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LoL KeSPA Cup 밴픽 통계




이번 2017 LoL KeSPA컵(이하 케스파) 우승의 주인공은 kt 롤스터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마무리 됐다. 이번 케스파컵은 프리시즌에 적용된 7.22패치로 진행되었는데, 룬 시스템이 통합되며 '대격변'을 맞이한 버전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 양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게임의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빨라졌고, 다양한 조합이 등장했다.

기존에 볼 수 없던, 오른과 이즈리얼은 케스파컵 전체 밴픽률 100%를 기록했고, 그 중 이즈리얼은 개막전 1세트에서 은퇴 경기를 마치곤 이후 경기에서 모두 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의외의 챔피언이 밴픽률 상위권을 기록하거나, 이전까지 강세를 보였던 챔피언들의 기세가 죽기도 했다. 이번 케스파컵은 약 2주간의 짧았던 일정이지만, 밴픽 통계에 69명의 챔피언이 이름을 올릴만큼,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하기도 했다.

■ 끝까지 밴픽률 100%를 지킨 오른과 이즈리얼, 경계 풀린 칼리스타!

먼저, 개막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른 이즈리얼이 케스파컵이 종료되는 당일까지 집중 봉쇄를 당하며, 밴픽률 100%를 기록했다. 신규 핵심룬인 '도벽'을 사용하는 일명 '도벽 이즈리얼'은 기존에 큰 단점으로 지목되던 초반 딜로스를 크게 줄일 수 있고, 평타형 원딜이 주름 잡던 '향로 메타'가 끝나고, 포킹이 가능한 원딜 메타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더욱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즈리얼 다음으로 1주차부터 꾸준히 밴픽률 100%에 이름을 올린 오른 역시, 전체 밴픽률 100%를 기록했다. 오른은 상대적으로 이즈리얼보단 밴 비율이 적은 편으로, 3승 1패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강력한 한타 파괴력과 아군의 시너지를 크게 올려줄 수 있는 오른은 탑에서 공격적인 챔피언의 활약이 돋보였던 이번 케스파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 밴픽률 100%를 달성하며 위엄을 과시한 이즈리얼과 오른!


1주차까지 밴픽률 100%를 기록하며, 집중 견제를 받았던 칼리스타의 밴이 풀렸다. 칼리스타는 전체 밴픽률이 67.4%로 떨어졌지만, 떨어진 밴픽률에 비해 85.7%의 매우 높은 승률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프리시즌 이후 원딜의 선호도는 평타형 원딜보단, 스킬 비중이 높은 원딜의 선호도가 높았다. 또한, 승률 역시 이러한 법칙을 따라가듯 스킬 비중이 높은 원딜의 성적이 더 좋았다. 하지만, 칼리스타는 평타형 원딜중 유일하게, 높은 승률을 기록했는데, 꾸준히 상위 티어의 원딜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 칼리스타는 일방적인 밴은 풀렸지만,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밴픽률 100%를 기록한 두 챔피언의 뒤를 이어, 정글 챔피언인 세주아니와 자르반 4세가 나란히 밴픽률 3, 4위를 기록했다. 프리시즌 대격변에도 불구하고 세주아니와 자르반 4세의 활약은 계속되었는데, 승률은 50%에 근접한 평균 승률을 기록했다. 이 두 챔피언은 그만큼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무난한 정글 챔피언으로,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면 정글에서 주류 픽의 자리를 계속해서 지킬 것으로 보인다.

세주아니와 자르반 4세를 제외하면, 의외로 공격적인 정글 챔피언의 활용과 활약이 보이기도 했는데, 렉사이나 쉬바나는 50%의 평균 승률을 기록했고, 카직스는 4승 1패 80%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카직스의 경우, kt 롤스터의 '스코어' 고동빈이 4전 전승을 기록했는데, 남다른 숙련도로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 2017 롤드컵부터 정글 주류 픽으로 자리 잡은 세주아니와 자르반 4세!


■ 공격적인 챔피언이 강세 보인 탑과 유행의 물결 탄 포킹 조합!

이전까지 탑에서 탱커형 챔피언들을 뽑는 데는 큰 부담감이 없었다. 공격적인 챔피언의 활약이 돋보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번 케스파컵에서 탑은 공격적인 카드가 승리의 열쇠가 되었다. 기존에 탑 탱커 메타를 주름 잡았던 마오카이와 초가스는 40% 미만의 처참한 승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이번 케스파컵에선 탑 탱커 챔피언의 활용이 어려웠다고 볼 수 있다.


▲ 탑 탱커 메타를 주름잡았던, 마오카이와 초가스의 힘이 빠졌다.


이러한 탱커 챔피언들을 잡은 챔피언은 바로, 나르와 제이스다. 제이스는 이번 케스파컵에서 탑 0티어 챔피언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모습을 자랑했는데, 승률은 41.7%로 아쉬운 승률을 기록했다. 제이스의 강점은 강력한 라인전 능력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케스파컵에선 탑 주도권이 게임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쳤기에, 제이스의 라인전이 강력한 픽의 중요도는 높았다.

제이스와 마찬가지로 라인전부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나르가 높은 밴픽률을 기록했는데, 제이스와 달리 매우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나르는 기존에도 라인전부터 상대에 압박을 넣을 수 있어, 주도권을 잡기 위한 픽으로 사용되었는데, 딱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진 못했던 챔피언이다. 하지만, 이번 케스파컵은 달랐다. 라인전 주도권부터, 합류와 한타까지 모두 제패한 나르가 68.2%의 매우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여전히 분노 관리 등 숙련도에 따른 편차는 있었지만, 탱커 챔피언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챔피언이다.


▲ 탑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픽 전쟁에서 가장 선호받은 제이스와 나르


이번 케스파컵은 봇에서 아찔한 슈팅 게임이 유행했다. 진과 바루스를 필두로, 미스 포츈이나 제라스 등 포킹에 일가견 있는 챔피언들이 조합되며,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위에 나열된 포킹 조합의 핵심 챔피언들은 비교적 평범한 승률을 기록했지만, 남다른 임펙트를 남겼다.

특히, 이러한 포킹 조합의 핵심은 '일방적인 딜교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핵심 룬인 '신비로운 유성' 때문인데, 초반 라인전부터 중후반까지, 장점을 살린 플레이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케이틀린이나 자야 등, 기존에 활약을 펼쳤던 평타형 원딜의 날개가 꺾인 만큼, 그 활약이 돋보였던 조합으로, 앞으로의 지속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 봇 라인전부터 대치 구도까지 지옥같은 포킹을 선사한 바루스와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