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굴곡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좋은 날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는 법이고, 운이 정말 없는 날이 왔다면 다음번에는 운수대통한 날이 오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 그런 날이 오지 않아 잠시 웅크리고 있는 사람도 많고요.

이번에 만나본 '피글렛' 채광진이 그랬습니다. 야심 차게 북미 지역으로 진출해 이름을 날렸지만, 단 한 번도 우승이나 롤드컵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죠. 이후, 2부 리그에서 활동 중인 형제팀으로 내려가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더 많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뭔가 사연이 가득할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는 '피글렛' 채광진과 동네 술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음속에 숨겨둔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기 때문이죠. 약간의 술기운을 빌려 주고 받은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채광진의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Q . 오랜만이네요. 북미에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처음에는 영어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고 여러모로 부족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 시즌 지나고 나서는 게임 내적인 소통 부분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었죠. 시간이 계속 지나면서 완벽하게 팀원들과 일상생활에서도 세세한 의사소통과 교류를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이랑 외국 사람이 게임 승패에 대한 시각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프로게이머를 정말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게임을 잘해서 뽑힌 것인지 모를 정도?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죠. '코어장전' 조용인 선수도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난 LoL을 연습하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다른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빈도수가 잦아서 집중을 못 했던 기억이 나요.

▲ 일단 만났으니


▲ 짠~


Q. 여전히 프로 의식 부분에서 아쉬웠나 보네요.

아무리 북미 솔로랭크가 한국보다 수준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옆에서 "솔로랭크 좀 많이 하라"고 잔소리를 했어요. 요즘에는 조금 나아졌다고 하는데, 여전히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죠.


Q. '피닉스' 김재훈과의 친분은 어떤가요?

(김)재훈이가 원래 다른 북미 팀에 있다가 합류하게 됐어요. 테스트를 받자마자 합격하더라고요. 그때 처음 친해지기 시작했는데 정말 착하고 예의도 바른 친구예요(웃음).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서 점점 더 친해졌죠. '이 친구는 내가 끝까지 보듬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Q. 안그래도 '피닉스 선수가 저번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피글렛'이 잘 챙겨줬다고.

제가 팬들 사이에서 '인성이 좋지 않다'고 소문이 났는데(웃음), 저랑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아요.


Q. 무슨 말이에요. 아직도 '4성장군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게 예전에 채팅 버그였어요. 한때 영어로 한 글자만 쳐도 *로 표시됐어요. 4성장군 사건이 이벤트전에 나왔던 거잖아요. 아마 상대가 '임프' 구승빈이라 더 이슈가 됐던 것 같아요. 그때 제가 채팅으로 화났을 때 타자 치는 것처럼 키보드를 따다닥 하고 아무렇게나 막 눌렀는데 *표시가 네 개 뜬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4성장군'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죠. 아마 그때 제가 해명하지 않았으면 아직도 제가 욕을 채팅했던 거로 여겨졌을 거예요.

공식 방송에서 제가 욕설을 타이핑했겠습니까? 정말 그랬다면 제가 지금 여기 있을 수가 없죠(웃음). 그래도 그 사건 덕분에 별명도 생기고 해서 기분 좋아요. 그런 별명이 있다는 건 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아마 '앰비션' 강찬용 선수도 '빠따 형님'이라는 별명을 좋아하고 있을 겁니다.


Q. 그랬군요. 아무튼 '피닉스' 관련 답변을 이어주시죠.

제가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인데, 처음에 (김)재훈이가 합류했을 때 일부러 더 말도 자주 걸어주고 챙겨줬죠.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때 재훈이 영어 실력이 저보다 떨어졌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도 도움을 줬고요. 그런데 개인 방송을 시작하더니 영어가 엄청 빨리 늘더라고요. 다행이었죠.

처음 팀에 왔을 때 살이 엄청 빠졌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요. '이 친구가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진짜 불쌍해 보이네' 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웃음). 그랬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살이 찌더라고요. 그걸 보고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느꼈죠.


Q. 지금도 볼 같은 곳에 살이 별로 없던데요?

볼은 그렇지만, 옷 안을 보시면... 상당합니다(웃음). 처음 팀에 왔을 때보다 살이 조금 올랐을 때 보니까 정말 잘생겼더라고요. 지금도 잘생기긴 했는데 몸을 보시면 정말...



