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고 나니, e스포츠 인벤의 '포토' 코너에는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촬영된 수많은 사진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기 시작했다. 이제 연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층 풍성해진 '돌발포토' 기사들을 정주행하는 것도 꽤 좋은 추억여행의 방법의 하나일 테지만 분량도 분량이며, 수백 장에 달하는 사진들을 정독하려면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준비해봤다. 2016년 동안 사진으로 남겨 두었던 롤챔스, 그 기록들의 엑기스만 모아 사진을 통해 돌아보는 롤챔스 그 1년의 기록들.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감동적이었던 LCK 선수들과 함께했던 그 모든 현장. 지금부터 우리 모두를 웃기고, 울렸던 2016 롤챔스의 순간 속으로 떠나보자.
■ 롯데 꼬깔콘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그 대장정의 시작
이제는 정말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는 2016년의 1월 6일.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10개 팀의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참석해 이번 시즌에 임하는 포부를 들어보는 출범식을 시작으로 롤챔스 2016은 긴 여정에 돌입했다.
■ 역대급 이적시장을 거쳐, 드디어 개막한 2016 롤챔스 스프링!
숨 가쁘게 진행된 스프링 시즌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였다. 개막전부터 치열하게 진행됐던 스토브리그 덕분에 롤챔스 스프링에 출전한 팀 중, 지난 시즌과 엔트리가 겹치는 팀들은 단 한 팀도 없었다. 그야말로 과연 어느 팀이 치열한 풀리그를 뚫고, 결승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아무도 알 수 없었던 흥미진진했던 스프링 시즌!
■ 아름다운 라이벌 SKT T1과 ROX 타이거즈, 그리고 2016 스프링 결승전.
스타크래프트에 임요환과 홍진호가 있다면, 이제 롤챔스에는 SKT T1과 ROX 타이거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이들의 경기는 매번 명경기를 연출했고, 결승과도 같은 다전제 경기에서 두 팀의 밴픽 싸움부터 시작되는 신경전은 특히나 빛이 났다. 2016 스프링의 끝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은 어김없이 명경기를 펼쳐주었고, SKT T1이 3:1로 ROX 타이거즈를 제압하며 롤챔스 3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나 스프링 시즌 SKT T1은 7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겪었었기에, 더욱 의미가 남달랐을 것이고 김정균 코치는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 '주모! 여기 트로피 하나 추가요!'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 시즌의 중반을 함께하는 국제대회인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가 상하이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의 SKT T1은 초반 꽤나 고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이들은 다시금 전력을 끌어올리며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SKT T1 걱정' 이라는 유행어를 몸소 증명하며 결국 롤챔스 스프링에 이어 또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소나, 소라카같이 원거리 서포터가 경기를 지배하며 예전의 향수를 느끼게 해줬던 2016 MSI. 각 대륙의 챔피언들이 자웅을 겨루는 무대인 만큼, 선수들은 롤드컵에 버금가는 명경기를 연출하였다.
■ 이제는 상암시대! 대격변이 예고되는 2016 롤챔스 섬머를 준비하며...
포근했던 봄을 지나, 뜨거운 여름을 앞둔 섬머 시즌은 시작부터 대격변이 예고 되었다. 용산을 떠나 상암으로 경기장을 이전한 것만해도 꽤나 큰 변화였는데, 이제 롤챔스 중계에 스포티비가 참가하게 되면서 섬머 시즌부터는 상암과 강남의 넥슨 아레나를 오가며 경기를 펼쳐야 했다.
또한 스프링 시즌 '위클리 롤챔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스터 '단군' 김의중이 OGN 해설진에 합류하였고, 1세대 선수로 많은 활약을 펼쳐주었던 '캡틴잭' 강형우와 CJ 엔투스 정글러 출신의 '헬리오스' 신동진이 베테랑 캐스터 성승헌과 함께 스포티비 해설로 깜짝 데뷔하기도 했었다.
