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은 피파 프로게이머 중 가장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항상 순위경기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도 국내 대회에선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었다. 프로게이머로 계속 활동할 지 고민하던 차에 중국 게임단의 러브콜을 받았고, 해외에서 두곽을 나타내면서 이목을 끌었다.

피파 온라인3 아시안컵 2015에 중국 대표로 나선 정재영은 장동훈, 박준효, 양진협 등 한국의 대표 피파 프로게이머로 구성된 대한민국 B팀을 3: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서 받은 설움을 한 번에 푸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제 한국에 복귀했다. '딩 차이롱'에서 정재영으로 돌아왔고, 피파 챔피언십 우승을 목표로 경기에 참여해 8강에 오르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만에 정재영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한국에 돌아온 소감과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피파온라인과 관련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오랜만에 한국에 복귀했다. 기분이 어떤지 소감부터 듣고 싶다.

국내에서 연습하니 환경이 너무 좋다. 덕분에 경기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응원해주시는 국내 팬들을 만나니 기분도 정말 좋았다.


Q. 중국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었는데, 한국에 복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있던 팀에서 나오고 난 뒤, 중국에서 세 팀 정도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었다. 연봉이 맞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원창연 선수가 이참에 이번 대회 예선전에 참가하자고 말해서 얼떨결에 본선까지 오르게 됐다.


Q. '딩 차이롱'과 '정재영', 두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한데?

'딩 차이롱'은 이제 많은 사람이 불러주는 별명이 되었다. 그렇게 불러주실 때마다 친근하게 느낀다. 정재영도 좋고, 딩 차이롱도 좋다. 요즘은 한 글자로 '딩'이라고도 불러주신다. 정말 재밌고 감사하다.



Q. 한국 리그에 복귀하니 어떤가?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느끼는지 궁금한데?

이전에는 개인 리그와 더불어 팀 리그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진 것이 아주 아쉽다. 처음 보는 선수도 많고,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Q. 피파 프로게이머로 벌써 8년째 생활했다.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는데 피지컬 적으로 문제를 느낀 적은 없는가?

중간에 유학을 다녀오고 해서 실제 프로게이머 생활은 3년 정도 했다. 피지컬에 해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아직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피파 프로게이머는 서른 살 넘은 선수도 많아서 아직 희망적이다. 실제 축구도 그렇고 피파온라인도 판단력이 중요하다. 반응속도가 조금 느리더라도 경험이나 판단력으로 보완할 수 있다.


Q. 이번 대회에는 신예 선수도 많이 참가했다. 새로운 선수 중 누가 잘한다고 느꼈는가?

이번에 송세윤이 나왔는데 잘하더라. 두 경기 모두 2:1로 이겼고 선제골을 먹고 시작했는데도 모두 역전해서 이겼다. 정신력도 좋고 경기력도 좋아서 잘할 것 같다.



Q. 송세윤이 8강에서 본인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와 어떤 특별한 인연이 있는가?

(송)세윤이가 내 개인방송을 많이 본다. 항상 개인방송에 들어와서 구경하더라. 내가 드리블을 할 때, 습관적으로 '틱톡'이라고 말하는 데, 오늘 경기 전에 그 친구가 몸을 풀면서 '틱톡'거리면서 드리블 연습하는 걸 봤다. 좋은 친구다. 나중에 밥 한끼 하고 싶다.


Q. 앞으로 계속 한국에서 활동할 것인가?

대회는 잘 모르겠고 개인방송은 계속할 예정이다. 중국 리그로 복귀할 생각은 없다.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고(특히 닭발), 타지 생활이 아주 힘들었다.


Q. 개인방송에서 많은 인원이 본인의 경기를 보고 있다. 시청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달라.

다른 재미있는 BJ를 놔두고 맨날 게임만 하는 내 방송을 봐줘서 고맙다.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방송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Q.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세계적인 축구클럽이 e스포츠에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성남F.C가 김정민과 계약을 맺었다. 혹시 축구클럽에게서 이러한 제안을 받았는가? 만약, 축구클럽 소속으로 뛴다면 어느 클럽에 소속하고 싶은가?

아직은 어떠한 제안도 받지 못했다. 만약 클럽 소속으로 뛴다면 F.C서울 소속이 되고 싶다. 박주영의 열렬한 팬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해외팀에서 오퍼가 온다면 만수르형이 있는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뛰고 싶다. 나는 만수르가 너무 좋다. 이름까지도 마음에 든다.


Q. 해외 축구 클럽들의 e스포츠 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견해가 궁금하다.

e스포츠 자체로 볼 때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발전에 가속도가 붙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내가 꼭 팀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다른 선수들까지 입단할 수 있는 선택폭이 늘었으면 좋겠다.


Q. 이번 대회 목표는 무엇일까? 이번 대회에 특별히 동기부여가 되는 이유가 있다고 했는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고 최소 결승까지 갔으면 좋겠다. 아시안컵 나가서 이기고 싶은 나라가 있다.


Q. 마지막으로 인터뷰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개인방송 통해서 우승을 점치는 분들이 많다. 부담되니까 그저 '경기 화이팅 하세요!' 정도만 해주셨으면 한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