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가 3주차 경기를 일정을 마치며 어느덧 1스테이지 중반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른 아침에 리그 경기 중계를 찾아 트는 일과가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가 됐습니다.

이번 리그 3주차 경기들은 유난히 다른 경기들보다 이변이 많았는데요. 각 팀이 접전을 벌이며 연장 세트까지 이어진 경기가 많았으며, 흔히들 '리그 3강'으로 부르는 서울 다이너스티와 런던 스핏파이어, 뉴욕 엑셀시어가 각각 1패를 기록하고 말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했습니다.

많은 팀들 중에서도 특히 보스턴 업라이징과 필라델피아 퓨전, 뉴욕 엑셀시어는 이번 3주차 경기에서만 연장 세트를 두 번이나 겪기도 했는데요. 이번 오버워치 리그 주간 이슈에서는 연장까지 접전을 벌였던 팀들의 경기를 다시금 조명해보며 왜 이렇게 치열한 양상이 전개되었는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경기는 역시 연장전이 제맛이지! 치열한 접전 벌어졌던 3주차 경기들

먼저 소개할 경기는 보스턴과 런던의 리그 2일차 첫 경기입니다. 사실 보스턴에게 있어 런던과의 매치업은 다소 부담이 있었음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보스턴은 이날 탱커인 '감수' 선수와 함께 출전하곤 했던 '칼리오스' 선수 대신 '노트' 선수를 서브 탱커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과감히 수싸움을 걸었습니다.

사실 리그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딜러들이 화려한 슈퍼플레이로 조명을 받는 반면, 이와 대비해 탱커와 힐러진은 주목을 덜 받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보스턴에서 최대의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은 감수의 윈스턴과 '노트'의 디바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보스턴의 탱커 듀오는 딜러인 '드림캐즈퍼' 선수가 마음 놓고 딜을 할 수 있는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줬고, 결과적으로 한타에서 지속적으로 큰 이득을 가져가는 구도가 많이 나왔습니다.

런던 또한 이에 질세라 '프로핏' 선수를 교체 투입시키면서 세트를 만회했습니다만, 연장 세트 점령전을 이길 수 있을 만큼의 뒷심은 부족했습니다. 오히려 5세트에서는 감수와 함께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던 드림캐즈퍼 선수가 한 차례 더 각성하며 승기를 굳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 이날 보스턴은 리그 3강 중 하나인 런던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 팀이 되었습니다. 특히 경기 후반에 보스턴이 보여준 저력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치열한 승부 이후 승리하며 함께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누는 선수들의 모습에 보는 시청자들마저 훈훈함이 느껴졌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 팀 승리를 확정 짓고 환호하는 선수들, 보스턴 우승!


보스턴과 런던과 경기 이후 곧바로 이어진 경기는 필라델피아 퓨전과 뉴욕 엑셀시어의 경기였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경기에서도 연장 세트까지 벌어지는 접전 끝에 언더독이었던 필라델피아가 3강중 하나인 뉴욕을 꺾는 구도가 이어졌습니다.

이 경기에서 최고의 수훈 선수를 꼽자면 단연코 필라델피아의 딜러진인 '카르페'와 '쉐도우번'이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날 카르페는 경기 내내 시종일관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반면, 쉐도우번은 겐지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엄청난 피지컬을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뉴욕전에서 이 두 선수가 보여준 활약은 단순한 딜러 캐리 수준으로 표현하기가 부족할 정도죠.

뉴욕 측도 이에 질세라 3세트에서 '일리오스의 사나이' '파인' 선수를 등판시키면서 세트를 가져가기도 했습니다만, 카르페와의 맥크리 대전만 놓고 본다면 누가 이겼다고 판정을 내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양측 딜러들의 역량은 막상막하였습니다. 중위권 팀에 불과할 줄 알았던 필라델피아가 뉴욕과의 힘싸움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리장타워 전장에서 진행된 마지막 연장 세트에서 '세최겐' 쉐도우번이 신기에 가까운 겐지-파라 플레이를 선보이며 마지막 세트를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뉴욕으로서는 그간 지켜온 연승 행진과 쟁탈전 승률 100%의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 된 셈이고요. 필라델피아라는 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매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카르페는 이날 전체 세트에서 기복 없이 강한 모습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 쉐도우번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연속으로 킬을 쓸어 담는 활약을 했었죠


2일차에 있었던 서울 vs 뉴욕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오버워치 리그 시청자들의 주목을 샀던 빅매치였습니다. 흔히들 서울-뉴욕-런던으로 꼽는 리그 3강이 서로 맞붙었던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이기는 쪽이 앞으로의 시즌 성적을 보다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만큼, 양 팀에게 있어 이 경기가 의미하는 바는 컸습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치열한 경기가 벌어졌단 느낌이었네요.

뉴욕과 서울의 경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비록 서울 다이너스티라는 강력한 상대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뉴욕팀은 쟁탈전을 지지 않았다는 부분입니다. 양 팀이 1세트와 2세트를 각각 나눠 가져간 상황에서, 뉴욕은 3세트 쟁탈전에서 승리하여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져오는 패턴을 자주 보여주곤 했는데요.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반복되었죠.