만남이 있으면 언제나 헤어짐도 존재하는 법. 오랜시간 선수들의 인터뷰를 책임지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조은정 아나운서가 학업문제로 하차하게 되었고, 경기장에서 항상 밝은 미소로 활력을 불어 넣어주던 '버프걸' 역시 섬머시즌 부터는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섬머 시즌을 앞두고 바쁜 것은 방송사 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들 역시 스프링 시즌과 섬머 시즌의 비교적 짧은 텀 때문에 휴가를 쪼개가며 프로필 촬영, 오프닝 촬영, 소양교육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 롤드컵이 걸려있다! 드디어 시작된 그들의 뜨거운 여름. 2016 롤챔스 섬머
물론 모든 시즌이 선수들에게 중요하겠지만, 섬머 시즌은 특히나 선수들에게 중요한 시즌이다. 바로 LoL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과 직결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SKT T1, ROX 타이거즈, kt 롤스터의 치열한 3강 구도를 예상하는 팬들이 많은 가운데 조심스레 아프리카나 진에어의 선전도 예상하는 팬도 존재했다.
특히나 승강전을 통해 올라온 MVP, ESC 에버 등 신흥 강호들까지 심상치 않은 전력을 뽐내며 그야말로 격전의 소용돌이였던 2016 롤챔스 섬머 시즌. 현장의 열기는 7월의 땡볕 더위만큼이나 뜨거웠다.
■ 리그의 왕자 ROX 그리고 여름의 왕자 kt. 두 팀이 연출한 뜨거웠던 2016 롤챔스 섬머 결승전
섬머시즌의 결승전은 시작 전부터 팬들의 많은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정말 스토리가 가득한 두 팀의 대결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 항상 정규시즌 풀리그에서는 연승가도를 달리며 1위를 차지하지만, 정말 야속하게도 코 앞에서 번번히 우승컵을 놓쳐야 했던 ROX 타이거즈. 그리고 여름만 되면 전투 유전자가 각성하는 듯한 여름의 왕자 kt 롤스터.
이들의 경기는 한 세트씩 주고받는 풀세트 대접전까지 이어지며 '역시 결승전' 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였다. 고열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불살랐던 '플라이' 송용준 선수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해지면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쫄깃하게 만들었던 두 팀의 승부는 '바론 체력 2' 라는 역대급 장면을 연출해내며 ROX 타이거즈의 드라마틱한 우승으로 그 막을 내리게 되었다.
■ 모두가 웃을 수는 없는 잔혹동화, 충격과 공포의 2017 스프링 승강전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결승전 끝에 찾아오는, 선수들에게는 정말 피하고 싶은 잔혹한 무대. 바로 차기 시즌 승강전이 진행되었다. 승강전은 어느 시즌에나 정규리그를 떠나거나, 승급에 실패하는 팀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선수들 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가혹했지만 이번 시즌 승강전은 유독 힘들었을 것이다.
바로 롤챔스의 역사와도 같은 팀, 전통의 명가 CJ 엔투스가 승강전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 롤챔스와 함께 워낙 오랜 시간 함께했던 CJ 엔투스이기 때문에 '설마 승강전은 아니겠지...?'라는 일종의 믿음 같은 것이 존재해왔기 때문에 CJ의 승강전행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또한, 시즌의 다크호스로 지목받으며 실제로 좋은 경기력으로 정규시즌을 보내왔던 ESC 에버 역시 승강전 엔트리에 포함, 챌린저스 리그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롤챔스 승급을 노리는 스베누 코리아 그리고 콩두 몬스터와 격돌하게 되었다.
■ 꿈의 무대, 별들의 축제! 2016 LoL 월드 챔피언십
올해의 롤드컵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조별 예선부터 터져 나오던 이변의 연속. 와일드 카드팀의 대반란, 흔들리는 유럽과 북미 팀 등 혼돈의 연속이었던 조별리그를 거쳐, 4강의 4팀 중 3팀이 한국팀이 되었고 SKT T1이 다시 한번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3관왕이 되었다. ROX 타이거즈는 SKT T1과 정말 눈부신 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4강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처럼 많은 스토리가 얽힌 롤드컵이었지만, 아무래도 올해 롤드컵 가장 큰 감동의 드라마는 '삼성 갤럭시'가 보여줬던 '소년만화' 같은 이들의 이야기 아닐까.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폭발하지 못했던 탑솔러, 1세대 올드 게이머 정글러, 안정적이지만 캐리력은 없다고 평가받던 미드, 롤드컵은커녕 롤챔스도 올해가 처음이었던 원딜러, 조커 카드 정도의 역할로 인식되던 서포터, 그리고 그 서포터와 경쟁을 펼쳐야 했던 또 한 명의 서포터. 이렇게 면면을 보면 정말 '이런 팀이 조별리그를 뚫을 수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게 마련이지만 삼성이 연출했던 드라마는 진짜 드라마보다 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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