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팀이라고 평가받던 킹존 드래곤X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5일 현재까지 MSI 조별리그 5승 3패로 주춤하다. 다음 단계인 4강 토너먼트 상대가 누군지, 어떤 전략을 사용하느냐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는 경기력 자체다.

14일 RNG와의 경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킹존은 이른 시간부터 RNG 정글러 'Mlxg'의 리 신을 두 번이나 잡아냈다. 패배하기 힘들 정도로 유리한 위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셈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경기 내내 실망스러운 판단과 교전 능력을 보여줬다.

계속된 졸전으로 전환점이 필요했다. 식스맨 카드를 꺼낼 때가 왔다. 킹존은 그다음 경기였던 에보스 e스포츠와의 대결에서 '커즈' 문우찬을 선발로 내보냈다.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다. 킹존이 초반 난전을 뚫고 승리를 따내 팀 분위기를 바꿨다.

물론 상대였던 에보스가 MSI 최약체 팀이라 식스맨 운영이 큰 의미가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 내적으로 들여다보면 의미가 있었다.

킹존은 여전히 정상 궤도가 아니었다. 라이너들이 다 흔들렸다. 그런 와중에 팀 중심을 잡아준 선수가 '커즈' 였다. '커즈'는 6킬 1데스 16어시스트에 킬 관여율 85%로 승리 수훈갑이었다. 사실 수치로도 측정할 수 없을 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다.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갱킹과 커버플레이로 반전을 만들었다.


'커즈'는 올해 '피넛' 한왕호의 영입으로 많은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번 MSI 경기까지 포함해 총 6번이 전부였다. 그러나 출전할 때마다 제 몫을 해줬고 결과도 좋았다. 6전 전승이다. '엄티' 엄성현이 지난 LCK 결승 관련 인터뷰에서 "'커즈'는 '피넛'에 만만치 않게 강하다"고 말한 적도 있다.

아무리 '커즈'의 경기력이 좋고 나올 때마다 승리를 가져왔어도 킹존이 스프링 스플릿처럼 거칠 것 없던 상태였다면, '커즈'에게 기회가 가지 않아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킹존이 정상이 아닌 지금, '커즈'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이유는 충분하다.