뉴욕은 리그가 시작된 이래로 쟁탈전에서 승률이 극도로 높았습니다. '쟁탈전에서 강력하다'는 특징은 곧 리그에서 큰 이점이 되기 마련인데요. 이어지는 4세트에서 서울팀이 쓰레기촌 전장을 완막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스코어를 다시 동률로 만들어도, 이어지는 연장 세트가 쟁탈전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뉴욕 입장에서는 지기가 어려운 상황인 셈이죠.

다시 말하자면 이 부분이 바로 뉴욕의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3세트와 5세트를 꽉 잡고 있으니, 나머지 세트 중 한 세트만 이기면 되니 승률이 확 올라가는 것이죠. 쟁탈전은 곧 각 팀들끼리의 힘 싸움 대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뉴욕의 경우 '쟁탈전의 사나이' 파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서브 힐러인 '쪼낙' 선수가 킬로그에 자주 뜰 정도로 공격적인 운용을 보이기 때문에 쟁탈전에 특화된 느낌이 강합니다.


▲ 트레이서와 위도우메이커로 경기 내내 서울팀을 괴롭혔던 새별비 선수


▲ 쪼낙 선수의 공격적인 젠야타 플레이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경기는 댈러스와 보스턴의 4일차 1경기입니다. 댈러스의 경우 팀 명성에 비해 리그 초반부터 스타트가 그렇게 좋지 않은지라 1승이 절실한 상황인 반면, 보스턴은 앞서 치른 1일차 경기에서 우승 후보팀인 런던을 꺾어 기세가 좋은 상황으로 쉽사리 승패를 점치기가 힘든 매치업이었습니다.

양 팀은 1세트 눔바니에서의 화물 운송맵에서부터 연장 라운드를 가는 등 접전을 벌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댈러스는 리그가 시작된 이래로 계속해서 오리사와 로드호그, 정크랫 등을 기용하는 조합 운영을 보여준 반면, 보스턴은 '감수'의 윈스턴과 '스트라이커'의 트레이서를 위시한 전통적인 돌진 조합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구도가 계속되다 보니 댈러스의 경우 오리사 조합이 힘을 못 쓰는 전장이나 상황에서 다소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반면 보스턴의 돌진 조합은 최근 메타에서 가장 메이져한 조합이었던 만큼 여러 상황에서 대응이 가능했죠.

리장 타워에서 벌어진 마지막 세트에서는 보스턴 측에서 감수의 라인하르트, 칼리오스의 디바, 드림캐즈퍼의 로드호그라는 3탱커 조합을 들고나왔습니다. 여기에서 감수 선수는 라인하르트로 오리사 방벽 뒤에 숨어있던 댈러스의 영웅 네 명에게 대지 분쇄를 맞추는 명장면을 선보이기도 했죠. 결국 보스턴이 마지막에 꺼내든 3탱 조합 카드가 성공적으로 작용하여 5세트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 경기 막판에 터진 드림캐즈퍼의 뒷라인 기습 + 감수의 4인 대지분쇄 콤보



■ 수 차례 경기로 서로의 전력이 파악된 시점, 이제부터는 전략 싸움이다

이외에도 3주차 경기에서는 LA 발리언트와 글래디에이터즈의 LA 더비와 필라델피아와 상하이의 경기 등 연장 세트로 간 치열한 경기가 많았습니다. 리그 초반과 비교하면 4:0 스코어로 일방적으로 끝나는 경기는 꽤 줄어들었고, 최소 3:1 스코어를 만드는 상황이 크게 늘어난 셈인데요. 이와 같은 양상이 전개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3주차가 지나면서 각 팀들이 서로의 플레이를 분석할 지표가 많아졌기 때문이라 생각이 듭니다. 프리시즌부터 3주차 경기까지 각 팀들은 대부분 리그 아레나에서 여섯 경기 이상 플레이를 진행했습니다. 그런 만큼 상대 팀들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대응해나가기 시작한 것이죠.

그런 만큼 경기 양상도 이전보다 전략과 전략이 부딪히는 수싸움으로 발전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과 서울의 매치업에서, 뉴욕은 3세트때마다 교체 투입을 해왔던 '파인' 선수를 이번에는 교체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선택 자체가 '3세트에 파인이 나올 것이다'라고 준비하고 있었던 서울팀의 의표를 찌르는 뉴욕팀의 전략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각 팀의 전력이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전략의 갯수마저 차이가 있으란 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언더독 팀이 강팀을 제압할 주요한 키가 되기도 하고요. 댈러스와 보스턴의 4일차 경기에서 댈러스가 오리사 전략이라는 카드를 준비한 것에 비해, 보스턴은 돌진 조합과 3탱 조합 등 여러 카드를 준비하여 승리를 쟁취했듯 말입니다. 주먹만 낸다고 가위바위보를 이길수 있진 않겠죠.

그런고로, 앞으로 남은 리그 경기들도 이러한 접전 양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청하는 팬 입장에서도, 남은 일정동안 각 팀들이 벌일 치열한 승점 쟁탈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경기는 역시 풀세트가 꿀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