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주 차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2주 차 일정으로 8강 진출팀들이 확정됐다. 탈락이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들이 많았기 때문일까? 패배의 원인이 됐던 선수들이 눈에 띄었고, 8강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팀을 탈락 위기에 빠뜨렸던 선수에게도 시선이 갔다.

그래서 이번에도 지난 1주 차와 마찬가지로 포지션별 워스트 선수 5명을 가려봤다. 프로 선수라면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른 선수, 계속해서 실수를 반복한 선수를 위주로 뽑았다. 이 중에는 2주 차부터 새롭게 이름을 올린 선수도 있지만, 불명예스럽게 또다시 이름을 올린 선수도 있다.

뽑힌 선수 중에 아직 집으로 향하지 않은 선수는 8강에서 심기일전하여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바라고, 반대로 집으로 향한 선수는 그냥 아무 생각 말고 쉬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당분간 인터넷은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 탑 : EDG '마우스' - 'CS만 먹을게요...'


롤드컵이 시작하기 전, 많은 전문가들이 EDG를 우승 후보로 점쳤다. 하지만 아쉬운 경기력을 보인 지금의 EDG를 우승 후보로 점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좋지 않은 경기력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탑 라이너 '마우스'가 크게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마우스'는 2주 차 경기에서 단 한 번도 라인전을 유리하고 끌고 간 적이 없다. 대부분 경기에서 20개 이상 CS를 지고 들어갔다. CS 수급만 밀렸다면 다행이지만 어이없는 솔로킬을 내주기도 했다. 그것도 그냥 솔로킬이 아닌 3분에 발생한 3레벨 솔로킬이었다.

▲ 탑 또 터지네

'마우스'가 보여준 아쉬운 플레이의 정점은 ahq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라인전에서는 비교적 크게 밀리지 않고 버텨냈지만, 후반에 크게 한 건 했다. 아군 정글 지역을 배회하던 '마우스'의 뽀삐는 적에게 물려 당황한 나머지 점멸과 궁을 동시에 사용하며 허우적거렸다. 솔로 랭크에서나 볼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다.

▲ 님 티어 어디?

한 라인이 매 경기 이렇게 헤매면 팀으로서는 운영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진다. 요즘 메타에서 망한 라인을 과감하게 버리자니 포탑 선취점이 발생하여 스노우 볼이 커지고, 도와주자니 다른 라인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EDG는 롤드컵 기간 내내 고생 중이다. '마우스'가 한타에서는 그나마 자기 역할을 했으나 우승을 목표로 하는 EDG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



■ 정글 : AHQ '마운틴' -'나는 최고의 투수가 될 거야'


'마운틴'이 워스트에 오른 이유는 간단하다. 제일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세게 던졌기 때문이다. 8강 진출을 가리는 단두대 매치, AHQ과 EDG의 C조 마지막 경기에서 '마운틴'의 앨리스는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였다.

파이어 볼러답게 '마운틴'은 강하긴 했다. 팀 내에서 최다 킬로 압도적인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가장 잘 큰 사람이 던지는 게 제일 무서운 법. 게다가 한 번도 아니고 3번이나 던졌다.

첫 번째 쓰로잉부터 묵직했다. 미드 지역에서 이해할 수 없는 2:2 교전을 만들어 본인은 물론 아군 미드 라이너도 죽게 만들었다. 두 번째 쓰로잉은 돌직구였다. 미드 5:5 대치 상황에서 혼자 대놓고 나와 상대 뽀삐에게 완벽한 '벽꿍' 각을 줬다. 5:1 점사를 당해 순식간에 사망했고, 이로 인해 AHQ는 미드 2차 포탑을 내줬다.

▲ 이건 150km쯤 되려나?