Q. 전반적으로 북미 생활에 대해 만족하나요?

사실 제가 북미에서 활동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어요. 캐리한 적이 워낙 많았거든요(웃음). '다시 전성기가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그런데 그 당시에 우승을 한 번도 못 했다는 건 정말 아쉬웠어요. 제가 봐도 그랬고, 주변에서도 저보고 정말 잘한다고 할 정도였거든요. 코치인 '데이비드'는 저한테 "네가 이렇게 잘하는데도 우승을 못 할 정도면 '페이커'가 와도 우승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팀원들 탓도 많이 했죠. 주변에서 저보고 정말 잘한다고 말해주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우승을 못 하는 시기가 길어지니까 제 개인 실력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했어요. 솔직히 정말 날아다녔는데(웃음). 제가 형제팀에 있을 당시, TSM이 저희랑 스크림을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너희 '피글렛' 데리고 있지?"라고 물어보더니 바로 스크림하자고 하더군요. 그럴 정도였어요(웃음).


Q.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갑자기 리퀴드 아카데미 소속 원거리 딜러로 활동했어요. 이유가 뭔가요?

솔직히 당시에 제가 리퀴드에서 활동하기 싫었어요. 그래서 팀 코치진에게 제가 직접 미팅을 신청했고, 거기서 대화를 나눈 결과 2부 리그 팀으로 가기로 했던 거죠. 그런데 기사들을 보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사실인 양 써놨더라고요. 그걸 보고 정말 화가 많이 났었어요. 원래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기로 했었는데 그런 기사들이 나간 걸 본 다음에 그냥 쉬는 시간도 포기하고 바로 형제팀으로 가서 활동했죠.

또 하나 화났던 적이 있었죠. 안 그래도 기사가 이상하게 나가서 속상한데, 팬들 사이에서 '피글렛이 못해서 2부 리그로 좌천됐다'는 소문이 돌았거든요. 제가 한국 팀이랑 스크림을 해도 라인전에서 밀린 적이 없는데. 그런 소문이 계속 도는 걸 보면서 '한국 팀으로 복귀해서 내 실력이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줘야 하나'라는 고민도 잠시 했었죠.


Q. 자진해서 2부 리그 팀으로 내려간 이유가 있을텐데요?

특정 선수 때문이었어요. 그 선수와 너무 의견 충돌이 잦고 말다툼도 하게 되다 보니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코치진 미팅을 요청했고요. 제가 '룰로'부터 '매트'까지 모든 팀원에게 경기 내적으로 알고 있는 걸 다 공유할 정도였는데, 한 명이 힘들게 하니까 별수 없더라고요.

저는 실력이 엄청난 팀원보다 마음이 잘 맞는 팀원과 함께 경기에 나서는 걸 더 좋아해요. 그리고 그 친구가 2부 리그 팀으로 가는 것보다는 제가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리퀴드 아카데미에서는 네 명의 팀원들 모두 제가 알려주는 걸 잘 들어주고 반영해줘서 정말 좋았죠. 저를 비롯해서 서로 희생도 많이 하고. 실제로 경기력이 정말 좋아졌어요. 만약 1부 리그 진출에 성공했다면, 그 친구들과 팀을 계속하려고 했을 정도였어요.


Q. 사실 누구나 그 '특정 선수'가 누구인지 알잖아요.

모를 수가 없죠. 저도 마찬가지지만, 그 친구는 저보다 게임에 대한 자존심이 세요. 저는 제 생각이랑 달라도 다른 사람 의견이 더 맞는 것 같으면 그대로 따라가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그런 쪽으로 잘 안됐어요. 실력이 정말 뛰어난 선수이긴 한데, 여러모로 아쉬워요. 게임 외적으로는 정말 친한 사이였는데.



Q. '페비'가 리퀴드 소속으로 활동하게 된 것도 '피글렛'의 2부 리그행 이후에 결정된거죠?

그렇죠. 사실 그 부분도 정말 아쉬워요. 제가 2부 리그에서 활동할 때부터 맞라인 구도가 강제됐어요. 제가 라인전은 정말 자신 있거든요. 그때 리퀴드에서 계속 활동했으면 포스트 시즌이랑 대표 선발전에서 그렇게 빨리 떨어지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막 3레벨 타이밍에 타워 다이브도 하고(웃음). 항상 함께했던 '매트'도 제가 내려가기 직전에 "우리가 2:2를 질 수가 없는데 아쉽다"고 말했을 정도였죠.


