적용된 6.6 패치 역시 주요 스킬인 E 스킬의 공격력 부여량의 감소와 궁극기의 CC 지속 시간을 감소한 너프 패치로, 잔나는 상향과는 거리가 먼 챔피언이라고도 말 할 수 있겠습니다.

▲ 가장 최근 잔나에게 적용된 6.6 패치. 이 또한 너프였다.


■ 상향 없이 서포터 승률 1위?! 잔나, 고 승률의 이유는 뭘까?

이렇듯 잔나에게는 상향은 커녕 너프만이 반복되어왔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나는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그녀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체 잔나의 승률의 비결은 어떤 걸까요?

▲ 2014년 이후,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잔나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우선 변화된 특성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5.22 프리시즌 패치로 시즌 6을 맞이하는 새로운 특성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른바, '핵심 특성'이라고 말하는 '흉포, 책략, 결의' 특성의 최종 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이러한 특성들은 지금까지의 시즌과는 차별화 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치도록 변경되었죠.

잔나와 잘 어울리는 특성은 '책략'에 총 18 포인트를 투자하여 얻을 수 있는 '바람술사의 축복'. 회복이나 보호막의 효과가 증가할 뿐 아니라, 아군 대상에게 추가 방어/마법 저항력을 부여하는 유용한 특성으로, '소나', '알리스타'에게도 잘 맞는 특성입니다.

▲ 잔나의 방어막, 회복 효과와 잘 맞는 '바람술사의 축복' 특성.


여기에 서포터 아이템의 변화는 잔나의 아이템 폭을 넓혀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6.9 패치를 기점으로 변화한 서포터 아이템들의 변화는 기존 천편일률적이었던 서포터들의 아이템 선택 폭을 넓혀주었죠. 특히, 회복(보호막) 능력을 가진 챔피언들은 '금지된 우상'으로 시작되는 아이템을 통해 더 높은 회복(보호막)량을 얻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잔나 역시 E 스킬과 궁극기에 각각 방어막과 회복 능력이 있어, 새롭게 변화한 '미카엘의 도가니'와 '불타는 향로'는 고려해볼만한 대상이되었습니다. 변경된 '승천의 부적' 역시, 추가된 이동 속도와 방어력 옵션으로 구매 가능성을 늘려 나가고 있죠.

▲ 잔나 핵심 아이템. 잘 맞는 아이템들이 여럿 등장했다.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최근 메타 변화 역시 잔나에게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탑에 공격적인 픽을 선택하던 메타가 지나가고, 다시 강력한 탱킹과 CC 능력을 보유한 챔피언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이러한 역할을 대신해야 했던 서포터 역할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르저나 암살자들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가 적어졌고, 이런 변화에서 물몸으로 평가 받던 소나, 잔나 등의 서포터 픽들도 좀 더 쉽게 등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최근 자주 얼굴을 보이고 있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의 다수가 평타 기반 뚜벅이인 점도 잔나가 나설만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잔나의 스킬 구성상, 원거리 딜러를 가장 강력하게 보좌할 수 있는 서포터 챔피언이고, 평타 기반 원거리 딜러에게 피해량을 늘려줄 수 있어 좋은 선택이죠.

▲ 자주 등장하는 원딜을 보좌하기 좋은 서포터 잔나.


■ 그래서 결국, 잔나의 미래는 어떨까?

잔나는 오랫동안 준수한 활약으로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서포터 챔피언입니다. 지속된 너프에도 주변의 변화를 통해 간접적인 반사 이득을 챙겨 활용 가능성을 키워내기도 하였죠. 하지만 한 번 낮아진 픽률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가장 활약했던 전성기를 기점으로 크고 작은 너프만이 쌓이면서 유저들에게 '써먹기 어렵겠다'라는 인식이 박혀버린 것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티어별 지표를 살펴보면 여전히 잔나는 가능성 있는 챔피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잔나는 저 티어에서 고 티어로 올라갈수록 픽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다이아 티어에서 픽률과 승률 모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잔나가 많은 너프를 당했음에도 여전히 쓸만한 능력을 보유했음을 말해줍니다.

▲ 단점이 뚜렷하지만, 강점 또한 명확하다. (종합 통계: champion.gg)


높은 승률 지표를 보유한 잔나, 현재로선 당장의 너프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데요. 다만, 라이엇 게임즈의 'Meddler'가 차기시즌에서는 '강철의 솔라리 팬던트'를 삭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 잔나가 선택하는 핵심 아이템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확실히 정해진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혹시? 롤드컵에 진출한 락스 타이거즈의 '고릴라' 강범현 선수의 잔나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드는데요. 물론 과거에 비해선 너프로 성능이 낮아졌다곤 하지만, 잔나가 수행해야할 실드, CC를 통한 원거리 딜러 보호 능력이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므로 영 가능성이 없는 소리만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 '흠... 잔나라고?' (잔나의 아버지 '고릴라' 강범현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