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인공은 대회에서 활약해 랭크에서도 최근 다시 등장하고 있는 '자르반 4세'입니다.

▲ 자르반 붐은 온다?!


■ 어깨가 넓어도 너무 넓었던 과거의 왕자님

리그오브레전드의 '데마시아' 진영을 상징하는 챔피언 중 하나인 '자르반 4세'는 어마 어마한 어깨 넓이로도 유명했는데요. 유명한 'E-Q(데마시아의 깃발, 용의 일격)' 깃창 콤보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넓은 범위를 자랑했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데마시아의 귀감'다운 어깨 넓이를 자랑했었는데요.

범위 에어본이라는 강력한 CC를 가진 '자르반 4세'는 깃창 콤보와 적의 진영을 붕괴시키는 '대격변' 궁극기를 밥줄로 활약하던 챔피언이었습니다. 갱킹 능력이 탁월하고 공수 밸런스가 뛰어나 리그오브레전드 초반, 대회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챔피언이었죠.

▲ '자르반 어깨 넓이 실화냐?' 넓은 범위를 자랑했던 깃창 콤보
(영상 출처: 2013 롤챔스 스프링 OGN)


하지만 역시 어깨가 넓어도 너무 넓었던 걸까요? 2013년 10월 31일 적용된 3.13 패치에서 결국 '자르반 4세'의 E-Q 깃창 콤보의 판정 범위를 줄이는 '어좁' 패치가 진행 되었습니다.

공기(?)마저 띄워버리던 자르반 4세는 충돌 판정이 260 -> 180으로 감소하면서 스킬 콤보를 더 신중하게 사용해야만 하게 되었죠. 이미 오래전 패치이긴 하지만, 그 넓은 어깨를 잊지 못하는 유저들이 간혹 옛날 자르반의 E-Q 범위를 추억하곤 하죠.

▲ 너무 넓었던 자르반 4세의 어깨를 축소 시킨 3.13 패치


이 패치를 기점으로 '자르반 4세'의 대회 픽률은 크게 하락합니다. 랭크 게임에서도 영향이 있었지만, 특히 빠른 반응 속도로 대응할 수 있게된 자르반에 대해 선수들이 낮은 평가를 내리며 사용되지 않은 것이죠. 결국 3.13 패치는 자르반이라는 챔피언의 장기적인 밸런스를 결정 짓는 상징적인 패치가 되었습니다.

이후 '자르반 4세'는 큰 상향은 없었지만 주변 챔피언의 상향/하향과 소환사의 협곡, 메타의 변화에 맞춰 위상이 달라졌는데요. 초반 패시브 피해량 증가 등, 자잘한 상향과 함께, 2015년 초 좋은 승률을 회복했던 자르반은 정글 몬스터 강화 등의 불리한 변화로 최근까지 주류 픽에서는 밀려난 모습을 보이고 있었죠.


■ 대회 등장으로 재조명! '자르반 4세', 조커 카드 될까?

한때 'Must Pick'에서 수많은 비주류 챔피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던 '자르반 4세'. 최근 이 왕자님이 유저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관심은 곧 랭크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자르반은 최근 승률 52.3%, 픽률 9%를 기록하면서 통계 상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픽률 상승폭이 단기간에 크게 증가했는데요. 원래 5%대에 머물렀던 자르반의 픽률은 5월 30일을 기준으로 큰 폭으로 상승, 지금까지도 그 상승세를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랭크 승률 상위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자르반 4세' (통계 출처: fow.kr)


이러한 '자르반 4세'의 상승세에는 단연 대회에서의 활약이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얼마전, 5월 30일 시작한 LCK 서머, 개막 경기에서 롱주 게이밍의 '칸' 김동하 선수가 '탑 자르반'을 꺼내들어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죠. 위 픽 변동 표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많은 유저분들이 이 활약상에 영감을 받아 랭크에서 자르반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5월 30일을 기준으로 크게 증가한 픽률 (통계 출처: fow.kr)


'칸'의 탑 자르반 플레이는 비단 랭크를 즐기는 유저들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7일, 탑 자르반을 두 번 꺼내들어 승리를 챙긴 진에어 그린윙스의 '소환' 김준영 선수 역시 '칸'의 플레이를 보고 자르반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이전 7.7 패치를 통해 '황금빛 방패(W)' 스킬이 소소한 상향을 받기는 했지만 크게 체감되는 상향은 아니었고, 실제로 자르반의 위치는 크게 바뀌지 않았던만큼, 대회 등장을 통해 랭크에서도 활약하는 자르반의 모습이 더 의미있게 느껴지네요.

▲ 롤챔스 개막부터 활약한 '칸'의 탑 자르반 플레이 (영상 출처: 스포TV)


이렇듯 활약하고 있는 '자르반 4세'의 트렌드 역시 중요할 텐데요. 전통적으로 정글러로 활약했던 자르반이지만, 대회에서는 탑 챔피언으로 쓰이면서 랭크 게임에서도 정글과 탑 포지션이 비슷한 정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떠오르고 있는 탑 자르반은 핵심 특성으로 '착취의 손아귀'를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실드 스킬을 보유하고, 적과 근접해 오랫동안 기본 공격을 가하는 자르반에게 잘 맞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죠.

탑 자르반의 아이템 빌드는 딜탱형으로 정리되는데요. 체력, 공격력과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까지 갖춘 '칠흑의 양날도끼'에 마찬가지로 체력과 공격 능력을 갖춘 '거대한 히드라'를 채용하면서 체력과 공격력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공격 능력을 갖춘 자르반은 마지막으로 '가고일 돌갑옷'을 선택해 생존력을 보완하는데요. E-Q 콤보와 궁극기로 적진에 진입하는 공격형 이니시에이터인만큼 공수 밸런스를 갖춘 빌드가 선호 되는 것이죠.


▲ 롱주 게이밍 '칸' 김동하 선수가 랭크에서 사용한 탑 자르반 빌드


패치를 통해 챔피언들의 위상이 변하는 경우는 많지만,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한 선수의 활약으로 챔피언의 위상이 바뀌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요. 그런만큼 현재 자르반의 행보는 독특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글과 탑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자르반! 다시 주류 챔피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역시 패치로 인한 변경 없다면 반짝 챔피언으로 그치고 말까요? 아직까지 자르반은 대회를 기준으로 9승 5패, 승률 64%라는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요. 데마시아 왕자님의 이후 대회-랭크에서의 모습을 주목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