Q. 대신 뛰게 된 '페비'를 많이 도와줬나요?

저랑 스타일이 많이 다른 선수라서 그렇게 큰 도움을 주진 못했어요. '페비'는 약간 저보다 수동적인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최근 애쉬나 진 등이 나왔던 메타에 잘 맞는 선수였죠. 그래도 '로코도코' 최윤섭 코치와 '페비'가 면담을 할 때 옆에 같이 앉아서 더 나은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등 도움을 꾸준히 줬어요.


Q. 북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에게 항상 묻는 건데요. '북미잼'이라는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한국과 다른 재미가 있죠. 일단 방송 인터뷰부터 조금 달라요. 예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최근 한국 방송을 보면 인터뷰에서 너무 사리더라고요. 좀 재미가 없죠. 제가 방송 인터뷰하면 바로 포털 사이트 메인 먹을 수 있는데(웃음).

경기력에 대한 '북미잼'이라는, 일종의 놀리는 듯한 별명이 있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제가 봤을 때 북미 경기가 훨씬 재미있어요. 갑자기 원거리 딜러가 '앞 점멸'을 쓰고 죽으면서 한타가 시작되거나(웃음). 던지는 걸 보는 재미? 제가 지금 북미 선수라서 그런지 몰라도 제 생각에는 북미 지역팀들 경기가 정말 재미있고 좋아요. 그뿐만 아니라, 경기력 발전 속도도 정말 빠르고요.


Q. 리퀴드도 정말 발전 많이 했죠. '로코도코' 최윤섭 코치가 합류한 것이 주요했나요?

저는 '로코도코' 최윤섭 코치랑 사이가 좋은데, 예전에 '삭발 빵'을 했던 것 때문에 친하지 않다는 소문이 퍼졌더라고요. 처음 팀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제가 "내가 코치님 우승 한 번 시켜줄게"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꺼낼 정도였죠.

아무래도 코치와 선수 관계라서 게임 내적으로 의견 충돌 없을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코치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요. 딱 한 가지 아쉬운 건... 인간적인 친분까지 발전하기 힘들다는 점? 약간 비즈니스 파트너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점만 고치면 더욱 훌륭한 코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로코도코'가 합류하고 팀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게임 이해도도 높고 밴픽 전략도 잘 구상하는 것 같고. 가장 발전한 것을 꼽자면 운영인 것 같아요. 새 발의 피 정도(웃음). 그리고 팀원들의 챔피언 폭이 넓어져서 밴픽에서 조금 더 우위를 점한 적도 많고요. 팀원들의 라인 관리 능력도 많이 발전했어요. 저는 그렇지 않았죠. 이미 완벽하니까(웃음).


Q. 형제팀에서 활동할 당시, 리퀴드가 계속 패배하는 걸 보면서 아쉬웠겠어요.

'피닉스' (김)재훈이 생각에 마음이 가장 아팠죠.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인데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으니까요. 팀원들이 포스트 시즌과 대표 선발전 내내 재훈이를 제대로 뒷받침해주지 못한 점도 안타까웠고요. 도대체 어떻게 준비를 했길래 저렇게 경기력이 안 좋아졌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Q. '피닉스' 김재훈이나 '임팩트' 정언영 말고 친한 선수는 누구였나요?

아무래도 '매트'죠. 봇 듀오고, 워낙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거든요. '매트'가 저를 잘 따르기도 했고요. '데이비드' 코치도 정말 친했어요. 그리고 사실 아까 말했던 그 친구도 게임 밖에서는 정말 마음이 잘 통했어요. 게임 내적으로도 정말 잘하는 친구라서 뜻까지 통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은 정말 아쉬워요.



Q. 해외 팬들 사이에 도는 루머 중에 '로코도코'와 그 친구가 자주 싸웠다는 내용도 있더라고요.

맞아요. 사실 스크림이나 대회 도중 쉬는 시간에도 경기 내용을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둘이 정말 많이 싸웠어요. 그걸 옆에서 보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점점 쌓이기도 했죠. 처음에는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자주 그러니까 힘들더라고요. 두 사람 간의 갈등도 제가 형제팀으로 옮기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줬죠.