2번의 쓰로잉으로 어깨가 풀린 마지막 3번째 쓰로잉은 경기를 끝냈다. 경기 극 후반, EDG는 바론을 치며 상대를 유인했는데 징크스를 보유한 AHQ가 차분하게만 싸우면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마운틴'은 참을성이 없었다. 너무 앞으로 전진하여 순식간에 잘려버렸고, 같이 따라온 아군도 전멸하게 만들었다. AHQ는 이 교전을 패배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파이어 볼러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 포수가 아플 만큼 세게 던진 쓰로잉




■ 미드 : RNG '샤오후' -'빨간 올라프는 맛이 없었다'


▲ 우웩! 맛이 왜이래(출처 : OGN)

모든 CC기 면역인 빨간 올라프에 빨대를 꽂아버리니 맛이 있을리가 없다. '샤오후'는 나름대로 시간을 계산해서 올라프의 궁극기가 끝나는 타이밍과 동시에 말자하의 궁극기를 시전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만이었다. 올라프의 궁극기가 끝나는 걸 정확히 보고 빨대를 꽂아도 전혀 늦지 않았는데, 너무 성급하게 궁극기를 사용했다.

삼성은 '샤오후'의 실수 덕분에 미드와 정글이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는 삼성이 가지고 있던 봇 주도권과 시너지를 내서 큰 스노우 볼이 되었다. 그리고 실수의 여파였는지 '샤오후'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쉬운 플레이를 펼치며 0 4 1으로 KDA를 마감했다.

'샤오후'는 삼성뿐 아니라 스플라이스와의 대결에서도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무리한 포지션으로 연속해서 2번을 잘리며 패배의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TSM과의 경기에서 아우렐리온 솔 플레이만이 괜찮은 활약이었다.




■ 원딜 : TSM '더블리프트' -'친구들아 집이 편해...가자'


TSM 선수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 하지만 '더블리프트'는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모양이었다. 8강 진출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경기였던 삼성과의 대결에서, '더블리프트'의 어처구니없는 자신감이 패배를 만들었다. 다 이긴 경기에서 하이라이트 필름을 찍으려고 하다가 망쳤다.

▲ 나 집에 돌아갈래!(출처 : OGN)

이게 문제의 사고다. 한타를 다 이기고 루시안 하나 내줬는데 뭐가 그렇게 잘못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루시안이 죽음으로 인해 TSM은 바론을 먹지 못했고, 승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없었다. 더 문제는 '더블리프트'의 무모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 북미 애들은 겁 먹던데....(출처 : OGN)

이 경기 전, '더블리프트'는 인터뷰에서 "북미 선수들은 내가 앞 선에 서도 겁을 먹고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는데 여기서는 그렇지가 않다"고 했다. 그 사실을 알았으면 진작에 그만해야 하지 않았을까? 1주 차 내내 아쉬운 판단을 보이더니, 2주 차 들어서도 달라진 게 없었다. TSM의 롤드컵 3패 모두 '더블리프트'가 크게 일조하여 8강을 좌절시켰고, 한 해 농사를 끝냈다.



■ 서포터 : IMAY '로드' 윤한길 -'제재도 당하고.... 게임도 안되고...'


'로드' 윤한길은 욕설 사용의 징계로 2주 차 첫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전문 서포터는 '로드' 한 명인 IMAY에게 크나큰 악재였다. 팀에 피해를 주고, 프로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보인 것만 해도 '로드'는 워스트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징계가 소멸된 이후 출전했던 경기에서 그다지 좋지 못했다. 오히려 IMAY는 '로드'가 없을 때 승리했고 '로드'가 있을 때 패배했다.

일단 '로드'가 2주 차에 첫 출전했던 SKT T1(이하 SKT)와의 경기부터 살펴보면, IMAY의 봇듀오가 라인전을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면서 패배의 시작점이 됐다.

SKT전은 상성이 불리해서 라인전을 졌다고 쳐도, 마지막 C9과의 경기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경기에서 '로드'는 케넨, 상대 서포터는 알리스타를 플레이했다. 일반적인 라인 상성으로 케넨을 플레이한 쪽이 매우 유리한데 이게 웬걸, 오히려 케넨을 가졌던 IMAY의 봇 듀오가 라인전을 대패했다. 원딜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무모한 딜교환을 시도하여 초반부터 소환사 주문을 소모하고 체력 손해를 보게 만든 '로드'의 책임이 컸다.

▲ 무모한 딜교환이 라인전 대패의 시작이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라인전이 끝난 후에도 계속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반복했다.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점멸을 사용하여 의문사하기도 하고, 4:1로 타워를 막으려다가 의미 없는 죽음을 맞기도 했다. 경기 안팎으로 모두 아쉬운 '로드'였다.

▲ 피카츄! 점멸 박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