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최강자를 가리는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포스트 시즌이 7일 와일드카드전으로 그 막을 연다. 대결의 주인공은 지난 서머 시즌 1부 리그에 첫 발을 디딘 후 소년 만화 같은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는 MVP와 한 때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였던 '마린' 장경환을 중심으로 올 시즌 새롭게 뭉친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포지션은 탑-정글 듀오다. 상황은 약간 다르지만, MVP와 아프리카 모두 팀 내에서 탑과 정글이 맡은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아프리카는 장경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경환은 정상을 찍었던 탑솔러답게 오랜만에 복귀한 국내 리그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냈다. 아랫 라인이 다소 흔들리던 시즌 초중반에는 엄청난 피지컬과 운영 능력으로 팀을 강제 캐리하기도 했고, 상성 아래의 픽을 가지고도 오히려 라인 주도권을 가져가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는 그런 장경환을 보좌하는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이 있다. 찬란한 삼성 왕조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이다윤은 이후 중국과 유럽 리그를 거치며 폼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렸다. 실제로 정규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상위권 정글러에 비해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아쉬움을 샀고, 신예 '모글리' 이재하와의 선발 경쟁에서 밀려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클라스는 영원하다고, 시즌 후반으로 흐를수록 예전의 그 날아다니던 폼이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리신으로 엄청난 호평을 받기도.

최근 아프리카 전 멤버의 기량이 한 단계 성장했다고 해도, 여전히 캐리의 끈을 쥐고 있는 건 장경환이다. 그리고 장경환이 제 플레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언제든 든든하게 뒤를 봐주는, 더 나아가 오히려 장경환에게 킬을 떠먹여주는 역할은 폼을 되찾은 이다윤에게 기대할 수 있다.

MVP의 탑-정글 '애드' 강건모와 '비욘드' 김규석은 팀의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해줘야하는 역할이 있다. 강건모가 탑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김규석과 함께 초중반 스노우볼을 굴려 다른 라인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다. 약한 라인전이 팀의 가장 큰 약점이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 승리를 위해서는 그동안 그나마 괜찮은 라인전 능력을 보여준 강건모와 정글러인 김규석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 상대가 한 때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장경환과 이다윤이라는 점이 압박감과 부담감으로 작용할테지만,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여느 베테랑 정글러에 뒤지지 않는 김규석의 침착한 플레이, 사이온이나 렝가 같은 강건모의 변수 픽으로 아프리카 탑-정글의 빈 틈을 노려야한다. 수많은 팬들의 가슴을 뛰게한 소년들의 성장 만화, 그 엔딩을 벌써 써내리기엔 아쉽지 않은가.

과연 '마린'과 '스피릿'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부딪혀 다섯 소년이 탄 배의 항해가 여기서 끝이 날 것인지, '애드'와 '비욘드'를 주축으로 그 거친 파도를 넘어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지. 그 결과는 7일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포스트 시즌 일정

4월 7일 금요일 오후 5시 : 와일드카드전 - 아프리카 프릭스 vs MVP(상암 OGN e스타디움)
4월 11일 화요일 오후 5시 : 플레이오프 1R - kt 롤스터 vs 와일드카드전 승자(강남 넥슨 아레나)
4월 15일 토요일 오후 5시 : 플레이오프 2R- 삼성 갤럭시 vs 1R 승자(상암 OGN e스타디움)
4월 22일 토요일 오후 5시 : 결승전 - SKT T1 vs 2R 승자(인천 삼산월드체육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