Q. '매트'를 제외하고 다른 서포터와 봇 듀오를 해보고 싶었던 적은 있나요?

사실 없어요. 제가 원래 성격상 한 번도 합을 안 맞춰본 서포터와 같이 경기에 나서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단순하게 '잘하니까 나랑 잘 맞겠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Q. 그럼 어떤 스타일의 서포터랑 잘 맞나요?

AP 알리스타를 잘하는 선수?(웃음) 그건 사실 제가 가끔 하는데 미드 라이너보다 대미지가 잘 나와요. 농담이고요. 제가 지금까지 같이 했던 서포터의 스타일이 다 달랐어요. '푸만두' (이)정현이 형이랑 '레이스' (권)지민이가 달랐고, '엑스페셜'과 '스무디'와 '매트' 그리고 '스턴트'도 그렇고요. 그래서 크게 상관은 없어요. 각각의 스타일이 있으니까 저는 모두 즐거웠죠.


Q. 그럼 본인을 제외하고 어떤 팀의 봇 듀오가 가장 잘하는 것 같았나요?

아무래도 TSM의 봇 듀오죠. 제가 빠지니까 바로 1등 봇 듀오로 성장하더라고요(웃음).


Q. 화제를 좀 바꿔볼까요? 이번 롤드컵에서 북미 대표 세 팀이 얼마나 잘할 것 같나요?

일단 '임팩트' (정)언영이가 정말 잘하더라고요. 제가 LCS에 있을 때는 못하더니(웃음). 저는 솔직히 언영이가 소속된 Cloud 9이 롤드컵에 진출해서 정말 기분 좋아요.

이번 롤드컵에서 제 기준으로 잘하는 팀이 몇 군데 없어요. ROX 타이거즈는 워낙 잘하고, SKT T1도 경험이 많으니 잘할 것 같고요. 그리고 TSM과 Cloud 9, EDG, G2 e스포츠 정도? 여기에 조금 더 포함하면 삼성 갤럭시와 RNG까지 잘하는 것 같아요. RNG는 '마타' 조세형이 잘해서 그 덕분에 성적이 잘 나올 것 같아요. 삼성 갤럭시는 잘하긴 하는데 어딘지 살짝 아쉬운?


Q. 그러고 보니 '앰비션' 강찬용이 처음으로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어요.

정말 부러워요. 저는 마지막으로 롤드컵에 갔던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잘 안 나요. 아마 4년 전일걸요? '앰비션' 강찬용, '빠따 형님'이 롤드컵에 출전을 확정 짓는 순간을 담은 '움짤'을 봤는데 왠지 모르게 벅차올랐어요. 그때 표정에 참 많은 게 담겨 있더라고요. 언제 한 번 술 한잔 하고 싶네요(웃음).

사실 제가 롤드컵 시기에 정말 예민해져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가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은 괜찮은데 나중에 친구들 만나면 폭발할 수도 있어요(웃음). 실제로 제가 가지 못한 롤드컵 경기는 보지도 않아요. 저번에 어쩌다가 한 번 봤는데 진짜 짜증 났어요.


Q. 그러면 롤드컵 질문 몇 개 더 하다가 저 큰일나는 거 아녜요?(웃음)

에이~ 그렇지는 않아요(웃음). 일단 북미 팀 중에 한 팀이나 두 팀은 4강까지 갈 것 같아요. TSM이 그래도 북미 대표 팀 중에서 가장 상황이 좋더라고요. Cloud 9은 '임팩트'(정)언영이가 잘하면 높이 올라가고, 그렇지 못하면 힘들 것 같고요.



Q. 이제 '피글렛'의 미래에 대해 얘기해보죠.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는 건가요?

리퀴드와 재계약을 할 수도 있고, 어느 지역팀이건 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준다면 다 좋아요. 오히려 LCK 복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에요. 선수들의 가치만큼 대우를 잘 못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부분은 조금씩 나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최대한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가고 싶긴 해요. 팀원들끼리도 잘 맞으면 좋겠고. 저는 굳이 따지자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우승 못 하면 꽝이라고 생각해요. 종합해보면, 일단 우승 가능성과 팀워크가 우선이고, 그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제 가치에 대한 합당한 대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해요.

우승이나 다른 경력을 쌓지 못했는데도 아직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정말 감사함을 느껴요. 요즘 들어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벅찬 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아낌없이 그리고 끊임없이 저를 응원해주시면 꼭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응원이 없으면 게임을 할 맛도 안 나요. 그것만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